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182662765
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음악 관련 인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hivepark_kr (이하 h) : 안녕하세요, 저는 그래픽 디자인을 하고 있는 hivepark_kr 이지수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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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E라는 단체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제품들의 디자인도 맡고 있고, 패닉버튼이라는 회사에서 디자인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로도 활동하면서 간간이 음악도 트는 중입니다.
공 :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하고 계신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우선 S+FE는 어떤 느낌의 단체일까요?
h : 이건 그 팀에 계셨던 badassgatsby 형이 직접 말씀해주신 부분인데, S+FE는 정확히 말하자면 콜렉티브에 가까운 개념입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를 비롯한 래퍼, 프로듀서 등 다양한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콜렉티브 형식이라고 봐주시면 되고, S+FE가 전개하는 브랜드가 isyousafe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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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 패닉버튼에서는 디자인 업무를 맡고 계신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어떻게 작업이 진행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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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 패닉버튼에서 매월 발매되는 돈패닉서울 매거진의 로고와 커버 작업이나 다른 콘텐츠인 보일러룸 행사의 브랜드 디자인을 맡기도 했어요.
앞으로도 더욱 재밌는 작업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공 : 매거진을 제외한 다른 콘텐츠는 진행 중이라고 말씀을 해주셨고, 음악 관련해서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려주신 링크트리를 타고 들어가 보니 직접 작업할 때 들으시는 플레이리스트에 손수 작업하신 앨범 커버를 입혀서 비쥬얼라이징을 하셨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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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 그게 재작년 9월과 작년 11월에 만든 플레이리스트고, 올해 9월에도 하나가 더 공개될 예정입니다.
커버 작업은 이미 마무리가 됐고 제가 디제잉을 올해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올해 나올 플레이리스트는 제가 직접 셋을 짠 뒤 믹스를 해서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하는 것까지 좀 더 본격적으로 작업해보려 합니다.
공 : 안 그래도 츠미 님과의 인터뷰에서 로고도 직접 작업해주셨다고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작업은 어떻게 진행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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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 꽤 오래됐던 걸로 기억하는데, 제가 졸업을 올해 했어요. 작년에 졸전을 했을 당시에 퓨처펑크라는 장르에 한창 빠져있었는데, 플레이리스트를 들어보면 너무 듣는 곡들 위주로만 나오는 거예요.
좀 더 신선한 게 없을까 싶어 유튜브를 디깅하다가 츠미 님의 존재를 알게 됐고, 제 기억으로는 제가 츠미 님을 알았을 당시에 구독자가 4~500명 정도 밖에 안 됐었어요.
저는 항상 연 단위로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계획을 하는 편인데, 마침 좋아하는 DJ가 있으면 그 분에게 오퍼를 넣어서 로고를 만들어드리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시기가 잘 맞물려서 츠미 님의 유튜브 영상 중 하나를 찾아보시면 제가 컨택을 시도한 흔적을 찾아보실 수 있을 거예요.
지금 노래를 너무 잘 듣고 있는데 메일 주소를 알려주시면 로고 작업을 해드리고 싶다고 제안을 드렸고, 페이는 아예 받지 않고 모든 피드백을 수용하면서 진행했습니다. 엄청 재미있었던 작업이었어요.
공 : 츠미 님께서도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터뷰에서 언급하셨고, 저도 츠미 님의 로고를 보고 츠미 님의 스타일이 로고 안에 잘 담겨 있었다고 느꼈었어요.
관련해서 로고를 제작해주신 hivepark님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고, 인터뷰에 모실 수 있어 큰 영광입니다.
현재 인스타그램 피드나 포트폴리오를 보면 여러가지 작업을 해주셨잖아요? 그 중에서 어떤 작업이 제일 마음에 드셨나요?
h : 현재까지 가장 마음에 드는 작업은 제가 가장 최근에 인스타그램 피드에 업로드했던 'Punch The Night'이라는 파티 플라이어예요.
그 이유는 제가 디제이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고, 힙합 씬과 전자음악 씬에 어느 정도 아는 분이 계시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케잌샵, 헨즈, SCR 세 곳은 작업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지막 종점을 찍은 게 SCR이었고, 행사에 참여하셨던 저드 님과 Chichi님이 저에게 의뢰를 주셨어요.
피드백을 거의 안 받고 제가 주도적으로 진행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대부분의 아이디어와 작업 진행 사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주셨어요.
그리고 제가 아무래도 힙합 씬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과 협업할 일이 많다 보니 애니메적인 요소를 활용하는 게 저에게는 길티 플레저예요.
힙합이 아무래도 남성적이고 매스큘린스러운 부분이 있잖아요? 물론 저도 지금은 많이 내려놨지만 이 작업에서는 저의 씹덕력을 제약없이 뽐낼 수 있어서 정말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공 : 포스터에서 참여진들 분의 느낌이 잘 담긴 것 같고, 저도 그런 귀여운 느낌의 포스터를 좋아하다보니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보기 좋더라구요.
앞으로 디제이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하셨는데, 혹시 이 이름을 그대로 살려 디제이 활동명으로도 쓰실 건가요?
h : 아무래도 이 이름으로 계속 갈 것 같기는 한데, hivepark가 너무 길다보니 줄여서 HVPRK로 쓸 것 같습니다.
생각해놓은 다른 후보군들도 있었는데, 결국에는 hivepark로 계속 활동해왔는데 굳이 바꾸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어 그런 부분에서는 체념했습니다. (웃음)
공 : hivepark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h : 이건 처음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저스디스 님이 본인의 활동명을 처음 지을 때 꿈에서 저스디스라는 단어를 봤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도 비슷한 방식으로 꿈에서 Hive라는 단어를 보았어요. 거기서 Park를 덧붙이게 된 건 의미로 따지자면 Hive는 군집이고 Park는 공원이잖아요?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모였으면 하는 마음과 저라는 존재가 어떠한 군집을 끌어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꿈에서 본 Hive에 Park를 붙여 hivepark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그래서 예전 게시물을 보시면 제가 저그의 하이브라는 건물을 조그맣게 스티커 형식으로 붙여놓기도 했어요.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BÉBE YANA - <1-2-3>
공 : hivepark라는 이름에 대한 유래도 말씀해주셨고, 오늘의 본격적인 인터뷰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질문인데요.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를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 : 저는 BÉBE YANA의 <1 2 3>라는 개러지 장르의 곡을 가장 최근에 들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힙합을 베이스로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제 개인적인 취향은 좀 더 소프트한 쪽에 가깝거든요.
최근 디제잉도 연습을 하고 있으니 제가 작업을 할 떄 들으려고 직접 믹싱을 해서 한 시간짜리 셋을 만들기도 해요. 그 셋리스트 중 이 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BÉBE YANA는 스포티파이에서 앨범 커버 괜찮은 분들을 찾다가 커버가 너무 예뻐서 관심이 생겨 들어보았는데 너무 취향 저격인 거예요.
커버가 구린 앨범은 음악도 구린 경우가 많더라구요. (웃음) 하지만 커버가 안 좋으면 안 듣는다기 보다는 커버가 좋으면 믿고 듣고 있죠.
나중에는 한 번이라도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 중 한 명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하나 풀어보자면 제가 좋아하는 장르들이 워낙 다양하고 짬뽕이었는데, 힙합 외에 개러지 쪽으로 좀 더 디깅을 해보자고 결심을 하게 된 건 여자친구의 영향이 되게 컸어요.
여자친구의 테이스트를 믿는 편인데, 지금까지 여자친구에게 들려줬던 장르가 개러지, DNB, 정글 등 웬만한 장르는 다 들려줬었거든요.
그 중에서 개러지가 귀에 편하게 안착한다는 피드백도 있었고, 저도 예전부터 에픽하이의 <Fly>나 <Love Love Love> 같은 개러지 사운드를 활용한 힙합을 듣고 자라 워낙에 익숙한 사운드기 때문에 공감을 하고 그 쪽으로 좀 더 파고 들어가게 됐습니다.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Kristine blond - <Love Shy (Club Asylum mix)>
공 : 커버가 예쁜 노래를 찾던 중 발견하게 된 음악까지 좋은 아티스트 BÉBE YANA의 곡을 소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나요?
h : Kristine blond의 <Love Shy (Club Asylum mix)>라는 곡을 골라보았고, Asylum은 정신병원, 보호시설이라는 뜻이고 Club Asylum이라는 DJ 팀이 따로 있더라구요.
이 노래는 하우스 믹스로 처음 접했다가 다시 원곡을 듣고, 그 원곡의 다른 리믹스 버전을 찾아듣다가 Club Aslyum의 개러지 사운드가 마음에 들어 자주 즐겨듣게 되었어요.
최근에 뉴진스가 DNB나 개러지 사운드를 대중음악에 적극 도입을 했고, 실제로 퀄리티도 너무 좋아서 제 믹스 셋에 넣어놓기도 했거든요. 언젠가는 한 번 클럽에서 꼭 틀어보고 싶습니다.
개러지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제가 힙합도 그렇고 댐핑 있는 장르를 특히 좋아하는데, 댐핑감이 그 중에서 좀 더 확실한 장르라고 생각해서 개러지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또, 제가 개러지라는 장르를 공부하면서 알게 된 점인데 개러지가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사운드라고 하더라구요.
예를 들어 제가 이전에 여자친구라는 걸그룹을 엄청 좋아했었는데, 그 팀이 해체하고 몇몇 멤버들이 다시 만든 비비지라는 팀의 앨범 중 수록곡에 개러지 사운드가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 외에도 EXID도 있었고, SM 엔터테인먼트는 개러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었구요.
저도 대중음악을 접했던 세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러지 사운드를 알게 모르게 접하게 되었고, 그 원류를 찾다보니까 이렇게까지 빠지게 되었네요.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So Solid Crew - <21 Seconds>
공 : 개러지를 좋아하시는 이유와 그 스타일을 잘 느낄 수 있는 Kristine Blonde의 <Love Shy> Club Asylum 리믹스를 뽑아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hivepark님의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h : So Solid Crew의 <21 Seconds>라는 곡이고, 영국 쪽에서 활동하시는 분들로 알고 있어요.
이 곡 같은 경우에는 제가 저번 주에 웰컴 레코즈를 한 번 갔다가 알게 되었어요. 제가 앨범 커버 공부를 할 때는 레코드 샵에 주로 가거든요.
거기서 레이브 장르의 앨범들은 커버를 어떤 식으로 활용했고, 그 안에 정보는 어떻게 넣는지를 참고하기 위해 가고 있어요.
웰컴 레코즈에 개러지 장르의 음반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요즘에는 스트리밍 플랫폼이 워낙 발전되어 있다 보니까 커버가 괜찮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무조건 찾아듣거든요.
거기서 개인적으로 좋게 들었었던 음반이어서 구매까지 이어졌어요. 클리어 LP이고 리믹스가 네 곡이나 들어가 있는 좋은 음반입니다.
커버 같은 경우에는 단순히 본능적으로 확 끌렸고, 바이닐들을 구경하다 보면 이건 내가 꼭 뜯어서 안을 확인해봐야겠다 싶은 음반들이 있어요.
이 음반을 사기 전까지는 클리어 LP인 줄 몰랐어요. 사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고 이렇게 바이닐을 노출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재밌는 접근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빈티지해서 좋았습니다. 커버를 살펴보면 비늘 같은 촉감도 되게 잘 살렸는데, 화려하게 꾸며진 앨범보다는 담백한 느낌이 있어 좋았던 것 같아요.
그 안에 들어있던 음악은 힙합과 개러지가 섞이면서 제가 좋아하는 댐핑 감을 잘 살린 곡들로 구성되어 있었구요.
뮤직비디오도 음악처럼 되게 하드한 편인데, 컬러렌즈 끼고 상의 탈의한 아저씨가 랩을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웃음)
이 곡처럼 개러지 트랙 중에서 랩이 들어가 있는 노래들을 찾기 시작했던 계기는 아무래도 개러지 자체가 2000년대로 넘어가면서 많이 소프트해졌거든요.
물론 소프트한 쪽도 좋지만, 랩 퍼포밍이 들어간 스타일에 대한 갈증도 있었던 와중에 찾게 되어 반가운 트랙이었어요.
또, 제가 디제잉 준비를 하면서 저번 주 토요일에 고성 천진해수욕장 근처의 글라스하우스에서 저희 전 편집장님 덕분에 음악을 처음으로 한 번 틀어봤어요. 그 곳에서 이 노래를 첫 곡으로 틀기도 했어요.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JUBEE - <Joyride>
공 : 커버는 담백하지만 음악은 하드한 외유내강 스타일의 곡을 소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hivepark님은 라이브 가시는 걸 좋아하시는 편이신가요?
h : 라이브 가는 낙으로 한 때는 살았었는데, 최근 2-3년 동안은 작업 때문에 작업실이나 집에 박혀있는 경우가 더 많아서 랜선으로 라이브를 즐기고 있습니다.
라이브 공연에 직접 갔을 때는 일리네어 레코즈 콘서트, 빈지노 입대 전 공연 등 힙합 장르의 라이브를 주로 봤었고, 기억에 남는 라이브는 정식 무대는 아니지만 제가 잠시 미국에 있었을 때 길거리에서 프리스타일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 때 아쉬웠던 게 제가 2017년에 미국에 방문했었는데, 당시에 Kendrick Lamar의 [DAMN.]이 발매됐을 거예요.
그래서 뉴욕에서 콘서트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공연을 같이 간 친구와 가네마네 했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학생이다 보니까 자금이 달려서 결국에는 못 갔던 아쉬움이 있죠.
너무 예전이라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맨 뒷자리가 아마 400불 정도 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 쪽 물가로 따지면 우리나라 돈으로는 한 20만원 정도 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저희에게는 너무나 비싼 돈이었습니다.
공 : 그 때 직접 가기에는 너무나 비싼 가격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아쉽다고 말씀해주시면서 라이브로 직접 듣고 싶은 노래는 어떤 곡으로 선곡해주셨을까요?
H : 제가 몇 년 전 쯤부터 일본 힙합에 관심이 생겨서 한창 kohh도 좋아했었고, 지금은 Rave Racers라는 팀도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모자도 그 팀의 로고가 박혀있고, 일본에서 발매가 되었다길래 직구로 구한 귀한 모자입니다.
이 팀의 주축 멤버인 JUBEE의 <Joyride>라는 곡을 꼭 한 번 라이브로 듣고 싶다는 생각으로 골라보았습니다.
이 사람 자체도 궁금했고, 피처링으로 참여한 SARA J의 목소리도 너무 좋아서 둘의 조화를 라이브로 한 번 감상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힙합과 개러지가 조화롭게 섞여들어갈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된 곡이기도 해요.
되게 에픽하이스러운 스타일을 일본에서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신기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여전히 이 노래는 많이 듣고 있고, 하루에 한 번은 꼭 듣는 것 같아요. 저번에 고성에서 노래를 틀었을 때 이 곡도 믹스 셋에 있었습니다.
공 : 안 그래도 직접 제작해주신 hivepark님의 플레이리스트에는 아예 일본 곡으로만 채워져있기도 하더라구요.
h : 맞습니다. 일본 힙합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고, 최근에 힙합엘이에서 Awich를 데려왔더라구요?
JP THE WAVY는 워낙 한국과 접점이 많았던 아티스트라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Awich를 데려올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그 쪽 관계자 분에게 들은 바로는 Awich가 현재 일본 힙합 씬에서 CL의 위치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렇게 대단한 분을 어떻게 모셨지 싶었고 참여하신 콘텐츠 영상도 잘 봤습니다.
쉽게 데려올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을텐데 힙합엘이의 섭외력에 되게 놀랐습니다. (웃음)
공 : 슬라피 프리스타일 이후 인터뷰 영상도 보니까 한국 힙합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으셔서 참여하시게 된 것 같더라구요.
일본 힙합도 즐겨들으신다고 하셨는데, 한국 힙합과 일본 힙합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h : 일단 두 나라의 힙합 문화가 상당히 다르다보니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고 이야기하는 건 무의미할 것 같아요.
대신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확실히 잘 하는 건 캐치하고 사람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나 스토리텔링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노래들을 잘 만든다는 거예요.
일본 같은 경우에는 곡 자체의 개성들이 굉장히 강해서 앨범을 돌릴 때 곡들 간의 유기성은 떨어질 수 있어도 각 트랙들의 맛은 상당히 독특하며 장르 활용도도 높다고 생각해요.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KANDYTOWN - <Local Area>
공 :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한국 힙합은 자연스러운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코스요리에, 일본 힙합은 각 음식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뷔페식 요리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네요.
라이브로 듣고 싶으신 노래는 최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 힙합 아티스트 JUBEE의 <Joyride>를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여행에 관련된 노래인데요. 여행 가시는 것도 좋아하시나요?
h : 여행 너무 좋아합니다. 제가 예전에 하정우 배우의 자서전을 읽었더니 그런 내용이 있더라구요. '사람은 도피처가 한 군데는 있어야 한다'
저는 그 도피처가 도쿄였고, 도쿄로 여행에 갈 때는 인스타그램으로 스토리만 간간이 올리는 걸 제외하면 모든 연락을 다 끊었었어요.
그렇게 좋아했던 도쿄를 못 간지 꽤 되어서, 이제는 도쿄로 도피할 시점이 찾아오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통 도피를 하고 싶은 순간은 큰 일을 하나 마쳤을 때예요. 예를 들어 한 달 반 정도 걸렸던 긴 프로젝트를 마쳤을 때 한 번 갔다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학생 때는 그런 게 가능했지만 현재의 싸이클로는 잘 안 되죠.
외주를 받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자주 못 가고 있습니다. 일을 하나만 받는 게 아니고 두 세개가 겹쳐있다 보니 한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해서 온전히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요.
도쿄에서 있었던 재밌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풀어보자면, 마지막에 도쿄를 갔을 때 한국 분이 저에게 파파고를 들이미셨어요. (웃음)
'죄송합니다. 도쿄 타워에 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하나요?'라는 문구를 그대로 파파고에 입력해서 저에게 보여주시더라구요.
그걸 보고 속으로 이 사람의 기대치를 맞춰주기 위해 일본인인 척을 해야하나, 아니면 한국말로 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결국에는 한국 말로 '아 도쿄 타워에 가려면요!'라고 이야기하니까 화들짝 놀라시는 거예요.
제가 도쿄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자주 가다 보니까 웬만한 중심 구역 지리는 다 알거든요. 그래서 길을 알려드리니까 가시면서 본인들도 웃기셨는지 키득키득거리시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내가 대체 무슨 꼴이었길래 날 일본인으로 착각했을까 싶어서 화장실에서 거울을 딱 보는데 복장이 완전 사무라이더라구요.
그래서 이 정도면 일본 현지인으로 오해할만 하겠다 싶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 : (웃음) 일본인으로 착각할만한 복장을 입고 계셨다고 말씀해주셨고, 여행에 관련된 노래는 어떤 곡으로 골라주셨나요?
h : 도쿄에 가고 싶은 마음을 담아 도쿄에서 듣고 싶은 곡으로 골라보았습니다. KANDYTOWN의 <Local Area>라는 노래입니다.
인트로에 나오는 강한 댐핑이 아주 인상적이에요. 앨범 커버에 있는 열다섯명 전원이 멤버가 아니라, 객원들도 꽤나 포함된 걸로 알고 있어요. 평소에는 따로 활동을 하시다가 어떨 때는 집결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고요.
그런데 제가 KANDYTOWN이라는 팀을 안지 얼마 안 됐다 보니 이 팀의 좋은 노래는 알아도 정확한 히스토리는 잘 알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래도 일본 힙합에서는 꽤 영향력이 있는 큰 형님들로 이루어진 팀이라고는 알고 있어요.
제가 도쿄라는 도시를 생각했을 때 느껴지는 경쾌한 바이브와 딱 일치하는 트랙이라서 골목에서 담배피면서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해마다 바뀌기는 하는데, 올해는 이 곡이 여행을 생각했을 때 가장 떠오르네요. 이 팀이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시기도 하구요.
물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팀원들의 정확한 활동 베이스를 제가 세세하게 알지는 못 하고,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어느 정도 있는 걸로 알고 있기는 해요.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보니 각 곡마다 참여한 팀원들이 전부 다른데, 이 곡에서는 중간 파트에 나오는 Neetz라는 래퍼의 목소리를 제일 좋아해요.
제일 사운드에 맞는 플로우를 보여주었던 것 같고, 사실 요새는 음악을 들을 때 큰 이유가 있어서 좋다고 느끼기 보다는 좋은 게 좋은 거지라고 생각하며 듣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음악에서 좋은 포인트가 명확해야 그 음악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음악을 트는 입장이 되다 보니까 편견없이 청취하는 쪽으로 바뀌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재는 음악을 수용하는 데 장벽이 크게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노래의 댐핑감이 굉장히 좋은데, BPM 개념을 모르고 들었을 때는 붐뱁이니까 90정도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다운을 받았었어요.
그런데 BPM을 확인해보니까 140인 거예요. 그래서 이 노래를 트랩 사운드와 어떻게 연결해야 하지?라는 생각과 함께 셋 리스트에 끼우지 못하고 묵혀두고 있는 곡입니다.
제 고민이 해소되는 순간 이 곡이 제 셋리스트에서 등장할 예정입니다.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aran - <Decadence 2189>
공 : 여행과 관련된 노래로는 도쿄에 대한 에피소드도 풀어주시면서 도쿄에서 듣고 싶은 KANDYTOWN의 곡을 골라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취미와 관련된 노래인데요. hivepark님의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h :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을 정말정말정말 많이 보고 있어요. 제가 MBTI의 앞자리가 I인데, 휴식이라고 하면 집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모니터 스크린에 나오는 영상을 멍 때리면서 보는 걸 굉장히 즐기는 편이에요.
작업들이 워낙 정신이 없다 보니까 평화를 추구하고자 그런 영상을 즐겨보게 된 것 같은데, 거기에서 나온 길티 플레져라고 한다면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주제가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워낙 많아서 현재 보고 있는 애니메이션을 하나 소개드리자면 '모노노케'라는 작품이 있는데, 악귀를 때려잡는 콘셉이에요.
그림체가 정말 독특해서 현재 나오는 애니메이션들과는 결이 완전히 다르고, 일본 설화를 베이스로 한 세계관에서 유령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그림체가 살짝 역겨우실 수도 있어요.
공 :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주제가를 취미와 관련된 노래를 골라주셨을까요?
h : 사실 제가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과 더불어 리듬 게임도 굉장히 좋아해요. 타이토 스테이션이나 게임방에 있는 게임들 중에서 디스크를 돌리며 자판을 두드리는 게임을 선호하는 편인데, 제가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1~2학년 때까지는 즐겨했다가 최근에는 못 하고 있어요.
그래서 대리 만족으로 그런 게임에 나오는 음악들을 찾아듣고 있어요. 그 안에 있는 곡을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aran의 <Decadence 2189>라는 트랙이고 커버만 봐도 씹덕력이 풍겨져 나오는데요. 제가 이런 감성을 좋아해서 츠미 님이 올리시는 플레이리스트도 즐겨듣게 되었나 봐요.
정말 엄청 취향에 맞아서 츠미 님이 올리시는 영상들 중에서 오히려 조회수가 낮은 것들이 좀 더 제가 즐겨듣는 쪽에 가까워요.
사실 츠미 님이 어떤 장르의 음악을 올려주신든 셀렉이 너무 뛰어나셔서 그냥 활동만 계속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웃음)
공 : 저도 최근에 인터뷰를 딸 때까지만 해도 구독자가 천 명 정도였는데, '신주쿠 하우스 디깅'이 알고리즘을 통해 급부상하면서 현재는 구독자가 5천명이 넘으셨더라구요.
h : 저도 보면서 너무 흐뭇했습니다. 내 안목이 틀리지 않았구나.. (웃음)
가끔 연습이나 레슨 들어가기 전에 혼자 이 곡을 놀면서 틀 때 힙합이나 개러지를 위주로 트는 저로서는 자아붕괴가 씨게 옵니다. 그래서 만약 이런 스타일을 언젠가 틀게 된다면 얼굴에 마스크를 하나 쓰고 hivepark라는 예명을 숨기고 활동할까도 생각 중이에요.
다른 이름에는 뒤에다가 ~쿵이나 ~짱 같은 걸 붙여볼까 싶기도 해요. '~❤️'도 붙이면 더욱 완벽하겠죠.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하려고 합니다. (웃음) 사실 지금도 뭔가 기분이 이상합니다.
일곱번째 질문 :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과거) Rick Ross - <Maybach Music IV>
현재) KOR KASH - <칠전팔기>
미래) Nas - <Daughters>
공 : 만약에 알려진다고 해도 굉장히 재밌는 에피소드가 될 것 같네요. 취미와 관련된 노래로는 최근에는 즐겨하시지 못하는 디제이 게임에 나오는 수록곡을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세 가지 테마 전부 골라주셨을까요?
H : 네 전부 골랐고, 과거를 대표하는 노래를 먼저 소개하자면 제가 미국 힙합 씬의 상황을 정확히 아는 게 아니라 Rick Ross의 현재 위치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어요.
Rick Ross의 <Maybach Music IV>를 골라보았고, 제가 원래 비트메이킹 / 래퍼를 꿈꾸던 사람이였어요.
그래픽 디자인도 어떻게 하면 힙합 씬에 기여를 할까 생각하다가 제 재능과 씬의 니즈가 일치하는 부분을 찾다 보니 시작하게 되었죠.
애초에 힙합 자체를 외국 힙합으로 접했었고, 이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 대로 살아야 내가 성공할 것 같다고 느꼈어요.
그 성공이라는 느낌이 학창 시절에 가장 피부로 와닿았던 게 바로 이 노래였어요. 목소리는 물론이거니와 이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LA Reid는 Michael Jackson 사후앨범 [XSCAPE]에 참여했을 정도로 대단히 유명한 프로듀서거든요.
J.U.S.T.I.C.E. League라는 전설적인 프로듀서 그룹이 이 곡을 만들기도 했고, 그런 부분들이 총집합한 트랙에서 Rick Ross가 어떻게 성공이라는 테마를 보여주는지 느껴지더라구요.
이 트랙을 들을 때마다 이런 성공의 포부를 마음 속에 가지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라서 과거를 대표하는 노래로 골라보았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해외에 나가서 활동을 해보려는 꿈을 가지고 있는데, 어렸을 때 듣고 자랐던 Rick Ross나 Lil Wayne의 음악들에 영향을 받아 제가 미국에서 작업을 하고 싶다는 목표를 설정하게 된 것 같아요.
공 : 곡의 초반부에 브라스 사운드와 웅장한 트랩 리듬이 맞물려 곡이 진행되잖아요? 그런 사운드적 연출이 Rick Ross가 알려주는 성공에 대한 느낌을 더욱 와닿게 해주는 것 같아요. 마치 성공한 사람들이 모여 파티에서 이 곡을 들으며 축배를 드는 느낌?
h : 저는 이 곡을 들었을 때 딱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그 당시에 저는 성공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파티장에서 풀 청소하는 사람이었다면, 이 곡을 통해 성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연설하며 나도 당장이라도 성공을 손아귀에 쥘 수 있을 것 같은 영감을 주는 것 같았어요.
'살 거면 저렇게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들고, 제가 목걸이나 장신구에도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가 커버에 나오는 Rick Ross의 비쥬얼라이징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웃음)
현재를 대표하는 노래로 넘어가자면 S+FE 크루에 계시는 제가 제일 존경하는 형님 KOR KASH의 <칠전팔기>라는 곡을 골라보았습니다.
전공과 교양 님이 찍으신 뮤직비디오도 무척 멋있고,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이 발매되었을 때 제가 아주 살짝 도움을 드릴 일이 있었어요.
그런 상황 자체에도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앨범이 잘 뽑혔고, 피지컬도 가지고 있어요. 한국 힙합에 이런 분이 있음에 정말 감사합니다.
<칠전팔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졸라 남자답게 딛고 일어서라' 같습니다. 실제로 이 노래를 들을 당시에 제가 많은 일을 진행하면서 체력적으로 부치는 시기였거든요.
하지만 이 곡이 제게 남자답게 밀어붙이라고 말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남자의 야마를 보면서 참 좋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어깨 너머로 KOR KASH 님의 작업 방식을 듣고 있는데, 그렇게 프리스타일을 자주 하신다고 해요.
어떻게 해야지 근본적으로 랩이라는 부분에 다가갈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자신의 멋을 드러낼 수 있는지 확실히 아시는 것 같아요.
남자답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표본을 알려주시는 듯 해요. 제가 KOR KASH 형님과 오며가며 몇 번 대화만 나눠봤을 정도지 엄청 친한 것까지는 아닌데, 내적 친밀감은 정말 상당합니다. (웃음)
공 : 저도 슬라피 프리스타일에서 야마 있는 퍼포먼스를 보고 인상 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왜 KOR KASH를 본인에게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로 뽑아주셨는지 이해가 되네요.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나는 남자의 정신을 깨우쳐 주는 <칠전팔기>라는 곡을 골라주셨고,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는 어떤 곡일까요?
h :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는 Nas의 <Daughters>로 골라보았습니다.
저도 언젠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릴 것이기도 하고,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어갈수록 부모님의 마음이 조금씩 이해가 되더라구요.
저도 Nas처럼 딸을 낳고 싶은데, 저 같은 아들이 나오면 힘들 것 같아서요.. (웃음) 첫 딸들은 외적으로 아빠를 닮는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제 미래의 부인을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Life Is Good] 앨범이 발매되었을 당시에 제가 들었을 정도로 Nas를 알고 좋아하지는 오래됐는데, 지금까지도 이렇게 가족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유려하게 할 수 있는 래퍼가 더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당연히 모든 래퍼들이 자신의 가족이 최고라고 이야기는 할 수 있지만, 자식을 키워내는 고뇌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Nas가 유일무이한 것 같거든요.
본인은 갱으로서 삶을 살고 있음에도 딸을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이라든지, Kelis와의 이혼 이후 겪었던 싱글 대디로서의 고충이 곡 안에 다 담겨 있어서 저도 저런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골라보았습니다.
뮤직비디오와 묶어서 감상하시면 더 잘 이해가 될 것 같은데, 아빠의 입장에서 골 때리는 상황들이 많이 연출이 되거든요.
이 영상을 보면서 그렇게 갱스터 같던 삶을 이야기하던 Nas도 아버지가 되니 이런 곡을 내는구나 싶었고,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한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금은 50대가 되어 할아버지 직전의 나이가 된 것 같은데, 그런 걸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Nas는 힙합 씬에서 앨범을 내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 Jay Z를 비롯한 여러 OG들의 앨범을 기다리는 와중에 Nas의 앨범이 꾸준하게 발표가 되니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미국에 가고 싶은 이유 중 하나가 Nas를 만나는 게 제 꿈이거든요. Nas를 직접 만나서 제가 당신에게 어떠한 영향을 받았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주저리주저리 이야기 하고 싶어요.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Nas - [Life Is Good]
공 : 본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Nas의 <Daughters>를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로 소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어느덧 마지막 질문을 드릴 차례인데요. 본인의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을 골라주시면 되겠습니다.
h :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에 이어 Nas의 [Life Is Good]이 제 인생 앨범입니다. 다른 한 곡을 고른다면 <Locomotive>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이 앨범에 있는 트랙들 중에서 가장 남성스러운 느낌이 담긴 비트와 랩이 이 곡에 담겨있는 것 같아요. 제 근본은 결국 랩이고 힙합이기 때문에 그 결과 맞는 곡으로 소개드리고 싶었어요.
Nas의 수많은 다른 수작과 명반이 있지만 이 음반을 인생 앨범으로 고른 이유는, Nas가 어떤 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 충분히 갱스럽고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회의 일원이다라는 걸 보여주는 것도 물론 좋았어요.
하지만 정말 Nas다운 건 글로 꽉꽉 채운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이 앨범에서는 보컬의 비중도 많지 않고 Nas의 랩으로 앨범이 전개가 돼요.
그 안에서 가족이나 본인이 생각하는 힙합 씬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나고 자라온 Queens라는 곳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들을 통해 Nas가 플레이어에서 OG로 넘어가기 전의 그 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 앨범이 더 좋게 들리는 이유는 Kendrick Lamar의 [To Pimp A Butterfly] 아웃트로 <Mortal Man>을 들어보면 2Pac과 인터뷰를 하는 내용이 들어가있잖아요?
거기서 제가 인상 깊게 들었던 내용이 '흑인 남성들은 30대가 지나면 힘을 잃어버린다'라는 라인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힘을 잃어버리지 않고 에너지를 정말 잘 유지하는 래퍼가 Nas인 것 같아요.
물론 Jay Z나 다른 OG 래퍼들도 멋있지만 폼을 유지하는 것과 힘을 유지하는 건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폼은 OG가 되면 더욱 늘어날 수도 있지만,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르는 그 에너지가 기적에 가깝다고 느껴져요.
Nas가 그렇게 힘을 낼 수 있었던 계기는 Kelis와 이혼이나 딸을 키워내면서 겪은 갖가기 고충 등 다양한 것들이 있었겠지만 그러한 부분들이 리스너들에게 선물처럼 다가오지 않았나 싶어요.
이런 수많은 시련들이 Nas라는 래퍼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 어떻게 보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동시에 대단하고 존경스럽습니다.
공 : 그 원동력 중 하나에는 비트코인도 있지 않았을까요? (웃음)
h : (웃음) 맞네요. 인생은 결국 우상향이라고 화성까지 쭉 가버리셨죠. 저렇게 Nas가 잘 풀릴지는 상상도 못 했네요.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공 : 돈도 평생 놀아도 먹고 살만큼 벌었겠다, Hit-Boy와 함께 꾸준한 앨범 작업으로 리스너들에게 OG의 랩을 감상한다는 선물을 꾸준히 주고 있는 Nas입니다.
정말 30년 넘게 씬에서 활동하면서 목소리가 늙지를 않는 것 같아요. 긴 시간 동안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걸어왔다는 점에서 OG라는 단어의 품격이 정말 잘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인생 앨범으로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에 이어 Nas의 [Life Is Good]을 골라주시면서 오늘의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되었는데요.
인터뷰 직접 참여해보시니 어떠셨냐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H : 너무 재밌었습니다. 날것의 이야기들을 전달드릴수 있는 자리가 흔치 않은데 좋은 자리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항상 도와주시는 S+FE, 도베르만 형님, 제 사람들 모두 사랑합니다.
공 : 저도 츠미 님의 로고 작업 과정을 듣고 정말 멋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편하게 참여해주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전자음악과 힙합의 교집합적인 측면을 잘 알아가는 것 같아 많은 도움이 됐네요. 소개해주신 음악들도 너무 좋았습니다.
오늘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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