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게시판이 진짜 생길 줄은 몰랐네요
자주 올 것 같아요
French TV - The Violence of Amateurs (1999)
Einstürzende Neubauten - ½ Mensch (1985)
Volapük - Slang! (1997)
Tricorn & Queue - Continual Passage (2008)
Haco & Sakamoto Hiromichi - Ash in the Rainbow (2002)
Harry Partch - U.S. Highball (1946)
Ksawery Wójciński & Maniucha Bikont - Oj borom, borom (2017)
HASAMI group - しか (2013)
高柳昌行 - Archive 1 (2009)
Deerhoof - Friend Opportunity (2007)
Revy Breaux -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우리는... (2023)
C'est la key - Superflat (2017)
Univers Zero - Hérésie (1979)
Royal Trux - Twin Infinitives (1990)
Eberhard Weber - The Colours of Chloë (1974)
ACTIVE PRESENCE - be excellent to each other (2023)
JAGATARA - 裸の王様 (1987)
Merzbow & Richard Pinhas - Keio Line (2008)
起きないで - the end (2023)
Frank Zappa - Zappa in New York (1977)
Art Zoyd 3 - Symphonie pour le Jour où Brûleront les Cités (1976)
what is your name? - the now now and never (2022)
Happy Family - Toscco (1997)
Jason Lescalleet - Songs About Nothing (2012)
Eliete Negreiros - Outros Sons (1982)
1. French TV, Volapük의 앨범은 RIO와 프로그레시브 락 사이 어딘가에 있는 아방 프록의 훌륭한 예시인 것 같아요
프록 자체가 뭉뚱그려진 장르이기 때문에 거기서 더 나간 아방 프록은 밴드마다의 급진성이 제각기 다른 감각으로 나타나지만
오히려 RIO와 같이 극단으로 갔을 때, Univers Zero와 Art Zoyd처럼 묘한 유사성이 보이기도 한단 말이죠
그래서 아방 프록과 RIO를 주기적으로 돌아가면서 들으니까 각 장르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2. 장르나 기성 음악의 틀을 아슬아슬하게 부숴 놓는 '과격한' 소리는 시대의 풍파를 견디는 힘이 있다고 느껴요
비록 제가 연식이 있는 앨범들을 자주 듣긴 하지만 그 시대 속에서나 밖에서도 돋보이는 작품들이 정말 좋아요
탑스터에서 가장 늙은 앨범인 U.S. Highball은 그 유명한 Harry Partch의 첫 앨범으로 이제 77년은 지났지만 아직도 발칙해요
Deerhoof, Frank Zappa, Eliete Negreiros의 앨범도 곡마다 창의력 대장이 죽다 살아나는 구성을 보여줬는데
특히 Zappa in New York은 5CD 디럭스 에디션으로 듣기를 추천해요 진짜 콘서트 보는 것 같은 웅장함과 그걸 하나도 웅장한 것처럼 선사하는 자파의 진두지휘가 짜릿해요
3. 장르 특유의 사운드를 잘 해석해서 상당한 성과를 보인 작품들은 ½ Mensch, 裸の王様, Keio Line, Toscco, the now now and never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베이퍼웨이브 등 여러 스타일을 넘나들지만 하나의 앨범처럼 움직이는 be excellent to each other, the end는 뜻밖의 수확이었네요
4. 요즘 Bandcamp를 중심으로 음악이라는 개념의 선을 밟고 쪼그려 앉은 작품들을 많이 찾아보는 데에 재미를 붙였어요
C'est la key의 Superflat도 오디오 드라마가 중점이기에 윗줄의 조건에는 맞지만, 이야기를 통해 여러 명의를 가진 C'est la key라는 힙합 아티스트를 이야기하기에 메타적으로는 음악의 개념 안쪽에 있다고 생각해요
제 경험상 EAI나 Onkyo, Field Recording 등에 깊이 몰두한 작품일 수록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즐길 수 있는 음악에서 벗어나기 쉽다고 느껴요
그런 감상의 예외로, Jason Lescalleet의 Songs About Nothing은 무엇에 관한 음악인지는 몰라도 놀랍도록 즐길 수 있게 구성된 미지의 음악이었기에 인상적이었어요
모든 순간이 실험적인 사운드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기에 더더욱 이 프로젝트의 정체가 뭘지 궁금하지만 결국
제목에 답이 있는걸요
5. 재즈는 가끔가다 느껴지는 공기의 분위기인지 몸의 컨디션인지 몰라도 어떠한 신호가 오면 한꺼번에 듣고 싶어져요
이번엔 예전에 들으려고 모아 둔 프리 재즈와 폴란드 재즈/야스를 조금 과다복용했어요
일본의 프리 재즈 앨범인 Archive 1과 아방 포크의 성격도 흡수한 폴란드 재즈 Oj borom, borom을 꽤 재밌게 들었어요
특히 高柳昌行(타카야나기 마사유키)의 작품은 말 그대로 70년대의 라이브 기록을 모은 아카이브 앨범이라 6시간에 달해서 아직 나눠서 듣는 중이지만
매 순간 느껴지는 질감과 에너지가 빠르게 변화하는 덕에 스릴 넘치게 듣고 있어요
덕분에 프리 재즈란 자유의 강렬한 분출이기도 하지만, 연주자 각자의 자유를 공중에 밀어붙이고 그걸 서로가 침해하는 사회적인 과정이 아닌가 느꼈어요
추가로 커버가 예뻐서 궁금했던 The Colours of Chloë는 햇볕 아래 떠오른 오벨리스크처럼, 기념비적이지만 일상과 같은 따뜻함이 있었어요
관심 가지고 들어서 다행이에요
6. 가끔 팝이란 뭘까 생각하곤 하는데 '포퓰러'란 표현은 시대 사이의 인간에 달린 것이라 느껴져서 금방 그만둬요
저도 제 시대에 끼어 사는 사람으로서 무엇이 팝인지를 논한다면, 그건 제가 팝에 준한다고 생각한 것들이 아닐까요
しか,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우리는...같은 작품 덕에 저는 항상 팝이라는 분야를 유심히 봐야 한다고 상기할 수 있어요
당시에는 아니었을지라도 Continual Passage와 Ash in the Rainbow는 현시점에선 일부에겐 팝에 가까운 감정을 가져다 주지 않을까 추측해 봐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사운드라 해보는 말이에요)
7. 실험적이라는 표현은 각 개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에 대중음악의 스타이건 우울한 인디 밴드 리더이건 쓸 수 있다는 점이 오묘해요
Royal Trux의 Twin Infinitives는... 적어도 저에게는 충분히 실험적이었어요
다 듣고 나서 찾아보니 평론가 스카루피 씨가 9점을 주고 호평했더군요
저와는 감상이 다른 부분이 많아서 가끔 들여다보곤 하는데 이번만큼은 저도 동의했어요
"누구도 로큰롤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로큰롤을 만들겠다는 야망"이라는 평론가의 표현이 좋았어요
와우, 시간나면 하나씩 다 들어봐야겠군요
히익 저걸 다요
시간은 길지만 인생은 짧으니 예쁜걸로 잘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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