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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운영자의 변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1.04.12 12:14추천수 2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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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의 변

 

그냥 아무 말이나 쓸란다. 주제도 없고 방향도 없다. 오타나 맞춤법 체크도 안 할거다. 그런 글을 왜 여기다 쓰냐고? 그냥 하고 싶은 말을 써보고 싶었다. 내 마음이지. 힙합엘이는 이런 곳이다(정말 막 나간다..). 읽다가 마음에 안 들면 백스페이스 키를 누르면 되는 거고, 그래도 영 성에 차지 않으면 '삭제 요청'을 하면 된다. 그럼 난 쿨하게 삭제할 거다. 내가 봐도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내 글에 미련 따윈 없으니까.

 


힙합엘이는 아주 간단한 이유에서 출발했다. 적어도 내가 봤을 땐, 충분한 여건이 조성되었음에도 '이러한 사이트'가 국내에 없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였는데, LP가 CD로 바뀌 건, CD가 MP3로 바뀌 건, 어떤 쇼를 해도 음악 자체의 퀄리티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요즘 음악은 전부 비슷비슷하고 진부해' 식의 반론이 들어온다면, 또 다른 명제를 가지고 기나긴 토론을 해야하므로 여기선 패스하겠다. 흑인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 모여 글을 쓰고 정보를 공유하는 게, 디자인이 예쁘지 않더라도, 방문자가 많지 않더라도, 그런 사이트 하나 만드는 게 그렇게 어려워? 2010년, 2011년인데? 사이트를 만들면서 내가 다 직접 해본거라서 하는 말인데, 결코 어렵지 않다. 심지어 마우스 클릭 몇 번만으로도 이보다 훌륭한 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시대란 말이다. 그럼, 흑인 음악 글을 쓰는 사람이 그렇게 없어? 아니다. 뉴스 꼭지 몇 개 번역하기 힘들정도로 영어 잘하는 사람이 없어? 아니다. 뭐야 그럼? 흑인음악 인기가 줄었나? 역시 아니다.

 

 

'돈이 안되니까', '시간 없어', '내가 뭐하러 해', '그 정도로 관심있는 건 아니야' ...

 

 

그렇다고 해서 내가 무슨 일종의 의무감 때문에, 혹은 흑인음악 전도사 노릇을 하려고 만든 건 더더욱 아니다. 그냥 이런 현실 안타까웠고 +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물론 자격증, 해외연수, 인턴, 면접 등등. 그 많고 험난한 관문들을 거쳐 힘들게 취직한 선후배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나 그만뒀어'라는 연락을 해올 때 느껴지는 회의감도 한 몫 했겠지만.

 

 

아무튼 써보고 싶은 얘기는 이것저것 많은데, 오늘은 요즘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질문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오해들'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 한다.

 

 

 


오해 1. 난 흑인음악 마스터가 아니다.

 

나보다 Deep한, 소위 '흑인음악 매니아'들은 이미 수없이 많고 내 지식은 그 분들의 발톱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 분들보다 우위에 있는 거라곤 '빠른 정보' 정도? 인터넷 시대다. 아니, 이젠 인터넷이란 말도 무색하지. 아무튼 정보가 아무리 빠르면 뭐하겠는가. 대부분 하루 이틀 쯤 늦게 알아도 되는, 살아가는데 전~혀 지장 없는 뉴스들이다. 내가 올리는 뉴스에 등장하는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그저 '남의 일' 일뿐이라는 얘기다. 뭐, 9시 뉴스에 나오는 것들도 그렇지 않느냐- 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그건 좀 얘기가 다르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나, 내 동생, 혹은 내 친구가 언제가는 직간접적으로 겪게 될지도 모르는 사건들이니까. 그런데, 닥터드레가 디톡스를 내든 말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 좀 늦게 내면 어떻고 좀 빨리 내면 어쩔건데?

 

 

"혹시 모르잖아. 내가 언젠가 디톡스에 참여할지도 모르고.." 

"아, 그렇지. 그럴 수도 있겠다".. ..

 

 

물론 이런 상황이 현실이 된다면 얼마나 기쁘겠냐만은, 일반적으로 우린 저런 대답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볍게 욕을 날리고 무시해버린다. 내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려다 이렇게 멀리 온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난 흑인음악 마스터가 아니다. 아직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훨씬 많다. 다른 부분은 모르겠지만 이 사안(?)에 관해서만큼은 한없이 겸손해지고 조용해지고 싶은게 내 심정이다. 고로 너무 과도한 기대(?)나 질문은 하지 않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해 2. 영어, 정말 못 한다.

 

영어 뿐만이 아니다. 한글도 정말 못 한다. 이럴 때 '못 한다'라는 표현을 쓰는 게 맞는건지 틀린건지도 구분 못 할 정도로 형편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뉴스 번역?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사고치지 않고 무리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면 지금의 나, 혹은 그 이상의 영어 실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진짜라니깐? 몇 년 전에 경험 삼아 봤던 첫 토익 시험에서 600 몇 점 맞은 게 나다. 대학 수강 신청 때 원어 수업 어떻게든 피해보려고 그야말로 '안간 힘'을 쓰던 애도 나다. 그런데 어떻게 뉴스들을 번역하고 있냐고? 바로 관심. 관심이 답이다.

 

한글로 된 인터뷰들을 봐도 그런 게 보이겠지만 외국, 특히 미국 래퍼들이 주로 사용하는 표현이나 단어들은 정말 한정되어 있다. 중고딩 때 학습지 시장을 강타했던 '우선 순위 영단어 xxx', 시리즈 물로 여러 권이 출간됐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 만약 '우선 순위-래퍼 단어/숙어 사전' 이란 게 존재한다면, 단 한 권만으로도 마스터 할 수 있을만큼 의외로 굉장히 한정적이다. 물론 탈립콸리처럼 인터뷰에서조차 철학적이고 은유를 가득 담은 문장을 사용하는 애들이라든가,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나는 애들은 예외로 치고.

 

 

관심을 가지고 몇 년동안 지켜봐온 그들의 표현법과 언어들이, 누구보다 멍청하다고 생각되는 내 머리 속 깊은 곳에 둥지를 튼거다. 몇몇 전문 용어를 제외하곤, 쉬운 단어들 위주로 문장을 해석하고 나머진 때려 맞춘다. 물론 아무 뜻이나 때려 맞추는 건 아니고 앞뒤 문장과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한다음, 때려 맞춘다. 올바른 방법도 아니고(정확한 번역을 위해서라면) 별로 권하고 싶은 방법도 아니지만 난 그렇게 했다. 초반에는 다 틀렸다. 정말 싹 다. 그런데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부터는 앞뒤가 맞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사전을 펼쳐 놓고 집중해서 한 번역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아웃풋을 뽑아낸다.

 

 

'내가 이럴리가 없는데?'

 


가령, 내가 만약 미국 흑인 문화나 시장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였다면, 릴웨인이나 티아이가 감옥에 간 것을 보면서 '어이고..큰일났네, 큰일났어. 얘넨 이제 끝장이구나 ㅠ_ㅠ' 이랬을 거다. 근데 그게 아니지 않나. 이건 뭐.. 때 되면 가는 운전 면허 학원도 아니고. 아니 오히려 운전 면허 학원도 그 큰 집(감옥)에 비하면 싸구려다. 출소할 때 두부 대신 수많은 딜(deal)이 쇄도하고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마치 역전용사 같은 이미지로 인터뷰를 끝마친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앞으로 자신의 가사에 담을 아름다운 감옥 생활과 함께 '덕분에 난 더 성장했다'라는 내용을 추가할 생각을 하니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이건 그냥 내 상상인데, 내가 미국에서 활동하는 유명 래퍼고 죄를 저질러 감방에 들어가게 됐다면, 난 수감된 첫 날부터 시작해 메모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표지에 내 이름이 박힌, 멋진 책을 낼 수 있는 엄청난 기회니까. 책 아무나 내는 거 아니잖아. 모르기 몰라도 저기 아시아 어딘가에 있는 힙합엘이란 사이트에서는 이 책을 소중히 여기며 번역할 기회만 노리고 있을테니까.

 

또 얘기가 삼천포로 샜는데 아무튼 결론은 '난 영어 진짜 못 한다' 라는 거다. 단지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온 경험과 약간의 지식들이 쌓여 이렇게 깔짝 거리는 것 일뿐..이니까 너무 신기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누구나 할 수 있으므로 자신감을 가지고 힙합엘이 필진(뉴스메이커) 신청을 하도록 하자.(음?)

 

 

 


 

힙합엘이는 흑인음악 이야기를 다루되, 좀 더 광범위하고 재미있었으면 한다. 힙합엘이에 올라가는 글의 기준은 아주 단순하다. '읽을 거리'. 고퀄리티를 요구하지도 않고 형식의 제한도 거의 없다. 굳이 초보 리스너들을 의식하는 것도 없다. XXL 같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외국 힙합 잡지들을 보라. 대부분의 대중 잡지들이 그러한 것처럼 gossip이 7할 이상을 차지한다. 모든 대중 음악들이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롱런하기 위해선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 그게 아무리 사소한 것 일지라도. 난 그걸 놓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아쉽지 않은가? 조금만 노력해도 충분히 볼 수 있는,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 내가 좋아하는 음악에 관한 정보와 이야깃거리를 놓친다는 게? 그것도 요즘같은 시대에 말이다. 거기다 덤으로, 운이 좋은건지, 아니면 신(god)이 매일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날 기특하게 여기신 건지 몰라도, 재능 많고 열정 가득한 분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힙합엘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얼마나 성장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허무하게 좌초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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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8
  • 4.12 12:29

    힙합 엘리를 정말 좋아하고 매일 들어오는데 힘내시길 바랍니다!!!

     

    힙합엘리 짱!!! 화이팅!!! 계속 응원할게요

  • 4.12 12:44
    운영자의 변이라기에 더러운 상상을 했다는...
  • 4.12 14:57
    @쏘울풀몬스터

    222222

  • 4.12 12:48

    잘 봤습니다.. 저는 현 국내에서 가장 좋은 흑임음악 싸이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료로 좋은 정보 매일 얻어가서 죄송할 따름이죠~^^

  • 4.12 13:29

    저는 LE만 생각하면 마음 상태가 아래와 같습니다.

     

    し○へ        へ○/               し○へ        へ○/
     / ヘ        ( ヘ               / ヘ        ( ヘ
    <          <                   <          <

  • 4.12 20:56
    @tunikut

    우오앙 잘추시네여

  • 4.12 15:48

    LE가 후엔 국내 힙합쪽에선 독보적으로 될것 같아욤

  • srg
    4.12 17:48
    힙합LE가 한국XXL 그 이상이 돼길 빕니다..!!
  • 4.12 19:17

    짤방부터 센스가 쩌네요. 이제 "엘이 만쉐이"를 외치기도 지칠 정도로 좋아서 이 이상의 감정은

    그냥 행동으로 보이기로 했습니다. 좋은 것은 굳이 좋다고 말할 필요가 없죠.

     

    그래도 외치는 엘이 만쉐이!!! 잘 읽었습니다.

  • 4.12 20:57

    저도 엘이 정말 애용합니다! ㅋ 앞으로도 더욱 노력해주시고 노력하는 엘이er?가 되겠습니다.

  • 4.12 21:02
    @HipCatt

    힙엘러 좋네요 힙플러 같이 ㅋㅋ

  • 4.12 21:44

    저는 오히려 이런 글땜에 엘이가 더 좋은거 같애여..굳이 딱딱하지 않고..정말 자유스러워서요~

    글서 더 정두 가구~~^^

  • 4.12 21:54

    비밀 댓글입니다.

  •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글쓴이
    4.12 22:26
    @곰덕후

    제가 만든 거 아닙니다. 퍼가셔도 될듯?ㅋ

  • 4.12 22:05
    저 같은 라이트 리스너 같은
    경우에는 외국힙합을 듣는 과정에 있어서 힙합LE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도움이 믾이 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라던지, 이달에 체크해야 할 앨범, 최근 가쉽 등 요즘 리드머나 힙플, 다른 여타 웹진 보다 더 많이 들어오거든요! 그만큼 힙합LE 소중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 만 읽고 꾸준히 활동 하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드네용 ㅠ 으엉엉 힙합LE 화이팅!!
  • 4.12 22:15

    힙합 LE.. 정말 정말 고마운 커뮤니티 입니다 ㅎ

    외국 힙합을 들으면서 생각을 공유하고 나눌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제게 큰 고마움을 주거든요..

    항상 애써주시는 운영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꾸벅~

  • 4.12 22:58

    글 정말 좋습니다. 요즘은 오프라인 매거진도 별루 없고,.. 잘되서 힙합 엘이가 오프라인 매거진까지 간다면 정말 멋질거 같내요. 히맨님을 항상 응원합니다.


    라디오가 늦어져서 좀 아쉬운느낌도 있어요. 히맨님의 낯가리는 듯하면서 쭈뼛쭈뼛한 음성을 들어야 하는데 말이죠. ㅎ 저도 좀더 많이 읽고 어느 정도 내공이 차면 글도 남기고 싶내요. 


    관심을 꾸준히 가지신다는게 힘든일인데 독자로서 응원한다. 넘멋지다라는 말뿐이 할게 없어 아쉽내요. 댓글이라도 열심히 달아야겠어요. 


    엘이의 회원님들도 항상 응원합니다. 음악으로 만나 끈끈한 인연들이 만들어지는 한마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title: Kendrick LamarIly
    4.12 23:06

    홧팅


  • 4.12 23:45

    아... 이글을 읽고 미뤄두던 엘이 회원가입을 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하시는분의 사이트인데 눈팅만하고있었단게 죄책감이드는군요 ;;

    그동안 눈팅만 트윗터로 질문만 해서 죄송했었습니다 응원합니다 솔직히

    국내 유명한 힙플 리드머 보단 훨씬자주옵니다 (디씨트라이브는 가입이안되서요 ㅠㅡ)

    쨋든 화이팅 힘내세요
    !

  • 4.13 19:50
    @cu렌$y

    커렌시님 오셔서 반갑습니다. 요즘 커렌시 음악 재밌게 듣고 있는데 ㅎ 반가와서 댓글 입혀봅니다.

  • 4.13 00:15

    결국 또 여기 사랑고백을 하게 되네요...;;; 힙엘 싸랑해요. 진짜 멋진분들이세요.

  • 4.14 00:14

    gksrmrfdl dkscuwutj ghfkfehddlEmagkrlsgkwlaks

    vhaotgkaus eotrmfduftlagl Tmfrpdy 

    dpfdl ghkdlxld

  • 4.14 18:45
    HIPHOPLE FOREVER
  • 4.19 09:56
    재밌게 읽었습니다 ㅋㅋㅋㅋ
  • 9.23 23:43

    GOOD

  • 1.16 13:39

    요즘 엘이가 최고인듯^^

  • 3.7 19:35

    힙합LE 널 좋아해

  • 5.18 06:46
    만세 힙합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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