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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디스의 릿 발매와 굉장히 유사한 행보를 걸었던 10년 전 버벌진트

title: Thomas Bangalter (2)direo2시간 전조회 수 1096추천수 12댓글 9

인기글을 보다가 이번 릿 발매에서 뭔가 데자부라고 느꼈던 기분이 이거였구나 싶었습니다. 버벌진트가 고하드 냈을 때가 딱 지금이랑 비슷한 상황인 거 같거든요

 

그래서 한 번 체크해봤어요

 

 

 

1. 발매 전 행보
버벌진트는 [누명], 저스디스는 [2MH41K]라는 명반을 낸 이력이 있고, 이후 자신의 성취해낸 것에 비해 씬의 크레딧을 받지 못한 것에 깊은 실망과 회의를 느껴 은퇴 직전까지 마음을 먹게 됨


그 후 아예 회의감 자체를 내려놓고 대중 친화적인 행보를 걸으며 아이러니하게도 다수의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게 됨. 되려 힙합 팬들이 돈맛 보더니 변했다고 실망하는 반응이었고 두 래퍼 모두 그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거고 그래서 만족한다고 응수

 

https://www.youtube.com/watch?v=ALt5beU8DMk

https://www.youtube.com/watch?v=2B7GHO7sws4

 

전부터 느낀 건데, 이 두 곡이 정말 정말 유사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함

 

 

2. 앨범 모드
[GO HARD]는 고이지 발매 후 다음 작품은 고하드가 될 거라 공표하고 4년 뒤 발매
[LIT]은 2020년 킬링벌스에서 작업 중이라 공표하고 5년 뒤 발매

 

VJ go hard3.jpg


둘 다 이번엔 낸다 진짜 낸다 하면서 자꾸 미뤄서 사람들의 기대와 불만이 하늘까지 찔렀음. 모두 뭔 앨범이 나오나 보자 하고 발매일 당일까지 벼르고 있었던 상황

 

 

3. 발매 1년 전
버벌진트는 발라드랩, 저스디스는 발라드를 하며 리스너들의 기대와 정반대의 극단까지 향하는 와중
버벌진트는 14년에 Rewind, 저스디스는 24년에 Diss-a-point를 갑자기 드랍하며 아직 잘하네, 할 수 있었는데 안 한 거였네 라는 반전된 반응을 만들어 냄


그 후 공식적인 선공개곡은 각각 희귀종, VIVID 하나씩만 냈고 각종 라이브나 방송을 통해 고하드와 릿의 수록곡을 하나하나씩 계속 풀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난 비슷한 생각을 했던 거 같음. '좋긴 한데 저거 저렇게 많이 풀어도 되나?'

 

 

4. 롤아웃
둘 다 대중적인 인지도를 활용하며 발매 정보가 없는 앨범의 홍보에 사용. 버벌진트는 쇼미더머니 출연, 저스디스는 각종 유튜브 컨텐츠 출연

 

롤아웃 방식 자체는 크게 유사하지 않았고, 저스디스 쪽이 확실히 더 거대한 어그로를 끌었다고 생각함

 

 

5. 앨범 구성
둘 다 투 디스크 구성, [LIT]은 25년 11월 20일, [GO HARD]는 15년 11월 23일 첫 공개, 저스디스 35살, 버벌진트 당시 36살. 차이점은 릿은 걍 한방에 냈고 고하드는 11월에 전반부만 분할 발매 후 12월에 후반부를 마저 공개한 것


[GO HARD]의 부제인 양가치는 그 뜻부터가 '어떤 하나의 현상을 두고 두 가지의 상반된 해석'이고, 되감기 ↔ 빨리감기, 세입자 ↔ 건물주 등 그런 대조되는 곡들로 앨범을 구성 
[LIT]의 의미는 Lost In Translation, (어떤 현상을) 번역하는 중 손실이 일어나는 것이고, 저스디스 본인이 투 디스크 간에 각각 대조되는 곡들로 구성될 것이라 밝힌 바가 있음

 

 

6. 앨범 직후 반응
그야말로 극단의 호불호.


비판 의견은 이러려고 이렇게 미뤄가며 홍보했나, 역시 기대만큼은 아니다, 앨범의 구성이 아쉽다, 다 좋은데 이 곡이 지뢰라 앨범 전체의 감상이 무너진다(세상이 완벽했다면, XXX 등), 전작이 너무 위대했는데 거기에 못 미친다 등등
옹호 의견은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다, 산전수전 다 겪은 아티스트라서 낼 수 있는 앨범이다, 이 곡이 들어간 건 앨범 주제 상 딱 들어맞는 거다(세상이 완벽했다면, XXX 등...) 등등


또한 VJ, 젓딧 모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문제다'라는 의견을 인터뷰에서 밝힌 바가 있고, VJ는 호불호가 제일 갈리던 세상이 완벽했다면에 대해 혐오감이 극에 달했을 때 쓴 가사, 아포가또에 대해 양가치에 가장 부합하는 곡이라고까지 언급했음. 저스디스도 추후 인터뷰가 있다면 분명 내 얘기, XXX 등에 대해 곡의 애정을 표하게 될 듯?

 

 

더 많았던 거 같은데 이 정도로도 상당히 유사한 흐름이라 생각하고..

 


고하드의 평가를 짚어보며 릿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를 생각해보자면,

 

일단 고하드는 '역사가 재평가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잘 만든 앨범이라는 의견은 꾸준히 나왔으나 최대 수작 정도의 평가고

리드머에선 별점 3.5를 매겼고, AOTY엔 노미네이트 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2015년 12월이 15년, 16년 모두 후보에 들 기준이 되는데 15년엔 양화, 에넥도트가 있었고 16년엔 지쏘우, 작것신, 2MH41K 등이 있어서 아무래도 경쟁 상대가 되진 못하였죠

 

릿도 딱 이와 유사한 평가를 받지 않을까 하는 예상입니다. 다만 AOTY 쪽에선 올해의 앨범들이 엄청 쟁쟁했던 건 아니라 어느정도의 경쟁력은 있다고 보는데, 그래서 노미네이트까진 될 수 있을 거라 보지만 [K-FLIP]의 벽을 넘기는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럼 고하드 이후 버벌진트의 행보를 통해 저스디스의 행보를 예상해볼 수 있을까? 이게 힘들 거 같습니다.

 

버벌진트에게 고하드 발매 직후에 아주 큰 변수가 생겼거든요.

 

VJ dui.jpg

 

음주운전 적발 이후 VJ는 거진 3년 동안을 자신의 범죄에 대한 반성곡을 내는 데에만 시간을 쏟습니다. 고하드 발매 때까지만 해도 무명-누명 때와 유사한 자신감, 공격성이 좀 남아있었는데 음주운전 적발 이후로 그런 날카로움이 아예 싹 사라져버렸습니다. 40대가 되어가며 나이 영향도 있었을 테고요

 

저스디스는 VJ와 달리 아예 대놓고 릿에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만한 요소들을 더 직접적으로 집어넣긴 했어서 좀 더 단단하게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릿 발매 직전 "이제부턴 활동을 로우키하게 할 거다. 예술에만 시간과 돈을 쏟을 예정이다."라는 언급을 했는데 이게 고하드 이후 VJ의 행보가 또 이렇기도 합니다. 물론 VJ는 너무 힘이 빠졌단 게 문제지만..

 


저스디스는 다음 정규앨범부터 [변곡점], [K-XY]와 같이 씬과 사회의 흐름에 관계 없는 자신의 인생을 쓰게 될까요? 아님 새로운 다음 단계로 나아갈까요?

 

전 전자와 같은 앨범을 너무너무 좋아하지만, 저스디스에겐 후자를 바라고 있긴 합니다. 릿이 기대한 지점에 미치지 못한 걸 다음 단계에서 더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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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4 1시간 전

    다소의역)저스디스는 릿을 낸 다음 음주운전을 할 예정이다

  • 2시간 전

    재밌게 읽었어여 개추

  • 2시간 전

    잘읽었습니다

  • 2시간 전

    이렇게보니 확실히 비슷하네요 두 사람이 유사점도 많고

  • 2시간 전

    하도 사주 얘기를 해대니까 vj 사주도 함 보고 싶네 ㅋㅋ

  • 4 1시간 전

    다소의역)저스디스는 릿을 낸 다음 음주운전을 할 예정이다

  • 1시간 전
    @모여봐요몽환의숲

    이게존나웃기네

  • 1시간 전

    심지어 그때 le에서 특별 홈페이지까지 만들어줬었죠

  • 1시간 전

    수필 대회까지 했었고... 그때 1등했던 글이 '우리는 우리네 겨울을 부르지 못했다?' 이런 제목이었던 것도 기억 나네요

  • 32분 전

    근데 고하드가 이정도로 평이 극도로 갈렸던 건 아닌거 같은데

    제 기억으로는 그 태연 피처링이나 몇가지 과하게 팝같은 곡 빼면

    전반적으로 매우 괜찮다 정도 아니었나요

     

    그 몇곡이 워스트 취급 받았던 건 기억이 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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