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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주: 크러쉬, 이루펀트 등

title: [회원구입불가]greenplaty2015.07.13 10:40추천수 6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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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5년 7월 2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7월 2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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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러쉬 - [Oasis]


지난 5월,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한 “Like The Sun”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크러쉬(Crush)가 두 곡짜리 싱글을 발표했다. 이번에 수록된 “You and I”와 “Oasis”는 크러쉬와 스테이 튠(Stay Tuned)이 협업해 탄생한 곡이다. 먼저, 첫 번쩨 순서로 배치된 “You and I”는 불규칙한 패턴의 사이드 체인이 가미된 신스와 그루비한 드럼이 흐름을 주도하는 곡이다. 스테이 튠과 크러쉬는 이러한 기본 구성에 다양한 소스를 활용해 맛을 더한다. 가사의 흐름과 조화로운 프로덕션의 구성 또한 준수하다. 필드 위에서 크러쉬는 때로는 내스티하게, 때로는 순수하게 사랑을 노래한다. 이런 면에서 “You and I”는 모든 구성 요소에서 흥밋거리를 찾을 수 있는 곡이라 평가할 수 있다. “Oasis”는 팝적인 요소가 가미된 래칫 트랙이다. 전체적인 프로덕션의 골조는 단출하다. 비교적 미니멀한 멜로디 라인과 드럼, 보이스 샘플의 반복이 주를 이룬다. 두 프로듀서는 적절한 구간에서 아르페지오 주법을 활용해 옅은 소리가 나게 하는 등 세밀함을 부여하며 괜찮은 활약을 한다. 한편, 곡의 주인공인 크러쉬는 “Oasis”에서 소리꾼으로서 훌륭한 면모를 선보인다.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인 보컬 역량을 완전히 뽐내는 것은 물론, 곡의 주요 키워드인 오아시스를 훅 메이킹에 활용하는 등 센스있는 모습도 보여준다. 랩 피처링을 한 지코(Zico)의 선전도 눈에 띈다. 그는 허를 찌르는 워드 플레이와 영민한 플로우 구축 능력을 선보이며 트랙에 무던하게 녹아든다. 곡의 주인공인 크러쉬의 영향력이 더 크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Oasis”는 랩 잘하는 래퍼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지코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 HR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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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펀트 - [Man On The Moon]

이루펀트(Eluphant)의 첫 앨범 [Eluphant Bakery]는 지난 2006년에 발매됐다. 10년 전이다. 강산도 변한다고 할 정도의 시간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도 이루펀트의 음악은 여전히 부드럽고 따스하다. 하지만 기존의 앨범과는 묘하게 다르다. 음악의 톤은 그대로 가져가되, 감정의 결은 묘하게 달리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두 멤버, 마이노스(Minos)와 키비(Kebee)의 연륜과 경험이 놓여있다. 그들은 시간의 변화를 통해 서사를 만들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주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하며 변화를 꾀한다. 덕분에 조금은 멀찍이 떨어진 채 자신을 돌아보고, 과거를 회상해도(“이사하는 날”, “크레이터 (Crator)”, “MOTM”) 전혀 어색하지 않다. 한편으로는 여전한 포부를 드러내기도 하고(“B There"), 언어유희를 느낄 수 있는 트랙(“People & Places”, “잊음(ISM)”)을 통해 가사를 두 번 세 번 들여다 보게 하기도 한다. 참여진 활용도 돋보인다. 두 멤버는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수다쟁이, 버벌진트(Verbal Jint), 피타입(P-Type) 등 힙합 뮤지션을 적절히 배치해 이루펀트의 색을 공고히 하기도 하고, 김태우, 소유, 주영, 계피, 김필 등 다양한 보컬을 영리하게 이용하여 앨범에 대중가요의 문법을 껴입히기도 한다. 그래서 앨범은 철저히 이루펀트만의 음악이면서도 마냥 뻔하지는 않다. 10년이라는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녹슬지 않은 감성과 기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Pepnorth







Ken Rebel (Feat. Keith Ape, Okasian, JayAllDay) - “Underwater Rebels”

브루클린(Brooklyn) 출신의 신예 래퍼 켄 레벨(Ken Rebel)과 코홀트(The Cohort) 크루가 합을 맞춘 “Underwater Rebels”가 공개됐다. 공식적인 크레딧은 피처링이지만, 코홀트 멤버들은 주객전도가 된 것처럼 본인들의 색깔을 짙게 드러낸다. 사실 “Underwater Rebels”가 공개되자마자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양분된 반응이 들끓었다. 다소 산만한 형태의 영상, 폰트와 자막 번역, 한영혼용 등에 대해서 호평과 혹평이 엇갈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본 트랙은 코홀트에게 있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Underwater Rebels”는 "잊지마(It G Ma)"의 흥행 공식을 철저히 따른 곡이다. 직관적인 랩과 강렬한 훅 메이킹, 능청스러운 라임 설계는 본 곡에서도 두드러진다. 각 벌스 간의 균형은 적절하고, 노골적으로 ‘떼창’을 유도하는 후렴구는 중독성 있게 퍼진다. 현지 로케이션을 통해 촬영한 뮤직비디오 역시 그 인력과 규모 면에서 압도적인 게 사실이다. "잊지마(It G Ma)"에서 선보였던 그들의 음악적 색채와 독특한 카리스마는 “Underwater Rebels”에 고스란히 유지된다. 캐릭터 구축과 강화가 필수적인 시기이기에, 이들의 전략은 꽤 효과적이었다. 전반적으로 현재 코홀트가 선보일 수 있는 멋을 자연스럽게 노출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새로운 시장에서 이들이 원 히트 원더 아티스트로 남을지, 아니면 더 높은 곳에 도달할 것인지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 Be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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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 (Feat. 넉살) - "Good Time"


도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특히,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사람이 다른 분야에서 구슬땀 흘릴 때 더욱 그렇다. 가수 장혜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중 가수였다. <나는 가수다>에 섭외될 정도로 모두가 그녀의 가창력을 인정했다. 그런데 그녀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Ordianry>라는 프로젝트로 힙합과 알앤비, 재즈의 바이브를 넘나들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낯설 수도 있는 변화지만, 그녀는 매번 발매하는 결과물마다 색다른 장르를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빼어나게 소화하고 있다. “Good Time”도 마찬가지이다. 장혜진은 콕재즈(CokeJazz)가 깔아놓은 알앤비 리듬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인다. 일상 속 지친 이들을 특별하지 않은 단어로 위로하는 노래는 특별하지 않지만, 아름다운 목소리와 탁월한 표현력이 더해진다면 곡은 더할 나위 없이 특별해진다. 1965년생, 불혹을 넘긴 가수의 결과물이라고 믿어지는가? 베테랑의 내공이란 이런 것이다. - Pepnorth






언제이크 - "EMCEE"


간혹 경력이 짧은 래퍼들이 씬 안에 자신이 'WACK'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에 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하는 곡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 그런 류의 곡들은 대부분 겉만 화려하고 그 속에 있는 알맹이가 없는 '어떤' 래퍼들을 소재로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어딘가 불편한 지점이 존재한다. 삐딱하게 보는 걸 수도 있지만, 막상 곡을 들어보면 오히려 비판하는 지점이 명확하지 않거나 그에 대한 근거가 부족함은 물론, 불특정 다수를 공격함으로써 진정성을 획득하려는 '네거티브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 같이 다가오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거기에 미천한 경력만으로 내세울 것은 오로지 자신의 랩 실력뿐인데, 그 랩 실력조차 기준 미달이면 더더욱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쯤되면 소개하는 곡도 같은 부류라고 얘기할 것 같겠지만, 그렇지 않다. 언제이크(Anjake)의 "EMCEE"는 다른 이들보다 언제이크 그 자신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가사 속 여러 표현은 뜬구름을 잡기보다는 씬의 실재를 잘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묵직한 랩 스타일과는 상반되게 생각보다 날카롭게 쿡쿡 찌른다는 인상을 주기까지 한다. 더불어 응집된 에너지가 잘 뭉쳐 있는 단단한 랩을 구사함에도 오만하지 않은 톤으로 내용을 진중하게 전개해나가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전에 발표했던 결과물인 "이대호", "비단옷"보다 더 잘 맞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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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 리 - "Way Up"

산이(San E)의 앨범에 참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투박한 멋을 가진 오왼 오바도즈(Owen Ovadoz)와의 합작 앨범 [OJ]로 조화로운 모습을 보이기까지, 확실히 죠 리(Joe Rhee)는 알앤비 아티스트로서 좋은 역량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 영리하기까지 하다. 자신이 어떤 걸 잘할 수 있는지, 또 어떤 역할을 하면 다른 이와 잘 섞이면서도 돋보일 수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이는 솔로로 발표한 "Way Up"에서도 마찬가지다. 트렌디한 스타일의 곡 위에서 그는 음을 조곤조곤 명확하게 짚어가며 벌스를 소화하기도, 고조되는 분위기를 적절히 살리며 비교적 터지는 구간인 훅과 브릿지를 소화해내기도 한다. 여기에 자신이 그간 해내온 것, 앞으로 해나갈 것에 대한 포부를 과격함보다는 은은함이 앞서는 말들로 표현해 가사적으로도 세련된 멋을 갖추고 있다. 매번 그랬지만, 그의 다음 작업물을 또다시 기대하게 하는 흥미로운 트랙이다. - Melo







어언 - [Blue Note]

 

지난 7월에 싱글 "Sweat"을 공개했던 어언(Urn)이 믹스테입 [Blue Note]를 발표했다믹스테입의 프로덕션 컨셉은 재즈힙합이다블루스 음계의 반음 내린 음이자 유명 재즈 레이블의 이름인 블루 노트(Blue Note)를 앨범 제목으로 삼음으로써 이 컨셉을 구체화한다이 믹스테입은 피트 락(Pete Rock), DJ 미츠 더 비츠(DJ Mitsu the Beats), 훵키 디엘(Funky DL)과 같은 프로듀서들의 비트를 빌려 완성했다. 60년대와 70년대 모던 재즈와 소울 음악에 기반한 프로덕션은 어느 정도 통일된 소리를 지녀 청자가 믹스테입의 유기적인 감상을 가능케 한다랩의 안정적인 톤과 비트와의 견고한 결속력 역시 좋은 점수를 줄만하다다만랩 자체는 평균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며곡의 구성상의 필요에 의한 듯한 훅은 아쉬움을 남긴다보컬리스트 허스키(Huski)를 기용한 "블루블랙"은 그가 가진 훅 메이킹에서의 약점을 잘 보완했지만나머지 트랙에서는 여전히 그런 약점이 노출된다청자를 휘어잡는 인상적인 지점은 존재하지 않지만신인 아티스트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greenplaty



글 | HRBLPepnorth, BeaselMelogreenplaty

이미지│ ATOVie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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