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Rap, 당신께 친절히 알려드립니다
이 책은 철저히 방법론 중심의 책이다. ‘How to Rap’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랩을 “어떻게”하는 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낱낱이 풀려있다. 누군가의 어깨 너머로 알음알음 알아왔던, 혹은 구두로만 들어오고 익혀왔던 것들이 구체적이고 비교적 정확하게 문서화 되었다는 것 자체가 억울하고(농담이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말 그대로 처음 가사를 쓸 때 주제를 생각하는 것부터 라임을 쓰는 법, 플로우를 정하는 법, 나아가 녹음을 하고 공연을 하는 것에 대한 방법론적인 이야기들을 가득 담아놓았다. 게다가 단순히 저자의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해줄 엠씨들의 이야기들을 붙여놓음으로써 ‘아, 이 사람은 이렇게 작업하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내용에 대한 신뢰도까지 높여주고 있다. 라임, 플로우, 메시지 등 기초적인 것들에 대한 비중있는 내용과 함께, 이 책이 엠씨로 하여금 이러한 요소들을 탄탄하게 해줄 것이라는 점에서 필자는 이 책을 굉장히 환영하는 바이다, 또한 직접 해 본 경험이 적어도 이 책을 꼼꼼하게 읽는다면 어느 정도는 다른 랩들을 분석적으로 접근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선 리스너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다. ‘랩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주제에 관심이 없더라도 누가 어떠한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지, 혹은 어떤 아티스트가 어떠한 방법으로 가사를 쓰고 랩을 만드는지와 같은 작업 과정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 음악을 듣는 입장에서는 큰 흥밋거리이다. 거기다가 참여한 아티스트들 역시 Nelly, Q-tip, Styles P, Rah Digga, Ill bill 등 굉장히 폭넓고 다양하다. 게다가 녹음 시 부스 안팎에서 하는 방법, 공연을 할 때 등 작품 외적인 작업 방식과 더불어 징크스와 같은 사소한 것들을 알아내는 재미가 있다. 또한 그 아티스트에 관하여 찾아보고 그 음악들을 들어보게 되면 듣는 폭 역시 넓어지고, 음악을 들으면서 아 이런 식으로 했구나 하는 걸 알게 되며 더 많은 재미를 찾게 된다.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재미있는 책일 것이다. 특히 예비 랩퍼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며, 지금 랩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신기한 책일 것 같다. 랩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최적의 교과서나 다름없다. 만약 그동안 랩을 혼자서 알음알음 해왔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이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자신의 기본기를 다지는 동시에 확장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와 지침이 될 것이다. 랩퍼들에게는 그 동안 자신이 몸으로 체득해왔던 것들이 눈 앞에 글로 펼쳐진다는 것이 기분이 오묘할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되고, 머릿속에 있던 것들을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체계적으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입장에서는 어떨까. 아무래도 평론가의 경우에는 듣고 평가하는 입장이다 보니 리스너의 입장과 비슷할 수 있겠다. 랩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방법론적인 접근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하나의 곡을 놓고 보다 더 자세한 분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는 사람에게, 그 중 랩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흥미로운 책일 것이며, 랩에 대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며 거창하게는 장르의 전환도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너무 앞서갔나. 반면 아이돌이나 대중가요 가수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좀 더 랩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접근해보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음악 시장 전체에서 이러한 것들을 통해 랩의 퀄리티가 올라갔으면 하는 큰 바람도 있다.
물론 가장 큰 부분은 이 책이 가진 책으로서의 가치이다. 교양서로서, 혹은 음악서로서 과연 이 책이 얼마나 대중에게 흥미 있게 읽힐 것이냐이다. 물론 랩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음악으로서의 랩이 어떠한 것인가 궁금해 하는 사람에게는 그 갈증을 풀어주는 최적의 책이다. 현대 음악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랩이라는 것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다가갈 수 있으며 훨씬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책의 아쉬운 점은 이러한 부분들을 좀 더 어필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랩에 관심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처럼 여겨지기 쉬우며, 전문성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대중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을 지는 미지수이다.
책 자체만 놓고 보았을 때는 물론 장점 외에 단점도 존재한다. 일부 부분에서 오역이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으며, 제이다키스를 주다키스로 적는 등 일부 랩퍼들의 이름을 옮기는 과정에서 오기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책은 이러한 작은 단점들을 덮을 만큼의 장점들을 지니고 있으며 위에서 언급했던 것들이 여기에 설명한 이상으로 흥미 있게 다가온다. 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있게 권하는 바이다.
랩퍼는 아니지만 읽어보고 싶네요 아니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 글 보고 더 읽어보고 싶어졌음요 ㅋㅋ
이건 사야돼 근데 이미지 깨졌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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