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장 인상적이고 특이한 건 잼 밴드(Jam Band)의 귀환.
그동안 60년대 사이키델릭 락이 반짝 했을 때를 제외하면, 즉흥 연주를 통해 댄서블한 락을 연주하는 밴드들은 항상 변방이 놓여있었다.
(당장 나만해도, 70년대 이후 잼 밴드로 그나마 계속 활동했었던 밴드는 Phish 말고는 생각나지 않는다.)
근데 2020년대 King Gizaard 이후로 꽤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순간 차트에서 꽤 의미있는 포션을 차지하는 장르가 되었다.
게다가 이 흐름이 호주, 일본, 영국 모두에서 보이니 꽤 글로벌한 인디 락의 트렌드처럼 보인다.
(근데 이제 좀 고민해봐야 할 게 - 락에서는 더 이상 로컬씬이 의미가 없어 보인다 - 2010년대까지야 미국 인디씬에서 유행하던 장르들이 전 세계로 퍼지는 흐름이 좀 유지되었는데, 이제는 그냥 림에서 인기를 얻은 락 장르가 전 세게로 퍼지는 일종의 평평함이 생겼다.
아마 전 세계적 락 씬의 축소가 그 배경일 것 같다.)
(반면 EDM과 힙합은 더더 로컬씬들의 분화가 눈에 띈다 - 나중을 돌아보면 월드 와이드 뽕짝의 시대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지적 사항 ;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는데, 이 락 밴드 구성원들은 대부분 예대 출신 아닐까 싶다 - 이제 더 이상 락은 방구석에서 하는 장르가 아닌, 무언가 배운 놈들이 하는 고상한 장르가 된 것이다. - 실라카겔이 미술관에서 연주하는 그런 시대)
(물론 슈게이징은 인터넷발 음악들과 함께 또 다른 방구석 장르가 되어가고 있지만)
우선, 내가 사랑하는 그레이트풀 데드의 라이브 잼 연주 컴필부터 드랍 시작.
https://youtu.be/Y4TW70xVkmU?si=iieQ3xXKTy2qkcOs
그리고 이 모든 잼 밴드의 부활을 이끈 것 같은 King Gizzard를 절대 빼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https://youtu.be/h2akBAjCNVY?si=bMyo09dBxDBMDjv6
https://youtu.be/4IMsI0R5qPw?si=sEBEJXU6Q8RJpF08
https://youtu.be/aky0eOySgz0?si=KNr_mq-75rxypAGH
아무리 들어도 비슷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과 betcover (두 보컬 모두에 스며있는 트로트/엔카의 영향 때문일까?)
그리고 이 흐름과는 좀 무관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들리는 재즈 음악들은 비밥/프리 재즈보다는 스피리추얼 재즈를 기반으로 좀 더 댄서블하고 락킹한 사운드를 보여주는 것이 우연이 아닐 것이다. (아니면 완전히 힙합으로 가거나)
https://youtu.be/4Haus40q06o?si=1oGpP4flhHfQm1ug
(2)
그리고 아주 조용히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포크 음악들.
10년대 같이 유행했던 힙노고직/인디트로니카 류라던가, 댄스펑크 리바이벌이나 개러지 락 리바이벌은 모두 잊혀졌지만 인디 포크만큼은 자신의 자리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아마 LCD 사운드 시스템이나 화이트 스트립스는 더 이상 언급되지 않지만, 수프얀 스티븐슨과 마이크로폰즈는 계속 언급되는 게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https://youtu.be/5gRvQtw0Rwo?si=DfB3HlmwCo1Quxpa
(그런 의미에서 마이크로폰즈와 올해 나온 나탈리아와 이치바)
https://youtu.be/TvvUebW8wrA?si=li6VUxJKnk1_Rjw4
https://youtu.be/u2jlWouXz-8?si=iBe4gyqKtmSqFvO-
(3)
그리고 오늘날에는 누가 음악을 만든다 하면, 인터넷 발 음악들이 이 자리를 차지하는 기분.
기원만 놓고 보면, 방구석 슈게이징 - 노이즈 락 - 나이트코어 - 레이지 - 일본 애니 음악의 짬뽕이라는 혼종이지만, 사운드적으로는 꽤 일관성이 있는 게 재미있는 포인트.
아마 누군가가 딱 한 방 날리는 앨범을 발매해서 빌보드를 간다면, 이제 이 장르는 공식적인 명칭을 가질 것 같다.
(그리고 늘 놀라는 것이지만, 지금 시대 림 리스너들은 생각보다 스크리모, 이모, 노이즈, 하드코어 펑크 같은 미친듯이 시끄러운 음악에 굉장히 호의적인 편이다 - 나 때만 하더라도 이건 진짜 마이너였는데...)
https://youtu.be/3ekK8S6Lr4k?si=Y5yRSv4wnj6nRY_A
https://youtu.be/5roGS5WSLWQ?si=xv8z2bBWADPzXKfp
(여튼 오늘 방구석 찐따의 두 히어로, 제인 리무버와 파란노을)
(4)
마지막으로 신기한 건, EDM 음악에 대한 엄청난 호의.
포터 로빈슨과 스킬렉스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높아진 것이 꽤 신기하다.
(그리고 전반적인 DJ 문화 자체에 대해서도 호의적으로 변하기도 했고)
https://youtu.be/4KGsgpFiswQ?si=L2SAaPKKCEuxXd72
(그리고 언젠가 글로 쓸 월드 와이드 뽕짝의 세계)
https://youtu.be/Hw_zRsYtze8?si=w405KxbdSsRPq-2e
https://youtu.be/cC3SC28AAM8?si=7zLE7yIXMH6Wl8dV
https://youtu.be/EgV-lzIEe30?si=WOUC008WgkO0lg_o
https://youtu.be/0636dwzgAPg?si=Lo-vdC28mmykcYnD
구남 1집이 진짜 특이했는데
구남이야 말로 정말 독특한 밴드 같아요.
굳이 영미권 장르로 분류하면, 재즈 락/네오 사이키델릭 뭐 그런 쪽일텐데 당시 한국에도 비슷한 게 없었던 것 같고 영미권에도 없었던 것 같고.
그냥 정말 산울림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잔뜩 듣다가 그런 음악을 만들어낸, 그런 케이스처럼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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