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harles mingus - mingus ah um (4 / 5)
처음에 이 앨범 제목을 보았을 때, 은근 웃기다고 생각했다. 밍거스 아, 음... 하고 이름을 말하려다 망설이는 수줍은 장면이 떠오른달까. 하지만 이 앨범의 내용물은 제목에서 보이는 수줍음과 완전히 다른, 자신감 넘치기도 하고 한편으론 나약해지기도 하는 보여주는 태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처음부터 들어나는 포스트 밥 다운 시원 시원한 드러밍과 그 위에서 급류 타듯이 나아가는 색소폰, 그러한 총체적인 사운드를 든든히 떠받치는 밍거스의 베이스까지 그야말로 일품이다.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있다가도 마치 쿨 재즈를 연상시키는 서정적으로 흘러내리는 색소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그의 나약함 또한 이 작품을 한 층 더 인간적이게 만든다. 그렇기에 처음 들었을 때 의아했던 제목이 납득이 간다. 수줍은 모습 또한 그가 내보이고픈 인간성 중 하나인 것이라고 말이다.
2. sik-k & Lil Moshpit - K-FLIP+ (3 / 5)
public enemy와 lov3만 즐기다가 이제서야 풀앨범을 들었는데, 확실히 이 앨범에서의 릴 모쉬핏은 k-flip이라는 약간 거만한? 제목에 딱 어울리는 수준급의 프로듀싱을 들고 왔다. 한국의 노래들을 샘플링 했다는 점을 떠나서, 그냥 비트 자체가 사람을 순식간에 흥분시킬 수 있는 스펙트럼의 딱 정중앙을 찌른 느낌이다. 뭔가 말이 좀 모양새 빠지는데, 아무튼 나로서는 이 단어에 그 신남을 어떻게 담아야할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신난다. 허나 정작 이 비트 위에 올라가는 랩은 k-flip은 무슨 자기 작업실 뒤집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식케이의 랩은 좀 괜찮을 때도 있는데, 안맞는 경우도 그만큼 있어서 문제다. 이 비트에서 왜 이런 플로우를 타지? 싶은 부분들 말이다. 허나 피쳐링들의 랩은 편차가 꽤나 있는 식케이의 랩이 양반으로 느껴질 정도로 많이 편차가 심한 편이다. public enemy의 노윤하, 우슬라임의 벌스와 lov3의 브라이언 체이스의 훅과 같은 잘 뽑힌 피쳐링도 있는 반면, public enemy remix의 창모, 지코의 벌스 라던가 self hate의 호미들의 벌스는 진짜 하나도 아다리가 맞는 곳이 없다. 창모의 벌스는 식케이의 벌스를 그대로 오마주 했음에도 식케이 랩의 맛이 다 뒤진 채 썩어서 나왔고, 호미들은 진짜 이 비트에서 뭘 하는 거지? 싶을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는 벌스였다. 그렇기에 난 절반보다 살짝 높은 점수밖에 주지 못하겠다. 그 이상을 올리기엔 구리고, 더 내리기엔 비트가 아직도 뇌속에서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3. Stars of the Lid - The Tired Sounds Of Stars of the Lid (3.5 / 5)
지친 음악. 말 그대로다. 진짜로 음악이 지쳐있다. 계속 음악의 시간은 흐르지만, 음악은 흐르지 않는다. 그저 꽉막혀서 그 순간에 정체되어 있을 뿐이다. 엠비언트, 드론의 사운드로 거대한 사운드스케이프 없이 소리를 내기는 한다만 단지 소리만 날 뿐이다. 그렇기에 이 앨범은 2시간 동안 세상 모든 것의 침묵 속에 울려퍼지는 심장의 박동이다. 살아있다는 신호 외에는 아무런 활동이 없는, 그야말로 지쳤다는 감정의 극단적인 확장이다. 개인적으로 엠비언트 드론 특유의 거대한 사운드스케이프가 부담스러운 입장인지라 좋게 들었다. 허나 이 앨범의 문제라면 그 지친 음악을 무슨 2시간 동안이나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이건 거의 고문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 그래서 원래 4점 주려고 했는데 이 지루함을 못이겨 0.5점 깎았다.
4. Cornelius - point (3.5 / 5)
뭔가 라디오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전기적 사운드로 번역되어서 들리는 여러 이야기를 마구잡이로 채널 돌리면서 듣고 있달까. 내 느낌엔 그랬다. 어떤 채널에서는 전자음이 상당히 가볍게 통통 튀면서 유쾌한 사운드를 만들어내지만, 다른 채널로 돌리면서 수신이 약한탓인지, 치지직 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한편으로 마치 라디오에서 사연이 흘러나오는 것과 같이 전자음으로 변이된 현실적 흐름이 우리를 반기기도 한다. 허나 이 앨범은 그러한 의도가 흘러나오는 라디오를 멀리서 틀어놓은 것만 같다. 멀리있어서 내용이 들릴까 말까한데, 사람들 목소리가 따스하게 나오니 명량하게 들려서 마냥 기분이 좋은 느낌, 그런 느낌이다.
대대대
오늘의 베스트 앨범
아래 두개 커버가 너무 이쁘다
‘비트 자체가 사람을 순식간에 흥분시킬 수 있는 스펙트럼의 딱 정중앙을 찌른 느낌‘
제가 하고 싶은 말 그대로 적어놔서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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