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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Mary J. Blige - A Mary Christmas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3.12.19 18:55추천수 1댓글 1

mjb-a-mary-christmas.jpg

Mary J. Blige - A Mary Christmas

01. Little Drummer Boy
02.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03. My Favorite Things
04. This Christmas
05. The Christmas Song (Chestnuts Roasting on an Open Fire)
06. Rudolph, The Red-Nosed Reindeer
07. When You Wish Upon a Star (Feat. Barbra Streisand and Chris Botti)
08. Mary, Did You Know
09. Do You Hear What I Hear? (Feat. Jessie J)
10. Petit Papa Noel
11. The First Noel (Feat. The Clark Sisters)
12. Noche De Paz (Silent Night) (Feat. Marc Anthony)


켐(Kem)과 씨 로(Cee Lo Green) 등 남성 보컬리스트 중심이었던 지난 크리스마스/알앤비 앨범 시장의 판세는 올해 리오나 루이스(Leona Lewis), 테이마 브랙스턴(Tamar Braxton),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이하 MJB)에 의해 역전되었다. 캐롤 음반 발매는 상업적 이득이 크지만, 그만큼 그 기회가 커리어의 정점에 도달했거나 빠른 상승세를 기록하는 뮤지션 일부에게만 제공된다. 오랜 기간 성공을 이어오곤 있지만 사실상 지는 태양이라고 볼 수 있는 MJB이기에, 뒤늦은 캐롤 앨범 발매를 향한 의문이 음반에 대한 호기심보다 앞선다.
 
개인적으로 MJB의 새 앨범이 발매되면 강박적으로 찾아듣는 편인데, 이는 MJB의 음악 스타일이 힙합소울을 기반으로 정형화되어 있어 예상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데도 항상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강한 드럼과 선 굵은 소울 보컬을 앞세운 스타일과 캐롤이라는 장르가 이번 앨범 [A Mary Christmas]에서 어떤 방식으로 융합할지에 대한 궁금증은 기존의 MJB 신보 발매 때마다 가졌던 기대감 혹은 호기심과는 분명 다르다. 아마도 이런 부분을 조화시키는 어려움 때문에 이제껏 그녀의 크리스마스 앨범 발매가 되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 조정자로서의 역할은 다수의 히트 캐롤 음반을 제작했던 베테랑 프로듀서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가 담당했다.
 


♪ Mary J. Blige -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우리의 질문에 대한 MJB의 대답은 앨범의 첫 트랙 "Little Drummer Boy"에서 이뤄진다. 강한 드럼도 과하게 감정이 개입된 보컬도 없이 시작되어 캐롤 특유의 크루닝 창법에 순응하는 듯하지만 중후반부에 들어서 자신의 스타일을 폭발시킨다. 알앤비 크루너로서의 역량을 과시하는 순간("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The Christmas Song" 등)도 존재한다. 이번 앨범에서 등장하는 객원들도 눈여겨볼 만 하다. 트럼페터 크리스 보티(Chris Botti)와 대선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를 초빙하여 재즈 분위기를 내기도 하고 제시 제이(Jessie J)와 함께 캐롤의 알앤비적인 해석을 보여주기도 한다. 가스펠 그룹 클라크 시스터즈(The Clark Sisters)를 대동한 "The First Noel"이라든지 마크 앤소니(Marc Anthony)와 함께하여 두 언어(영어와 스페인어)로 들려주는 "Noche De Paz (Silent Night)"도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에 잘 부합하는 양호한 트랙들이다.
 
이번 앨범을 지배하는 분위기는 크리스마스의 즐거움과 아름다움보다는 쓸쓸한 분위기다. 신 나는 곡보다는 잔잔한 곡이 주가 되고, 경쾌한 곡의 분위기마저 반전시키고 있다. 음침한 분위기가 공존하기는 하지만 경쾌한 분위기와 앙증맞은 가사가 핵심인 "My Favorite Things"는 MJB의 침체된 해석이 곡을 지독하게도 우울하게 바뀌었으며, 캐롤 중에서도 펑키(Funky)한 축에 속하는 "This Christmas"마저 어딘가 모르게 처져 있다. 여기에 곡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브라스는 소리만 클 뿐 기계적이어서 하나의 효과 이상의 감흥을 주지 못해 크리스마스 캐롤의 대표 격인 "This Christmas"는 그다지 흥겹지 못하다. 이 모든 것들이 의도된 것이고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해석이라고 보기에는 이어지는 "Rudolph, The Red-Nosed Reindeer"는 지나치게 펑키하다.
 
이번 앨범에서 MJB가 무엇을 보여주려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번 앨범에서 청자들에게 만족을 주는 트랙들은 아예 크루너로의 모습을 보여줬거나 자신의 스타일을 캐롤에 접목시킨 앨범 전반부에 위치한 일부 곡뿐이다. 기존 팬들을 만족시키려는 것도, 캐롤의 분위기를 완전히 차용한 것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스타일의 [A Mary Christmas]는 완성된 작품으로 만들려는 의도보다는 상업적인 목적이 뚜렷하게 드러난 컴필레이션 앨범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다양한 재능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무엇 하나 확실히 가져가지 않는 이번 앨범은 양측의 청자들 모두에게 크게 어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애초에 MJB가 캐롤이라는 장르에 썩 잘 부합하는 아티스트가 아니란 점을 감안한다면 그럭저럭 선방을 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지난해에 켐과 씨 로가 각자의 캐롤 음반에서 자신들의 음악 스타일과 크리스마스의 스타일을 모두 완벽하게 보여준 것을 떠올리면 이번 앨범의 실망감은 더욱 크게만 느껴진다. 


글│greenplaty
편집│sou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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