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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쟈드(Jade)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2021.07.27 21:25추천수 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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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UNHYPED’는 힙합엘이의 언더그라운드 큐레이션 시리즈로, 이 씬 안에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자신만의 위치에서 힘껏 소리를 내고 있지만, 아직 많은 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기회가 없는 그들. 장르, 경력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소개한다.

 

본 시리즈를 통해 소개될 아티스트들은 몇 년 안에 더욱 큰 주목받을 재능과 가능성을 지녔다. 그런 그들을 미리 발견하고, ‘하이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언하이프’의 상태의 그들이 만들어낸 솔직하고, 대담한 음악이 더욱 큰 울림을 줄지도 모른다.

 

 

 

UNHYPED: Jade

‘UNHYPED’에서 스물두 번째로 소개할 아티스트는 쟈드. 쟈드는 이른 바 서드 컬처 키드(Third Culture Kid)로 분류할 수 있는 아티스트다. 프랑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쟈드는 다양한 장르와 문화를 뒤섞은 자신만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음악에는 어떠한 가식과 편견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드러낸 가사 덕에 많은 이들을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LE: 일단 힙합엘이 회원 분들에게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쟈드: 저는 노래를 하고, 곡을 쓰는 쟈드라고 합니다. 저에 대해 생소한 분들이 많겠지만, 데뷔한 지 올해로 3년 차이고요. 알앤비 장르를 기반으로 다양한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LE: 6월 26일에는 공상온도에서 미니 쇼케이스 겸 음감회를 여셨어요. 단독으로 쟈드 님이 팬 분들을 만나신 건 처음이었던 걸로 아는데요. 소감이라던가, 아직도 생각나는 그 날의 기억이 있으신가요?

 

쇼케이스가 시작될 때까지는 하나도 안 떨렸는데요. 공연장에 사람들이 다 차니까 엄청 긴장되더라고요. 그래도 막상 하니 재미있었어요. 또, 저를 보러 와준 분들 때문에 힘을 되게 많이 받았던 거 같아요. 재미있었고 이런 맛에 (미니 쇼케이스를) 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LE: 최근 근황은 어떠세요? 평소 취미가 언어 공부랑 마들렌 베이킹이라고 들었어요.

 

저는 요즘 독일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제가 언어 공부를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또 요즘에는 다시 작업도 하려 하고 있어요. 저는 작업하는 게 재밌거든요. 이번 앨범을 만들고 나서 ‘번아웃’이 크게 올 줄 알았는데, 일주일 정도 쉬니까 오히려 다시 작업이 하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요즘에는 다양한 음악을 해보고 싶어서 디깅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동안 안 듣던 장르의 음악이나, 한 번도 안 들어본 아티스트의 음악을 되게 많이 듣고 있어요.

 

 

 

 

 

LE: 요즘은 어떤 음악을 들으세요?

 

완전 대중적인 팝을 즐겨 듣고 있어요.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나 두아 리파(Dua Lipa). 이런 쪽 음악을 하고 싶어서 많이 듣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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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현재

자기 마음의 고향을 생각하며 들으셨으면 좋겠어요.

 

 

 

LE: 쟈드 님의 성장 과정을 되짚으면서 이번 앨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쟈드 님이 여섯 살 즈음에 프랑스를 가게 된 거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이유로 프랑스로 가시게 된 건가요?

 

아버지가 회사원이었는데, 프랑스로 발령을 받으셨어요. 그러다 보니 가족이 프랑스로 다 같이 간 거죠. 원래는 프랑스에 3년 정도 있을 예정이었는데, 결국은 5년을 넘게 지내고 왔어요.

 

 

 

 

 

LE: 어릴 때 새로운 문화권에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시다 보니, 어려운 점이나 불편한 점은 딱히 없으셨나요?

 

저는 애들과 같이 초등학교를 입학해서 프랑스어를 되게 편하게 배우긴 했어요. 물론, 걔네는 기본적으로 프랑스어를 할 줄 알긴 했지만요. 처음에는 저도 프랑스어를 익힐 때 조금 헤멨지만, 매일 프랑스어를 쓰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습득이 된 거 같아요.

 

 

 

 

 

LE: 쟈드 님이 동생분이랑 대화할 때도 프랑스어로 할 정도라고 들었는데요. 그 정도로 프랑스어가 제일 편하신 언어인가요?

 

프랑스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는 게 제일 편해요. 프랑스어를 베이스로 하고, 한국어가 생각날 때마다 한국어로 말을 하는 편인 거 같아요.

 

 

 

 

 

LE: 조금 전에 평소에도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는 게 취미라고 하셨잖아요. 그렇다면 가사를 쓰고 발음을 할 때 가장 편한 언어는 무엇인가요?

 

다른 언어를 할 때 다른 근육을 쓴다고 하잖아요. 제가 말을 할 때는 몸에 익숙하다 보니 다른 걸 잘 못 느끼지만, 노래할 때 다른 게 느껴지거든요. 예를 들면 어떤 언어로 노래를 할 때는 고음이 잘 올라가고, 어떤 언어로 노래를 할 때는 톤이 더 이쁘게 나오거든요. 그래서 노래마다 어울리는 언어가 있는 거 같아요. 그동안 제가 노래를 영어로 썼던 이유도 제 음악에는 영어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였는데요. 막상 한국어를 써보니깐 그것도 괜찮더라고요. (웃음)

 




 

LE: 실제로 이번 앨범에서 프랑스어나 영어, 한국어까지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데, 그때마다 톤 변화가 느껴지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어렵지만, 앞으로 외국에서 활동하실 계획도 있으신가요?

 

제가 외국에 있는 친구들도 많고, 외국인 친구들도 많거든요. 제가 한국어로만 노래하면 제 노래를 듣는 분들도 한국인으로만 국한되기 쉬운데, 영어를 쓰면 다른 외국인 분들도 좀 더 쉽게 제 노래를 접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저도 가능하면 외국에서 공연도 하고, 활동도 하고 싶거든요. 제가 인스타 라이브만 키더라도 외국인 팬분들이 많이 들어오시기도 하고요.

 

 

 

 

 

LE: 코로나바이러스가 너무 얄궂게 느껴지네요. 다시 돌아가자면, 쟈드 님이 프랑스에서 계실 때의 기억은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그때를 특별히 추억하는 이유가 있나요?

 

 

사실 어느 나라에 살면서 ‘이 나라는 이런 게 좋다!’라고 매일 생각을 하지는 않죠. 그런데도 막상 떠나면 그때가 그리워서 향수병을 얻잖아요. 저도 프랑스에 있을 때는 너무 일상적으로 느꼈던 것들이 한국에 오니까 너무 그립고, 싫었던 것들도 그립게 되더라고요. 예를 들면 프랑스 사람들의 특징들이나, 제가 당했던 인종차별 같은 것들이 시간이 흐르니까 미화가 되는 거죠. 막상 가면 잘 못 느끼지만, 그 많던 비둘기마저 그리워지는 게 있어요.

 

또, 다시 여행을 가면 그때 살았던 거랑 다른 것들이 보이거든요. 이게 한국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요. 저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도 힘들었거든요. 분명히 저는 한국 사람인데 적응이 잘 안되고, 문화적 차이도 느껴지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서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계속 살다 보니깐 점점 한국의 좋은 점이 보였어요. 또, 제가 독일에 살았었는데, 그 때는 한국이 그립고 그러더라고요.

 

 

 

 

 

LE: 프랑스에 계실 때, 피아노를 통해서 처음으로 음악을 접하게 된 거로 알고 있어요. 본래 피아노를 전공하실 생각도 있으셨던 건가요?

 

원래 초등학교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 그만두게 되었어요. 왜냐하면 나라마다 가르치는 방식이 다르거든요. 프랑스는 감정의 표현을 중시하는 연주를 가르쳐주는데, 한국에서는 아예 테크닉을 위주로 가르치거든요. 그러다 보니 그동안 저도 프랑스식으로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한국에 오니 다른 전공생들에 비해서 테크닉이 너무 부족한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렇게 진짜 한국에는 잘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느끼고, 자연스럽게 클래식 피아노를 그만두게 된 거 같아요.

 

 

 

 

 

LE: 쟈드 님의 부모님이 모두 음악을 좋아하셨던 거로도 알고 있어요. 쟈드 님은 부모님을 통해 어떤 음악을 접하셨나요?

 

사실 제가 음악을 하게 된 더 큰 계기는 부모님 두 분이 음악을 진짜 좋아하신 덕분이에요. 두 분이 산울림, 김광석, 동물원의 노래를 자장가로 불러 주셨거든요. 또, 부모님이 대학교 캠퍼스 커플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파리에서 유학을 하는 부모님의 동문이나 후배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오셨거든요. 그러면 부모님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곤 하셨어요. 

 

부모님이 노래를 좋아하시고, 이런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까 저도 자연스럽게 노래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저는 노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기 전에도 집에서 가끔 노래를 쓰는 걸 좋아했어요. 제가 발표한 “Christmas at Home” 같은 경우도 음악을 하겠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썼던 곡이에요. 그러다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게 되었고요.

 

 

https://youtu.be/mQvteoFiMlg

 

 

LE: 그렇다면, 프랑스에 살 때는 딱히 프랑스 음악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나요?

 

어렸을 때 저는 MTV를 많이 봤고, 프랑스 음악보다 영미권의 팝을 더 많이 들었던 거 같아요. 리한나(Rihanna)의 데뷔 앨범이나 션 폴(Sean Paul). 저는 에미넴(Eminem)을 진짜 좋아해서 에미넴이랑 결혼하는 게 꿈이었어요. (웃음) 샤키라(Shakira)도 많이 좋아했고요.

 

 


 

 

LE: 이후에는 중학교 때 다시 서울로 돌아와 프랑스 학교를 졸업한 거로 알고 있어요. 조금 전에도 말씀하셨지만, 한국에 돌아오셨을 때 어떤 문화적 차이를 느끼셨나요?

 

처음에는 한국에 있는 한국 학교에 다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일반 학교에 갔거든요. 그런데 공부가 너무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다른 친구들보다 한국 역사나 수학, 언어 면에서 부족했고,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어요. 너무 경쟁도 심했고요. 프랑스는 따로 등수도 안 나오고, 학교 분위기도 다르거든요. 공부는 잘하거나 하고 싶은 애들이 하는 거고, 다른 걸 좋아하는 친구들은 다른 길로 많이 빠지는 느낌이거든요.

 

또, 그때 사람들이 제가 어린 나이에 프랑스에 살다 왔다는 이유로 저를 신기하게 봤어요. 물론,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당시에는 (그런 관심이) 힘들게 느껴졌어요. “네가 프랑스에 왔다며?” 이러면서 구경 오기도 하고, 저에게 편견을 가지는 것도 느껴졌고요.

 


 

 

 

LE: 말씀하신 것처럼 프랑스는 직업 교육이나 논술 위주로 가르친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유럽이 전반적으로 그런 거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공부가 싫고, 대신에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하면요. 그런 걸 인정해주고 지원을 많이 해줘요. 예를 들면, 음악을 하는 친구들은 오전 수업만 해도 되고, 오후에는 연습하러 가는 식이에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만 배우고, 수학은 안 해도 되고요. 또, 프랑스는 모든 게 주관식이고, 논술이에요. 수학 같은 경우도 답이 틀려도, 풀이 과정이 어떤지에 따라 점수가 추가되는 게 있어요.

 

 

 

 

 

LE: 한국에 있는 프랑스 학교는 어땠나요?

 

제가 다닌 프랑스 학교가 프랑스 교육청에 소속된 학교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프랑스에서 선생님도 오시고요. 또, 학교가 공식적으로 프랑스 수능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정받은 곳이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프랑스에 있는 학교와 똑같지만, 학교 애들이 조금 더 한국인들이 많은 정도? 그런 차이점이 있었어요.

 

 

 

 

 

LE: 그리고 나서 서울에 위치한 학교를 진학하게 된 거로 알고 있어요. 당시 기억에 남는 대학 생활 시기가 특별히 있을까요?

 

제가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걸 많이 해보자는 주의였어서, 동아리랑 학생회를 되게 많이 했거든요. 동아리 연합회, 학생회, 음악 동아리도 두 개 하고요. 학생 홍보대사도 하고요. 온갖 거를 다 해봤어요. 교내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요. 그래서 학교생활이 되게 재미있었는데, 막상 학교에서 뭘 배웠는지는 잘 생각이 안 나요.

 

당시에 제가 프랑스어 특기자로 학교를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알고 보니까 불문학과만 진학할 수 있더라고요. 그런데 부모님 두 분이 다 같은 학교 불문학과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부모님이 학교 교수님이랑 다 아시는 사이였고, 수업을 빠지면 아빠한테 수업 왜 안 갔냐고 전화가 오곤 했어요. (전원 웃음) 재미있는 대학 생활이었죠.

 

 

 

 

 

LE: 아무래도 동아리에 대한 추억이 많으실 거 같아요. 당시 기억에 남는 공연이나 동아리를 통해서 들었던 음악 같은 게 있을까요?

 

네. 학교 홍보대사를 했고요. 또, 어비스(Abyss)라는 흑인음악 동아리랑 에밀레라는 창작곡 동아리를 했거든요. 너무 재미있었는데 되게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저 같은 보컬이 두 명밖에 없었고, 다 래퍼였거든요. 애들이 하고 싶은 건 고음이 쫙쫙 올라가는 보컬인데, 저는 잔잔한 알앤비 음악이 하고 싶어서 동아리를 들어간 거라 잘 안 맞았어요. 동아리에서는 제가 듣는 건 좋지만, 하지 못하는 음악들을 주로 하곤 했어요.

 

 

https://youtu.be/6Y0TId7IUPw

 

 

LE: 특히 쟈드 님이 LA 밴드 문차일드(Moonchild)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알고 있어요. 지금과 같은 쟈드 님의 음악 취향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가 특별히 있을까요?

 

문차일드는 대학교 다닐 때 친구의 추천으로 우연히 듣게 되었거든요. 또, 하이에이터스 카이요테(Hiatus Kaiyote) 쪽 음악을 찾아 들었는데 듣는 순간 기분이 되게 좋아지더라고요. 사람들이 이런 음악을 들으면 기분 좋을 수 있겠구나 싶어서 따라 불렀는데, 은근히 제 목소리 톤이랑 잘 맞더라고요. 멜로디도 잘 나오고요. 그래서 저도 재미있게 잘 할 수 있을 거 같고, 이런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방향을 비슷하게 잡고 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이전보다 욕심이 생겨서 점점 이런저런 음악을 많이 해보고 있어요.

 

 

 

 

 

LE: 쟈드 님이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기로 마음먹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고민을 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당시에는 제가 전공한 언어 쪽을 살려서 취직하려 했거든요. 그러다 출판사에서 프랑스 교재 만드는 인턴 일을 했는데, 저랑 너무 잘 안 맞았어요. 저는 한 군데에 앉아서 반복적인 일을 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 길은 아닌 거 같았고. 그동안 음악은 어떻게든 접하고 해 왔으니까, 아예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마음을 먹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때 우연히 알게 된 당시 크루 친구들이랑 함께 곡을 올렸는데요. 또 연이 닿아서 조그맣게 또 크루를 하고 그러다가 비스킷 하우스(biscuit häus)라는 크루를 만나게 되면서 싱글까지 내게 되었어요.

 

 

 


 

LE: 이전부터 녹음하실 줄 아셨던 건가요?

 

아니요. 저는 녹음을 아예 어떻게 하는지를 몰랐어요. 로직(Logic)이나 에이블톤(Ableton)이 뭔지도 몰랐거든요. 저는 그냥 컴퓨터로 엠알을 틀어 놓고 핸드폰 녹음기로 녹음을 했거든요. 아니면 피아노를 치면서 녹음을 했고요. 그러다 교내 가요제를 나가서 대상을 타게 되었어요. 그때 곡을 만들었던 대학교 선배 오빠가 노래를 발매해보자고 해서, 마이크랑 컴퓨터로 녹음을 해서 노래를 발표했어요.

 

 

 

 

 

LE: 조금 전에 비스킷 하우스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비스킷 하우스는 어떻게 결성된 크루인가요?

 

처음에 제이클레프(Jclef) 언니랑 등대사운드의 재한이가 비스킷 하우스를 만들었어요. 둘이 같이 작업을 하다가 음악 혼자 하는 거 재미없고 외롭다, 우리끼리 재미있는 걸 해보자고 해서 각자 아는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크루를 시작하게 된 거로 알고 있어요. 저는 제이클레프 언니가 크루에 들어오라고 제안을 해줬어요. 저와 제이클레프 언니는 서로 다른 동아리에 있었는데, 겹치는 친구들이 있어서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거든요. 이전부터 저는 언니의 음악을 들어봤는데 너무 좋아서 언니와 친해지고 싶었거든요. 또, 마침 몇 번 만날 기회가 생겨서 친해지게 되었고 같은 집에서 살기도 했어요.

 

 

https://youtu.be/7pvk6oQAQ-E

 

 

LE: 크루 활동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모두 재한이네 집에서 송캠프를 해보겠다고 모여서 1박 2일 동안 있던 게 생각이 나요. 결국, 아무것도 못 만들고 맛있는 것만 먹고 끝났거든요. 아무래도 모두가 각자 선호하는 비트도 다르고, 잘하는 스타일도 다르니 그랬던 거 같아요. 그래서 송캠프에서 곡을 발매하지는 못했고, 제가 따로 “Siren”이라는 곡을 냈어요. 원래는 코아 화이트(Coa White)의 비트에다 제 벌스만 썼던 곡이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가지기로 허락을 맡고, 미고(Meego)한테 피처링을 제안해서 낸 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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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2018년에는 더블 싱글 [Run Away]를 발표하셨는데요. 이게 쟈드 님이 내신 첫 공식 작업물이 맞나요?

 

쟈드란 이름으로 낸 건 그게 처음이 맞아요. 그때 당시에 비스킷 하우스 들어가기 이전에 알고 지냈던 친구들이 있었는데요. 그 친구들이랑 비스킷 하우스 친구들이 사운드클라우드에 노래만 올리지 말고, 노래를 발매해 보면 너를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했어요.

 

또, 어렵지 않으니까 한번 발매해보고 더 하고 싶으면 계속하고, 아니면 추억으로 남기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거든요. 마침 저는 새로운 걸 해보고 즐기는 성격이거든요. 사운드클라우드에 음악을 올리는 것도 재밌지만, 직접 발매를 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싱글을 내게 되었죠.

 

 

 

 

 

LE: 사실 이쯤에 쟈드 님이 공황장애를 심하게 앓은 거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본인이 공황장애라는 걸 알게 되신 건가요? 

 

학교에 가려고 밖에 나왔는데 식은땀이 계속 나고, 숨이 안 쉬어지더라고요. 일단 집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요. 숨도 못 쉬겠고, 심장도 아프고, 집 밖으로 나가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뭔가 몸에 문제가 있다 싶어서 심장 검사를 받았는데 너무 멀쩡한 거예요. 그래서 주변인들이 저에게 정신과를 한번 가보라고 해서 정신과를 가봤는데요. 의사 선생님이 저에게 우울증이랑 공황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오히려 판정을 받고 더 심해졌어요. 증상이 패닉만 오는 게 아니라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는 신체 증상이 많거든요.

 

지금도 아침마다 약을 먹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예요. 식은땀도 나고, 숨이 안 쉬어지는 건 기본이고, 머리에 구름 낀 것처럼 현실인지 비현실인지 구분을 잘 못 하는 증상이 있어서 불편하고 힘들어요. 저는 스트레스도 별로 안 받는 편이고, 지나간 일도 잘 잊고, 나름 긍정적인 편이거든요. 또,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엄청 건강했고요. 그런데도 어느 날 갑자기 그러더라고요. 아직도 원인을 모르겠어요. 공황 이후로는 체력도 나빠지고 성격도 조금 더 조심스럽게 변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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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2019년 발표하신 첫 EP [Wallflower]에도 쟈드 님의 우울한 감정이 잘 느껴지는 거 같더라고요. 당시 EP라는 단위로 결과물을 내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실제로는 어떠셨나요?

 

저는 싱글보다 EP 단위로 음악을 내는 게 더 재미있었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두 곡으로 풀어내는 게 너무 짧게 느껴지거든요. 한 곡이라는 게 3분 정도이다 보니까 곡에서 계속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또, 곡 안에는 짜인 틀도 있다 보니까 코러스에서는 똑같은 걸 반복해야 하고요.

 

제가 피처링을 많이 안 쓰는 이유도 그래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제가 직접 표현을 해야 표현도 잘 되거든요. 그래서 EP 단위로 노래를 만들 때 더 재미있었어요. 싱글로 내면 목차처럼 키워드 한두 개 정도만 풀어낸다면, EP로 발표하면 문단 느낌으로 쭉 풀어낼 수 있는 거죠. 또, 제 이야기를 이런 측면에서 풀어낼 수도 있는 걸 직접 느껴서 더 재미있던 거 같아요.

 

 

https://youtu.be/F0R2B3a__pI

 

 

LE: EP [Wallflower]에는 중국계 캐나다인인 브라니(Brahny)가 피처링으로 참여했어요. 브라니와 같은 아티스트들은 어떻게 아시게 된 건가요?

 

제가 이전부터 스포티파이(Spotify)를 썼었거든요. 그래서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 놓고 나서 연결되어 나오는 노래 중에 브라니가 있었는데, 너무 목소리가 매력적인 거예요. 그래서 다른 노래도 들어보고, 바로 인스타그램을 팔로우도 했어요. 또,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브라니에게 DM을 보냈는데요. 브라니가 마침 헨즈(Henz)에서 내한 공연을 했고, 그 때 만나서 작업까지 하게 되었죠. 처음으로 만나서 피처링을 작업한 게 처음이었고, 또 엄청나게 설렜던 게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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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LE: 두 번째 발표한 EP [Mood], 그리고 더블 싱글인 [Girl]은 어떤 작품인가요?

 

[Mood]는 제 노래 중에서 가장 튀는 결과물이에요. 제가 랩도 하고, 피처링도 다 래퍼였고, 비트도 일렉트로닉하고 힙합스러운 게 많이 가미되어 있어요. 당시에는 그런 걸 너무 해보고 싶었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힙합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물론, 그동안의 작업물이랑 결이 달라서 낼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요. 그러다가 제가 음악을 내는 게 사람들이 많이 들었으면 하는 것도 있지만, 제가 재미있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거란 결론을 내렸고요. 결국, 발매까지 하게 되었죠.

 

[Girl]은 제가 밝은 곡을 쓰고 싶었는데, 어떤 주제를 가지고 쓸지를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당시에 [Hometown] 작업을 이미 하고 있어서 앨범이 거의 완성된 상태였거든요. 그러면 [Hometown]의 프리뷰 느낌으로 어렸을 때, 혹은 어렸을 때의 내 모습, 아니면 현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야기해 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식으로 조금씩 밝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싶어서 전보다 한 단계 밝은 느낌으로 곡을 냈어요.
 

 

 

 

 

LE: 사실, 솔로 작품도 있지만요. 쟈드 님이 프라이머리(Primary), 허쉬(Hersh)부터 디디 한(DIDI HAN), 코나(KONA)를 비롯해서 글로잉독(glowingdog)까지 다양한 프로듀서분들의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를 하셨잖아요. 이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나요?

 

저는 제일 재미있었던 건 디디 한 언니랑 코나와 함께 한 작업이었어요. 다른 분들의 경우에는 제가 평소에 하던 방향이랑 맞는 음악에다 저를 피처링으로 쓴 거였는데요. 디디 한 언니랑 코나 언니는 제가 평소에 하던 음악 방향이랑 달랐거든요. 본래 본인들이 하던 음악에 제 목소리를 얹는 느낌이었고, 이런 게 저한테는 도전이었어요.

 

저는 원래 안 해봤던 음악, 혹은 하고 싶지만 내 이름으로 내기에는 용기가 부족하거나, 아니면 제가 하면 뜬금없을 거 같은 음악. 이런 음악을 최대한 다른 사람들의 노래에 참여해서 피처링으로 소화해보자는 게 목표였거든요. 그래서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그 두 명이랑 인간적인 교류가 많았어요. 대부분 피처링은 파일 주고받고, 카톡으로 대화 몇 번 하고 끝인데요. 두 사람은 만나서 대화도 하고 밥도 먹었고, 요즘까지 연락하고 지내고 있어요. 디디 한 언니 덕분에 소프(SOAP)에서 공연도 해보고, 코나 덕분에 제 목소리를 LP를 통해서 들을 수 있게 되었고요. 이렇게 피처링이 끝난 이후에도 저를 챙겨주는 걸 많이 느꼈어요.

 

 

 

 

 

LE: 2020년에는 라일(LYL)이라는 회사에 합류하신 거로 알고 있어요. 왜 회사에 합류하시게 된 건가요?

 

계속 제가 혼자 작업을 하면서 제일 아쉬웠던 게 있었어요.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는데, 나는 이 사람들한테 도움이 못 되는 거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저는 금전적이든, 영향력이든 이 사람들이 도와주는 만큼 저도 도와주고 싶었거든요. 그런 면에서 인디펜던트로 활동하면서 한계가 느껴졌고요.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어요. 혼자 하면 갇히게 되잖아요. 그런 면에서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의견을 내는 환경에서 더 재미있는 게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라일에 들어가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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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이런 생각이 있으셨군요. 그리하여 지난 6월에 첫 정규 앨범 [Hometown]을 발표하셨어요. 우선 앨범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Hometown]은 제목 그대로 고향을 다룬 앨범이에요. 여기서 고향은 꼭 자기가 어렸을 때 자란 곳만이 아니라, 마음의 고향. 내가 떠올렸을 때 마음이 편해지고, 돌아갔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인데요. 다른 분들도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그런 마음의 고향을 생각하면 좋겠어요. 사실 저는 처음 앨범 작업을 시작했을 때 고향이 너무 가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앨범도 이런 테마로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LE: 앨범의 작업은 언제부터 시작하신 건가요?

 

제가 2019년 12월 즈음에 뉴욕에 친구를 보러 놀러 갔는데요. 그때 숙소에서 너무 심심해서 프랑스에 있는 친구와 전화를 했거든요. 그러다가 너무 프랑스에 가고 싶어서 잠도 안 오고 해서 밤새 만들었던 곡이 “Hometown”이었어요. 그러고 나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터지고 나니까, 프랑스가 더 가고 싶어지더라고요. 또 고향이라는 주제가 생각보다 할 말이 더 많더라고요.

 

고향이라고 하면 단순히 그리운 곳이 아니라 마음이 따뜻해지는 곳이기도 하고, 슬퍼지는 곳이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다양한 이미지를 주는 곳이잖아요. 그만큼 고향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다를 테니 그런 걸 최대한 보여주고 싶었고요. 고향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감정이나 실제로 고향에서 그리운 것들, 고향에 가면 하고 싶은 것들, 하는 것들을 다 담아서 만들다 보니까 열네 곡이 되었고, 정규 앨범이 되었어요. 작업 기간은 대략 1년 정도 걸린 거 같아요.

 

 

 

 

 

LE: 그렇다면 이번 앨범은 다 만든 곡들을 추려서 만드신 건가요?

 

아니요. 추가해서 만들어진 앨범이에요. 원래는 두 곡으로 시작했다가 추가하다 보니 EP 규모가 되었고요. 또 추가하다 보니까 정규 앨범이 되었어요.

 

 

 

 

 

LE: 앨범의 트랙리스트는 어떻게 구성하신 건가요? 특별한 스토리라인이 있나요?

 

다행히도 앨범 속 스토리랑 음악적 흐름이 맞은 거 같아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고, 공허함을 느끼는 것부터 시작해서요. 고향에 돌아가면 뭘 하고 싶다. 그래서 실제로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행을 떠나고, 고향에 돌아가서 기쁜 내 모습, 내가 고향에서 좋아하는 음식들, 파리에서 하고 싶은 것들, 그리운 것들을 이야기하고요. 이제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친구들에게 언제 다시 볼 줄 모르니까, 최대한 같이 있는 시간을 추억하고 많이 웃자는 식으로 앨범이 끝나거든요. 하나의 여행처럼 고향을 그리워하면서부터 다시 돌아오는 과정까지를 담아낸 앨범이에요.

 

 

https://youtu.be/Iddrm7DADA4

 

 

LE: 사실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진이 심상치 않아요. 내로라하는 실력을 지닌 프로듀서분들이 앨범에 참여하셨는데요. 앨범의 프로듀서들은 어떻게 선정하게 되었나요?

 

일단 제가 이 앨범을 만들 때 원했던 무드를 어떤 사람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이런 걸 고려했을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이 호이웨이브(hoiwave)였어요. 제가 냈던 곡 중에서 “Wallflower”가 가장 마음에 들기도 했고요. “Wallflower”의 분위기를 조금 더 업그레이드해서 내보고 싶었던 게 이번 정규 앨범이었거든요. 또, 제가 호이웨이브의 곡에 멜로디를 쓰는 게 재미있어서 부탁하게 되었고요.

 

케빈(Kevin)이라는 친구도 제가 예전부터 교류도 많이 하고, 작업도 같이하고 그랬거든요. 진짜 잘하고 숨어있는 고수 같은 느낌이에요.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는 리얼 인스트루먼트 같은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 실제 악기를 다루거나 넣고, 그런 자연스러운 소리를 원했거든요. 그런 면에서 케빈이라는 친구가 악기도 많이 다룰 줄 알고, 그루비한 느낌을 잘 살릴 거 같아서 부탁하게 되었고요. 서사무엘 님 같은 경우에는 가장 작업을 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라 연락을 드렸어요.

 

롬더풀(Romderful)은 제가 이 앨범을 만들 당시에 제일 빠져 있었던 아티스트 중 한 명이었어요. 보컬리스트는 사일로 노즈라(Sylo Nozra)였다면, 프로듀서로는 롬더풀이었거든요. 예전에 소프에서 한 번 만났었는데요. 그 후에 나온 앨범을 들어봤는데 너무 잘하는 거예요. 그래서 함께하면 진짜 재밌을 거 같고 멋있는 거 나올 거 같아서 연락을 해봤는데 마침 한국을 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작업을 같이해보자 했는데, 흔쾌히 허락해서 작업하게 되었죠.

 

 

 

 

 

LE: 이번 정규 앨범의 작업 과정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나요?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을까요?

 

반반으로 나뉘는데요. 제가 레퍼런스 트랙을 최대한 많이 드리고, 이런 느낌의 무드였으면 좋겠고, 앨범은 이런 내용이란 걸 최대한 설명해드렸고요. 프로듀서분이 이런 걸 들었을 때 떠오르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린 게 반이고요. 나머지 반은 타입 비트나 코드를 찍은 비트 위에 제가 멜로디를 써 놓고, 이걸 프로듀서님만의 스타일로 해석해서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고 보내 드렸어요. 실제로 서사무엘 님 같은 경우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허밍만 했는데 “Trip”이라는 곡이 나왔어요. 너무 멋있고 재미있었죠.

 

https://youtu.be/mlLr0_SiybE

 

이번에는 특히 박준우랑 함께한 “Go Back”의 작업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일단, 밝고 경쾌하면서 촌스럽지 않은 곡을 써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지를 고민했는데요. 그러다 우연히 준우를 알게 되어서 연락을 하고, 한번 만나보자 해서 만나게 되었는데요. 제가 누군가와 작업하면서 이렇게 많이 만나고 친해진 건 처음이었어요. 준우가 단순히 곡만 써서 보내주는 게 아니라, 계속 서로 이야기하고 피드백하고 같이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Go Back”을 재미있게 작업했던 기억이 있어요.

 


https://youtu.be/XeIgsyeVFnY

 

 

LE: 앨범의 나머지 타이틀곡 “Hometown”과 “Bug”의 작업 과정도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Hometown”은 제가 미리 멜로디를 미리 써 놨던 곡이었어요. 저는 이 곡이 조금 더 드라마틱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고향을 생각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최대한 한 곡에 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저는 이 곡을 뮤지컬처럼 만들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히 곡이 밋밋하게 흘러가는 느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파형이 큰 거 같아요.

 

가사 같은 경우에는 가장 앨범의 메인이 되는 이야기인 거 같아요. 전체적인 앨범의 내용이 고향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소중한 곳인지를 떠나보고 나서야 알 수 있다. 또, 돌아갔을 때 이 감정을 몇 배로 느낄 수 있고, 이걸 내 눈이나 마음에 간직해 두고 싶다. 이런 내용이 함축적으로 들어간 노래이고, 곡의 무드도 호이웨이브가 많은 감정이 어려 있는 걸 잘 표현해줬어요.

 

“Bug”는 무조건 사일로 노즈라랑 곡을 하나 하고 싶다. 그런데 어떤 프로듀서랑 해야 할지를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바스큘럼(vsclm)한테 곡을 받았는데 ‘아, 이거다.’ 싶었어요. 제가 피에(fieh)의 “25”라는 곡을 좋아하는데, 베이스라인이 되게 좋거든요. 그런데 바스큘럼이란 친구도 베이스라인을 되게 잘 찍거든요. 그래서 이 곡에다가 사일로 노즈라랑 같이하면 진짜 잘 어울릴 거 같았어요.

 

또, 사일로 노즈라도 한국계 캐나다인이고, 저도 한국인이지만 외국에서 자란 사람이거든요. 이런 두 명이 만나서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Bug”는 저희의 겪는 정체성의 혼란. 어렸을 때의 기억이나 추억이 사라지고, 어렸을 때 썼던 고향의 언어가 생각 안 나서 버벅거리는 모습을 컴퓨터 버그에 빗대 표현한 트랙인 거죠.


 

 

 

 

LE: 또, 이번 앨범은 “Monster”처럼 슬프지만 밝은, 밝지만 슬픈. 이런 혼합된 정서가 잘 담긴 프로젝트이기도 헀어요. 가사나 표현을 가장 많이 신경 쓴 곡이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감정이 많이 실린 곡은 “Remember”라고 생각해요. 다른 곡들이 고향에 관한 내용이라면, 이 곡은 추억에 관한 노래거든요. 그리고 곡을 처음 받았을 때 “Remember”는 마지막 트랙이라 생각했고, 딱 들었을 때 합창단이 생각났으면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떤 내용이나 가사를 곡에 넣으면 좋을까 고민을 했는데요. 저는 그때 지오디(god)의 “촛불하나”가 생각났어요. 콘서트를 하면 마지막에 모두 떼창을 하는 느낌으로 말이죠.

 

“Remember”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지금 만나면 어제 만난 것처럼 웃고 떠들 수 있겠지? 하지만,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니깐 이 순간을 최대한 기억하자’라는 내용의 곡이었어요. 그래서 곡의 무드도 잘 어울렸고요. 내용도 들을 때마다 울컥하는 게 있더라고요. 사실 원래는 곡을 더 웅장하게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었는데요. 굳이 그렇게 만들지 않더라도 충분히 제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래서 “Remember”는 들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곡인 거 같아요.

 

 

 

 

 

LE: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 시간을 되돌려 2000년으로 오는 듯한 느낌을 주는 “2000”도 인상적이었어요. 쟈드 님에게 2000년, 혹은 2000년대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일단 저는 2000년도에 프랑스로 갔거든요. 그러다 보니 2000년이 어떻게 보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났던 해예요. 제가 프랑스에서 유년기를 보낸 게 2000년대 초반이고, 힘들었던 추억이든, 행복했던 추억이든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게 2000년대예요. 또, 그 유년기를 보낸 곳이 프랑스이고요. 프랑스는 보존에 신경을 많이 써서 잘 안 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파리에 갈 때마다 모든 게 똑같고, 모든 집이 그대로 있고, 사람들도 그대로 있고, 기억 속에 있는 것들이 변화 없이 그대로 남아 있다. 나의 2000년대는 변화가 없다. 이런 이야기를 토대로 곡을 쓰면 재미있을 거 같아서 “2000”이란 곡을 만들게 되었어요.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미래를 꿈꾸거나 생각하거나 현대적인 것보다 옛날 추억에 사는 성격이거든요. 말하자면 #갬성. 이런 걸 좋아하거든요. 저는 어렸을 적 생각도 많이 하고, 옛날 노래도 자주 들어요. 어렸을 때부터 나이 드는 게 너무 무섭고 싫었어요. 이런 식으로 현재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2000년대는 지금이랑 다른 게 없는 거 같아요.

 

 

 

 

 

LE: 이후에 “Pho 14”라는 곡이 나오는데요. 곡의 타이틀은 쟈드 님이 즐겨 가던 식당을 의미하는 건가요?

 

제가 파리에 자주 가는 쌀국수집인데요. 원래 상호는 따로 있는데 모두가 ‘포 14’라고 부르는 쌀국수집이에요. 진짜 맛있어요. 제가 쌀국수를 진짜 좋아해서 어떤 나라를 가든 쌀국수를 한 번씩 먹어 보는데요. 여태 먹었던 곳 중에서 그 곳이 가장 맛있어요. 또, 부모님이 지금 독일에 살고 계시는데, 부모님이 독일에서 차를 타고 파리로 먹으러 갈 정도로 좋아하는 곳이에요. 그만큼 어렸을 적에 부모님이랑 자주 가던 곳이고, 파리 가면 꼭 들리는 곳이거든요.

 

누구든 그런 곳이 하나씩 있잖아요. 식당이든 뭐든 나에게 많은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 말이죠. 너무 그리운 장소 중 하나여서 이번 앨범에 꼭 “Pho 14”를 넣고 싶었어요. 이곳이 진짜 맛있다. 이걸 맛보면 천국을 경험할 수 있다는 내용을 썼고요. 사실 이 노래의 숨은 포인트가 있어요. 어릴 적 프랑스에서 봤던 하리보 광고의 멜로디를 후렴구에 비슷하게 썼어요. 처음에는 의도를 한 건 아니었는데, 쓰고 보니까 하리보 광고의 멜로디랑 비슷하게 나왔더라고요.

 

 

 

 

 

LE: 또, 마지막으로 CD에만 담겨 있는 트랙인 “Home”은 어떤 노래인가요?

 

“Home”은 앨범의 다른 트랙들과 완전히 무드가 다른 곡이예요. 저는 샘 스미스(Sam Smith)의 “I’m Not The Only One”과 비슷한 바이브란 피드백을 받았거든요. 이 노래에서는 좀 팝적이면서도 슬프고 애절한 걸 써보고 싶었거든요. 노래를 써보니깐 너무 좋았는데, 이 곡을 앨범에 어디에 넣어도 너무 튀더라고요. 그래서 앨범에 넣기에는 뭔가 그랬어요.

 

대신에 CD를 구매한 분들이 들으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굿즈 하나 끼워주면 너무 식상하잖아요. CD를 산 분들만이 들을 수 있는 선물 같은 곡인 거죠.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하는 곡이고, 부르면서 기분 좋은 곡이었어요. 다른 노래는 슬프면서 밝은 느낌이 있다면, 이 노래는 슬프면서 슬퍼요. 내용도 나 집 가고 싶어, 꼭 데려가 달라는 내용이에요.

 

 

 

 

 

LE: CD 이야기가 나와서 질문을 드리자면요. 이번 앨범의 커버가 너무 귀엽더라고요. 이건 파리에서 보셨던 비둘기를 표현하신 건가요?

 

네, 베레모를 쓰고 있는 비둘기예요. 일단, 앨범 커버에서 파리의 느낌을 내고 싶었고요. 이번 앨범의 가사 중에 날아간다는 이야기가 되게 많거든요. 또, 비둘기가 프랑스를 대표하는 이미지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제가 베레모를 좋아해서 비둘기에 베레모를 씌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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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공감했으면 좋겠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LE: 앨범 이야기를 이렇게 나눠봤는데요. 듣는 분들이 이번 앨범을 어떻게 들으셨으면 하나요?

 

조금 전에도 제가 이야기했지만요. 이번 앨범을 들을 때 프랑스 생각을 하지 마시고, 자기 마음의 고향을 생각하며 들으셨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생각하는 마음의 고향이 침대일 수도 있고요. 그렇게 각자 가장 마음이 편하고, 가고 싶고, 그리운 곳을 생각하며 들으면 각자 느끼는 점이 다를 거로 생각해요. 또, 요즘 같은 시기에서 여행같이 하고 싶지만 할 수 없고,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것들. 그런 그리운 정서와 행동을 생각하시면서 앨범을 들으면 되게 공감이 많이 될 거 같아요.

 

 

 

 

 

LE: 본인의 이름을 건 첫 정규 앨범의 만족도는 어떠셨나요? 점수를 매기자면요?

 

5점 만점에 4.3점이요. 정말 좋고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앨범인데요.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래서 마음만으로는 5점을 주고 싶은데, 여지를 조금 남겨 두고 싶어요.

 

 

 

 

 

LE: 이런 쟈드 님을 정의할 수 있는 키워드가 있을까요? 또, 본인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어떤 문장이 어울릴까요?

 

알 수 없음? 자유분방함? 뭔가 알 거 같으면서도 모르는 게 있는 거 같아요.

 

 

 

 

 

LE: 쟈드 님은 자신의 음악을 뭐라고 소개하고 싶으신가요?

 

저도 저를 잘 모르겠는데, 리스너도 마찬가지일 거로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네오 팝? 사실 사람들은 제 음악을 알앤비라고 하는데, 제 귀에는 제 음악이 대중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람들이 편하게 듣고, 따라 부르기 좋은 느낌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 음악은 지금 시대에 맞게 이것저것이 있는 새로운 팝인 거 같아요.

 

 

 

 

 

LE: 그렇다면 쟈드의 음악을 못 들어본 힙합엘이 유저에게 곡 하나만 추천한다면 어떤 곡을 추천해주고 싶으신가요?

 

입문 곡은 “Wallflower”나 “Hometown”이 있을 거 같아요.

 

 

 

 

 

LE: 세계에서도 쟈드 같이 다양한 나라의 문화와 음악을 절충해 선보이는 뮤지션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잖아요. 이런 분들과 자신의 차이점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진짜 지극히 제 이야기만을 한다는 것? 모든 곡이 제 경험에서 다 나온 거고요. 대중이 뭘 좋아할까? 어떤 게 좋을까? 그런 걸 고민하기보다 제가 일기를 쓰듯이 노래를 쓰는 거라 가사에 허구가 하나도 없어요. 어떤 캐릭터 없이 순수한 제 이야기예요. 그래서 신기하게도 제 음악에는 사랑 노래가 거의 없어요. 당연히 저도 연애를 하고, 사랑이라는 것도 알지만요. 사랑이라는 주제는 듣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비슷할 거로 생각해서 열려 있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만이 느끼는 감정은 당연히 아닐 테지만, 사람들이 조금 열려 있어서 들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LE: 그렇다면 쟈드 님이 생각하는 좋은 노래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노래는요. 행복한 내용의 노래는 기분이 좋을 때 굳이 기분을 더 좋게 만들 필요가 없는데요. 대신에 힘들 때 같이 공감을 해주면, 위로해주는 것보다 되게 더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저의 기쁨을 나누는 것보다 슬픔을 나누는 것에 집중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그런 게 서로 공감도 많이 되고, 친밀한 느낌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저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같이 슬픔을 나누는 걸 강조를 많이 하셨어요. 부모님이 기쁨은 굳이 네가 같이 안 나눠도 그 사람이 충분히 기쁘지만, 슬픔은 네가 같이 나누면 그 사람의 슬픔이 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들으면서 그런 걸 많이 공감했으면 좋겠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선우정아 님의 “삐뚤어졌어”인데요. 저는 그 노래를 들으면서 진짜 많이 위로를 받았거든요. ‘괜찮아, 힘을 내.’ 이런 게 아니라 ‘나는 왜 이러지?’ 하는 가사가 오히려 같은 생각을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훨씬 더 공감되고 저에게 와 닿았어요. 저도 그런 식으로 가사를 쓰려고 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도 ‘나 진짜 힘들다. 너도 힘들지? 이겨내야지.’는 식으로 힘듦을 미화시키는 게 아니라 ‘나 너무 힘들고 어쩔 수가 없어. 다 그런 거야.’ 이런 식으로 가사를 쓰려 해요. 저는 시적이거나 아름다운 것보다도 있는 그대로의 날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거 같아요. 제가 선우정아 님을 좋아하는 이유도 가사가 직설적이고, 일상적으로 느껴져서거든요.

 

 

 

 

 

LE: 또, 본인 외에도 많은 리스너가 들어줬으면 하는 아티스트를 추천해주자면 누가 있을까요?

 

지금 떠 오르는 사람은 사일로 노즈라? 목소리도 예쁘고, 너무 사람이 괜찮아요. 그 친구가 제 곡에 참여하는 건 데도요. 서로 어떤 사람인지 서로 알고 그래야 가사를 쓰고 노래를 하는 데 있어서 진실성 있게 할 수 있을 거 같다 했거든요. 그래서 저랑 시간을 맞춰서 한 시간 동안 통화를 했어요. 그때 음악과 일상 이야기를 나눴어요.

 

 

 

 

 

LE: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있으신가요?

 

열심히 활동할 거고, 작업하는 게 재미있어서 계속할 예정이에요. 이번에는 좀 새로운 면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 동안 밝은 쟈드를 보여드렸다면, 이제는 신나는 쟈드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또 음악뿐만 아니라 여러 모습을 조금 더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 유튜브 채널을 활성화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공식적인 것만 올라오는 채널이긴 하지만 소통의 창처럼 쓰고 싶어서 일상적인 것도 올리고, 심심할 때 즐겨 하는 커버 영상도 올릴까 생각 중이에요. 아무래도 요즘은 오디오도 오디오지만, 비디오도 중요한 시대라서 한 번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LE: 구독, 좋아요. 누르도록 하겠습니다. (전원 웃음) 마지막으로, 힙합엘이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많은 분이 저에 대해서 처음 아셨을 거 같은데요. 앞으로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제 음악은 그냥 틀어 놓고 뭐 하기 좋거든요. 그렇게 한 번씩 들어봐 주시고, 공감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LE: 인터뷰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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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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