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183671717
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힙합엘이 줌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이오더매드문 (이하 이) : 안녕하세요, 저는 사실 힙합엘이에 가입한지는 며칠 안 됐고, 제 블로그에서 글을 써왔고 요즘에는 나무위키에도 정보를 올리고 있는 이오더매드문입니다.
아래와 같이 나무위키에 등록되어 있는 명반 리스트는 대부분 제가 작업한 문서이기도 해요.
공 :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려주신 블로그에 들어가 잠깐 탐방을 해보았는데, 본인의 여러가지 생각들을 주제로 포스팅을 하셨더라구요.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블로그에 업로드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이 : 제 기억으로는 2017년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영화 리뷰를 쓰는 파워블로거나 평론가들이 작성하는 게시글들이 멋져보여서 저도 흉내내기 식으로 영화 리뷰부터 시작했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요새는 음악 쪽에 좀 더 집중을 하고 있네요. 그 이유는 인생 앨범에 대한 답변에서 더욱 자세하게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공 : 앞서 말씀해주신 나무위키 업데이트와 더불어 최근 힙합엘이에서는 RYM의 아티스트 정보 해석본을 올려주시기도 하셨는데요.
RYM 아티스트 해석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이 : 농담이 아니라 저도 왜 그걸 번역했는지 기억이 안 나요. 제가 하나에 꽂히면 주변인들이 보기에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몰입을 하거든요.
평론가들이 특정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게 아니라, 커뮤니티 유저들이 아티스트를 소개한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작정 번역을 해서 제 블로그에 업로드를 했는데 생각해 보니 힙합엘이에도 적당한 주제이다 싶어 올리게 되었습니다.
공 :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에 몰입하고 집중하는 것은 좋은 것 같아요. 물론 너무 과하다면 어느 정도 조절이 필요하겠지만요.
이오더매드문이라는 닉네임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이 :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오가 제 본명의 어감과 비슷해요. 또, 제가 다혈질이고 화를 잘 내는 성격이에요.
목성의 위성 중에 이오라는 위성이 있는데, 수시로 폭발을 하는 별이래요.
그게 제 성격과 비슷하다 싶어 이오에 매드문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이오더매드문이 되었습니다.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Killswith Engage - <My Curse>
공 : 오늘 줌터뷰에서는 폭발하실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본격적인 인터뷰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질문입니다.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는 어떤 곡이었을까요?
이 : 메탈 밴드 Killswith Engage의 <My Curse>라는 곡이고, 알고리즘이 저를 이끄는대로 노래를 듣다 보니 가장 최근에 듣게 되었어요.
흔히 말하는 메탈코어 장르의 팀이고, 뉴메탈, 젠트, 메탈코어는 메탈 중에서 젊은 세대에 속하는 장르기도 해요.
Killswitch Engage는 그를 대표하는 팀 중 하나고, 특히 더 멜로딕한 편이라 인기가 많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리프, 보컬력도 다 좋지만 보컬 때문이에요. 편견을 조장하려는 건 아니지만 이 팀의 보컬이 메탈 장르에서는 굉장히 드문 흑인이거든요.
흑인 보컬은 대부분 소울 장르에 어울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 특유의 애수가 메탈의 스크리밍 창법과 섞여들어가니 특색 있고 좋더라구요.
보컬 하워드 존스는 탈퇴와 재가입을 반복하면서 Killswitch Engage와 어찌저찌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고, 제가 알기로는 팀의 유일한 흑인이에요.
공 : 제가 메탈 밴드를 그렇게 좋아하고 관심 있게 듣는 편은 아니지만, 대부분 백인 위주의 음악으로 알고 있는데 흑인 보컬이 있는 팀이라고 하니 독특하네요.
알고리즘을 통해 이 곡을 듣게 되었다고 하셨는데, 현재 스트리밍 플랫폼은 어떤 걸 사용하고 계시나요?
이 : 저는 현재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고 있고, 스트리밍 플랫폼을 그렇게 따지는 편은 아닙니다.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Elvis Costello & The Imposters - <The Difference>
공 : Killswitch Engage의 <My Curse>라는 시원시원한 노래를 소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어떤 곡이었을까요?
이 : 저도 궁금해서 한 번 유튜브 뮤직 리캡을 봤어요. 그랬더니 Elvis Costello의 <The Difference>라는 곡이었습니다.
이 곡도 알고리즘을 통해 많이 듣게 되었고, 유튜브 뮤직 홈을 보면 항상 최신 발매된 앨범을 알려주잖아요?
그래서 워낙에 다작하는 사람이다 보니 신보가 또 나왔구나 싶어 한 번 들어보게 되었죠.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수작을 발매하고 있는 걸로 유명하기도 하구요. 정말 대단하죠.
그렇게 처음 듣게 되었다가 다시 알고리즘을 통해 슬슬 눈에 보이길래 생각없이 재생 버튼을 누르다 보니 최근에 자주 즐겨 듣게 된 것 같네요.
한 때는 Elvis Costello가 The Attractions이라는 백 밴드를 두기도 했는데, 자세한 건 모르지만 불화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현재는 Elvis Costello & The Imposters로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아마 70년대부터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2020년대까지 목소리의 힘을 잃지 않았다는 게 정말 신기해요.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Anamanaguchi - <Endless Fantasy>
공 : 곡 제목은 <The Difference>지만 정작 본인의 목소리에는 큰 차이가 없네요. Elvis Costello의 곡을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로 소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이오더매드문의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이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중에서도 제가 가장 많이 들은 곡을 하나 골라보았어요. Anamanaguchi라는 특이한 이름의 밴드의 <Endless Fantasy>입니다.
밴드 멤버들이 본인들이 다녔던 다양한 회사의 이름에서 글자를 따온 다음 잘 조합해서 만든 이름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8비트, 16비트로 이루어진 칩튠 장르의 곡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 쪽 장르에서는 이 앨범이 최고작으로 평가를 받는 작품 중 하나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고 즐겨 듣게 되었습니다.
이 곡 같은 경우에는 유튜브 뮤직 알고리즘이 아닌 이웃 블로거의 앨범 리뷰를 보다가 알게 되었어요. 네임밸류라는 이름의 블로거이고, 일렉트로닉 장르 쪽에서는 정통하신 분이에요.
일렉트로닉 장르를 자주 즐겨듣지는 않지만 칩튠과 이 앨범은 제 취향에 맞아서 한 번 돌려보았는데, 22곡/1시간 10분으로 짧지는 않은 분량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개별 곡 단위의 완성도는 훌륭하지만, 통으로 앨범을 돌리면 물리는 감이 없잖아 있더라구요. 노래들이 너무 좋아서 불만 없이 듣기는 하지만요. (웃음)
공 : 이런 게임기에서 나오는 사운드에 영향을 받아 나온 장르가 칩튠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실제로 게임하시는 것도 좋아하시나요?
이 : 예전에는 즐겨했고, 이런 류의 음악과 가장 비슷한 게임을 소개해본다면 샌즈로도 유명한 언더테일이 있죠. 언더테일은 요즘에는 많이 안 하지만 막 출시되었을 때는 많이 했었어요.
이 게임을 소개해보라고 한다면.. 어떻게 이야기 해야될지 모르겠네요. 비틀즈 팬에게 '너 비틀즈 소개해봐!'라고 말하면 당장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것처럼요.
원래는 나만 알고 있는 인디 게임이었다면, 이제는 큰 유명세를 얻어 국민 인디 게임이 되었어요. 별점을 주자면 제 기준으로는 5점 만점에 10점입니다.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Nick Cave - <Waiting For You>
공 : 언더테일 극찬을 해주시면서 나만 알고 있는 노래는 Anamanaguchi라는 밴드의 곡을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라이브 가시는 것도 좋아하시나요?
이 : 저는 라이브를 정말 안 좋아해요. 저는 음원으로 감상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유를 콕 찝어서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라이브에서는 음원에서 받았던 감동이 잘 안 느껴지더라구요.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몇 년 전에 JPEGMAFIA가 피치포크 뮤직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했을 때 저도 그 자리에 있어서 관람을 했거든요.
힙합 뮤지션들이 밴드 셋을 갖추지 않고 미니멀한 구성으로 라이브를 즐겨하기는 하지만, 노트북으로 비트를 틀어놓고 소리를 꽥꽥 지르는 게 저한테는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그래서 JPEGMAFIA의 음악을 음원으로 듣는 건 정말 좋아하지만, 라이브는 영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밴드 셋을 라이브로 듣는 것도 즐겨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는 있는데, Nick Cave의 <Waiting For You>입니다.
제가 Nick Cave의 엄청난 광팬이기도 하고, 만약에 내한 공연을 한다면 누군가 공연 중간에 소리지르면서 난입하고 껴안는 모습을 보일 거예요. 그게 아마 저일겁니다. (웃음)
전작과 본작이 아들을 잃고 난 후에 발매된 앨범이다 보니 원래 가사를 잘 쓰는 사람이지만 특히 이 앨범과 이 곡이 사람의 가슴에 사무치게 다가오더라구요.
이 가사의 내용이 정확히 뭐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언젠가는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대상은 먼저 떠나보낸 아들일테구요. 본인도 앨범에서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투영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구요.
또, 이 곡을 라이브로 듣고 싶은 또 다른 이유는 곡의 악기 구성이 미니멀하잖아요? 그러니 좀 더 라이브에서 Nick Cave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보다 집중하기가 쉽겠죠. 떼창을 유도하는 곡도 아니구요.
물론 제대로 된 타이밍에 나오는 떼창은 장관을 연출하는 요소지만, 시도 때도 없이 떼창을 하는 건 라이브를 즐기는 데 있어 방해요소라고 생각해요.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Orville Peck - <Dead of Night>
공 : 라이브보다는 음원파지만 Nick Cave의 노래만큼은 라이브로 들어보고 싶다고 말씀해주셨고, 그 중에서도 먼저 곁을 떠난 아들의 존재를 그리워하는 <Waiting For You>를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여행에 관련된 노래인데요. 여행 가시는 건 좋아하시나요?
이 : 여행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엄청 많이 갔어요. 기억에 남는 여행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중학교 때 갔었던 미국 일주입니다.
물론 모든 곳을 구석구석 간 건 아니지만 미국 지도에 원을 그리는 듯한 대여행을 가족과 함께 떠났어요.
미국에 1~2년 살기도 했었고, 이왕 미국에 왔으면 이곳저곳 가는 게 더 좋겠다 싶어 방학 기간에 여행을 가게 된 거죠.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장소를 굳이 하나 꼽자면 그랜드 캐니언이고 정말 장관입니다. 하지만 유명한 관광 명소가 아니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미국 남부 쪽을 한적하게 드라이빙하는 것도 너무 좋았어요.
여행에 관련된 노래는 Orville Peck의 <Dead of Night>라는 곡을 골라보았습니다. 미국 일주에 어울리는 컨트리 장르이고, 분위기가 참 멋진 곡입니다.
게이 커플이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뮤직비디오에는 나름의 스토리가 있지만 가사 자체에는 특정한 스토리텔링이 있지는 않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뮤직비디오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아요.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정적인 분위기가 강했는데, 그 이미지와 영상이 크게 어울리지는 않더라구요.
하지만 곡 자체에서 풍기는 컨트리 사운드가 제가 여행에서 좋은 기억이 있던 미국 남부와 너무 잘 맞아 떨어졌어요.
이 곡을 부른 Orville Peck과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처럼 미국 남부는 퀴어적인 요소가 섞여있기도 한데, 이 지역은 굉장히 이중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어요.
보수적인 백인들 위주의 마초적인 느낌이 나면서도 그와 동시에 변태적이면서도 동성애 성향이 강한 모습을 보이거든요. 이 노래가 그런 남부의 이중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공 : 제가 이 아티스트에 대해 잘 알지는 못 하지만 영상이나 앨범 커버를 보니 마스크를 쓰는 게 하나의 캐릭터 같은데 맞을까요?
이 : 맞습니다. 데뷔 때부터 마스크를 쓰고 활동하더라구요. 그런 부분이 Orville Peck이 동성애자라는 점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게 왠지 모르게 성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야마오카 아키라 - <Never Forgive Me, Never Forget Me>
공 :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미국 남부 여행의 이미지가 잘 담겨져 있는 Orville Peck의 곡을 소개해주시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취미와 관련된 노래인데요. 이오더매드문 님의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이 : 저는 전반적인 공포를 좋아하고, 공포 영화, 소설, 만화 등 음험한 느낌을 좋아해요. 이전에 소개한 <Dead of Night>도 비슷한 이유로 즐겨 들었구요.
왜 이런 성향을 가지게 된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초등학교 때 도서관 구석에 박혀있던 스티븐 킹의 공포 소설을 읽었을 때가 시작이었던 것 같기도 해요. 아니면 지식 E 채널에서 팀 버튼 감독에 관한 영상을 시청한 것도 계기 중 하나구요.
더 거슬러 올라가면 잔인한 걸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 시절에는 제가 중국 베이징에서 살았는데, 중국 암시장을 혼자 가보면 불법으로 수입된 DVD들이 엄청 많았거든요.
심지어 공산당 정부가 허용하지 않는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었죠. 특히 공포 영화요. 부모님은 그런 걸 보지 말라고 금지하셨는데, 저는 그 DVD를 보고 무서우면서도 은근히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았어요. 그래서 암시장에 가서 몰래 이 작품을 사오고 봤던 기억이 나네요.
경찰들도 암시장이 있는 걸 알면서도 쉬쉬하는 분위기였으니, 원칙 상으로는 구매와 시청 모두 안 되지만 그냥저냥 묵인해주는 느낌이 있었죠.
그래서 취미와 관련된 노래로는 야마오카 아키라의 <Never Forgive Me, Never Forget Me>라는 곡을 골라보았습니다.
사일런트 힐 3 사운드 트랙에 수록된 곡이고, 아시다시피 사일런트 힐은 가장 유명한 공포 게임 시리즈 중 하나잖아요?
주인공이 무의식이 속 세계에서 만들어진 괴물들을 좋아하는 내용인데, 무섭고, 슬프고, 우울한 느낌이 많이 담긴 게임이죠.
제가 이런 인더스트리얼이나 다크 엠비언트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고, 특히 이 곡은 제가 공포 음악에서 좋아하는 모든 요소들을 담고 있어요.
기분 나쁘고 음산하면서도, 게임 속에 나오는 슬픈 이야기들의 우울함과 슬픔을 담고 있고, 또 알게 모르게 편안한 느낌을 준단 말이죠.
단순한 구성을 가진 곡인데도 이러한 다양한 감정을 연출한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특히 이 곡을 작곡한 야마오카 아키라는 이러한 음산한 사운드를 잘 만드는 프로듀서이기도 하죠. 사일런트 힐 시리즈의 사운드트랙을 모두 담당하기도 했구요.
사일런트 힐 같은 경우에는 여러 번의 제작 취소 이슈도 있었고, 게임을 제가 이제 안 하다보니 어떤 시리즈가 가장 최근에 나왔는지는 가물가물하네요.
시리즈 중 명작이라고 한다면 보통 2탄과 3탄을 뽑아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게임 커뮤니티도 하지 않고 게임 평론도 잘 모르다 보니 정확한 의견은 잘 모르겠지만요. 단순히 이 곡이 들어가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3탄을 명작으로 뽑은 것 같기도 합니다.
사일런트 힐은 제가 플레이한 것에 따라 결과가 바뀌는 멀티 엔딩 형식인데, 기억에 남는 엔딩 중 하나는 코미디 엔딩도 있었어요.
일부러 게임 개발자들이 플레이어들을 놀리려고 특정 이스터 에그 조건을 달성하면 말도 안 되는 결말이 나오게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유명한 건 외계인 엔딩이죠.
사람의 무의식 속 세계에 관한 게임인데 뜬금 없이 외계인이 나타나서 주인공을 납치하는 내용의 결말입니다. 실제로 그 엔딩을 보기도 했고요.
아마 일부러 그런 엉뚱한 엔딩을 게임 속에 하나씩 포함시키는 건 사일런트 힐 시리즈가 시작한 것 같고 다른 게임에도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저도 이것처럼 나무위키 문서에 이런저런 재밌는 저만의 흔적을 남기기를 좋아해요. 그런 흔적들을 보고 다른 사람들이 제 문서에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정보를 추가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구요.
하지만 나무위키에 그런 전통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엔하위키 시절에는 유행하는 문화였어요. 왜냐면 나무위키는 농담이나 드립 치는 걸 규제하는 편이잖아요?
그래서 엔하위키 시절을 굉장히 좋아해서 그 때의 감성이 그립기도 해요. 제가 그 때 당시에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찾아보는 시기였어서 엔하위키에 나왔던 정보들을 많이 참고하기도 했거든요.
주제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관련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제가 음악 관련 나무위키 문서를 제작하는 이유도 제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엔하위키/나무위키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으니 그걸 되살리고자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작성한 걸 토대로 저같이 음악을 입문하는 사라들이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거고, 유명한 음반임에도 위키에 정보가 없어서 답답해서 제가 나선 것도 있구요.
또,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 통계를 보는 것도 좋아해요. 별다른 이유는 없지만 문서를 대량으로 만들어 놓고 보는 걸 즐기거든요.
그리고 사견이지만 나무위키가 음악 입문에 좋은 매체라고 생각해요.
물론 다양한 힙합이나 여러 장르의 음악 커뮤니티와 평론 사이트가 있기는 하지만, 음악에 갓 입문한 사람들은 그런 정보를 잘 모르잖아요? 아무래도 가장 먼저 접하게 될 사이트가 나무위키일 가능성이 높죠.
다들 피치포크, 롤링 스톤즈, 한국으로 치면 이즘이나 리드머 이야기만 하는데, 매번 똑같은 곳 말고 신선한 바람을 줄 수 있는 사이트를 한 번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여러 커뮤니티에서 '꺼무위키'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그러면서도 음악을 모르는 사람들이나 아는 사람들이나 다들 보더라구요.
그래서 다양한 커뮤니티에 있는 정보들을 나무위키에 한 번 모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러면 입문하는 사람들도 보기 좋을 것이고, 음악을 잘 아는 사람들도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았어요.
마지막으로 음악에 대한 다양한 갑론을박이 있잖아요? '흑인 음악이 백인 음악보다 우월하다', '여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보다 대우가 나쁘다' 등 양쪽 의견에 대한 통계가 정리된 자료가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이러한 정보들을 취합해 여러 주제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통계 자료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무위키 문서 정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크게 할 말은 없는게 제가 락 / 메탈을 좀 더 좋아하다보니까, 제가 만든 나무위키 문서는 대부분 락 / 메탈 장르에 치중되어 있어요. 앞으로는 힙합 장르에 대한 문서도 열심히 추가해보아야겠습니다.
일곱번째 질문 :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과거) The Caretaker - <All You're Going To Want To Do Is Get Back Home>
현재) Jo Burnham - <That Funny Feeling>
미래) The Flaming Lips - <All We Have Is Now>
공 : 다양한 이유를 통해 나무위키 문서를 정리하고 계신다고 말씀해주셨고, 취미와 관련된 노래는 사일런트 3에 수록된 <Never Forgive Me, Never Forget Me>를 골라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혹시 세 가지 테마 전부 골라주셨을까요?
이 : 네, 모두 골랐습니다. 과거부터 먼저 소개하자면 The Caretaker의 <All You're Going To Want To Do Is Get Back Home>입니다.
The Caretaker는 엠비언트 장르의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고,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이나 다른 작품에서 '치매'라는 주제를 주로 다뤄왔어요.
치매가 진행되어 가는 과정을 음악으로 표현한 앨범이고, 기억을 잃는 것을 과거를 회상하는 것처럼 음악으로 시각화한거죠.
들어보시면 마치 한 노인이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런 감성이 과거라는 시점과 잘 맞아서 이 곡을 선정해보았습니다.
실제로 이 뮤지션이 요양원에서 치매 노인들을 관찰하면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앨범에서 첫 트랙을 고른 건 큰 이유는 없고, 엠비언트 명반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수록곡들의 퀄리티가 전부 좋아서 어떤 곡을 고르든 크게 상관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첫 트랙이니까 사람들이 앨범 단위로 들으면 가장 처음으로 접하는 곡이고, 그만큼 임팩트가 세다는 생각으로 고르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공포 영화도 그렇고 뭐든지 첫 장면이 제일 중요하기도 하구요.
공 : 알츠하이머를 주제로 하여 마치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느낌을 음악에서 주는 The Caretaker의 곡을 소개해주셨고, 현재를 대표하는 노래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나요?
이 : Bo Burnham의 <That Funny Feeling>이라는 곡을 골라보았습니다. 이 사람은 코미디언/영화감독/뮤지션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코미디가 제일 메인이에요.
팬데믹 시기에 집에 틀어박혀 혼자서 촬영한 웃긴 영상이나 작곡한 노래들을 모아 하나의 영화로 만든 것이 넷플릭스에 업로드 되었어요.
팬데믹에 관련된 여러 농담이나 요즘 세대를 풍자하는 내용의 곡들을 이 영화에 수록한 거죠. 아마 미국 팝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가사를 아마 이해 못 하실 수도 있어요. 반대로 미국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재밌게 노래를 들을 수 있죠.
요약하자면 현대 문화에 ~~한 점이 있는데 다들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지 않냐?는 노래예요.
예시를 하나 들자면 GTA에 관해서 이런 가사가 나와요. '왜 GTA를 플레이하면서 다들 교통 법규는 왜 지키냐?' 그런 부분이 웃기더라구요.
[Inside]라는 이름의 이 사람의 다큐는 한국어로 [못 나가서 만든 쇼]로 번역이 되었어요. 번역한 사람도 고민을 꽤나 했을 것 같은데, Bo Burnham이 한국에서는 전혀 인지도가 없기 때문에 코미디 관련 홍보를 하려면 이름이라도 기억에 남게 지어야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어떤 이름이 가장 최선이었을까 한 번 생각을 해보았어요. 그런데 'Inside'라는 제목이 너무 완벽해서 다른 이름이 생각이 도저히 안 나오더라구요. 그냥 문자 그대로 한글로 옮겨서 [인사이드]로 하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사운드트랙도 명반이라고 생각해요. Phoebe Bridges가 이 곡을 커버한 버전도 너무 좋았구요.
그리고 그 둘이 열애설이 났다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둘의 정치 성향이 너무 달라 의외더라구요.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는 The Flaming Lips의 <All We Have Is Now>를 골라보았습니다.
이 곡의 가사가 어떤 내용이냐면, 어떤 노인이 나타나서 자신은 미래에서 왔다고 이야기하며 우리에게는 시간이 얼마 없다, 우리에게는 지금 밖에 남은 시간이 없다는 메세지를 전해요. 근데 그 노인이 알고 보니 미래에서 온 자기 자신이었다라는 스토리를 담고 있어요.
이 앨범이 우울함, 사회 풍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데, 그 중에서도 철학적인 느낌이 나는 이 트랙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아무래도 이 밴드가 사이키델릭한 질감의 사운드로만 유명하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가사도 Pink Floyd 수준으로 정말 잘 쓰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Yoshimi Battles the Pink Robots]라는 앨범의 제목도 일종의 콘셉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정확히 밴드가 어떻게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노래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가사도 너무 인상적인 트랙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로 골라보았지만, 과거, 현재, 미래라는 모든 시점을 아우르는 곡 같아요.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Daft Punk - [Random Access Memories]
공 :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곡들을 각각 한 곡씩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느덧 마지막 질문을 드릴 차례인데요. 본인의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을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이 : 저는 Daft Punk의 [Random Access Memories]를 골라보았고, 앨범의 전곡이 좋지만 굳이 한 곡을 고르자면 아무래도 <Get Lucky>겠죠.
이 음반을 인생 앨범으로 고른 이유는 제가 음악이라는 문화에 눈을 뜨게 해주었던 계기거든요. 아마 이 앨범이 아니었다면 제가 좋아하는 락 / 메탈이나 힙합 장르도 들을 일이 없었을 거예요.
제가 미국에 있었을 때 Daft Punk가 음악 감독을 맡은 [트론 : 새로운 시작]을 보고, 영화 속에 나오는 음악에 충격을 받고 그 기억을 계속 간직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Daft Punk의 새 앨범이 발매가 된다는 소식에 곧바로 돌려보았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이 앨범을 계기로 음반에 참여한 나일 로저스나 이번에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통해 내한한 The Strokes의 프론트맨 줄리안 카사블랑카스가 만든 노래들도 들어보았어요.
그걸 들으면서 제가 락이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걸 알게 되었고, 그 때부터 엔하위키나 여러 평론 매체, 유명한 블로그들도 들어가면서 디깅을 시작했죠.
사실 인생 앨범으로 어떤 작품을 고를까 무척 고민했는데, 결국은 제가 음악을 좋아하게 된 시발점이었던 [Random Access Memories]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좀 더 폭넓고 다양한 장르 음악을 즐기게 된 것도 이 앨범 덕분인 것 같습니다.
특히 Pharrell Williams는 워낙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 아티스트다보니, 더욱 많은 도움이 되었죠. 또 락을 즐겨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브릿 팝이나 메탈 같은 장르에 빠지기도 했구요.
아마 Daft Punk가 해체하지 않았다면 가장 보고 싶은 라이브가 Nick Cave가 아니였겠죠. 물론 직접 연주한다는 가정 하에서요.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공 : Daft Punk가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영화를 보고 노래가 너무 좋아서 기억해놨다가, Daft Punk의 신보를 들은 후에 본격적으로 음악에 입문하게 되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Random Access Memories]를 인생 앨범으로 골라주시면서 오늘의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인터뷰에 직접 참여해보시니 어떠셨나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 사실 제가 힙합엘이라는 사이트를 최근에 가입했고, 이전에는 국외 게시판만 조금 눈팅하는 정도였거든요.
제가 힙합 장르를 즐겨듣는 편도 아니라서 힙합 관련 정보를 이야기하지 못 할 것 같아 처음에는 걱정이 되었어요.
준비를 전혀 안 했는데도 인터뷰에서 질문에 맞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어떻게 마무리까지 됐네요.
제가 일관성이 없게 이야기를 했는데 편집본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공 : 이전처럼 최대한 가감없이 문맥만 다듬어서 편집본으로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걱정하시는 것과는 달리 본인의 취향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덩달아 저도 재밌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문서 작업 활동에도 힘 쓰시기를 바라며 오늘의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이오더매드문님께서 정리하시고 업로드하신 음반들만 들어보아도 음잘알되는 거 순식간입니다!
폼 미쳤다~
이분도 진짜 음잘알이시네
흥미진진 잘봤습니다!
나무위키 편집도 종종 도와드리고 싶은 만큼이나 정성 가득하신 분이라 항상 감사드립니다:)
진짜 힙합 안 들으시네
처음보는 음악이 많네요
우와
뜬급없지만 갑자기 든 생각인데 줌터뷰는 진짜 줌으로 얼굴보고 하나요..?
저는 카메라 키는데 참여하시는 분들은 온오프 자유입니당
오...좀 더 음잘알이 된다면 참여해보고 싶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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