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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005년, 웨스트의 해(The 'West' Year) (1)

쏘울풀몬스터2011.10.09 19:28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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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웨스트의 해(The 'West' Year) (1)

 

때는 바야흐로 2005년, 뉴욕힙합이 저물고, 남부의 크렁크가 성행하기 시작한 2004년을 지나 2005년 역시 이야깃거리가 참 많았던 한해다. 2003년에는 데뷔싱글로 힙합역사 100대 트랙에 꼽힌 50센트, 2004년은 세계적으로 피치올린 샘플링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칸예 웨스트가 있었다면 2005년의 힙합씬에는 또하나의 거물급 신인이 등장한다.

그 이야기는 아래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당시 메인스트림은 칸예 웨스트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함께 투어를 다니며 이름을 알린, 오랜만에 제대로 된 소울보컬, 존 레젼드가 올디너리 피플로 핫샷 데뷔하기도 했고, 힙합 알앤비 아이돌 그룹인 비투케이의 메인보컬, 오마리온이 넵튠즈의 프로듀싱 아래 솔로로 데뷔하여 제2의 어셔 자리를 넘보기도 했다. 시간을 되돌려 역시나 화려했던 2005년으로 되돌아가보자.

 


 

1. 칸예 웨스트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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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nye West (Feat.Adam Levine) - Heard 'Em Say (2005)

칸예 웨스트는 프로듀서로서의 자신의 입지를 굳혀나가기 시작했다. 그의 두 번째 앨범은 전작 보다 더 산뜻하면서도 굵직한 히트곡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마룬파이브의 보컬과 함께한 '헐음세이', 루페 피아스코와 함께한 '터치더스카이', 제이지와 함께한 '다이아몬드', 레이찰스의 '아가러워먼'을 샘플링한 '골드디거' 등 발표하는 싱글들마다 차례로 대히트를 기록하며 그는 메인스트림의 최정상급 프로듀서로 단숨에 발돋움하게 된다. 그의 멈출줄 모르고 솓아나는 크리에이티브는 자신의 앨범 밖에서도 빛이 났는데, 2005년 가장 핫한 힙합앨범들 중 하나였던 커먼의 '비' 앨범 메인프로듀서로써 활약하기도 했고, 2005년 뜨거운 관심속에 데뷔한 더게임과 함께했던 '드림스' 역시 대히트를 시켰다.


♬ Kanye West (Feat.Jamie Foxx) - Gold Digger (2005)

그는 두 번째 앨범에서 전작에 비해 훨씬 다듬어진 랩 실력을 보여줌으로써 래퍼로서도 서서히 자리매김해 나가기 시작했다. 칸예가 몰라보게 좋아진 랩을 선보이는 바람에 같은 '터치더스카이'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린 천재 래퍼, 루페 피아스코를 고스트 라이터로 쓰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하게 돌아다닐 정도였는데, 칸예는 점차 자신의 센스를 바탕으로 프로듀서 뿐아니라 엠씨로서도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2. 웨스트코스트 갱스터 힙합의 부활, 더 게임
 

2005년, 칸예 웨스트의 시대라고 해도 될만큼 독보적이었던 그에게 대적할 무시무시한 신인이 등장한다. 컴튼 출신의 인상도 험악한 그가 바로 더게임이다. 애프터매스의 닥터드레가 그의 첫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았고, 지유닛의 수장, 50센트의 탁월한 훅메이킹을 도왔다. 전설적인 프로듀서, 닥터드레의 녹슬지않은 프로듀싱을 등에 업고 더게임은 자신의 데뷔앨범을 발매 첫주만에 60만장 가까이 팔아치우는 기염을 토해낸다. 이 앨범은 전세계적으로 5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이 앨범을 통해 더게임은 단숨에 미국 메인스트림에서 탑클래스 엠씨가 된다.

지훵크가 몰락한 이후로 웨스트코스트 힙합은 계속해서 쇠퇴의 길을 걸었는데, 그래서 더게임의 등장은 더 상징적인 것이었다. 이 앨범의 첫 싱글 '웨스트사이드스토리'야 말로 2000년대에 발표한 닥터드레 최고의 웨스트코스트 트랙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데, 긴장감넘치는 피아노 소리와 50센트의 중독적인 훅이 일품이고 훅 말미에 "Nigga Westside!" 라고 샤우팅하는 부분은 다시금 미 서부의 힙합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기 충분했다. 이후에도 더게임은 연이어 굉장한 웰메이드 트랙들을 쏟아냈고, '하위두'나 '헤잇올러빗' 역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칸예 웨스트와 함께한 '드림스'에서 떠나간 사람들에 대한 리스펙트와 자신의 철학들을 비장하게 또는 덤덤하게 쏟아내면서 '잠은 죽음의 사촌이야' 등의 무수한 펀치라인으로 팬들을 놀라게 하는가 하면, 팀보와 함게한 '풋츄온더게임'에서는 팀보만이 해낼 수 있는 신의 한수와 함께, 더게임은 무한한 갱스터 스웨거를 뽐내면서 팬들을 설레게 했다.

첫 앨범이 나오고 얼마지나지 않아 더게임과 50센트의 갈등이 커지면서 지유닛과 더게임의 비프전이 벌어졌고, 이는 그 해 힙합씬의 가장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어쨋든 더게임의 등장은 웨스트코스트와 닥터드레의 부활, 그리고 지유닛의 영원할 것만 같은 전성기에 제동을 거는 슈퍼엠씨의 등장 등 여러모로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3. 천재를 선택한 귀신, 스눕독과 넵튠즈 

♬ Snoop Dogg - Drop It Like It`s Hot (Feat. Pharrell Williams) (2004)

 
웨스트코스트의 부활에서 스눕독의 명작, R&G를 빼놓으면 안된다. 지훵크가 몰락의 길을 걷던 시간 동안도 타고난 랩실력으로 스눕독은 계속해서 그 명성을 이어왔다. 그러던 2000년대 중반, 스눕독은 넵튠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색으로 변신하기를 선택한다. 어떤 비트에서든 훌륭하게 자신의 명확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랩귀신, 스눕독에게는 어쩌면 망설일 필요도 없이 당연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7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R&G는 부제를 '더 매스터피스'라고 지을 정도로 자신의 앨범에 대한 자신감 드러냈다.

2004년 10월에 발매된 싱글 '드랍잇라이킷쌋'은 스눕독의 커리어에서 가장 기억할만한 트랙 중 하나가 아닐 수 없다. 둥둥 낮게 울리는 베이스드럼과 퍼렐의 입으로 낸 소리들을 가지고 비트를 만든 넵튠즈의 기가 막힌 프로듀싱, 그리고 어떤 비트에 랩을 하든 비트를 압도해버리는 스눕독의 랩핑. 이 최고의 트랙은 전세계 힙합팬들을 흥분시켰고,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빌보드차트 각 부문의 1위를 휩쓸었다. 그 해 그래미에서도 퍼렐 윌리암스와 함께 여러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이 싱글 하나로 더블 플래티넘의 기염을 토했다. 힙합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이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

이외에도 R&G 앨범은 넵튠즈와 함께한 '렛스겟블라운', '싸인즈' 그리고 비지스와 함께한 '업스&다운' 등 완성도 높은 트랙들로 가득차 있어 미국 내에서만 170여만장을 팔아치웠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4. 꺼져가는 뉴욕 힙합씬의 마지막 불빛, 나스


힙합역사상 최고의 명반, '일매릭' 이후에 딱히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나스가 2004년 심기일전해서 2CD로 발매한 앨범, '스트릿`츠 디싸이플'. 이 앨범은 '나스가 돌아왔다'는 많은 힙합팬들의 관심과 더불어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빌보드차트 5위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힙합씬의 중심이었던 뉴욕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던 시기에 마지막 타오르는 불빛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작이었던 이 앨범. 그 중 첫번째 씨디에 수록된 '저스떠모먼'은 전 세계 모든 종류의 폭력에 의해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노래다. 고통받는 이들을 보며 침묵하는 우리 모두에게 강한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나스의 명곡이다. 이 외에도 도기프레쉬, 루다크리스와 함께한 힙합명곡, '벌고'와 레젼더리 살람레미 프로듀싱에 자신의 아버지인 올루다라와 함께한 '브릿징더갭' 등 멋진 트랙들로 꽉차있는 앨범이었다.


 

 

 

* 2005, 추억의 명곡


♬ Common - The Food (Feat. Kanye West) (2004)
 
커먼이 2005년 발표한 히트앨범 '비'의 첫 싱글로써, 샤펠쇼에서 이 곡의 프로듀서 칸예웨스트와 함께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펼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칸예 웨스트가 자신의 색깔을 마음껏 펼쳤던 이 앨범은 힙합/알앤비 챠트 1위를 포함하여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전체 챠트 2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앨범은 커먼에게도 일종의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이제는 칸예 웨스트의 시대다' 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앨범이기도 했다.

 

 



♬ Terror Squad - Lean Back (Feat. Remy Ma) (2004)

빌보드 차트에서 한달 이상을 1위에 랭크되어있었을 정도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트랙이다. 2005년 BET어워즈최고의 여자 아티스트로 선정된 레미마와 팻조가 이끄는 테러스쿼드의 최고 히트트랙으로 스캇스토치의 쫄깃하고긴장감 넘치는 프로듀싱과 중독성 있는 훅, 그리고 비좁은 클럽에서 추기 좋은 율동 등으로 전세계적인 '린백' 열풍을 일으켰다. 뮤직비디오 말미에 릴존의 까메오 출연도 재미있다.

 

 




♬ Dilated Peaples - This Way (Feat. Kanye West, John Legend) (2004)

칸예 웨스트가 최절정의 기량을 발휘하던 시기에 나온 또 하나의 명곡으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칸예 웨스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곡의 말미에 존레젼드의 소울풀한 보컬이 굉장히 인상적인 곡이었다.

 

 


신고
댓글 9
  • 10.24 09:33

    '헐음세이' '아가러워먼' '드랍잇라이킷쌋'

    ㅋㅋㅋㅋㅋㅋㅋ


    아 이 2004, 2005 때가 제일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 10.24 12:02

    헐음세이 뭔가했네요 ㅎㅎㅎ

    정말 좋았던때..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10.24 18:14
    칸예 gold digger 제이미팍스가 피쳐링한건어디고 레이찰스 샘플링한건 어디죠?
  • 10.24 19:52
    @장핫팩

    인트로에 노래한게 제이미 팍스고 

    나머지는 전부 레이챨스입니다. 

    그리고 비트자체가 i got a woman을 쪼개서 만든 비트입니다.

  • 10.24 22:25
    @쏘울풀몬스터

    감사합니다ㅋㅋ

  • 10.24 21:45
    오 'Drop It Like It's Hot' 에 입으로 낸 소리가 들어간 줄은 알았지만 그게 Pharrell 소리였을 줄은 ㅋㅋㅋ

    아무튼 저 때면 제가 초등학교 5~6학년 때인데 진짜 명곡 많았네요 ㄷㄷ;
  • 10.24 22:09

    영족의 it's goin down도 대박이었는데.. 뎀프렌차이즈 보이즈의 린윗잇 락 윗잇 이랑..

  • srg
    10.27 01:08

    칸예의 초반의 가방은 언제봐도 귀엽네요 ㅎㅎ

  • 10.31 02:33

    이렇게 쭉 정리해서 보니까 정말 화려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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