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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y Gaga—MAYHEM

title: lovelessuma馬2025.04.13 10:55조회 수 210추천수 5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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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가가(Lady Gaga)의 5년 만의 새로운 솔로 프로젝트, <MAYHEM>은 그녀가 처음부터 뜨거운 관심과 사랑, 또 멸시를 동시에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본작의 근간이 되는 장르는 보컬 재즈가 아닌 <The Fame Monster> 에라의 정통 댄스-일렉트로팝이고, 나아가 80년대의 신스팝 사운드와 인더스트리얼 댄스 뮤직에서 받은 큰 영향이 앨범 전반에 걸쳐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즉, <MAYHEM>은 그녀의 음악적 정체성을 다시금 공고히 하는, 나아가 더욱 넓어진 스펙트럼으로 이를 조망하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앨범의 가장 큰 컨셉은 자아의 분열. <MAYHEM>의 레이디 가가는 총 2개의 자아를 갖고 있다. 하나는 대중들과 무대 앞에서 항상 강렬하고, 화려하며 자신감 넘치는 '공적'인 자아이고, 다른 하나는 내면 깊숙이 숨겨져 있는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사적' 자아이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바로 레이디 가가가 그 두 자아를 분리시켜놓지 않고 오히려 서로를 합쳐놓아 대혼란을 의도적으로 자아냈다는 점이다. "Abracadabra"의 뮤직비디오에서 그녀는 마법처럼 변신하며 두 자아를 넘나들며, "Garden of Eden"에서는 화려한 파티걸의 이미지와 그 이후의 공허함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MAYHEM>은 초반부의 압도적인 에너지와 비전적인 컨셉에 비해 중후반부에서 다소 미흡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의 정체성을 공고히 함을 넘어, 이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려놓았던 초반부에 비해 트랙들의 퀄리티는 평이한 수준으로 머물고 있고, 댄스 팝에서 팝 록으로 앨범의 분위기가 전환되는 순간("Zombieboy" / "LoveDrug") 마저 깔끔하게 구현되지 못해 앨범의 기세가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추락한다는 것이다. "Don't Call Tonight", "The Beast"를 비롯한 몇몇의 가벼운 팝 록 트랙들은 분명 과감히 내쳐졌어야 했었다. <MAYHEM>의 짜릿한 일렉트로팝의 초반부와 다소 단조로운 팝-록 트랙들이 포진해있는 중후반부 사이의 간극이 너무나도 극명해 안 그래도 부족한 임팩트를 더욱더 제대로 와닿지 못하게 하는, 미흡한 앨범 구성의 문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Perfect Celebrity" 이후 레이디 가가 본인의 공적 자아와 사적 자아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그녀는 분명 자아의 모호함을 넘어 더욱더 복잡해진 감정선과 정체성의 혼란을 그려내야 했었다. 그러나 앨범의 중반부에서는 이러한 복잡함이 충분히 드러나지 못해 전체적인 흐름을 더욱 빈약하게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레이디 가가 특유의 폭발적인 보컬을 십분 활용해 폭발적인 감정을 자아냈냐? 그것도 아니다. 본작에는 좋은 성적으로 앨범에 억지스럽게 기워 넣어진 것처럼 보이는 "Die With a Smile"만큼 크나큰 울림을 주는 트랙이 존재하지 않는다.

<MAYHEM>을 실패한 앨범이라고 단적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본작은 레이디 가가의 음악적 진화가 여실히 드러났고, 그녀의 새로운 챕터 역시 기대하게 만들 정도로 흥미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설령 그 결과물이 아쉬웠다고 해도, 레이디 가가가 구현해 내고자 했던 혼돈과 자아의 충돌을 완전히 무시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앞으로도,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가 어딘지 잊지 않을 것이다. <MAYHEM>은 한 불완전한 팝스타의 어설프고도 강렬한, 또 거대한 하나의 발자국일 뿐이다.

 

LADY GAGA - ABRACADABRA (OFFICIAL MUSIC VIDEO) - SHE JUST BROKE THE  INTERNET!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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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4.13 11:00

    좋은 글 감사합니다

  • 4.13 12:12

    들어봐야겠당

  • 4.13 17:11

    3집부터 꼭 평범 or 지뢰 트랙을 중후반부에 끼워넣어서 아쉬움

    그래도 이번 앨범은 최근 10년 디스코그래피 중에서 탑이 확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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