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츠키 발매 이후 엘이에 처음 글을 남겼을 정도로 저는 노비츠키 쳐돌이입니다.
솔직히 저는 누에킁을 부정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고 이제는 누에킁노는 되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긴 합니다.
평가의 기준이야 다양하겠지만 지금처럼 의견이 갈릴 때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에는 객관적인 수치나 결과도 포함이 될 수 있는데
그 점에 있어서 '수상 결과'는 결코 무시할 수가 없는 요소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 한대음과 힙합엘이 어워드의 앨범상을 모두 스윕한 앨범이 막상 돌아보면 거의 없습니다.
제 기억으론 노비츠키 이전까지는 애넥도트와 킁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그 두 앨범이 더더욱 설득력이 생기는 거구요.
지극히 속물적인 판단 기준으로 보이겠지만 파급력이나 작품성은 사실 개개인마다 다 다른 결과값을 가질 수밖에 없는 요소니까요.
게다가 노비츠키는 한대음 종합부문까지 수상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저는 한대음 종합부문을 수상한 <가리온 2>, <애넥도트>, <노비츠키>가 3대장이라는 의견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봅니다.
그럼에도 왜 노비츠키가 누에킁에 잘 끼지 않는가.
저는 이건 시간의 문제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조금 다른 이유도 있을 법하다고 봅니다.
각 앨범이 릴리즈됐을 당시를 상기해보면 애넥도트는 사실상 거의 만장일치 AOTY였구요.
킁은 호불호가 꽤 갈렸고, 노비츠키는 그보다도 더 갈렸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누에킁은 결국 사운드도, 서사도 훌륭하지만 그걸 떠나서 '랩 퍼포먼스'로서 완성되는 힙합 앨범이자 랩 앨범인 반면
노비츠키는 분명 랩 기반은 맞지만 사용되는 사운드가 힙합이 아닌, 다른 장르의 결을 많이 타고 있고,
누에킁뿐만 아니라 빈지노의 이전 커리어와 다 비교해봤을 때 목소리를 악기로서 활용한 빈도가 가장 높은 앨범입니다.
굳이 따지면 타일러의 <Flower Boy>나 <Igor> 같은 앨범에 가깝습니다.
그러다 보니 누에킁에 비해 힙합 리스너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상대적으로 더 적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사 측면으로 치면 애넥도트, 킁, 누명도 만만치 않게 노비츠키처럼 개인적이고 진솔한 서사를 기반으로 합니다.
파급력도 노비츠키는 상당했죠.
근데 그 파급력이 랩 뮤지션들에게 미치는 파급력이냐 묻는다면 누에킁이랑 비교하긴 좀 어렵다고 봅니다.
노비츠키같은 앨범이 나왔으면 래퍼분들이 다 샤라웃할 법도 한데 작년에 이상하다싶을 정도로 샤라웃이 없었습니다.
(제가 인스타를 잘 안 하다 보니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하다 못해 빈지노 키드 중 하나인 키드밀리님조차도 노비츠키를 언급한 적이 없어요, 제 기억으론.
빈지노랑 정말 친했던 팔로알토님은 브랜딩 발언까지 할 정도였죠.
애넥도트랑 킁 발매 당시를 생각해보세요. 래퍼분들 난리가 났었습니다.
근데 빈지노랑 친한 이센스님, 같은 소속사인 김심야님조차도 이 앨범에 대해서 막 극찬을 하거나 한 적이 없습니다.
두 분이 킁 발매 당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생각해보면 비교가 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래퍼분들이 노비츠키 정말 많이 듣고 좋아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저스디스님조차도 노비츠키를 즐겨듣는다고 할 정도였죠. (저는 빈지노가 저스디스를 디스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근데 의외로 노비츠키가 높은 평가를 받았던 건 힙합 외의 음악을 즐기는 리스너들로부터였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올해 한대음에 초청받은 래퍼가 제 기억으론 수상자인 빈지노, 이센스 둘 뿐이었습니다.
근데 마지막 종합부문 시상자 호명할 때 빈지노가 실리카겔이랑 더불어서 가장 호응이 컸어요.
그건 어떻게 보면 다른 장르 아티스트분들이 노비츠키가 충분히 AOTY로서의 가치가 있는 앨범이라고 인정한 거구요.
그리고 실제로 제 주변에 힙합을 안 듣는 친구들 사이에서 노비츠키가 평이 굉장히 좋았고
힙합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노비츠키를 별로 안 좋아했습니다.
어쩌면 이전에 인터뷰에서 '나는 더 이상 힙합 아니에요'라고 했던 빈지노 말처럼 노비츠키는 누에킁이랑은 어쩌면 장르적인 결부터 달라서 이 논쟁에 잘 언급이 안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저는 노비츠키가 힙합 앨범이라 생각하지만 굳이 따지면 누에킁이 아닌, 알앤비 앨범이나 타 장르 앨범까지 끌어와야 하는 논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저만의 TOP4 누에킁노를 오늘도 돌려보겠습니다.
5년만 있으면 누에킁노 됩니다 기다리십쇼
(누에킁 줄세우기에는 회의적인 편이지만) 이들을 포함한 여러 앨범들이 역대 최고의 국힙 앨범으로 꼽히는 이유는 당연히 국힙 앨범이니까 그런 거겠죠. 그러니까 어찌됐든 얘네는 본질이 힙합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힙합이고, 힙합 앨범인 거잖아요. 누에킁 중에 제일 장르의 선을 타는 앨범이 킁이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킁이 이만큼 극찬 받는 이유는 랩 퍼포먼스가 정말 다른 차원에 있었던 덕도 크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만큼 힙합의 본질 (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충 넘어가)이나 랩적인 요소가 힙합 리스너들에게 아주 중요한 듯 합니다. 상징성의 측면에서는 더더욱 그럴 테고요.
저도 노비츠키가 개쩜의 측면에서는 충분히 거론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힙합이긴 한데 비교적 안 힙합적인 앨범이라는 점이 (너어어어무 최근작이라는 점과 함께) 많이 거론되지 않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해외로 생각해보면 제이콜과 타일러 같은 느낌이랄까요.
뭐 근데 저는 장르 딱히 가리지 않는 사람이라서, 노비츠키 너무 좋고... 사랑하고... 아무튼 다 좋은 앨범이니까 다 좋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ㅋㅋㅋ 줄세우기 할 시간에 나는 한 번 더 들어
너무 최근인게 문제일지도.. 굳이 해외 포지션 언급을 하자면 맥밀러 느낌?! 한가지 스타일에 고립되지 않고 새로움을 추구하는것도, 작업물에 있어 야망도 그렇구 느낌이 비슷한것 같아요. 제이콜보다는 빈지노가 더 뛰어나다 봅니다 ㅋㅋ
솔직히 저도 콜보다 지노형을 좋아함ㅋㅋㅋㅋ
맥밀러, 타일러 그쪽 까라죠 확실히. 제이콜 초창기엔 키 크고 잘생기고 랩 잘해서 미국의 빈지노가 될 줄 알았는데 지노형이 음악적 스펙트럼이 더 넓다 보니 ㅋㅋㅋ
저는 한국에서 라이밍에 큰 변화를 가져온 사람으로 버벌진트, 씨잼이 언급되지만 빈지노도 한 몫 했다고 보는 입장이고 노비츠키도 그 연장선이라고 보거든요. 24:26에서부터 모음 맞추는 라임에서 벗어나 한영혼용으로 발음 구부려가면서 자유자재로 라이밍한 걸 보여줬는데 그 크레딧은 언급이 잘 안 되더라구요. 하지만 사실 저만 생각하고 다수가 그렇게 생각 안 하면 어쩔 수 없는 거다 보니.. 엄밀히 따지면 노비츠키도 개쩌는 '랩 앨범'은 맞긴 하다고 봅니다.
저도 랩도 미쳤다, 킁과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차원을 연 듯 했는데 아무래도 킁만큼 깔끔하게 뭐가 새로운지 설명하긴 어려운 것 같기도 해요. 노비츠키가 난해하다는 반응에 랩조차 기여했을지도...
노비츠키 ㅈㄴ 힙합인데..?
맞습니다. 저도 굳이 이유를 찾다보니.. 노비츠키 ㅈㄴ 힙합인데 누에킁노 가자
Lifes like랑 비교했을 때
당장 여기 분들 의견 물어봐도
아마 우열가리기 어려울 듯.
소신발언 : Life's Like보다 Daily Apartment랑 24:26을 더 좋아합니다. Life's Like은 너무 스무스하게 슉 하고 끝나는 느낌이라서... 그치만 빈지노 앨범 중에 유기성으로는 원탑인 듯 하네요. 뜬금없는 트랙 하나도 없는 앨범은 저는 킁이랑 Life's Like 외엔 잘 안 떠오릅니다.
5년만 있으면 누에킁노 됩니다 기다리십쇼
그저 시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누에킁이 대표가 된 게 힙합 팬들 사이에서 70-80% 정도 합의가 되서라고 생각하는데(뇌피셜), 노비츠키는 50% 정도인 거 같음. 노비츠키가 될 정도면 eat이나 프더비 그 외 여러 수작들도 되서..
맞아요. 리스너들 사이에선 많이 갈리는 거 같아요. 오히려 평론 쪽에선 애넥 버금갈 정도로 만장일치 분위기라 평론과 대중 사이 갭이 큰 앨범이라 느끼기도 했어요.
작년에 나온 앨범이 저기 끼기엔 힘들긴 하죠.
ㅇㅈ합니다
누명 - 말할필요가없음
에넥도트 - 앨범 자체도 좋은데 마약하고 감옥에서 가사 쓰고 ‘이거 내 가사야’ 임팩트 ㄹㅇ ㅆㅅㅌㅊ
킁 - 씨잼이 한국힙합에 독을 풀었다.
노비츠키 내려치기는 아니지만 여기 끼기엔 부족하다고 느껴요
시간이 좀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억으로 애넥도트 발매 당시엔 완벽한 만장일치 분위기였지만 킁은 발매 후 좀 시간이 지나서 평가가 올라갔어요.
처음엔 올타임 명반급이다 이런 반응까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은 킁이 누에보다 더 좋긴 해요.
저도 킁보다 노비츠키임 둘 다 훌륭하지만
저는 킁, 노비츠키가 앞으로의 세대에게 클래식이 될 거 같아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이 다른 화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줬지만 테크닉으로는 구식이라고 평을 받는다던데 누명이 지금 그런 평가를 받는 거 아닌가 싶어요.
누명은 에픽하이 4집이나 가리온 1처럼 불멸의 클래식으로 남기고 2010년대 앨범부터 새롭게 TOP을 논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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