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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OST 10장

닝닝17시간 전조회 수 200추천수 1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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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규 & 한대수 - 타짜



길고 짧은 인터루드 형식의 악곡들과 메인 트랙들이 번갈아 등장하는 형식이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숨통을 조이는 긴장감이 맴돌지만 절대 급박하지 않다. 전력질주로 도망치기보다 구두굽 소리마저 조심해야할 그런 긴장감이다. 이 분위기에서 한대수의 “불나비”가 회심의 일격처럼 꽂힌다. 한대수 특유의 색채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매혹적으로 이끌릴만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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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현, 심현정 & 이지수 - 올드보이



“The Last Waltz” 하나만으로 충격 그 자체였지만 그 외에도 버릴 곡이 없다. 웅장한 현악과 목관악 그리고 건반 소리들로 가득한데, 내가 알던 영화에 이렇게나 비장하고 서글픈 소리들이 가득했었나 싶다. 디테일로는 영화 대사들을 조금씩 삽입해둬서 그런지 OST 앨범마저도 작게 보는 영화 일부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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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욱 - 비열한 거리



아코디언 소리만 들으면 모든 곡이 웃기기도 하고 슬퍼지기도 한다. 현악이나 건반 위주의 운치 있는 곡들도 수두룩하지만, 대표곡인 “청춘의 꿈”을 닮은 곡들(나쁜 녀석들, 옛사진, 마지막 탱고)만 머리에 남는다. 그런 곡도 있고 아닌 곡도 있어서, 우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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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형 & 이병우 - 왕의 남자



사극이란 키워드에 어울리지 않게 현악 사운드가 가득하다. 곡들마다 전통악기와 현대악기가 오가는데, 그 비중에 따라 분위기가 순식간에 뒤바뀌는 면은 오묘하고 신비롭다. 마냥 분위기만 이끈다기엔 중간에 대놓고 특이한 곡들도 있어서(인형 놀이, 질투 등) 영화 삽입곡을 떠나 한 앨범으로 감상하기에도 손색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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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욱 - 친절한 금자씨



하프시코드 트랙들이 나오면 눈이 번쩍 뜨인다. OST 전반에 주로 쓰이는 소리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금자씨의 정체성과 제법 잘 어울린다. 복수나 분노 따위와는 영 안 어울리는 소리지만, 폭풍과 전쟁같은 환경에서 가냘프고도 날카로운 건반줄의 퉁김은 영원 중 언제라도 깨어날 듯 다가온다. 여담이지만 커버 하나만큼은 여기 10장 중에서 제일 잘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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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욱 - 실미도



영화 주제가 주제인만큼 결연한 비장함은 순식간에 훅 배어든다. 분명 매력적이지만 곡과 곡 간의 구분이 그렇게까지 잘 이루어지진 않았다. 현악과 피리 소리 그리고 두터운 드럼 소리로만 가득한 구성인데 분량도 61분이나 되니 다소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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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 & 장재형 - 장화홍련



익숙한 현악 무드에 제법 다양한 악기들이 개입한다. 악기들이 제 트랙에서 슬금슬금 모이다가, 한 엔딩을 위해 분주히 내지르는 모양새로 나아간다. 끝이 아니어도 종지부를 찍는 듯한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의 전조를 수많은 트랙들이 암시하며 어우러지다 일순간에 터지는 연출은 과장 좀 보태서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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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석승희 & 홍대성 - 신세계



비교적 신선하다. 범죄 스릴러물에 마냥 현악과 목관악 소리만을 갖다 붙이지 않고, 보컬 샘플이나 신디사이저 아니면 다양한 퍼커션 등을 군데군데 칠해놓은 덕에 제법 환기가 된다. 다만 그럼에도 55분 내내 몰입할 구성이라기엔 아쉬우며, 특히나 엔딩 트랙 “Big Sleep”을 제외하면 킬링 트랙이라할만한 곡이 마땅히 없다는 사실은 더욱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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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욱, 남인수 & 이난영 - 박쥐



구성 면에서는 가장 흥미롭다. 목관악, 현악, 피리 소리, 신디사이저, 배우의 낭송, 오래된 트로트 등 매 트랙을 오가며 제법 산발적으로 배열되어있다. OST만 듣다 보면 이게 한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구성인가 싶을만큼 감상이 직선적으로 머물지 못하게 만든다. 그런 신비로움을 가지고 영화에 들어선다면 백지로 들어서기보다 여운 있는 감상이 남으리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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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 - 마더



(“춤”에서 시작해 “춤”으로 끝나는데, 끝나도 나갈 수 없다.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무엇도 나아지지 않다가, 뭔가를 깨달은 순간엔 이미 늦고 만다.)

작품이 단 한 명의 주인공을 강력히 비추기 때문에 음악마저도 잠시 양보한 게 아닐까 싶을만큼 매우 완곡하고 부드럽다. 그렇게 주인공은 남지만 음악은 홀연히 사라진다. 아쉽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OST가 개입할 수 없이 어떤 영화도 쉽사리 넘어설 수 없는 영화 그 자체의 감동 때문에 OST에는 그리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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