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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호러 힙합 이야기

title: [회원구입불가]Mr. TExt2011.12.03 20:32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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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힙합 이야기

 

* 인간의 공포, 그 근원은 무엇일까요? 불가사의한 심령적인 존재? 속을 알 수 없는 인간의 마음속 잔혹함? 익히 알고 있던 것이 '내가 알던 것이 아니거나', '무서운 비밀로 나를 속이고 있던' 것? 힙합 음악도 이러한 인간의 공포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힙합 음악 중 그러한 색채를 띠고 있는 몇 곡을 골라봤습니다.

 

 

1. Cypress Hill - Throw Your Set in the Air

 
우리나라에서 은근히(?) 아니 왠지 대놓고 인기있는 Cypress Hill의 [Cypress Hill III: Temples of Boom] 앨범 수록곡이다. 가사야 자신의 적, hater에게 알아서 조심하고 덤비지 말라는 내용이지만 사운드 자체가 '호러'하면 생각나는 소리로 이루어져 재미있다. 앨범 전체를 감상하다가 이 곡이 귀에 쏙 들어왔다. DJ Muggs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인데 멤버 B-Real과 참 이 트랙을 잘 주무른 것 같다. 멤버 Sen Dog이 다른 프로젝트를 하겠다며 잠시 Cypress Hill을 떠났었는데 이런 일과 저런 일이 겹쳐 어수선했던 상황이 반영되어 앨범 전반의 사운드가 음산하고 정적이다.괴기한 분위기와 묘한 사운드 때문에 한 번 선곡해 보았다.

 

 

 

 

2. Gravediggaz - Nowhere to Run, Nowhere to Hide

 

Horrorcore라는 장르가 자리잡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그룹 중 하나인 Gravediggaz의 데뷔 앨범 [6 Feet Deep] 수록곡이다. 무려 Wu-Tang의 핵심 멤버 Rza가 The Rzarector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팀이며, Prince Paul, Frukwan, Too Poetic의 멤버 또한 쟁쟁하다. 괴기하고 위협적인 사운드와 죽음, 자살, 심령 등 공포 요소에 기댄 가사로 알려져 있다. 이 그룹의 멤버인 Frukwan가 설명하기를 Gravediggaz의 뜻은 "digging graves of the mentally dead, and it stood for resurrecting the mentally dead from their state of unawareness and ignorance."(정신적인 죽음의 상태, 그 무덤을 파헤친다. 정신적인 죽음의 상태, 무지함에서 풀려난다)라고 한다. 2001년에 Grym Reaper(Too Poetic)가 암으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Horrorcore 장르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 그룹이며 현재까지도 많이 이야기되는 그룹.

 

 

 

 

3. Flatlinerz - Live-Evil

 

 

거대한 힙합 레이블 Def Jam의 실력자인 Russell Simmons의 조카, Jamal "Redrum" Simmons가 이끌었던 그룹이다. Def Jam의 전략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앨범은 1994년에 U.S.A. 한 장뿐.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다. 컨셉이 비슷했던 Gravediggaz와 비교가 되는 문제도 있었고 싱글이 풀린 곡의 뮤직비디오에서 표현상의 문제도 있었다. 당시 Horrorcore 힙합의 저변이 넓지 않은 상태에서 악마 숭배나 소름끼치는 살인의 묘사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로 보인다. 코믹 북도 발간하려 하고 이런저런 야심 찬 기획이 있었으나 다 엎어진 듯. 어쨌든 Horrorcore 힙합의 초창기에 족적을 남긴 그룹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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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Insane Clown Posse - Halls Of Illusions 

 

Eminem과의 불화, 레슬링에 관련된 경력, 한 두번이 아닌 불법적인 문제 등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미친 광대들'이다. 아마도 미국에서의 특화된 공포 '미친, 엽기스러운 광대'를 컨셉으로 잡아 나름 성공한 그룹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주요 주제는 "Dark Carnival"를 핵심으로 그들의 광대 컨셉을 최대한 활용한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이야기이다. '미친 광대'에 대한 공포는 이런저런 헐리웃 영화와 미국 문화에서 파생된 여러 매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이다. 배트맨 시리즈에서 이미 배트맨의 인기를 추월한 "The Joker"의 이미지도 이러한 공포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다. Insane Clown Posse의 히트 싱글 중 하나인 위의 <Halls Of Illusions>는 아동학대와 가정내 폭력에 대한 혐오를 그려내고 있다. 뮤직비디오도 그들 특유의 괴기스러움을 잘 드러냈다. 앞서 언급한 Horrorcore장르를 표방하는 뮤지션 중 크게 성공도 했고 개성 면에서 매우 두드러진 팀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이 팀의 독자적인 레이블인 Psychopathic Records에서 앨범을 발표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레슬링 대회 개최, 여러 힙합과 록 뮤지션과의 콜라보를 진행하는 등 죽지도 않고 또 오는 게 아니라...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5. Brotha Lynch Hung - Mannibalector

 

Brotha Lynch Hung은 Sacramento를 기반으로 하는 랩퍼로서 어린 시절 외롭고 은둔을 하는 생활을 했다. Rakim 과 Slick Rick 등의 곡을 Hot 97에서 듣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는데 11살에 랩퍼로 데뷔하게 된다. 인디 뮤직으로서는 드물게 140만 장의 앨범 판매량을 보이는 등 Horrorcore 장르의 혁신적인 인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의 노래에 관련한 비극적인 사고도 있었는데, 1996년 9월  Colorado에서 Joseph Edward Gallegos라는 18살 청년이 그의 친구 세 명에게 치명적인 총격을 가하기 전 Brotha Lynch Hung의  <Locc 2 da Brain>을 반복적으로 들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경찰의 방어사격으로 인해 사망했다. Gallegos의 직접적인 동기는 그의 여자친구와의 이별 후에 우울함을 견디지 못했던 것으로 판명되었으나 그의 친구와 지인은 그가 영향을 받은 음악, Brotha Lynch Hung의 곡이 일정 부분 범행의 자극제로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사건의 한편으로  In May 2009년 5월에는 , Mann signed a deal with Midwest rapper Tech N9ne의 레이블인 Strange Music label과 계약을 하는 등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Horrorcore 장르에 있어서 독보적인 솔로 랩퍼가 아닐지.

 

 

 

 

 

6. Necro - Dead Body Disposal

 

 

이 미치광이 래퍼/프로듀서에 대해서는 이 글 쓰는 사람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은 하나의 이미지가 설명 가능할 것 같다. Drug, 향정신성 약품의 사진과 이름이 빼곡하게 정리된 앨범 속지. 꽤 먹히는 그룹 Non Phixion의 멤버 Ill Bill을 형으로 둔 이 래퍼는 정말 개성만은 누가 뭐라고 해도 지지 않을 명물이다. 이 <Dead Body Disposal>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곡이다. 물론 시체를 토막 내서 유기하는 내용을 자세하고 필요 이상으로 끔찍하게 잘 정리한 가사가 좋을 수는 없고 비트가 참 좋다. 개인적인 감상에서는 약간의 뽕끼(?)도 느껴지는데 정말 감기는 맛이 있는 비트를 잘 만든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Necro의 비트메이커로서의 능력만 좋아한다. 직접 성인영화 회사를 차리기도 하고 이래저래 자유분방한 인생을 사는 쾌남(?)인데 일반적인 상식에서는 그렇게 환영받을 컨셉은 아닐 것이라 짐작한다. 어차피 예술은 극단을 넘나들며 감상자와의 접점을 찾는 것이니 이러한 막 나가서 오히려 더 순수(?)할 수 있는 표현 방식도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튼, 정말 확 좋아할 수도 멀리하기에는 끌리는 사운드를 제공하기에 거리를 팍 두기도 힘든 뮤지션. Death Rap이라는 힙합에 데쓰 메탈의 특성을 끌어들인 장르를 개발하고 그것의 대가이기도 하다. 뭐 끌리는 분은 한 번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이 래퍼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기에는 글 쓴 이의 성격에 의문을 던질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으며 Horrorcore의 이야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음을 밝힌다. 확실히 튀는 뮤지션.

 

이렇게 공포를 주제로 하는 힙합 음악과 그 뮤지션을 살펴보았다. 왠지 불길한 숫자라고들 말하는 6이다. 6개로 마무리하면 이 글의 컨셉이 더욱 확실해지겠으나 별로 좋아하는 숫자가 아니라서 Dr. Dre의 곡 하나 더 끌어와 본다.

 

 

 

 

7. Dr. Dre - Murder Ink

 

희대의 명작 [The Chronic 2001]의 트랙 중 하나. John Carpenter의 공포영화 [Halloween]의 주제음악을 샘플링하여 긴장감 넘치는 곡을 만들었다. 가사 내용 자체야 앞서의 Cypress Hill - <Throw Your Set in the Air>처럼 thug로서의 폭력성을 나타내고 있다. 두개골이 총을 맞아서 박살나는 표현이 잠깐 나오니 공포 요소가 있다고 봐도 될지도. 분위기상 Horror라 골라봤다. 드레 형은 가끔 이런 괴기스런 비트를 잘 만드는데 Detox 때문에 생긴 반감을 이런 비트로 달래고는 한다. 숫자 7을 맞추기 위해 넣었지만 음산한 분위기는 확실히 있는 곡.

 

이렇게 소심하게 6개의 곡이 아니라 숫자 7을 채우면서 호러 힙합의 이야기를 마치려 한다. 인간은 왜 두려워하면서도 공포, 그 심리를 느끼는 것을 완강하게 거부하지 않을까? 여름에는 꼭 공포 영화로 신경을 식히면서 오싹함을 즐기고 무서운 괴담은 항상 사람들의 입을 통해 죽지 않고 좀비처럼 부활한다. 여러분의 가장 무서운 공포 이미지나 곡은 무엇인가? 오늘 여러분이 잠이 들 때 그 이미지가 떠올라서 악몽을 꾸기를 바란다...는 아니고 공포를 느낌으로써 자신이 살아 있다는 안도감, 그 감각을 느끼며 우리가 사는 삶 자체를 잘 누리기 위해 우리가 이러한 공포를 곁에 둔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를 쓰는 데 큰 도움을 준 래퍼 UnBomber와 좋은 곡 추천해주신 Sedative님께 감사의 마음을 남기며 음산하고 괴기하게 퇴장한다. What's your favorite scary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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