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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 밀리(Kid Milli) & 드레스(dress)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2021.05.31 17:57추천수 13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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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외 힙합 씬에서는 1 MC, 1 프로듀서로 팀을 이뤄 발표한 앨범들이 평단의 호평을 얻고 있다. 여기 한국에서도 비슷한 성격을 지닌 앨범이 발매되었으니. 바로 키드 밀리(Kid Milli)와 드레스(dress)의 [Cliché]다. 본작은 한국 힙합의 트렌드세터로 자리매김한 키드 밀리와 2020년 한국 대중음악 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프로듀서 드레스의 만남만으로 이미 힙합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앨범은 힙합이란 하나의 틀로 묶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있으며, 기존의 힙합 앨범과는 달리 다양한 참여진과 함께 빚어낸 음악적 퀄리티를 자랑했다. 여기에 쉽게 들을 수 없던 키드 밀리의 지난 이야기와 심경의 변화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에 힙합엘이가 두 음악가를 직접 만나 각자의 삶과 음악관, 그리고 [Clich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LE: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 [Cliché]인 만큼, 인터뷰도 클리셰하게 시작해 보겠습니다. (웃음) 먼저 힙합엘이 회원분들한테 인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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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이하 D): 안녕하세요. 저는 프로듀서 드레스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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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 밀리(이하 K): 안녕하세요! (전원 웃음)

 

 

 

 

 

LE: [Cliché]를 발표한 지 한 달 정도가 지났는데, 두 분의 근황은 어떠신가요?

 

K: 벌써 한 달이 되었군요. 저는 그냥 딱히 활동이 없어서 의욕이 없는 상태예요. 요즘은 그냥 매일 운동을 하고,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를 하며 놀고 있어요. 물론, 또 시키는 게 있으면 작업도 하고 있어요.

 

D: 저도 비슷한데요. 계속 작업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밀리(키드 밀리)랑 함께한 노래도 몇 곡 더 있어서 작업하고 있고요. 오랜만에 저의 솔로 앨범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좀 더 대중이 좋아할 만한 앨범인 거 같아요.

 

 

 

 

 

LE: 싱글이 아니라, EP나 앨범 단위의 결과물이 될 예정인가요?

 

D: 네. 만들어 놓은 노래는 되게 많은데요. 노래들을 한데 묶을 수가 없어서 어떻게 낼지 고민을 좀 했어요. 회사에는 조금 세분화해서 정규 앨범으로 내겠다고 이야기했어요. 내고 싶은 노래는 다 영어로 된, 대중의 취향을 겨냥한 곡이고요. 요즘 플레이리스트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서 보고 있는데요. 그에 맞춰 사람들이 편하게 들을 만한 영어 노래를 플레이리스트 느낌으로 내려고요.

 

 

 

 

 

LE: 무국적, 무장르의 곡이겠네요?

 

D: 네 맞아요. 그래도 팝이에요. 또, 밀리랑 준비하고 있는 것도 함께 작업하고 있어요.

 

 

 

 

 

LE: 드레스 님의 다음 프로젝트가 궁금하네요. 키드 밀리 님은 조금 전에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평소 온라인 스트리밍 방송을 즐겨 보시고, 실제로도 트위치(Twitch)에서도 방송을 가끔 하시는 거로 알고 있어요. 방송을 직접 해 보시니 어떠세요?

 

K: 제가 “Challenge”에서 방송하는 걸 욕했잖아요. 근데 그 노래 쓸 때는 너무 날카로웠던 거 같기도 하고… 지금은 이제 그냥 원칙 없이 살려 하고 있어요. 방송은 뭔가 재미있는 거 같은데요. 그걸 제가 계속 이어 나가는 끈기가 없거든요. 한번 전업해보고 싶긴 한데요. 옆에서 누가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한 거 같아요. 방송 자체는 저랑 잘 맞는 거 같아요. 제가 인터넷에서 소통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해보니까 재밌더라고요. 매니저들이 제 입맛에 따라 강퇴도 시켜주고… (웃음) 약간 저만의 왕국에서 노는 느낌이었어요.

 

 

 

 

 

LE: 또 드레스 님은 영화를 즐겨 보시는 거로 알고 있는데, 최근에 재미있게 본 영화나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이 있으실까요?

 

D: 최근에 본 영화 중에는 <노매드랜드(Nomadland)>가 있어요. 또, 영화는 아니지만, HBO의 드라마 <웨스트월드(Westworld)>를 보면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사실 제가 HBO 드라마를 <체르노빌(Chernobyl)> 외에는 본 적이 없거든요. 반면에 저희 앨범에 참여 한 론(ron)이란 친구가 그런 드라마를 많이 봐요. 론이 그 드라마를 추천해서 봤는데, 재미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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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이제 두 분의 이전 인터뷰에서 하셨던 답변을 두고 여러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우선 키드 밀리 님에게 질문을 드릴게요. 키드 밀리 님은 [AI, THE PLAYLIST]에서부터 [BEIGE 0.5]까지. 전자음악부터 밴드 사운드, 그리고 노래까지. 앨범마다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하셨어요. 특히 2018년 인터뷰에서 본인을 ‘시도하는 음악’을 추구하는 뮤지션이라 일컬었는데요.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으신가요?

 

K: 그때는 뭔가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그런 말을 했나 봐요. (웃음) ‘시도하는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란 수식어보다 ‘그냥 하고 싶은 음악 하는 사람’이 맞는 거 같아요. 어떻게 하다 보니 작업을 할 때마다 이전에 안 했던 걸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는데요. 시간도 많이 지나고, 그동안 여러 장르를 해보니까 처음 했던 장르 음악이 새롭게 와닿았어요. 그래서 요즘은 뱅어(Banger)나 그냥 트랩 같은 게 재미있어요. 어떻게 보면 2018년에 했던 말도 맞지만, 지금 저한테 조금 더 와 닿는 말은 하고 싶은 거 하는 사람인 거 같아요.

 

 

 

 

 

LE: 이후 인터뷰에서 EP [L I F E]를 작업할 때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스스로 많이 변했다고 하셨는데요. EP [L I F E]를 기점으로 본인은 어떤 변화를 겪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K: 이번에 제이콜(J. Cole)이 이번 앨범에서 ‘여기에 있지 않으면 절대 알지 못하는 게 있다’라는 식의 라인을 날린 게 있는데요. (저도) 그런 걸 느낀 거 같아요. <쇼미더머니>를 나가고, 끝난 후 별의별 사건을 다 겪어 보니까요. 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뭔가가 생긴 거 같더라고요. 사는 곳, 차가 바뀌고, 액세서리가 바뀌는 식의 변화가 아니라요. <쇼미더머니>와 여러 사건을 겪기 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그런 게 생겼어요.

 

약간 덜 순수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예를 들면 음악을 만들 때, 얼마나 팔릴지를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거예요. ‘코팔 팀’에서 냈던 “Good Day” 같은 노래가 얼마나 벌게 해주는지를 느꼈거든요. 그래서 지금 와서 보면 ‘그때 노래가 잘 되었으면 안 되었는데…’ 이런 생각도 들어요. EP [L I F E]를 만들 때는 히트 곡을 만들어야 할지, 하고 싶은 걸 해야 할지를 잘 몰라서 이도 저도 아니었던 거 같아요.

 

 

 

 

 

LE: 또 당시 인터뷰를 보면요. 일부러 더 못되게 행동했다가 어느 순간 현타가 왔다고 하고, 나는 항상 멋진 사람이 아니니깐 멋진 척만 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는데요.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나 계기가 있을까요?

 

K: 그때는 무슨 소리를 했는지 잘 모르겠네요. (전원 웃음) 멋있는 척을 많이 한 거 같은데요. 2019년에서 2020년 초반까지는 방황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당시에 말로는 멋있는 걸 많이 하고 싶었는데, 머리로는 팔리는 음악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두 가지 선에서 많이 왔다 갔다 했고요. 그래도 지금 돌이켜 보면, 그런 시기가 필요했던 거 같아요.

 

 

 

 

 

LE: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이 좀 더 좋아하는 걸 제대로 찾아가는 과정이었던 셈이네요.

 

K: 네. 그래서 꼭 필요했던 시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때가 없었다면, 지금 와서 그런 고민을 하는 게 더 위험할 거 같다고 생각해요. 제가 결론을 내린 게요. 음악이 팔리거나, 안 팔리거나 하는 건 내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선택해주는 거다. 내가 판단을 해서 강박적으로 음악을 만들면 오히려 나도 마음에 안 들고, 사람들도 마음에 안 드는 게 나온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죠. 덕분에 요즘에는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작업을 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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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고민의 시기를 거친 덕분인지 키드 밀리 님의 생각이나 태도도 한층 성숙해지신 거 같네요. 그렇다면 드레스 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드레스 님의 이름을 달고 발표하는 곡을 들어보면 악기 구성도 그렇지만, 항상 포인트 있는 연주나 변주 부분이 꼭 있는 거 같아요. 알기로는 클래식 피아노를 배우신 거로 들었는데, 음악 이론 같은 걸 따로 공부하셨던 기간이 있나요?

 

D: 그렇죠. 저는 어릴 때 원래 예중을 가려고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어요. 어머니는 가라고 하셨지만, 아버지가 반대하셔서 결국 못 갔지만요. 그러다가 중2 말 때 제가 실용음악을 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그때부터 입시를 준비했어요. 어떻게 보면 저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한 셈이고, 그런 정석적인 코스를 밟았어요. 저는 음악은 무조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물론, 가창자나 래퍼, 플레이어는 필드에서 하다 보면 얻고 배우는 게 있다고 생각하지만요. 프로듀서란 포지션은 음악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이상에 따라 움직여서 음악을 배우고, 학과도 갔다 왔죠.

 

 

 

 

 

LE: 드레스 님처럼 트랙도 겹겹이 쌓고, 코러스나 현악기를 조화시키려면 어느 정도 음악 이론을 알아야 한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드레스 님이 그 이상의 학과 과정을 밟은 건지 궁금했어요.

 

D: 사실, 요즘 재편입해서 학교에 다시 갈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전공이 다르거든요. 밀리도 플레이어로서의 넥스트 커리어를 생각하지만, 저는 넥스트 커리어를 생각할 때 항상 영화 음악가로서의 미래를 꿈꾸거든요. 술 마실 때마다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저는 마흔이 넘으면 대중음악을 할 생각이 없다고 하거든요. (웃음) 대중음악은 마흔까지 하고요. 그 이후부터는 제가 하고 싶은 영화 음악이나 오리지널 스코어(Score)를 하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부터 영화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 학위를 따고, 공부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시간을 쪼개서 학교에 가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말처럼 쉽지는 않네요.

 

 

 

 

 

LE: 영화 음악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사실 예전 인터뷰에서 드레스 님이 애정하는 프로듀서로 맥스 마틴(Max Martin), 에밀 헤이니(Emile Haynie)를 언급하기도 하셨는데요. 영화 음악 감독 중에서는 어떤 분을 좋아하시나요?

 

D: 저는 조니 그린우드(Jonny Greenwood)요. 이 분은 원래 라디오헤드(Radiohead)의 기타리스트인데, 폴 토머스 앤더슨(Paul Thomas Anderson) 감독의 영화에서 음악 감독을 다 맡고 있어요. 또,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요한 요한손(Jóhann Jóhannsson) 음악 감독도 되게 좋아해요. 그리고 드라마 <체르노빌>, 영화 <조커>의 음악 감독인 힐뒤르 그뷔드나도티르(Hildur Guðnadóttir). 이분은 본래 요한 요한손의 첼로 연주자였어요. 그래서 <체르노빌>이랑 요한 요한손이 음악감독을 맡은 <시카리오(Sicario)>를 보면 음악이 엄청 비슷해요. 저는 그런 영화 음악 감독을 너무 좋아하고, 동경해요.

 

그러면서 장면에 걸맞은 음악을 잘 선택하시는 분(뮤직 슈퍼바이저)들도 정말 좋아해요. 우리나라 감독 중에는 박찬욱 감독님과 자주 함께하시는 조용욱 음악 감독님이 계세요. 그분은 작곡을 하는 분은 아니지만, 영화 적재적소에 좋은 음악을 넣거든요. 왕가위 감독도 그래서 좋아했어요. 그분은 연출도 너무 뛰어나지만,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음악을 선택하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어렸을 때부터 영화 음악 감독이 하고 싶어서 음악을 하게 되었죠. 지금은 어쩌다 보니 메이저 회사를 들어가고, 돈도 벌어야 해서 이렇게 하고 있지만. 최종 목표는 영화 음악 감독이에요.

 

 

 

 

 

LE: 드레스 님의 이전 인터뷰를 보면 흥미로운 답변이 많은데요. 2018년 인터뷰에서는 일부러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곡을 만든다고 하셨던 바 있어요. 요즘도 본인의 이름을 달고 발표하는 곡은 비슷한 생각으로 만드시는 건가요?

 

D: 네, 아직도 (그런 생각이) 있어요. 제 이름을 달고 나오는 음악이나, 밀리랑 낸 음악처럼 말이죠. 아무래도 제 이름이 들어간 음악은 팔려고 만든 음악보다 더 최대치를 보여주려고 하는 거 같아요. 왜냐면 팔려고 만든 음악은 최대치를 보여주려 해도 회사나, 아티스트가 원하는 방향이 있기 때문에 절제하거나 덜어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상대방이 빼 달라고 하면 그냥 오케이하고 빼 주죠. 그런데 제 이름이 들어가는 건, 빼더라도 의도가 확실히 보이게끔 빼거나 최대치로 끌어올리려고 해요.

 

저는 들었을 때 음악이 좋은 것도 있지만, 따라 할 엄두가 안 나는 느낌을 많이 주고 싶거든요. 조금 전에 말씀하셨듯이 제가 맥스 마틴이나 에밀 헤이니를 동경하는데요. 이들은 상업적으로 엄청나게 성공한 프로듀서지만, 단순히 파는 음악이라고 엄청 심플하거나 미니멀한 사운드를 하진 않거든요. 또, 미니멀해도 의도가 확실히 보이고, 소위 말하는 야마가 있는 미니멀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음악을 만드는 편이에요.

 

 

 

 

 

LE: 드레스 님이 참여한 앨범의 크레딧을 보면요. 프로듀서, 송라이터 분들을 하나의 팀처럼 모아서 곡을 만들고 계신 거 같더라고요. 이런 분들과 함께 곡을 만들 때는 어떤 식으로 작업하시나요? 일반적으로 많은 분이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한다고 하면 만들어져 있는 트랙에 소스나 악기를 몇 개 얹는 식으로 생각하는데, 왠지 드레스 님은 다른 방식으로 작업할 거 같거든요.

 

D: 아무래도 그런 분들과 저의 작업 방식은 다른 거 같아요. 저는 20대 초, 중반 때 메이저 회사에 있었거든요. 그런 회사들은 송캠프, 송세션 시스템으로 노래를 만들거든요. 저는 그런 시스템이 갖춰진 회사에 있었고, 다양한 그림으로 음악을 만드는 걸 많이 접했어요. 메이저 회사의 시스템은 단순히 트랙을 주면 거기에다 악기나 소스를 뿌리고, 곡을 완성하는 개념이 아니에요. 세션, 송라이터, 프로듀서, 그리고 작사가 모두를 하나로 뭉쳐 음악을 만드는 그림인 거죠. 그러다 보니 저는 작업 방식에 있어서 메이저 회사 시스템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이런 작업을 선호해요. 

 

사람들이 앨범 크레딧을 보면서 궁금한 게 많이 생겼는지 저한테 직접 “왜 이런 사람들이 크레딧에 들어갔냐”라며 묻더라고요. 저는 음악의 전체 그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프로듀서는 전체적인 그림을 위해 사람이나 트랙을 한데로 모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거에 따라 프로듀서의 레벨이 보이고, 음악 퀄리티의 차이가 생기는 거죠. 저는 그런 퀄리티를 항상 쫓아가고 추구하는 사람이고요. [Cliché]를 작업할 때도 원재한테 이런 시스템을 알려주는 건 아니지만, 이런 작업 방식도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작업을 하려 했죠. 덕분에 원하는 작업물이 많이 나왔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_NxKFjxvKeE

 

 

LE: 사실 드레스 님이 만든 노래를 들어보면, 곡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보컬 트랙을 엄청나게 쌓으신 흔적이 느껴지거든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D: 사람들이 노래에 왜 이렇게 보컬 트랙이 많냐고 질문을 해요. 간혹 제 음악에서 왜 트랙을 이렇게 많이 쓰는지를 이해 못 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저는 트랙을 많이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요. 트랙을 많이 썼을 때 이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중요하거든요. 이런 트랙을 쌓는 작업 방식은 해외 프로듀서, 예를 들면 스테레오타입스(The Stereotypes)나 블러드팝(BloodPop)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아무래도 제가 메이저 회사를 거쳐 와서 이런 해외 프로듀서들의 세션이나 프로젝트, 혹은 스템, 멀티 파일 같은 걸 자주 봤거든요. 덕분에 저는 해외 프로듀서들이 이렇게 한다는 것을 몸소 느꼈고, 저의 작업 방식에 많이 투영했죠.

 

 

 

 

 

LE: 혹시 드레스 님은 본인의 스템 파일을 공개하실 생각이 있으세요?

 

D: 저는 제 스템 파일을 함부로 안 까고, 일부러 공개를 안 해요. 예를 들어서 어떤 ‘클래스’에서 같이 하자고 제안이 와도 안 해요. 물론, 제가 생각한 것보다 돈을 훨씬 많이 주면 하겠지만요. 왜냐하면 저는 제 파일을 보여주는 걸 안 좋아해요. 저랑 같이하는 믹스 엔지니어에겐 모든 걸 공유하지만, 제삼자한테는 일부러 공유 안 해요. 제가 어렵게 얻은 경험의 결과물인데, 그런 걸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쉽게 얻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LE: 재밌네요. 사실 [Cliché]는 해외에서 말하는 ‘스튜디오 앨범’, 정규 앨범이 아니라 한 스튜디오에서 같이 작사가나 송라이터 등 여러 아티스트들이 함께 만든 앨범의 퀄리티를 떠올리게 만들어서 흥미로웠거든요.

 

D: 힙합엘이에서도 몇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란 표현을 쓰잖아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이 스튜디오 앨범을 잘 모르고, 스튜디오 앨범의 정의도 잘 모르시는 거 같아요. 그런 개념을 모르는 프로듀서도 많고, 그 말의 퀄리티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고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 스튜디오 앨범의 퀄리티는 무엇이고, 어떤 건지 보여주려고 했어요.

 

 

 

 

 

LE: 드레스 님은 이번 앨범에도 참여한 채(CHE) 님을 비롯한 연남동에 거주하고 계신 여러 뮤지션분들과 함께 작업을 많이 하시는 거로도 알고 있는데요. 이분들을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D: 인터뷰나 앨범 크레딧을 보면,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겠지만요. 제가 20대 초, 중반 때부터 알았던 제일 친한 친구들이에요. 또, 이 친구들이 그때 비해 엄청나게 커서 이미 이쪽 필드의 회사에서 작곡가로 많이 성공한 친구들인데요. 저는 그 친구들과 작업을 많이 해요. 그 이유가 일단 너무 잘해요. 이미 손발도 잘 맞고, 말 한마디만 하더라도 그 이상의 것이 오거든요. 그래서 이번 [Cliché]를 만들 때 같이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죠. 론이란 친구도 밀리에게 어떻냐면서 소개를 해 줬고요. 채 같은 경우도 우리가 작업하다 아이디어가 별로 없을 때, 화상 통화를 켜서 이야기했어요. 장진제인(jane)이나 다운(Dvwn)이 같은 경우에는 코러스를 부탁했죠. 

 

앨범에 수록된 “Leave My Studio”나 “Citrus”를 들어 보시면 코러스 퀄리티가 정말 좋거든요. 이런 베리에이션으로 진행해서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게 느껴질 거예요. ‘키드 밀리 목소리에서 코러스가 이렇게 치고 간다고?’ 이런 식으로요. 그런 걸 놓치신 분들도 있겠지만, 아시는 분들은 다 아셨을 거 같아요. 이런 게 제가 생각하는 스튜디오 앨범인 거고, 팝의 퀄리티이거든요. 굳이 이런 걸 안 넣어도 되고 그냥 갈 수 있지만, 제가 만족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이 파트에서는 이런 게 나와야 하고, 이런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이걸 위해 친구들에게 도움을 부탁했어요. 지금도 그 친구들과 함께 저희가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걸 청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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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역시 드레스 님은 계획이 다 있으시네요. (전원 웃음) 이제 두 분과 함께 [Cliché]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보려 하는데요. 우선 두 분은 만나기 전 서로의 음악이나 작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셨는지 궁금해요.

 

K: 제가 드레스, 소금(sogumm)의 [Not my fault]부터 드레스 형의 음악을 들었는데요. 당시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그 앨범을 많이 들었거든요. 앨범에 있는 이별 구간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 이후에 드레스에게 따로 미고(meego)의 노래에 피처링을 할 수 있겠냐고 연락이 왔고요. 마침 노래도 잘 듣고 있던 때니까, 흔쾌히 참여하게 되었죠. 처음 드레스한테 생 비트를 받고, 제 마음대로 작업을 해서 보내줬는데요. 다시 돌아온 결과물이 제 파트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목소리 튠을 다 잡아주고, 편곡이 완전히 새롭게 된 채 돌아왔거든요. 그걸 들으면서 ‘많이 뭘 하네? 가공을 많이 하네?’란 생각을 했죠.

 

또, 드레스 형의 결과물이 기존의 비트메이커와 많이 차이점이 있다는 걸 느꼈어요. 보통 비트메이커랑 작업을 하면요. 그냥 편곡도 드럼 루프만 살짝 바뀌거나 킥 혹은 스네어 샘플을 바꾸거나, 혹은 브레이크를 주는 식. 그 정도에서 끝나거든요. 처음에 왔던 루프에서 가이드 버전이나 완성된 곡이나 변경되는 부분이 크게 없거든요. 그런데 드레스 형은 편곡도 새롭게 하고, 섬세하게 (목소리나 파트를) 바꾸더라고요. 그걸 제가 직접 느껴 보면서 ‘다음 앨범에 이 분의 음악을 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드레스 형을 인상으로 말하자면 되게 섬세하고 가공을 많이 하는 사람? 음악에 되게 진심인 사람 같다는 느낌이 있었죠. (웃음)

 

D: 저는 예전부터 키드 밀리를 알았어요. 특히 [AI, THE PLAYLIST]가 너무 인상 깊었고 신선했어요. 이렇게 하는 래퍼가 있구나 싶었죠. 물론, 그때는 음악으로만 접하고, 방송으로만 접했죠. 그래도 멋있다고 생각했고요. 그러다가 이후에 피처링을 부탁하게 되면서 키드 밀리의 가사를 직접 봤는데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네?’란 생각을 했어요. 그 후에 작업을 마무리하고, 직접 만나 앨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지금까지 오게 되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밀리가 저에게 앨범에 대해 직접 제안을 해 준 게 너무 좋았고, 정말 감사한 거라서 저도 최선을 다하게 되었죠. 작업이 재미있기도 했고요.

 

 

 

 

 

LE: 그런데 “Interview.01”을 들어보니깐요. 드레스 님은 원래 팀이나 앨범을 같이 할 생각까지는 없었다고 하셨는데. 사실인가요?

 

D: 왜냐하면요. 제가 먼저 앨범을 같이 만들자고 말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웃음) 저는 그렇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프로듀서는 아니거든요. 그때 당시 저는 밀리에게 피처링을 하나 받았을 뿐인 건데. 바로 그 자리에서 앨범 하나 만들어 볼래요? (웃음) 이런 생각까지는 못 갔던 거 같아요. 그런데 밀리가 먼저 저에게 앨범을 만들자고 하니 좋았고요. 그때 여자친구한테도 “야, 키드 밀리가 앨범 만들자고 하던데?”라며 이야기를 했어요. (전원 웃음)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죠.

 

 

 

 

 

LE: 그리하여 키드 밀리와 드레스의 첫 번째 앨범 [Cliché]가 지난 4월에 나왔어요. 일단, 앨범의 타이틀 ‘Cliché’가 첫 만남 때부터 정해졌다고 들었는데, 각자가 생각하는 타이틀의 의미에 대해서 소개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K: 저희가 만날 때 그 당시에 나오는 음악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거든요. 결론은 둘 다 그런 걸 하고 싶지 않다는 거였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설득력이 있어야 할까 고민을 했는데요. 역설적인 걸 테마로 잡아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예를 들면 난 콜라 같은 거 만들기 싫다고 이랬는데 제품 이름이 콜라이면 재밌을 거 같은 느낌? 그래서 앨범 제목도 클리셰한 걸 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에서 ‘Cliché’로 짓게 되었어요.

 

처음 이야기할 때만 하더라도 앨범의 모든 컨셉을 반대로 하자고 이야기한 건 아니었는데요. 앨범을 만들다 보니까 트랙리스트도 그렇고, CD 디자인도 그렇고, 앨범 타이틀이 ‘Cliché’인 이유까지. 모든 게 반대로 되어 있는 쪽으로 톱니바퀴가 굴러갔어요. 처음에는 클리셰를 비꼬아 보자는 의미에서 앨범 명을 그렇게 지었지만, 앨범을 작업하다 보니 전부 다 반대로 해 보고 싶었어요.

 

 

 

 

 

LE: 타이틀에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그런데 키드 밀리 님은 이전까지 다양한 프로듀서분들과 앨범을 만드셨잖아요. 이번에는 1 MC, 1 프로듀서로 앨범을 작업했고, 그만큼 지난 앨범과는 작업 방식이나 직접 느끼는 시너지도 달랐을 거 같은데요. 실제로 어떠셨나요?

 

K: 원래 제가 그동안 했던 작업은 비트를 받으면 거기에 가사를 쓰고, 다시 편곡하고, 믹스를 하면 끝. 이런 느낌이었는데요. 이번 작업은 제가 아카펠라를 보내면 새로운 비트가 오는 방식이었어요. 자세히 말하면, 제가 어떤 비트에다 랩을 해 놓고 아카펠라를 보내면요. 아카펠라에다 새롭게 비트가 덧씌워진 상태로 왔거든요. 이번 앨범은 아카펠라 없는 비트, 저희는 그걸 ‘빵 비트’라고 표현을 하는데요. 빵 비트를 받아서 작업한 트랙이 하나도 없어요. 이렇게 만든 곡에서 서로 조율을 한 다음에 믹스를 하는 작업 방식이 처음이었는데요. 시작할 땐 될까 싶었는데, 되더라고요.

 

사실 작업 초반에는 좀 망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시작할 때 빡센 비트에다 노래를 썼는데, 막상 곡은 기존 비트하고 좀 다른 게 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소프트하거나 재지한 비트가 오는 거죠. 그래서 ‘아… 망한 거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계속 듣다 보니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그러면 ‘톤 앤 매너만 살짝 바꿔서 녹음을 다시 하면 어떻게 말이 될 거 같은데?’ 이런 생각이 들어서 녹음을 수정해서 했고요. 이런 식으로 서로 티키타카를 하다 보니까, 원래 의도했던 원곡의 느낌보다 더 좋은 곡이 나오더라고요. 재미있었어요.

 

 

 

 

 

LE: 망했다는 느낌은 직접 말로 전달하신 게 아니라, 속으로만 생각하신 건가요?

 

K: 네. 속으로만… (전원 웃음) 둘 다 싸우기 싫어하는 성격이예요. 저도 그렇고요. 싫은 말, 나쁜 말을 잘 못 해요.

 

 

 

 

 

LE: 원래 랩을 했던 비트랑 가장 극명하게 변화한 곡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K: 거의 전곡이 다 그랬던 거 같아요. 그래도 원곡이랑 제일 비슷했던 건 “Bittersweet” 밖에 없었고요. 다른 곡은 다 달랐던 거 같아요. “Challenge”도 원래는 하우스 비트가 아니라 힙합이었어요. “Cliché”도 원래는 올드스쿨한 붐뱁 트랙에다 랩을 한 건데, 지금처럼 바뀌었어요.

 

D: 나중에 인스타그램 라이브에서 원곡을 모아서 들려주면 재미있을 거 같아요. 

 

 

 

 

 

LE: 알기로는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 타입 비트에서 키드 밀리 님이 랩을 한 곡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K: 네 맞아요. “Blow”, “V I S I O N 2021”이 플레이보이 카티 타입 비트에다 랩을 썼던 곡이에요. 그런 곡들이 몇 개 더 있었어요. 맨 처음 제가 가사를 썼던 곡은 그런 뱅어나 올드스쿨 느낌의 비트였는데, 지금처럼 다 바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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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흥미롭네요. 드레스 님에게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드레스 님이 소금 님과 합작 앨범을 낼 때 인터뷰를 보면 소금 님을 프로듀서로 메이킹하고, 메이저로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셨다고 밝히셨거든요. 키드 밀리 님과 작업할 때는 어떤 포부나 생각을 가지고 계셨나요?

 

D: 키드 밀리는 소금이에 비해서 이미 (음악적으로) 완성된 사람이고요. 어떻게 보면 연예인이고, 스타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번에 키드 밀리와 앨범을 만들 때는 소금이와 작업할 때 접근 방식이랑 완전히 달랐어요. 일단, 밀리가 저한테 처음 앨범 작업을 제안한 후에 제 나름대로 밀리를 많이 찾아봤어요. 밀리가 유튜브나 음악, 뮤직비디오를 어떻게 ‘바이럴’했고, 지금 음악 커리어에서 어떤 상황을 겪고 있는지.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 처음에는 그런 걸 더 많이 생각했어요. 어떤 걸 만들어야 할까? 어떤 걸 해야 할까? 어떤 걸 해야 둘 다 윈윈을 할 수 있을까? 이게 첫 번째였죠. 결과물들도 그렇게 작업이 된 거고요. 

 

저희가 안 낸 노래 중에 “Dummy Dum”이란 게 있었는데요. 그건 완전 대중적인 음악이거든요. 저는 맨 처음에 밀리를 봤을 때 밀리의 생각을 잘 몰랐거든요. 그래서 ‘대중 취향의 음악을 하고 싶나? 돈 벌고 싶나?’란 생각으로 대중성 있는 트랙을 보냈는데요. 별로 마음에 안 들어 하더라고요. (웃음) 그러다가 어떤 노래를 보냈는데. 밀리가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내린 마음속의 결론은 ‘밀리가 지금 돈을 버는 것보다도 자기 색을 더 보여주고, 좀 더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구나’ 였죠. 

 

그래서 엄청 파퓰러하고 가벼운 음악을 하기보다, 멋있는데 가볍게 따라 할 수도 있는 음악을 밀리를 위해 만들어 보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타이틀 곡으로 “Bittersweet” 같은 걸 만들었고요. 그때부터 앨범의 각을 잡게 되었죠. 제가 술자리에서도 밀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밀리를 한 단계 더 올려주고 싶었거든요.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도 만났을 때 “앨범 진짜 개 잘 들었다. 너 진짜 멋있더라.” 밀리가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죠. 그렇게만 하더라도 이 친구에게 좋을 거 같았어요. 저한테도 물론 좋은 거지만요. 그렇게 해서 나온 앨범이에요.

 

K: 역시 선생님… 저는 드레스 형을 교수님, 선생님이라고 부르거든요. (웃음)

 

 

 

 

 

LE: 역시 드레스 선생님… (전원 웃음) 앨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볼게요. 아까 드레스 님이 코러스 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또, 이번 앨범에는 베이스에 우현하, 기타에 김녹차, 드럼에 짐승호, 피아노에 안다영 님 등이 세션으로 참여했어요. 이분들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D: 저는 세션 분들이 많이 언급되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외국에 썬더캣(Thundercat) 같은 경우가 있죠. 썬더캣은 옛날부터 세션으로 유명했던 사람인데, 플레이어로도 성공한 거거든요. 이런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는 드문 거 같아요. 적재 형 정도? 적재 형은 노래하시니까요.

 

K: 한요한. 세션 출신이잖아요. 그런데 진짜 한국에서 세션들은 제대로 리스펙을 못 받는 거 같아요.

 

D: 맞아요. 베이스의 현하 같은 경우에는 엄청 유명하고, 잘하고, 이미 야마하(Yamaha)에서 협찬도 받는 친구이거든요. 서울예대 출신의 김녹차, 찬호도 엄청나게 잘 하는 친구예요. 그 나이대에서는 거의 탑이죠. “Citrus”의 드럼을 쳐 준 짐승호 형 같은 경우도 말할 필요 없는 탑 드러머예요. 또, “Outro”의 현악기 편곡을 도와주신 박인영 감독님. 박인영 감독님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1세대 스트링 편곡자시거든요. 김동률, 윤종신 님의 앨범도 다 참여하셨고요. 영화 음악도 엄청 많이 하셨어요. 때마침 박인영 감독님이 한국에 들어오는 시점이어서 부탁을 드리게 되었죠. 그리고 건반에 다영이. 다영이는 노래도 너무 잘하지만, 건반도 잘 치는 친구라 같이 도와줬어요.

 

이런 분들이 감사하게도 앨범을 도와주셨어요. 모두 참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는 이런 콜라보레이션이 키드 밀리 앨범에서 성사되었다는 게 뜻깊었어요. 박인영 감독님이 키드 밀리의 앨범에 현악기 편곡으로 참여했다고? 저는 이런 그림을 생각했거든요. 다른 분들도 이런 그림을 다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여기에다 그 위에서 플레이한 키드 밀리의 그림도 같이 봐주신다면. 얼마나 이 앨범이 값어치 있는지, 단순히 힙합 앨범으로만 정의 내릴 수 없다는 걸 아실 거 같아요.

 

 

 

 

 

LE: 그렇다면 이번 앨범에 대한 반응은 혹시 보셨나요?

 

D: 요즘 가끔 인터넷을 보니까, 이 앨범에 대한 평론이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저는 평소에 평론을 잘 안 보지만, 그래도 몇 개를 봤는데요. 많은 분이 자기 나름대로 엄청 해석하셨는데요. 스튜디오 앨범의 퀄리티에 대한 논점이 항상 빠져 있었고, 다른 분들도 그 논점을 빼놓으신 거 같아요. 이번 앨범에서 이런 부분을 못 보시는 건지 모르겠지만요. 그거에 대한 논점을 빼고 평론하는 건… 그래서 저는 대충 보다가 넘겼어요. 전체적인 그림이 좀 더 부각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LE: 이 내용은 요즘 힙합엘이 국내 게시판의 이슈이기도 한데… (전원 웃음)

 

K: 그냥 말해. 리드머(Rhythmer). 제가 그걸 보고 나서 머릿속에 든 생각이 ‘이 사람, 앨범 평론한다는 사람이 앨범을 CD로 들어보긴 들었나? 그냥 전체 재생했네.’ 였거든요. CD로 들었다면 나올 수 있는 내용의 평론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 말은 CD나 앨범 내용의 순서대로 앨범을 한 번 더 돌린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거고요. 평론보다는 ‘힙합 갤러리’ 글 보는 느낌이었어요. 말 그대로 의미라서, 이게 나쁜 말은 아니고요. 저도 그냥 정키한 느낌으로 즐겼어요.

 

D: 저도 그걸 보고 나서… 음… 나는 밀리가 그걸 안 볼 줄 알았는데 봤구나. 

 

K: 저도 누가 그걸 보라고 해서 봤는데. 재밌었어요.

 

D: 저는 안타까웠어요. 그 매체가 안타깝다고 하기보다도, 한국에서 평론 매체가 너무 극소수잖아요. 평론가분들도 많이 없고요. 외국에서는 피치포크(Pitchfork)같은 매체가 많이 있잖아요. 심지어 안토니 판타노(Anthony Fantano) 같은 200만 유튜버가 있잖아요. 그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인풋이나 아웃풋이 없어요. 그래서 누군가의 말이 진리처럼 되잖아요. 댓글도 ‘응 평점 얼마~’ 이렇게 달리고요. 저는 이런 게 안타깝다는 생각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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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다른 분들도 평론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으면 좋겠네요. 다시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Cliché]는 세션이나 코러스분들의 참여도 그렇지만, 트랙 자체가 워낙 많다 보니 앨범의 사운드 엔지니어링 역시 상당히 신경을 쓰셨을 거 같고,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렸을 거 같은데. 어떤가요?

 

D: 작업 초반에는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었다고 하기보다, 톱니바퀴가 살짝 안 맞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생각하는 방향, 밀리가 생각하는 방향, 그리고 세우(sAewoo)가 생각하는 방향을 대화하면서 조율하려고 했어요. 감사하게도 세우가 이런 부분에서 많이 열려 있어서, 신경을 써줬어요. 세우는 단순히 힙합만 생각하는 친구도 아니고, 팝에 대한 이해도도 있는 친구예요. 거기에다 저희의 의도를 살려주는 건 물론이고, 자기 의도도 어느 정도 첨언하는 게 가능한 친구거든요. 그래서 믹스할 때 재미있었어요. 저는 믹스할 때 재미있던 때가 거의 없었거든요. 믹스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이번 앨범은 모여서 뭘 먹으면서 모니터링했는데 재미있었어요.

 

 

 

 

 

LE: 그런데 또 “Interview.01”를 들어보니깐요. 드레스 님이 믹싱을 많이 쳐내서 세우 님이 거의 울 뻔했다고 하시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전원 웃음)

 

D: 쳐냈다기보다도. 덜어내고 정리를 한 거죠. 특히 보컬의 공간계 부분을 많이 덜어냈어요. 저는 아무래도 보컬은 잘 들려야 한다는 주의가 있거든요. 물론, 저도 리버브 많고, 딜레이 많은 걸 좋아해요. 그래서 제가 세우한테 “나도 공간계 많은 거 좋아한다. 하지만 보컬이 잘 들려야 하고 의도가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어요. 그런 식으로 덜어내는 과정을 거쳤죠. 미니멀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공간계도 있고, 포인트도 확실한, 그런 방향을 서로 찾으려고 했어요.

 

예를 들어 테임 임팔라(Tame Impala)를 들어보면, 보컬에 뭐가 많거든요. 그런데도 가사가 잘 들리잖아요. 저희도 이런 식으로 사운드 엔지니어링의 합을 찾아가는 방향이었던 거죠. 또 앨범을 들어 보시면 공간계가 많은 노래도 많이 있어요. 특히 “Citrus”가 공간계도 많고, 뭐가 많이 걸려 있거든요. 그런 것들은 많은 방향, 하지만 어떤 노래들은 반대로 덜어내는 방향. 이렇게 조율을 했어요. 이런 걸 초반에 조율할 때가 오래 걸렸죠.

 

K: 서로를 인정하는 과정이 길었던 거 같아요. 그러고 나서는 금방금방 작업이 되었어요.

 

 

 

 

 

LE: 대략 조율을 하는 기간이 얼마나 걸렸나요?

 

D: 조율을 하는 데에만 한 달 반 정도 걸렸던 거 같아요. 그 기간에서 완성된 노래도 있긴 하지만요. 한 달 반 정도 지나고 나서는 오케이 했고요. 그다음부터는 술술 갔던 거 같아요.

 

K: 그 기간이 저와 세우, 그리고 드레스 형이랑 조율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였어요. 저랑 세우 형은 이미 어떠한 믹스 색을 추구하는지 암묵적으로 알고 있는 상태였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세우 형이 알고, 세우 형도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상태였는데요. 드레스 형은 아예 다른 거예요. 따지고 보면요. 저와 세우 형은 믹스에 있어서 맥시멀리스트에 가까웠고, 드레스 형은 미니멀리스트에 가까웠어요. 믹스에 들어가는 플러그인의 숫자를 말하는 게 아니라, 색깔 적인 부분에서 말이죠. 우리는 엄청 젖어 있는 걸 좋아하는데, 반대로 드레스 형은 드라이한 걸 좋아하고요. 그 색깔이 반대여서 세 명의 중간점을 찾는 시간이 좀 걸렸죠.

 

 

https://www.youtube.com/watch?v=vWuiSvJELEo

 

 

LE: 흥미롭네요. “Interview.01” 이야기가 나온 만큼, 여기에서 언급된 뮤직비디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Bankroll”부터 “Face & Mask”, “Midnight Blue”, 그리고 “Bittersweet”까지 총 네 편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셨어요. 처음에는 뮤직비디오에서 자전거를 오브제로 쓰셨는데, 이후에는 자전거가 따로 나오지 않거든요. 어떤 의도가 있었고, 두 분이 어떻게 뮤직비디오 감독님과 조율을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K: 호빈(hobin)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맡아서 써 주셨어요. 저희가 감독님에게 자전거를 뮤직비디오에 꼭 넣고, 기본적인 오브제로 써보자고 말씀드렸죠. 둘 다 결과물이 나오기 전에 툭툭 던지는 걸 좋아했고, 둘 다 수용하는 걸 좋아해서 이야기하다 보니 나온 게 자전거였어요. 비록 앨범에서 음악을 만드는 데 더 집중을 하다 보니 오브제를 끝까지 못 끌고 간 거 같긴 해요. 그래도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하려고 했어요.

 

D: 원래는 차를 넣고 싶었거든요. 이 내용도 “Interview.01”에서 다 이야기를 했는데요. 들어보니 너무 빡세서, 지금처럼 분량이 1/5로 줄어들었고 내용도 빠졌어요. 원재와 저는 앨범의 오브제로 하나를 끌고 가되, 그걸 자전거로 하고 싶다는 거로 의견이 모아졌고요. 저희는 예술가들에게 있어서 자전거가 어떤 의도로 쓰였을지, 어떤 원천으로 쓰였을지를 고민하고 그런 의미를 뮤직비디오에 넣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런 걸 표현의 수단으로 쓰기보다도, 자전거의 의도와 의미를 아는 사람은 알 수 있게끔 뮤직비디오에 넣고 싶었죠.

 

외국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자전거가 ‘트립’의 원천이거든요. 저희는 그런 의미로 자전거를 뮤직비디오에 넣었고, 그걸 감독님이 저희의 의도대로 최대한 적극적으로 살리셨던 거 같아요. 다만 “Midnight Blue”나 “Bittersweet” 같은 경우는 자전거를 오브제로 쓰기에 시나리오나 연출 면에서 안 맞는 부분이 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결국 감독님이 뮤직비디오에서 자전거를 빼기로 했고, 저희도 다른 분들이 자전거의 의미에 대해 이해하신 거 같아서 빼는 걸 동의했어요. 

 

 

 

 

 

LE: “Interview.01”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깐요. 코멘터리 앨범을 내셔도 좋을 거 같은데, 따로 생각은 없으신 건가요?

 

D: 그런 것도 생각을 해봤는데요. 그것 자체가 ‘클리셰’인 거 같더라고요. 

 

 

 

 

 

LE: 우문현답이네요. (전원 웃음) 그렇다면 뮤직비디오 촬영 중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혹시 있을까요?

 

K: 저는 롯데 타워에 올라간 거요. 살면서 롯데 타워를 올라가는 걸 경험해보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저는 그런 경험을 한 것만으로도 값진 거 같아요. 나중에 아들이나 딸한테 “너희 저 타워 꼭대기 올라가 봤어?” 이렇게 지나가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거고요. (웃음) 그 당시에는 고통스럽긴 했어요. 겨울이라서 얼굴이 찢어질 거 같았거든요. 타워 꼭대기와 꼭대기 사이에서 촬영해서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거든요. 엄청 추웠고 또 고통스러웠죠.

 

 

 

 

 

LE: 키드 밀리 님이 <랩하우스 온에어>에서 자기는 이렇게 고생을 해서 찍는데, 드레스 님이 잠깐 왔다 가서 얄미웠다고 이야기를 하셨던 게 기억이 나네요. (전원 웃음)

 

K: 네, 이 형은 한강만 잠깐 왔다 갔고요. 롯데 타워는 오지도 않았어요. 사실 그때가 너무 이른 아침 시간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냥 드레스 형은 쉬면 좋겠다고 했어요. 굳이 저만 찍는 데 드레스 형이 올 필요도 없고요. 

 

D: 저는 원래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한 번도 안 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밀리 거를 하면서 처음으로 현장에 갔어요. 다음부터는 출연을 하긴 했지만요. 왜냐면 막상 가서 할 게 없더라고요. 

 

K: 맞아요. 저도 괜히 드레스 형 오면 챙겨야 할 거 같고, 같이 있어야 할 거 같아서 불편하거든요. 그래도 롯데 타워는 꼭 한 번 같이 가봤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LE: 드레스 님은 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D: 저는 다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 앨범에서 이렇게 뮤직비디오를 많이 찍어 본 것도 처음이고요. 같이 작업하고 싶었던 감독님과 뮤직비디오를 찍는 것도 처음이었거든요. 그래도 제일 기억에 남는 건 “Face & Mask” 찍을 때였어요. 많은 친구가 나와서 재미있었고, 추웠지만 기다리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다 좋았어요. 그리고 “Bittersweet”에서 소가 나오는데요. 그게 CG가 아니라 진짜 소였어요. ‘양양’이라는 이름의 소였는데요. 걔가 지금도 가끔 생각나더라고요.

 

K: 그날 비가 왔었거든요. 양양이의 새끼가 있었는데, 걔는 밖에서 계속 비를 맞고 있어서 너무 불쌍했어요. 

 

D: 그때 가축에 대한 의미를 많이 느꼈어요. 저는 강아지를 키우고, 얘는 고양이를 키우는데요. 고양이나 개한테는 가축이란 단어를 많이 안 쓰잖아요. 그런데 송아지를 보면서 가축의 의미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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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뮤직비디오에 관해 이야기를 하다 양양이까지 알게 될 줄은 몰랐는데… (웃음) 저희도 마음이 아프네요. CD 이야기도 안 꺼낼 수가 없는데요. 일단 CD 디자인도 두 분이 직접 관여하신 건가요? 화보도 바깥이 아니라 안쪽에 있더라고요.

 

D: 그건 디자이너분이랑 회의를 하면서 같이 결정한 사항이에요. 디자이너분이 아이디어를 주시면, 저희도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컨펌을 할 건 했고요. 그렇게 지금의 피지컬이 완성된 거죠.

 

K: 저는 앨범 커버에 있는 바코드가 바코드 리더기에 실제로 찍히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또, 링크로 연결이 돼요.

 

 

 

 

 

LE: 사실 이번 앨범에서 흥미로운 점 중 하나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공개된 트랙리스트와 피지컬 CD의 트랙리스트가 서로 다르잖아요. 이렇게 트랙리스트를 다르게 배치한 이유가 있나요?

 

K: 일단, CD 트랙리스트는 제가 하고 싶었던 거고요. 음원 스트리밍 트랙리스트는 드레스 형이 하고 싶었던 거였는데요. 앨범을 내기 전에 둘 중 택일이 필요한 상황이 왔어요. 그런데 단순히 둘 다 해보는 건 어떨까 싶어서 그렇게 했어요. 큰 의미는 없어요. 일단 저는 음원 사이트에 올린 것도, CD에 넣은 트랙리스트도 둘 다 좋았거든요. 굳이 그렇게 기를 쓰면서 드레스 형의 의견을 반대하고 싶었던 이유도 없었고요.

 

사실 사람들이 요즘 앨범을 앨범 단위로 듣지 않잖아요. 1, 2번 트랙이 별로 재미가 없으면 앨범을 끝까지 안 듣거든요. 그런 관점에서 사람들이 앨범을 끝까지 듣게 하려면 드레스 형이 말한 트랙리스트가 좋은 거 같더라고요.

 

그렇다고 제 순서를 포기하진 못했죠. 왜냐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앨범에 있는데요. 다른 사람들이 좀 더 그 이야기를 잘 소화할 수 있게 하려면, 제가 짠 트랙리스트 순서로 듣는 게 맞긴 하거든요. 그리고 CD를 사서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라면 앨범을 다 들을 사람들이니까. CD는 제가 하고 싶었던 트랙리스트로 가는 게 어떤가 해서, 드레스 형도 좋다고 해서 그렇게 되었죠.

 

D: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요. 저는 트랙리스트가 다른 게 좋은 거 같아요. 요즘에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없잖아요. 앨범의 측면으로 봤을 때도 좋은 거 같고요. 사람들이 이번 앨범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 가사 부분을 많이 언급해 주시더라고요. 저는 앨범의 가사에 대해 다른 분들도 이야기하시는 게 정말 좋았어요. 이번 앨범의 가사는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가십거리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평론도 가사에 대한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저는 가사 이야기가 많은 게 좋았고, 트랙리스트의 의도가 빛을 발했구나 싶었어요. 스트리밍 플랫폼에 올라온 순서는 말 그대로 사람들이 좋아하고, 앨범을 다 들을 수 있게 짠 거예요.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이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듣고, 앨범으로는 잘 안 듣잖아요. 그래서 멱살을 잡고 앨범을 다 듣게끔 트랙 배치를 한 거고요. 피지컬 CD는 원재가 짜 놓은 서사대로 가는 게 좋았어요. 다 듣고 나서 납득도 갔고요.

 

 

 

 

 

LE: 어떻게 보면 불친절한 거지만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그런 식으로 듣게끔 유도하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인 거 같았어요. 또, 말씀하신 대로 스트리밍 사이트 버전에서는 뱅어 트랙들이 앞부분에 배치된 것도 앨범을 모두 듣게끔 하려는 의도로 느껴졌고요.

 

D: 맞아요. 제가 극소수로 레슨을 몇 명 하거든요. 걔네한테 음악의 기초적인 것부터 알려주면서 꼭 하나 이야기하는 게 있는데요. 음악을 10초 듣게 만들고, 30초 듣게 만들고, 1분 듣게 만들고, 완곡을 듣게 만들어야 한다고 항상 말을 해줘요. 애들은 그걸 초반에 이해를 잘 못 하는데요. 저는 그걸 이해시키려고 많이 노력하죠. 네가 노래를 하는 사람이건, 랩을 하는 사람이건, 트랙을 만드는 사람이건 듣게 만들어야 한다. 듣는 사람을 멱살을 잡고 끌고 가야 한다. 그게 실력이라고 말을 해요. 그런 걸 이번 앨범에도 많이 투영시키려고 노력했죠. 멱살을 잡고 앨범을 듣게 해준다. 스트리밍 플랫폼 버전의 트랙리스트에는 그런 생각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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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역시 드레스 선생님이시군요. (전원 웃음) 많이 배웁니다. 그렇다면 이번 인터뷰는 CD 버전으로 트랙리스트를 짚어보면서 개별 트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볼께요. 일단, “Intro”가 나오기 전 트랙부터 이야기해 보죠. “Leave My Studio”는 키드 밀리 님이 느끼는 ‘번아웃’의 감정을 푼 거 같은데요. [BEIGE 0.5]의 앨범 아트워크로 감정 상태를 표현하신 것처럼 이번 앨범 역시 감정적으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거 같은데, 어떤가요?

 

K: 제가 어느 순간부터 음악을 하는 게 재미가 없더라고요. 옛날에는 음악을 하는 게 당연했는데요. 요즘에는 ‘음악은 직업이고, 직업은 다른 걸로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별로 음악을 할 때 즐겁지 않은데, 그러면 굳이 음악을 하는 게 맞나?’ 이런 생각이 어느 순간부터 제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어요. 세상에 다른 직업이 얼마나 많은데요. 또, 30대 혹은 40대 때 직업이 바뀌는 사람도 많잖아요.

 

무라카미 하루키(Murakami Haruki) 같은 경우에도 원래 재즈 카페/바를 했다가 30대가 넘어서 작가로 직업을 바꿨잖아요. 그런 만큼 ‘나라고 음악을 평생 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이유도 없는데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죠. 지금도 비슷하고요. 음악보다도 더 잘할 거 같은 일이나, 지금 하는 일의 대체재를 아직 못 찾았다 뿐인 거죠. 나중에는 그럴 수도 있겠고, 직업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이런 이야기를 깊게 쓴 게 “Leave My Studio”였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iQr6xa0Vd5A

 

 

LE: “Face & Mask”는 씬의 민낯부터 키드 밀리 님의 예술가란 단어에 대한 생각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던 트랙이었어요. 키드 밀리 님은 트랙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나요?

 

K: “Face & Mask”는 제 이야기가 아니에요. 다른 장르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뭔가 랩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뜨는가에 대해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저 때는,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요. 이 사람이 인맥질을 하고, 정치질하는 게 ‘블로우 업’ 하는 방식이었거든요. 쉽게 말해서 사람들한테 ‘베깅(구걸)’을 한다고 그러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런 현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앨범을 듣는 사람들은 제 이야기라고 이해할 수도 있고요. 그건 앨범을 듣고 이해하는 사람의 몫인 거죠. 저는 이해를 시키고 싶진 않았고,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예술이란 단어에 대해서 너무 무겁게 보는 거 같아요. 경계한다고 해야 하나? 그 정도로 너무 싫어하는 거 같아요. 그러면 음악이 뭔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뭔데? 음악은 스포츠야? 아니잖아요. 동요를 만드는 것도 예술이고, 예술은 그냥 예술이에요. 그런데 아티스트를 아티스트라 칭하는 건 쉬운데, 예술가는 왜 어마어마한 사람이 되어야 하냐는 거죠. 생각보다 예술가는 거창하지 않거든요. 그냥 떡볶이 만드는 사람과 똑같은 거예요. 그런데 떡볶이 만드는 사람은 거창하지 않고, 예술가는 왜 거창해야 하지? 이런 게 사람들이 싫어하는 차별이고, 평등하지 않은 거잖아요.

 

예술을 하니까 그냥 예술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건데. 예술은 예술이라 했다고 ‘이 새끼 예술병, 되게 거창한 척하네.’ 이런 이야기를 듣는 거죠. 사람들이 오그라드는 이야기를 못 참는 거 같아요. 뭐 그런데 이해는 해요. 저도 그랬고,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오그라드는 말 하면 못 참잖아요. 예를 들면 프로포즈 할 때 오그라드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 환경에서 크고, 크다 보니 그런 걸 인정하지 못하는 거 같고요. 물론, 저도 그럴 때가 많고 그렇죠. 그래도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 예술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건 너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이해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거죠. 

 

 

 

 

 

LE: 드레스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D: 원재가 예술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했는데요. 저는 예술가는 자기 인생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이 예술가로 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원재 같은 사람들이 말하는 가사를 예술적으로 받아들이는 거죠. 예술가라 해서 미술 이야기하고, 영화 이야기하고... 저는 이런 게 지금 오히려 뻔한 클리셰라고 생각하거든요. 한때는 그런 시대가 있었죠. 빈지노(Beenzino) 형이 영화나 미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사람들이 그걸 요즘은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는 자기의 인생을 이야기해요. 자기가 겪는 생각이나 경험을 말이죠. 그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대한 관점인 거고요.

 

저는 요즘 래퍼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별로 없고, 자기 돈 버는 것처럼 라이트한 걸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요즘 그런 가사들을 보면서 의문이 들더라고요. 요즘에 돈 버는 사람이 있어? 요즘에 이 가사 보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어? 몇천만 원 순식간에 벌고 쓰는 거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나? 그걸 사람들이 진짜 공감해서 소비하는지를 모르겠는데요.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물론, 앨범에 담긴 원재 가사 중에서도 중간중간 그런 이야기가 있죠. 얼마나 벌었고. 하지만 끝의 가사 내용을 보면, 공허함만 남고 결국 남는 게 없더라. 가족만 남더라. 이런 이야기가 많거든요. 저희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LE: 또, 드레스 님은 이런 키드 밀리 님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어떻게 그려내려 했는지 이야기 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D: 저는 보통 가사를 최대한 살려서 곡을 만드는 편인데요. “Face & Mask”는 어떻게 보면 그보다 더 멋을 부린 트랙이기도 해요. 곡이 다른 사람들한테 왈가왈부 되면서 여러 가십거리를 만들게 하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이게 어떤 샘플이고, 어떻게 코드를 바꿨는지 말이죠. 저는 이런 의도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또, 원재가 쓴 벌스의 가사를 살리려고 건반 애드립 라인을 넣었어요. 이런 식으로 곡이 예술적으로 보이게 하고 싶었고, 다른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노래를 만들려고 했어요.

 

요즘 사람들이 어려운 걸 별로 좋아하지 않잖아요. 유튜브를 본다 치면 3분짜리 뮤직비디오 안 보고, 그런 걸 볼 시간에 4분짜리 재미있는 영상 찾잖아요. 그런 식으로 사람들이 소비를 안 하려고 하는 시대이고, 그게 멜론 차트에서도 투영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음악 찾아서 듣는 거 별로 안 좋아하고요.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거, 우리가 해야 하는 걸 하는 거고요. 이런 걸 이번 앨범에서 보여주는 게 바르다고 생각해서 그런 음악을 만들었죠. 이런 게 우리의 멋이고,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들이 이런 노래들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끔 음악을 만들었죠.

 

실제로 “Cliché”나 “Face & Mask”를 싱글로 냈을 때 정말 좋게 들었다는 피드백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런 말보다도 진짜 멋있다는 말이 좋았어요. 원재 벌스나 훅이나 가사도 그렇고요. “Face & Mask”는 그렇게 대놓고 멋있으라고 만들었던 노래예요. 이 친구는 지금 인생의 스탠스가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거든요. 저는 그 이야기를 멋있게 포장한 거고, 예술적으로 보이게 만들어 주면 되는 거고요. 그래서 그걸 사람들이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LE: “Face & Mask”는 또, 크레딧을 보니깐 사운드 디자인으로 키드 밀리 님이 참여하셨다고 쓰여 있거든요. 키드 밀리 님이 어떤 부분을 담당하신 건가요?

 

D: “Face & Mask”가 두 노래를 연결한 건데요. 노래가 이어지는 부분의 사운드 디자인을 원재가 해줬어요.

 

K: 드레스 형한테 샘플을 받아서 피치를 바꾼 다음에 찹해서 두 부분을 섞었어요. 원래 한 곡으로 붙이지 말고 두 곡으로 낼까 생각했는데요. 그러면 너무 셀링 포인트를 잡는 거 같았어요. 애초에 셀링 포인트가 없는 노래인데, 억지로 듣기 편하게 만드는 거 같았거든요. 그래서 둘을 붙여 만들었어요. 들을 사람은 듣지 않을까 싶었죠.

 

 

 

 

 

LE: 이후 나오는 “Intro”부터 “V I S I O N 2021”을 이야기해보려 하는데요. 일단, “Intro”에서 피치가 바뀐 목소리는 무엇을 의도하신 건가요?

 

K: 피치가 바뀐 목소리는요. 현재의 제가 옛날의 저에게 말하는 느낌을 의도한 거예요. 지금의 제가 돌이켜 보면 옛날의 저는 너무 멍청하게 돈을 썼거든요. 예를 들자면, 계획 없이 그냥 아무한테나 밥을 사줬는데요. 그 밥을 산다는 게 맨날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한테 한우를 몇십 만 원씩 써가면서 사주는 식이었거든요. 또, 괜히 클럽 테이블을 잡거나, 마시지도 않는 비싼 술을 사거나, 쓸데없이 목걸이, 반지, 다이아몬드 사는 식으로 돈 낭비하고요.

 

내가 뭐 오프셋(Offset)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도 목걸이 10개 차면 뭔가 그렇게 될 거 같고. 그런 사람들은 그런 삶을 사는 거니까 그게 되는 건데, 저는 아니었단 말이죠. 결과적으로 그런 식으로 돈을 쓰니까 남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런 상태에서 이 앨범의 전체적인 가사를 썼던 거 같아요. “Outro”, “Leave My Studio”, “Intro”가 그런데요. 특히 “Intro”에서는 내가 가장 빛났던 순간, 사람들이 나를 찾던 순간을 값지게 보내지 못했던 거 같아서 그런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Rl3uA5TG4zY

 

 

LE: 또 앨범의 첫 트랙에 참여한 선우정아 님이나 “Face & Mask”, “Bittersweet”, “V I S I O N 2021”에 참여한 론(ron) 님의 활약이 인상적인데요. 이분들에게 주문한 사항이 특별히 있었나요?

 

D: 일단, “Leave My Studio”는요. 선우정아 님이 벌스만 쓰셨고요. 원재가 훅을 다 썼어요. 그 훅을 선우정아 님이 가창만 해주셨고요. 저는 원재의 가사에서 공허함을 느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선우정아 님이 조금 더 이런 감정을 제대로 살리실 수 있을 거 같아서 원재에게 피처링을 부탁드리자고 말을 하고, 선우정아 님에게도 부탁을 드렸는데요. 표현을 너무 잘해 주셨던 거 같아요.

 

“Face & Mask”와 “Bittersweet”에 참여한 론 같은 경우는 말이죠. 저희가 스케치할 때나 작업할 때부터 항상 같이 있었어요. 그냥 한 팀처럼 말이죠. 그래서 후반 작업을 할 때 론이 부른 게 잘 어울려서 그냥 네가 하라고 한 게 많았죠.

 

K: 론은 원래 송라이터의 포지션이었어요. 론이 피처링으로 참여하는 건 서로 바라지 않았고, 원하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론이 작업하다 보니 이것보다 잘 살릴 수 없는 자기만의 그것들을 뽑아내더라고요. 그러면 그냥 굳이 다른 사람을 구할 필요 없이 론이 자연스럽게 피처링으로 참여하게 된 거 같아요.

 

 

 

 

 

LE: 또 “Bankroll”에 오케이션(Okasian) 님이 참여한 게 2010년대 한국 힙합의 트렌드 세터와 그 뒤를 잇는 트렌드 세터의 조합을 보는 거 같아서 재미있었어요.

 

K: 제 작업 방식이 배설하듯이 하는데, 두서가 없어요. 가사도 그렇고요. 이걸 다 뱉어낸 다음에 껴 맞추는 식이거든요. 그런데 대부분 그럴 거예요. (웃음) 아 물론, 안 그럴 수도 있겠지만요. 저는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처럼 감독같이 짜 맞춰서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게 하는 걸 못해요. 저는 인생 전부가 그래요. 계획도 못 세우고, 컴퓨터 조립도 그런 식으로 못 하거든요. 수정 하나 하면 처음부터 다시 하는 느낌 있잖아요. 제가 그런 식이에요. 오케이션이랑 작업한 것도 그냥 하고 싶어서 한 거지. 딱히 계획은 없었어요. 그런데 오케이션 원래 벌스가 있거든요. 본인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셔서 바꿨는데요. 원래 벌스가 진짜 좋았어요. 

 

 

 

 

 

LE: “Bankroll”에서 오케이션 님 벌스가 시작되기 전에 악기가 하나 얹히는데, 그것도 딱히 뭐 의도한 건 아닌가요?

 

D: 제 기억으로는 그것도 얻어걸린 거 같아요. (웃음) 1절까지 딱 만들어 놓고, 2절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때 샘플을 찾다가 그 사운드가 나오는 거예요. 괜찮은 거 같아서 쓰게 되었죠.

 

 

 

 

 

LE: 사실 키드 밀리 님이 “V I S I O N 2021”에서 비프리(B-Free) 님을 오마주한 가사가 있어서, 혹시 드레스 님도 의도한 부분이 있나 했거든요.

 

K: 딱, 저를 포함한 우리 래퍼 세대가 코홀트(The Cohort) 키드들이거든요. 코홀트를 항상 동경하기도 했고요. (웃음) 예전부터 오케이션이란 사람에게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고, 멋있다고 생각해서 같이 작업까지 이어졌죠.

 

 

 

 

 

LE: “V I S I O N 2021”에서 비프리 님의 가사를 오마주한 것도 같은 느낌인 건가요?

 

K: 네, 맞아요. 비프리 님 음악 되게 멋있잖아요. 그리고 나라면 쓰지 않을 가사를 쓰는 사람 중에 최고를 뽑으라면 비프리거든요. 내가 그냥 말하고 있는 걸 가사로 쓰는 셈이죠. 그게 진짜 힙합이거든요. ‘밥 먹을래’를 가사로 쓸 수 있는 용기, ‘배고파’를 가사로 쓸 수 있는 용기. 그런 용기를 가지고 있는 게 비프리가 진짜 짱인 이유거든요. 그 사람은 항상 그래왔고, 그래서 존경을 받는 거 같아요. 저도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가사를 썼어요. 또, 레퍼런스나 오마주 같은 게 알고 들으면 재미있잖아요. 그런 재미를 주고 싶었던 것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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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그렇다면 "Intro"에서 뒤이어 나오는 “Challenge”로 다시 돌아가 볼게요. 키드 밀리 님은 어떤 의도로 "Challenge"의 가사를 쓰셨는 지 궁금해요.

 

K: 사실 제가 “Challenge”라는 노래를 만든 진짜 가까운 의도는요. 인터넷 방송이나 유튜브를 까기보단요. 아, 물론 진짜 막 저급하고 수준 낮은 인방이나 유튜브도 짜증 나긴 하는데요. 힙합엘이 표현으로 ‘머더뻑킹’을 ‘씹빠빠리’로 해석하시는데, 저는 씹빠빠리 틱톡(TikTok)이 싫어요. 저는 틱톡을 못 참겠어요. 요즘에 생긴 ‘릴스’? 그것도 진짜 못 참을 거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클럽에서 춤추는 것도 창피하게 보고, 서로 눈치를 보잖아요. 틱톡이나 릴스는 그걸 억지로 깨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되게 부자연스러워요.

 

얼마 전에 키드 커디(Kid Cudi)가 이런 말을 했잖아요. 내 노래가 틱톡에 쓰이는 거 별로 즐겁지 않다고요. 예를 들어서 노래는 자기가 얼마나 고생했고, 혹은 지금 어떻게 열심히 하고 있고, 죽은 자기 호미들 막 샤라웃 하는 건데. 그런 가사나 노래에 대한 이해도, 존중도 없이 팔로워 때문에 엉덩이 막 흔드는 게 좀 그래요. 키드 커디도 그런 현상이 마음에 안 든다고 언급한 거죠. 이런 게 좀 아이러니하죠. 저의 틱톡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어디서 비롯된 건진 모르겠어요. 

 

틱톡. 틱톡 빼면 다 좋은 거 같아요. 틱톡은 저한테 너무 어려운 거 같아요. 그런데 또 틱톡을 뭐라고 하기 힘든 게요. 저희도 뭔가 유행하면, 그 유행을 따라가잖아요. 예를 들면 클럽하우스(Clubhouse)가 있었죠. 틱톡도 어떻게 보면 우리랑 다른 사람들이겠지만, 그분들의 문화일 거란 말이죠. 그렇게 생각해보면 틱톡을 무턱대고 까는 게 옳지 않은 행동인 거 같아요. 어려워요.

 

D: 까기보다도, 그런 표현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음악가가 틱톡이나 유튜브나, 릴스를 하는 이유가 자기 음악으로 유입시키려고 회사에서 하는 거잖아요. 우리나라는 땅덩어리도 조그맣고, 사람도 적다 보니 바이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보니 그런 걸 많이 하거든요. 우리가 알고 좋아할 만한 외국 아티스트의 경우에는 그런 걸 별로 안 해도 되거든요. 해외에 사람도 많고, 또 전 세계로 바이럴하니까요. 반면에 우리나라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또, 할 수 있는 걸 한다 쳐도 결국 얻고자 하는 건 차트 인 밖에 없는 거죠.

 

 

 

 

 

LE: 틱톡이란 앱이 현재의 음악 트렌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게 생각 나네요.

 

K: 저는 그런 게 싫었어요. 틱톡이 유행했던 당시에 틱톡을 위한 노래를 만드는 거 말이죠. 드레이크(Drake)가 “Toosie Slide”를 만들 때처럼요. 그걸 보면서 어이없었죠. 이제 사람들이 이런 거까지 하는구나 싶어서 어렵게 느껴졌죠. 그런데 반대로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내가 이런 걸 못 해서, 괜히 심술 나서 그런 사람들을 까는 거일 수도 있는 거다. 나는 못 하는 거니까. 반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거면 틱톡을 좋아했을 거예요. 오히려 제가 틱톡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인터뷰를 하는 키드 밀리가 싫었을 거예요. ‘뭐 어차피 너는 못 해서 틱톡으로 돈 못 버니까, 심술 나서 틱톡까는 거잖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죠. 

 

어려운 문제인 거 같아요. 나이를 먹으면서, 특히 랩 가사를 쓸 때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랩 음악이 어느 쪽을 공격하고, 어느 쪽을 향하여 내 생각을 말하는 음악이잖아요. 그런데 하나의 생각을 말했을 때, 반대쪽도 생각하다 보면 이해가 된다 말이에요. 그러다 보면 머릿속에서 계속 타협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가사를 못 쓰게 되더라고요. 세상의 이해관계라는 게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까 말했던 비프리가 이런 걸 다 생각 안하고 그냥 하잖아요. 그래서 비프리가 멋있는 거 같아요. 나이도 많이 들었는데, 이런 생각을 안 하고 어떻게 랩을 하지? 그런데 원래 랩은, 음악은 이런 걸 생각 안 하고 하는 게 맞거든요. 그래서 어려운 거 같아요.

 

 

 

 

 

LE: “Challenge”를 통해 이런 키드 밀리 님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 흥미롭네요. 이제 "V I S I O N 2021"를 기준으로 후반부 트랙들을 짚어 볼게요. 키드 밀리 님은 “Cliché”에서 자신의 어떤 상황이나 생각을 이야기 하고 싶으셨나요?

 

K: 일단, “Cliché”는 조금 전에 남는 게 없다고 느꼈다고 이야기했잖아요. 남는 게 없는 과정에서 느낀 게, 사람 밖에 안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진짜 외롭거나 힘들 때 찾는 게 금반지랑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아니잖아요. 사람이잖아요. 연락처 찾아서 우리 술 한잔 하자. 이런 게 억만금보다 값지다는 걸 많이 느꼈었어요. 제가 커리어를 이어오는 동안 누구한테 협박도 당해 봤고, 제 돈을 가지고 튄 사람도 있었고, 별별 일을 다 겪어 봤어요.

 

특히 우리는 입 조심해야 벌어먹을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계속 입 조심을 하다 보니까 나라는 존재가 굉장히 제한된 거 같고, 결국에는 사람밖에 안 남는 거 같더라고요. 요즘 이슈인 내용, 쉽게 말해서 내가 말하면 망하는 내용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친구들끼리 특정 사이트를 이야기하는 건 쉬워요. 그런데 인터뷰나 방송에 나가서 그 이야기를 한다? 미친놈 소리를 듣는 거죠.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이런 걸 말하는 자유를 포기하고 제한을 둬야 하는거죠.

 

그런데 그런 큰돈이 과연 나한테 뭘 해줄 수 있는가? 그러면 그냥 좋은 음식, 좋은 옷, 좋은 차, 좋은 집, 끝.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질은 오히려 낮아지더라고요. 뭔가 나한테 바라는 게 있으니깐요. ‘얘랑 친해지면 하다못해 피처링이라도 하나 받을 수 있을 거야’ 혹은 ‘버리는 옷이라도 하나 주겠지?’ 알게 모르게 그런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제 눈에 보였었어요. 그래서 결국 저에게 남는 건 사람과 사랑뿐이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죠.

 

 

 

 

 

LE: 사실 “Cliché”의 후반부와 “Blow”는 키드 밀리 님이 SNS에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하향곡선, 혹은 추락하고 있을 때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K: “Cliché”의 마지막 벌스와 “Blow”란 노래는 이런 생각을 담고 싶었어요. “V I S I O N 2021”이나 “Bittersweet”은 좀 폭력적이고, 자신감 넘치고, 돈을 많이 벌었던 걸 지나서 온 거고, “Cliché”의 앞 벌스는 그런 이야기의 마지막인 거죠. 그 뒤 벌스부터는 앞서 이야기한 저의 지금 생각과 가까워지도록 가사를 썼죠. “Blow”의 마지막이 엄마 통화로 끝나는데요. 그 뒤에는 사랑 노래란 말이에요. 그렇게 사랑밖에 남지 않은 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은 가사 한 줄, 한 줄로 이해하지 말고 전반적인 느낌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가사로 이해시키는 건 잘 못 하거든요. 저도 이 앨범을 모니터링하면서 느낌으로 이해했어요. 앨범의 서사도 그렇고요. ‘얘는 옛날에 강하고 돈 많이 벌던 시절을 이야기하는데, 그게 왜 2020년이지? 그때는 2018년, 2019년 아니야?’ 이런 식으로 접근을 안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트랙들이 가지고 있는 느낌이 하나씩 있고, 색깔로 치면 그라데이션이 되어 있거든요. 그걸로 이해해줬으면 좋겠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cuqkSAEMR0U

 

 

LE: 재미있습니다. 이후 “Midnight Blue”가 흘러나오는데요. 이 곡에는 안다영 씨의 밴드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분들이 참여했어요. 개인적으로는 후반부의 연주가 약간 앞선 트랙에서 응어리진 감정을 토해내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밴드 분들께 특별히 부탁드린 사항이나 곡 구성면에서 신경을 쓰긴 사항이 있었을까요?

 

D: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에게 원재가 돋보였으면 좋겠다, 원재가 살았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했죠. 왜냐면 트랙에 세션을 쓰는 게 아니라 밴드를 같이 쓰는 거잖아요. 세션을 쓰는 거랑 밴드를 함께 쓰는 거랑은 개념이 다르거든요. 밴드를 함께 쓰면 그 밴드의 색깔이 음악에서 나와야 하고, 그래야 서로가 윈윈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자칫 잘못해서 밴드의 색이 너무 나와 버리면, 원재의 의도가 안 나오고요. 처음에 그걸 조율하기 위해 이야기를 했었죠.

 

“Midnight Blue”는 전체적인 느낌도 있고요. 곡 후반부의 하이라이트까지 밴드의 색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원재의 색이 많이 있어요. 그러다 곡이 끝을 향해 달리면서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의 피처링으로 참여했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그 친구들도 어떻게 보면 이번 앨범에 참여하면서 나름대로 조율과 타협을 한 거죠. 제가 강압적으로 시킨 건 아니에요. (웃음)

 

 

 

 

 

LE: 또, “Midnight Blue”를 들어보니까 또 [BEIGE 0.5]의 “손톱” 때가 떠오르더라고요. 또, “Citrus”는 예전 인터뷰에서 시티팝 음악에 관심이 있다고 하셨던 게 떠올랐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시티팝은 장르라기보단 뭔가 무드, 드라이빙 음악,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K: 저는 약간 그 음악이 유튜브에 ‘24/7 로파이(lo-fi)’ 치면 나오는 이미지 있잖아요. 네오 도쿄 같은 빌딩들이 있고, 어떤 애니메이션 여자가 움직이고 있고, 고속도로에 차가 무한대로 계속 가는 것. 그런 이미지를 곡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가사나 멜로디를 약간 해지는, 무언가가 엔딩 되는 느낌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사운드는 또 드레스 선생님이 잘 아실 겁니다.

 

D: 일단 “Citrus”는 편안하게 듣기 좋은 노래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원재가 노래를 했기 때문에 조금 더 감미롭게 만들려고 했어요. 원 버전에는 건반이 있었는데 그걸 기타로 바꿨어요. 더 편안하게 들려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바꿨죠. 물론, 중간에 변주가 있긴 하지만요. “Citrus”는 제가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예요. 뮤직비디오도 곧 찍을 예정이고요.

 

 

 

 

 

LE: “Citrus”의 뮤직비디오도 찍으실 계획이군요?

 

K: 원래는 뮤직비디오를 찍을 생각이 없었는데요. 어떤 감독님이 찍어보고 싶다고 감사하게도 먼저 제안을 해 주셨어요.

 

 

 

 

 

LE: “Outro”에서 스트링 세션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이 곡을 듣고 따스한 한국의 ‘정’ 같은 게 느껴졌는데요. 스트링 연주를 곡에 넣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D: 현은 음정의 벨로시티가 강으로만 가지 않아서 말씀하신 그런 감정들이 표현되거든요. 쉽게 말해서 “Outro”는 울리려고 만든 노래였어요.

 

K: 원래 비트는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찾은 외국인들이 한 8년 전에 올린 로우파이 힙합이었어요. 셔플로 듣다가 비트가 나와서, 거기 위에다 랩을 했죠.

 

D: 저는 원재의 가사를 봤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제가 그래서 편곡을 세 번 바꿨어요. 버전이 세 개 있었는데요. 마지막에는 건반 위주로 표현을 했죠. 또 코드도 엄청 많아요. 그리고 원재가 어머니 이야기를 할 때 코드가 중간에 바뀌는 게 포인트예요.

 

K: 저희끼리는 <쇼미더머니> 결승 곡이라고 했어요.

 

D: 맞아요. 현악기를 넣은 이유도 감정을 극으로 끌려고 넣은 거예요. 저는 이 곡을 믹스하면서, 농담으로 들으면서 눈물 날 뻔했다고 했거든요. 그런 걸 의도하고 현을 넣었죠.

 

 

 

 

 

LE: 앨범의 마무리를 짓는 “Downtowner”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그런데 막상 희망적이진 않아요. 또, 마지막 벌스에서 들리는 피치 다운된 키드 밀리 님의 목소리는 무엇을 의도하신 건가요?

 

K: 일단 “Downtowner”는요. 제가 가사를 쓸 때 가장 마지막으로 작업한 곡이거든요. 요즘은 뱅어 노래를 많이 만들고 있거든요. 그런데 뱅어 노래를 만들 때 어떻게 재미있게 좀 해볼 수 있을까 해서 가사 작법에 대해서 고민을 해봤는데요. 남을 공격하는 가사를 적지 말아보자, 남을 공격하지 않는 트랩을 만들어보자, 다른 래퍼를 까는 가사를 뺀 힙합을 한 번 만들어보자. 이런 가사를 쓰는 걸 엄청나게 고민하고 있어요. 요즘도 그렇고, “Downtowner”를 만들 때도 그렇고요.

 

“Downtowner”는 그런 작법을 고민하던 와중에, 앞 트랙을 묶어서 써보고 싶었어요. 가장 최근의 내 심정, 힙합 씬에 하고 싶은 말, 이것저것을 말하고 적어보고 싶었던 노래예요. 마지막에 나온 피치 다운된 목소리는 그 부분에서 어울릴 거 같았고, 인트로와 연결 지점을 주면 재미있을 거 같아서 넣게 되었어요. 영화 같은 거 보면 현재가 나오는데 과거 이야기가 살짝 나오는 느낌 있잖아요. 그런 걸 사운드로 연출해보고 싶어서 한 시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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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이처럼 [Cliché]는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더 디테일이 느껴지는 앨범이었는데요. 두 분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어떤 시너지를 느꼈나요? 또 이번 작업을 통해 각자의 음악관에서 변화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K: 저는 많은 욕심을 버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음악보다도 사람이 바뀐 거 같아요. 사는 대로 사는 거지. 사는 대로 사는 게 가장 좋다. 이런 느낌으로 변한 거 같아요. 옛날에는 너무 예민했던 거 같아요. 가사에서 보이는 것처럼 말이죠. 저 자신이 이건 멋없고, 이거 하면 짜치고, 이런 걸 너무 많이 분출하면서 살았던 거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욕했던 사람이 제가 되면, 약간 ‘노바뱀’이 되면 할 말이 없더라고요. 물론 살다 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노바뱀’이 될 수 있지만요.

 

어쨌든 지금 제가 여기에서 엄격하게 나 자신을 가사로 뱉어버리는 거. ‘나는 절대 이런 걸 평생 안 할 거지, 나는 진짜 리얼이니까 <인기가요> 안 나갈 거야. 젠장.’ 이래 놓고 나가면 남들이 보기 좀 웃기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그런 엄격함을 조금 놔 버리려고 하고 있어요. 또, 두 번째로 배운 점은 보컬 레슨을 받아야겠다고 깨달은 거예요. 저는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하는데, 제 하드웨어가 제가 쓴 탑라인을 못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보컬 레슨 선생님을 찾아서 배우고 싶어요.

 

D: 저는 이제 시작인 거 같아요. 그동안 저는 프로젝트 성의 앨범을 만들고 나오고 나면요. 그걸로 끝이었어요. 물론 그 사람과의 인연이 끝난다는 건 아니고, 다음 작업을 잘 안 하거든요. 그런데 원재랑 하면서 원재와의 인연도 이제 시작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 친구랑 하고 싶은 그림도 너무 많고요. 그냥 음악을 같이 할 수 있는 좋은 친구를 만났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요. 그래서 인연의 시작이란 생각이 많이 들어요. 

 

물론, 제가 혼자 내는 앨범의 커리어에서도 이제 시작인 거 같고요. 그래서 올해 열심히 달리고 있어요. 그러고 나서 내년에 이런 결실을 받아보자는 생각이 있어요. 원재와 준비하고 있는 것도 많고요. 그걸 더 잘 보여드리고 싶어요. 또, 원재가 <랩하우스 온에어>에서 이야기한 케이팝 밴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사람들 생각보다 더 일을 키우고 있어요. 아마 다른 분들이 보면 깜짝 놀랄 만한 플랫폼에서 저희를 만나 보실 수 있을 거예요.

 

K: 드레스 리더님이에요.

 

D: 지금 짜고 있는 대로 나오면, 다른 사람들이 ‘뭐야?’ 이럴 수밖에 없을 거예요. 저는 그런 걸 납득시키고 증명하기 위해 열심히 음악을 하고 있어요.

 

 

 

 

 

LE: 어떻게 보면, [Cliché]가 키드 밀리, 드레스의 멀티버스(Multiverse). 그것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D: 그렇죠. [Cliché]가 어떻게 보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아이언맨(Ironman)> 같은 느낌일 수 있는 거죠.

 

 

 

 

 

LE: 키드 밀리, 드레스의 인피니티 사가. 기대해 보겠습니다. (전원 웃음)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K: 어… 사랑합니다. (전원 웃음) 앨범이 별로면 어쩔 수 없고요. 앨범이 좋았으면 감사합니다. 저 더 노력할게요…! (전원 웃음)

 

D: 너무 잘 들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앨범을 많이 소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앨범을 들려주시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선물도 해주고, 들려주시면 좋겠고요. 이야기를 많이 나눠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그 이야기가 식을 때쯤 저희가 새로운 음악을 들고나올 거예요.

 

K: 이 형 펀치라인 킹이네? 말 멋있게 되게 잘하네? (전원 웃음)

 

 

 

 

 

LE: 인터뷰 고생하셨습니다.

 

 

 

 

 

CREDIT

Editor

INS, snobbi

 

신고
댓글 19
  • 5.31 19:06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B4
    5.31 19:14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했습니다! 이번 앨범이 저한테는 너무나도 좋았기에 이 앨범이 밀리X드레스의 시작일 거라는 말이 너무나도 반갑고 설레네요...

    다음 앨범과 활동도 기대하고 기다리겠습니다!!

  • 5.31 19:25

    생각보다 더 많은 생각과 고뇌가 담긴 앨범이네요

    덕분에 앨범도 한 번 더 듣게 되어보고.. 이미 많이 들었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인터뷰였습니다

  • 5.31 19:39

    오케이션 기존 벌스 너무 궁금..

  • 5.31 20:21

    너무 좋은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클리셰 항상 듣고있습니다 멀티버스 기대할게요 @))_

  • 5.31 20:36

    인터뷰 너무잘봤습니다! 힙합엘이 감사합니다 키드밀리 드레스 감사합니다

  • 5.31 23:52

    인터뷰 잘읽었습니다! 궁금한 부분들 많이 해소되었네요

  • 5.31 23:56

    디 읽었어요 재미있었어요ㅎㅎ

  • 6.1 00:34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인터뷰 진행해주신 엘이 운영진분들 그리고 좋은 앨범 내주신 키드밀리님 드레스님 감사합니다!!

  • 6.1 00:45

    와 진짜 양질의 인터뷰네요 감사합니다!!!

  • 6.1 01:35

    Citrus 뮤비, 케이팝밴드, 둘의 다른 작업물까지 기대되는거 진짜 많아요.. 진짜 시간가는줄 모르고 봤네요

    킫밀 드레스 엘이까지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 6.1 02:07

    와... 두분 다 굉장히 멋지시네요

  • 6.1 03:09

    잘 읽었습니다

     

  • 6.1 03:18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 6.1 09:50

    감사합니다

  • 드레스 진짜 멋있는 프로듀서네요 곡을 다듬는 방식도 유니크하고 앨범 작업하기 전에 키드밀리가 어떤 식으로 바이럴을 해왔고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부터 고려한다는게

  • 6.2 01:57

    고생하셨습니다 👍

  • 6.2 09:10

    앨범 다시 돌리러갑니다..힙합엘이에는 앨범 풀로 돌리는 분들이 더 많을꺼에요!

  • 8.13 21:16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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