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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atles #9 <Magical Mystery Tour>

title: Illmatic앞날 Hustler 2024.05.27 14:36조회 수 165추천수 6댓글 0

비틀즈(The Beatles)는 의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이어가며, 6개의 영화 OST 곡을 수록해 만든 작품이 이다. 영국과 미국 간의 LP, EP 발매 차이로 정규 앨범 취급에 대한 논란이 남은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여러 논란이 잠식되고 앨범으로 취급받는 현재에는 재평가를 거듭하여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저의가 어찌 되었건 대중들이 사랑하는 곡들이 다수 포진한 앨범이라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았다. 비틀즈가 열어젖힌 미지의 여행지로 떠나는 버스 투어는 약간의 가위질로 편집된 경로이지만, 한결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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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al Mystery Tour>를 마주하기에 앞서, 어떻게 나온 작품인가를 따져보자. 처음에는 영국에서 7인치 더블 EP 형식으로 영화를 위해 제작되었다. (영화“Magical Mystery Tour”는 상업적으로 실패했다. 브라이언 엡스타인의 사망으로 영화를 조율할 사람이 부재하였기에 난잡한 영화가 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데, 당시 미국 시장에서는 EP가 잘 먹히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캐피톨 음반사 측에서 기존 비틀즈의 싱글을 추가하여 11곡의 LP 버전을 발매했다. 이것이 훗날 영국으로 수입되어 정식으로 발매되었고, 비틀즈의 공식적인 앨범 취급을 받게 된 것이 현재이다.

단순한 편집 음반이나 플레이리스트로 치부하기에는 본작이 가진 사운드 맥락은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숱한 논란의 이유에는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이야기보다도 의도가 불분명하다는 말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불분명한 의도가 드러나는 점은 “I am the Walrus”와 같은 곡만으로도 충분히 설명 가능하지 않은가. 불분명한 의도임에도 전체적인 흐름은 당대 비틀즈가 지닌 사이키델릭의 색감을 잔뜩 머금고 있으니 언뜻 보면 일관적이다. 오히려 작품 안에서 드러나는 여러 시도를 비롯하여 만들고 싶었던 곡들이 <Magical Mystery Tour>가 아닌 다른 작품에 수록된다고 상상해보자. 결국 독특한 이질감이 생겨날 뿐이니, 본작이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지는 것도 이상하지만은 않은 일이다.

결론적으로 <Magical Mystery Tour>는 비틀즈의 ‘사이키델릭’이라고 묘사되는, 전작 <Sgt. Pepper’s…>의 짝꿍과도 같은 다채로운 곡을 지닌 작품이 되었다. 서로가 비슷한 ‘사이키델릭’이라는 틀 속에서 공생하며 빛을 발하니 <Magical Mystery Tour>는 고유의 특색만으로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물론 사이키델릭 록을 자랑하고, 전작을 답습하는 데에서 이야기가 끝난다면 작금의 평가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Magical Mystery Tour>는 <Revolver>가 열어젖힌 사이키델릭 시대의 포문을 마감하는 데에 일조했고, <The Beatles>로 나아가나는 길목에 서있는 작품이기에 더욱 각별해진다. 더군다나 비틀즈의 팬이 아니더라도 들어봤을 명곡들이 수록된 작품이다. “All You Need is Love”, “Penny Lane”, “Strawberry Fields Forever” 등의 음악들이 그 예로써, 당시로도 지금으로도 혁신적인 싱글들이 앨범 내에 자리 잡았다. 결국에 훌륭한 명곡들과 함께 미지의 목적지로 떠나는 버스 여행은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이 많으니, 비틀즈는 흥미로운 광경으로 리스너를 안내한다.

본작의 실험성은 마치 전작을 답습하는 형태로 보이지만, 현실은 멤버 개개인의 개성이 역동적으로 퍼져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당장 “Strawberry Fields Forever”와 “Penny Lane”의 비교는 곧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의 음악적 성격 비교와도 다름없지 않는가. 전자는 레논이 몸담았던 리버풀의 ‘Strawberry Fields’의 회고를 몽상적으로 그려냈다면, 후자는 매카트니가 거주했던 거리의 이름을 따온 추억을 그려낸다. 그런데 이는 “A Day in My Life”에서 둘의 참여 및 대비가 명확히 갈리는 것처럼, 각각의 곡이 같은 사이키델릭 록의 범주에 있다 하더라도, 음악적 세계와 감흥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의식의 흐름으로 제작된 몽환과 상상력이 넘치는 정겨운 회고를 가로지르는 비틀즈의 개성은 이로써 만개한다.

만개하는 개성 위에서도 비틀즈의 실험성은 여전하다. 당장의 “Strawberry Fields Forever”만 하더라도, 레논은 의식의 흐름을 좇기 위해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다. 곡의 두 가지 버전을 테이프 속도 조작으로 뒤섞었다. 또한, 멜로트론 연주와 브라스, 첼로, 전자음 등의 다양한 악기를 활용하여 초월적 공간을 해석하기도 한다. 본작에서는 아예 연주곡만을 수록하기도 하는데, “Flying”이 그렇다. 처음으로 비틀즈 전 멤버가 작곡자로 기록된 “Flying”은 보컬이 배경이 되고 연주만을 앞장에 세운 것이다. 곡 자체도 적절하게 기이한데, 약에 취해 날아다니는 사이키델릭 록의 그것이라고 할 수 있는 모습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해리슨의 동양 음악풍 정서도 주목할 만하다. “Blue Jay Way”는 단순한 코드 반복, 역회전 테이프, 오르간 및 첼로 소리 등의 장치로 해리슨 특유의 인도가 그려지는 정서를 그려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본 곡에서는 인도 악기에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나는 앨범 전체의 수많은 실험성과 본작만이 가진 미스터리한 상황 속에도 향토적인 정취에 의아함을 느끼곤 한다. 예를 들어, “I am the Walrus” 같이 해석의 여지가 다분한 작사와 독특한 작곡을 마주한 경우이다. 왜곡으로 점철된 작곡과 의도를 알 수 없는 작사 사이에서 레논의 어린아이 같은 장난이 돋보이는 것은 어째서인가. 반면 폴은 레논과 다르게 해석이 쉬운 작사와 클래식한 팝 연주를 우선으로 한다. 그렇기에 폴 명의의 “Hello, Goodbye”는 어린아이들의 귀여운 작별 인사쯤으로 보인다. 결국 <Magical Mystery Tour>를 한 군데로 묶는 수식어는 ‘아련한 회상’ 정도가 아닐까. 수많은 음악적 장치 사이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회고의 작법일지도 모른다. 우수한 싱글들의 단편에는 비틀즈의 추억이 존재했다. 심지어 회상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조차 수많은 객원 보컬이 참여한 “All You Need Is Love”이다. 비틀즈는 어쩌면 평화 낭만주의적인 히피 정서를 덧붙여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그리지 않았을까.

<Magical Mystery Tour>을 마치 <Sgt. Peppers…>와 <The Beatles>의 가교 역할쯤으로 되는 앨범으로 보아서는 그 진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싱글 컷된 곡들과 합세한 사운드트랙을 제대로 마주해보자. 오히려 본작의 맥락은 당대의 비틀즈를 고스란히 담은 여정일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Magical Mystery Tour> 안에는 통일적인 컨셉이나 급진적인 면모가 없다. 그러나 <Magical Mystery Tour>의 여정을 살펴본다면 당대의 비틀즈를 또렷이 담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속적인 정취를 자랑하며, 격동적인 무언가를 그렸던 것이 아닌 비틀즈가 지냈던 영국 고향의 모습을 순박한 음악의 자리로 옮겨온 셈이 된다. 애초에 음악적 순수함을 완전하게 해석하거나 또렷이 규명 지을 필요가 있을까. 동명의 영화조차도 완전한 이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전위예술에 가까운 작품이다. 사운드트랙으로 포함된 곡들은 그에 어울리듯이 어린아이의 공상적인 영역에 머무는 한편, 그렇지 않은 곡들은 순수함에도 현실적인 가치를 자랑한다. 어쩌면 페퍼 상사의 어린 시절을 엿본 작품으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혹 그렇지 않더라도, 음악만으로 미지의 여행지로 떠날 수 있다는 방침은 내가 그들의 관광객이 되도록 주저 없이 선택할 까닭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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