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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M - Indigo : 예술을 이해하는 아이돌

일반인의감상6시간 전조회 수 761추천수 9댓글 12

본 리뷰는 컴퓨터 기준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컴퓨터 혹은 패드로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반인의 감상입니다

 

첫 리뷰로 들고 온 앨범이 굉장히 독특하다고 생각하실 것 같네요

 

 

Indigo

RM

2022.12.2

캡처.PNG

RM의 첫 솔로 정규 앨범

 

 

 

엥 그래도 명색이 힙합엘이 유전데 첫 리뷰가 Indigo?

이센스 에넥도트 씨잼 킁 같은 거 가지고 올 줄 알았는데

자자 형님들 진정하시고요 나름의 의미가 있답니다

에넥도트 킁도 나중에 꼭 다룰게요

 

 

대체 이 앨범이 뭐가 그렇게 특별하길래 첫 리뷰로 가져왔을까요?

예술을 너무 좋아하는 일반인의 감상, 시작합니다

 

 

1. 대한민국 현대미술의 거장, 윤형근

 

 

첫 트랙 'Yun'에는 윤형근 화백의 인터뷰가 담겨있습니다

앨범 커버에서 벽에 걸려져 있는 그림 또한 윤형근 화백의 작품입니다

앨범 전반에 걸쳐 윤형근 화백의 영향이 묻어나고 있죠

 

따라서 RM의 Indigo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故 윤형근 화백을 알아봐야 합니다

 

 

윤형근

1928.4.12 ~ 2007.12.28

캡처 2.PNG

윤형근 화백 생전 모습 (출처: 나무위키)

 

윤형근 화백은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중요한 사조인 단색화 화가입니다

특히 다른 단색화 화가들과는 달리 사회비판적 작품 활동을 했다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윤형근 화백은 어린 시절 서예와 사군자를 즐기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성인이 되어 홍익대학교에 진학한 그는 단색화의 아버지 故 김환기 화백과 만나게 됩니다

김환기 화백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아 윤형근 화백 또한 단색화를 그리게 되죠

 

 

윤형근 화백은 독재 정권 당시 체제 저항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승만 정권에 쓴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부당한 발령을 받기도 하고,

유신정권에선 중앙정보국장이 지시한 부당 입학을 지적하다 반공법 위반 혐의로 복역도 했습니다

 

 

dse_2018080103212392712957.jpg.png

윤형근 화백의 대표작 <청다색 Umber Blue> 연작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이런 모든 경험들이 쌓여 만들어낸 것이 윤형근 화백의 <청다색> 연작입니다

하늘의 청색땅의 다색이 섞여 기이하면서도 깊이있는 검은 색을 만들어냅니다

색은 거대한 두 기둥이 되어 사이로 빛이 들어오는 문을 만들어냅니다

이에 따라서 <청다색> 연작은 '천지문 天地門' 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건 나도 그릴 수 있겠는데 뭐가 그리 대단함? 현대미술 거품아님?

 

 

그렇지 않습니다 

예술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실력'이 아니거든요

 

 

고음으로 가창 차력쇼를 하는 뻔하디 뻔한 내용의 발라드가 좋은 음악인가요?

절대 아니죠 

오히려 투박한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 같은 노래가 훨씬 좋은 음악입니다

 

 

힙합을 잘 듣지 않는 일반인이 들었을 때 씨잼의 <킁>이 명반일까요?

이 또한 아닙니다 

힙합을 오래 듣고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킁>을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현대미술 또한 같습니다

단순히 '객관적으로 잘 그린 그림'이 좋은 작품이 아닙니다

현대미술을 오래 보고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느낄 수 있게 되었을 때 더 이상은 빠져나올 수 없어집니다

여러분들이 씨잼 <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제가 예술의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RM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 예술을 이해하는 아이돌, RM

 

노래를 잘하는 아이돌, 랩을 잘하는 아이돌은 많습니다

그런데 예술을 이해할 줄 아는 아이돌은 정말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생각나는 건 GD, 뉴진스(정확히는 민희진이지만) 정도네요

 

 

그런데 RM은 예술을 이해할 줄 안다고 100% 확신합니다

원래 덕후는 덕후를 알아보거든요

 

 

캡처 3.PNG

신병 위로 휴가 중 국제갤러리 김윤신 개인전을 찾은 RM (출처: RM 인스타그램)

 

 

신병 위로 휴가 중에 여친도 없이 미술관, LP바를 간다? 예술병 말기입니다

(물론, 저도 그랬던 놈 중 한 명이고요)

 

 

그런데 예술병 말기인 사람이 본인이 예술을 안 하고 싶을까요?

저 같은 일반인이 예술하고 싶다고 리뷰 연재를 시작했는데

음악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아닐 겁니다

 

 

 

RM의 Indigo는 바로 예술을 향한 열망에서 탄생한 작품입니다

 

현재 RM이 직업은 아이돌입니다

아이돌은 막대한 초기 비용이 투자되는 만큼 돈에 민감하고

당연히 이들의 음악은 작품성보다는 대중성을 가지게 됩니다

 

Indigo 이전의 RM은 고뇌에 가득찬 상태였습니다

예술이 너무나도 하고 싶었지만

아이돌이라는 직업이 막대한 부, 명예, 인기를 가져다주어 이에 안주하며 살고 있었죠

 

 

여전히 난 허락되지 않는 꿈을 꿔

아무도 보지 않는 춤을 춰

 

- Yun 中 -

 

 

내 분수보다 비대해진 life

저기 날아오르는 풍선을 애써 쥐고

따져 물어 대체 지금 넌 어디에

 

- 들꽃놀이 中 -

 

 

 

특히 인상적이었던 가사는 <건방증>에 담겨 있었습니다

 

 

수많은 가시들과

오고야 마는 아침과

각자의 방식들로

스스로 마취해 가요

- 건방증 中 -

 

 

마취는 흔히 고통을 못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수면마취에 한해서는 약간 다릅니다

 

신경계를 완전히 마비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식이 남아있죠

따라서 고통을 못 느끼는 것보다는 고통을 잊어버리는 것에 가깝다고 합니다

자다가 깨면 전날 꿨었던 꿈의 내용을 잊어버리는 것처럼요

 

이 내용을 RM의 상황에 대입해보면, 그는 끊임없이 고통을 느끼고 있습니다

예술을 하고 싶다는 꿈으로 고통받고 있죠

수면마취를 한 것처럼, 그 고통을 잊어버린 채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겁니다

 

 

 

그러던 그에게 찾아온 것이 바로 윤형근의 <청다색> 이었습니다

 

 

인류의 동경의 대상이던 하늘의 청색과 인류가 머무는 장소인 땅의 다색

꿈과 현실이 섞인 검은 색은 RM에게 나아가야할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진실된 나 자신을 쫓아라"

 

 

평생 진리에 살아가야한다, 이거야

플라톤의 '인문학' 에서는, 인간의 본질인데, '진선미'

진실하다는 '진'자 하고, 착할 '선'자하고 아름다울 '미'자하고인데

내 생각에는 '진' 하나만 가지면 다 해결되는 것 같아

 

- Yun 中 윤형근 화백 인터뷰 -

 

 

 

그렇게 RM은 Indigo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돌에서 본인의 포지션인 힙합은 물론, 포크, R&B 등 다양한 시도로

진정한 나 자신을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납니다

 

 

나 당신이 말한 진리가 뭔지 몰라 다만

그저 찾아가는 길 위 나의 속도와 방향

 

- Yun 中 -

 

 

 

앨범이 5점 만점 앨범이냐? 그렇지는 못합니다

중간 중간 번뜩이는 부분도 있지만 심히 오글거리는 가사들도 존재하고

RM 특유의 목소리 톤으로 인해 앨범이 루즈해지는 단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괜찮습니다

Indigo는 자신의 궁극적인 진리를 찾아가는 여정이고

모든 여정의 순간들이 완벽할수는 없는 거니까요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괜찮습니다

이제 나아갈 곳을 아니까요

 

 

그대여 더는 뒤돌아보지마

그 많은 파도가 다 지난 뒤에

무수한 만일이 널 괴롭혀도

이젠 니가 널 지켜줄거야

 

- No.2 中 -

 

 

저는 많이 부족합니다

고통스럽고 힘들까 걱정됩니다

 

비록 리뷰 몇개 쓸 뿐이지만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고 싶습니다

 

 

 

 

4.5 / 5

"김남준의 예술적 정열과 RM의 필연적 우울이 그려낸 청다색의 약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생각과 감상을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RM의 Indigo도 다시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고
댓글 12
  • 5시간 전

    잘 앍었습니다.

  • 1시간 전
    @vilence

    감사합니다

  • 5시간 전

    잘 읽었습니다

     

  • 1시간 전
    @ㅈ대로리뷰

    감사합니다!

  • 1 5시간 전

    rpwp를 더 좋게 들은 입장에서 rpwp 리뷰도 보고 싶네요 추천

  • 1시간 전
    @스깨링더호

    저도 앨범의 완성도 자체는 rpwp가 더 좋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일단 예정된 앨범 다 끝내면 고려해볼게요

  • 2 4시간 전

    좋은 리뷰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노래를 잘하는 아이돌, 랩을 잘하는 아이돌은 많습니다

    그런데 예술을 이해할 줄 아는 아이돌은 정말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는 말에는 조금 의문이 생기네요. 글쓴이님도 스스로를 일반인이라 표현하신 바, 아마 현실세계에서는 직장인? 사업가? 등 예술가는 아닌 삶을 살아가고 계시겠죠? 아마 주변인들은 글쓴이님이 예술을 이해하고 있는지 아닌지 판단하기 힘들 것 입니다.

    저는 아이돌은 정해진 캐릭터를 표현해내야 하기때문에 굳이 노출하지 않거나 우리가 굳이 포착해내지 않을 뿐, 어찌됐건 대중예술에 대한 사랑으로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이기에 예술을 이해하는 아이돌은, 우리들의 고정관념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해서 글쓴이님의 예술을 이해하는 아이돌이 정말 드물다라는 생각에는 대체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또 예술을 이해하는 아이돌이 희귀하다는 고정관념을 만들어내는 헤드라인은 조금 조심해야되지않을까? 라는 생각도 있어요.

     

    예컨대 예전에 저는 모든 대중들의 대세였던 생각과 같이 쇼미더머니 나온 래퍼는, 힙합에 대한 사랑과 실력 보다는 반짝 유명세를 위한 기회주의자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요. 오히려 지켜볼수록 쇼미더머니에 나오는 전국에 얼굴을 팔아야 된다는 용기있는 결정과, 그 안에서 본인의 캐릭터와 모습을 만들어 나가는 전략을 짜고 수행하는 지능과 행동력, 까지 이게 본인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강한 예술적 욕망이 없고서는 감당할 수 없는 큰 에너지가 필요한 행동이라는것이 차차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물론 미디어 이용없이 묵묵히 화면 밖에서 본인의 예술을 완성해나가는 사람들도 예술가이지만, 그만큼 쇼미더머니에 나간 이들 중에도 예술가가 매우 많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예술성 차이보다는 성격 차이가 더 큰 변수가 아닐까 하구요.

     

    그래서 제 의견의 결론은 "예술을 이해하는 사람이 희귀하다"고 한다면 동의하지만

    특별히 "예술을 이해하는 아이돌이 희귀하다"는 문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시간 전
    @kmgpractice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 1시간 전

    잘 읽었습니다. 다만 사운드에 관한 리뷰가 거의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쉽네요.

  • 1시간 전
    @七草ナズナ

    첫 리뷰에 담고 싶은 내용에 집중하다보니 사운드 부분을 많이 놓쳤습니다

    다음 리뷰에 부족한 점 보완할게요

  • 잘 읽었습니다

  • 6분 전
    @제이콜모르는너네는애스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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