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ny Kravitz - Black and White America (2011)
1. Black and White America
2. Come and Get it
3. In the Black
4. Liquid Jesus
5. Rock Star City Life
6. Boogie Drop
7. Stand
8. Superlove
9. Everything
10. I Can't Be Without You
11. Looking Back on Love
12. Life Ain't Better Than It Is Now
13. The Faith of a Child
14. Sunflower
15. Dream
16. Push
평점: A+
추천곡: 2, 5, 8
(영상 - 2번 트랙 'Come On Get it')
'독창성 전혀 없이 선배 뮤지션들의 음악을 모방하기 급급한 따라쟁이'에서 'retro rock의 원조이자 제왕'으로 그 위치가 격상된 Lenny Kravitz를 보면 몇 가지 흥미있는 사실들을 파악할 수 있다. 첫째로, 시간이 흐르고 내공이 쌓임에 따라 한 뮤지션이 음악적으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아무리 음악적으로 성장한다 한들 대중적인 반응이 시들하면 음악 생활을 이토록 오래하지 못했을 터. 결국 그에 대한 평판이 갈수록 격상된 것은 '살아남는 자가 진정 위대한 자'라는 만고 불변의 진리를 확인시켜 주는 경우라고도 할 수 있다. 셋째, 시대가 변하고 음악계의 흐름이 변함에 따라 예전에는 '선배 뮤지션 음악 흉내내기'가 지탄과 비웃음의 대상이었던 것에 반해 이제는 '복고적인 색채를 훌륭하게 살려내는' 이라는 말로 포장되며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즉 예전에는 대중적/비평적으로 별로였던 스타일의 음악이 시간이 조금 지나면 멋진 음악으로 칭송받는가 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는 이야기.
아무튼, 이렇게 자신의 음악적 발전과 성숙 + 강한 끈기와 생명력 + 시대 조류의 변화를 통해 Lenny는 여전히 음악계에서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상업적으로나 음악적으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21세기 들어와서 발매한 그의 정규 앨범들은 (2004년 작 'Baptism'을 제외하고는) 단순히 그를 'retro rock의 제왕', 혹은 '60-70년대 록 음악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뮤지션'의 카테고리로 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독창적이고도 다양하고 신선한 음악들을 담고 있다. 직선적인 강렬함, 그리고 기름기가 빠지다 못해 바싹 마른 느낌이 들 정도의 간결함으로 무장했던 음반 'Lenny' (2001)나 솔직하고 치열한 느낌이 돋보였던 전작 'It Is Time for a Love Revolution' (2008) 등을 통해 Lenny는 음악적 성숙과 더불어 여전히 꺼지지 않은 창작력과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 주었으며, 2010-2011 시즌 NBA 티비 광고 음악으로 쓰인 'Come on Get It' 및 NBA 올스타전 초청 가수로서 행한 공연 등을 통해 대중들과도 여전히 끈을 유지하고 있는 그를 발견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위에서 이야기한 싱글 'Come on Get It'이 실려 있는, 3년 만에 내놓은 본작 'Black and White America'는 2000년대에 내놓은 그의 정규 음반들 중 가장 신선하고 뛰어난 음악들을 담고 있다.
첫 곡 'Black and White America'의 리드미컬한 록 음악으로 문을 여는 본작은, Lenny 음악의 트레이드 마크인 복고적인 록음악과 더불어 funky한 리듬감이 담긴 그루브한 곡들이 일단 귀를 잡아 끈다. 게다가 풍성한 신디사이저/키보드 사운드 및 의외의 댄서블한 비트들, 그리고 Jay-Z와 Drake 등 트렌디한 힙합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의 참여 등을 통해서 그의 복고적인 음악 위에 현대적인 색채를 강하게 덧칠했다.
덕분에, 이 앨범은 Lenny의 어떤 앨범들보다도 풍성하고 다채로운 사운드와 세련미를 자랑한다. 'Come on Get It'의 맛깔스러운 브라스 세션 연주와 funky한 리듬감은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할 정도로 흥겨우며, 'Rock Star City Life'는 전형적인 Lenny 스타일의 간결하고 바싹 마른 록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피처링으로 참가한 Jay-Z의 영향력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모던한 곡 'Boogie Drop'이나 화려한 키보드/신디사이저 연주가 듣는 이를 사로잡는 'Looking Back On Love', Prince의 느낌마저 풍기는 그루브한 곡 'Superlove'나 'Life Ain't Better Than It Is Now', 그리고 멜랑콜리하고 촉촉한 분위기와 리듬감의 조화가 일품인 'Liquid Jesus' 등 수록곡 한 곡 한 곡이 모두 듣는 재미가 있다.
이렇게 맛깔스럽고 리드미컬하며 다채로운 느낌의 록음반은 꽤나 오랫만이다. 이제는 분명 음악적, 상업적으로 전성기는 지난 중견/노장급 뮤지션이 되었지만, Lenny는 여전히 신선하고 듣기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이렇게 20년도 넘게 꾸준히 메이저 무대에서 활동하며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이 존재한다는 점은 Lenny의 대단함이기도 하지만 영미권 음악계의 대단함이기도 하다. 확실히, 우리나라 음악계와 비교하면 영미권 음악계의 이런 점은 좀 부럽다.
글 | 델리키트
오 요 앨범 체크만 해놓고 듣지는 않았는데 한 번 들어봐야 겠네요 ㄷㄷ
진짜진짜 괜찮은앨범!!
짱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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