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3년,
당시 본인은 10대 물이 아직 완전히 빠지지 않은채
한국의 입시제도에 불만을 품고 꾸역꾸역 공부하던 수험생이었다
그러한 나에게 하필 이때 나스가 첫 내한을 온다는 소식은 청천벽력이었다
물론 우리 부모님은 바로 전 해에 에미넴이 왔을 때 티켓을 끊어주신 적은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수험생의 공연행을 허락할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결국 본인은 부모님한테 말도 꺼내보지 못했고
그저 현장 관객들이 찍은 영상과 엘이 행님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며
나의 처지를 한탄하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당시에 이미 40대였던 나스의 내한이었기에
아마 이게 첨이자 마지막 내한이지 않을까 하는 나만의 추측으로 인해 더욱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나스의 첫 내한을 놓친 경험은 이후로도 계속 문득문득 나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지루한 대학 강의를 들으면서 멍 때릴 때, ㅅㅂㅅㅂ거리며 군대 매트리스를 피고 누울 때,
그날따라 유난히 야스에 집중이 안될 때, 그지같은 업무를 억지로 잡고 있을 때 등등
나스의 망령은 생각보다 상당히 오래 나에게 머물렀다
하지만 이전까지의 나는 머 평생 후회하며 살겠지 라며 생각하는거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올해 랩비트 페스티벌의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어제 드디어 11년 만의 한을 풀고 왔다
나스는 이제 배불뚝이 아저씨가 되었고
나는 다음날(즉 오늘) 이직 면접이 있음에도 조까고 달려온 으른이가 되었다
상당한 세월이 지났지만 나스의 랩은 여전했고
나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마어마한 감흥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나스한테는 몇십년 동안 수도 없이 했을 월드투어 공연 중 하나일 수도 있지만
덕분에 나는 내 인생에서 절대 있지 못할 순간을 하나 더 추가할 수 있었다
나스한테 고맙다
+ 갠적으로 기억에 남는 깨알 현장 포인트
1. hate me now 나올 때 디디 지껄이는거 삭제됨 ㅋㅋㅋㅋ
2. 사실 도중에 몇번 절기도 했고, 삑사리가 나거나 아예 몇마디를 까먹은 순간도 있었음
하지만 그걸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선보임
3. 다른 래퍼 노래 비트에 랩하던 순간이 몇번 있었는데
갠적으로 비기 sky's the limit 비트에 랩할때 먼가 찡했음
4. made you look 부를때 본인 주변에는 bravehearts라고 제대로 떼창하는 분들이 한명도 없었음
다들 제각기였음 ㅋㅋㅋㅋ 몇몇 분은 아예 단어가 아니었던 듯....?
5. 마지막으로 공연 끝나고 가는 길에 봤던 기여운 급식 친구 일행....
감정이 벅차올랐는지 같이 온 친구한테
영감 받았으니 클래식 하나 뽑자고 말하는거 우연히 들었는데 넘 기여웠습니당
꼭 성공하세요!!
화이팅입니다 면접 잘보십쇼!
시간상 이미 잘 보고 오셨지 않나 싶습니다! 나스 행님의 기운을 받아서!
보고 와서 썻습니다 ㅎㅎ
응원 감사함돠~
좋은 결과 나오시길 바라요~
전체적으로 떼창이 좀 아쉬운 수준이긴 했나보네요
뒤쪽은 저 포함 40대이상인듯한 나이 많은 사람들이 많아서 생각보다 떼창 괜찮았습니다 ㅋㅋ
특히 제 바로 왼쪽에 계시던 분과 뒤로 두칸정도에 계신 분들, 우측으로 한 5~6칸정도에 계신 세분정도덕에 저도 신나서 소리 지를 수 있었네요
고립되서 혼자만 더블링 치고 그러면 되게 민망해서 안하게 되거든요 ㅋㅋㅋ
아 떼창 하긴 했는데 made you look 그부분은 먼가 걍 비슷한 발음으로 부르는 느낌이었음 ㅋㅋㅋ
진짜 2013년이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어제 공연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기 잘 읽었습니다!
진짜 진심이 담긴 글이네요ㅋㅋㅋㅋㅋ
전 못갔지만 다들 이렇게 즐기고오신거 보니 괜히 같이 기분 좋습니다 ㅎㅎ
야스에 집중 안되는건 씹ㅋㅋㅋㅋㅋ
진짜네 왜 나스로 봤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따라 이상하네?
자기 누구생각해???
Nasty Nas in yo area
헉 들킴
야스는 진짜 광기네요
하.. 저도 후회중인데 언젠간 또 오겠죠..?
여기서 또 11년 뒤면 나스 나이 60이긴 한데.... 쓰읍....
진솔한 감정이 담긴 글 잘 봤습니다. 13년 지산이나 지금이나 전 넘 좋더라구요 걍 나스는 신입니다 진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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