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Roy Blair - Graffiti: A Mix by Roy Blair (3 / 5)
감상평을 쓰기 시작한 이래로 처음 맞이하는 고난이다. 이 앨범만의 특별한 감상 같은 게 들지 않는다. 익숙하게 들리는 뚜둥 뚜둥 드럼이나, 코드 같은 것들은 너무나 일반적인 것 같다. 물론 내가 특별함을 잡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일단 개인적으론 그랬다. 그리고 그 위에 올려지는 로이 블레어의 보컬 또한 감미로운 알앤비 비트를 잘 타지만, 잘 타는 것 말고는 모르겠다. 물론 이 앨범은 그런 팝적인 감상에서 벗어나려 한건지, 중간중간에 변주를 시도한 부분 또한 있다. 갑자기 슈게이즈 사운드가 미약하게나마 난입한다거나, 팝적인 드럼을 갑자기 특이한 리듬으로 꽂는 부분 같은 것 말이다. 근데 이러한 변주가 뭔가 감정이 있긴 한 것 같지만, 그 감정은 결코 나에겐 닿지 않았다. 계속 쓰다보니 까기만 하는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좋은 퀄리티의 알앤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기만 하다.
2. Talking Heads - Remain in Light (4 / 5)
경쾌함 그자체다. 악기들이 폴짝 폴짝 뛰놀지만, 그렇다고 신경에 거슬리진 않으며, 그 모습을 볼때면 오히려 화목한 모습을 보는 것 처럼 입꼬리가 씩하고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그 악기들의 중앙에 서있는 보컬은 뭔가 뮤지컬? 같은 느낌을 내며 악기들을 이끌어 가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뮤지컬 영화의 단체로 춤을 추며 노래하는 씬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그 실상은 혼란스럽다. 음악의 밝음에 대비되는 가사는 자신을 즐거움으로 거래하고 있는 것 같다. 드러나는 자신을 잃은 소회나, 혼란. 그리고 앨범커버에 얼굴이 빨갛게 모자이크된 모습. 사실 음악과 가사를 극방향에 둠으로서 사회의 거래현장을 보여주려 한 것이 아닐까.
3. Stan Getz & João Gilberto featuring Antônio Carlos Jobim - Getz / Gilberto (4 / 5)
재즈는 재즈 특유의 사운드를 지닌채, 여러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즉흥성을 극단으로 몰아넣는다거나, 전자음악을 투입한다던가. 이 앨범은 재즈의 사운드에 내재된 멜로딕함으로 끝까지 간다. 그것이 보사노바라는 장르의 특징이고, 또한 이 앨범이 그 절정에 위치해있다. 재즈는 원래 드럼, 피아노, 색소폰의 소리가 주연급이지만, 이 앨범은 거의 모든 악기들을 동등한 위치에 놓았다. 어느하나 강조되는 것 없이 오로지 멜로디를 짜내기 위해 조화를 이루는 이 연주는 마치 밥을 씹다보면 나는 단내같은 은은함으로 우리를 풀어놓는다. 그리고 이 위에서 특히 보컬과 색소폰이 주연으로서 그 은은함의 인상을 더 진하게 남겨, 확 달다기에는 덜 자극적이고, 은은하다기에는 그 맛이 혀에 감기는 딱 맛있는 상태로 만든다. 그렇게 이어지는 33분의 시간은 그야말로 꿀 같은 시간이다.
s. 사무엘 베케트 - 고도를 기다리며 (소설, 4 / 5)
의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좋은 의미로 말이다. 주인공들은 아무것도 우리에게 가르쳐주지 않은채, 별 시덥잖은, 이야기만 오가는데, 여기에 별 의미는 없다. 중간 중간에 난입하는 포조&럭키 듀오와 소년은 그 시덥잖은 무의미를 무의미하게 지나친다. 심지어 1막에서 2막으로 지나자, 1막의 의미도 지워버리기 위해 주인공 2명 중 한명, 블라디미르 빼고는 죄다 맥락이 바뀌어 있다. 주인공 2명중 나머지, 에스트라공은 1막을 기억하지 못하고, 포조는 갑자기 장님이 되었으며, 소년또한 1막을 기억하지 못하면서, 내일이라는 참 무의미한 말을 뱉는다. 시간상으로는 1막의 하루뒤가 2막이다. 허나 모두가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부조리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주인공 2명은 그 무의미함에서 160페이지 동안 있다가 소설은 나머지는 보여주지 않고 끝난다. 그렇다면 이 주인공 2명은 왜 이 무의미함에 계속 있는가? 하면 당연 제목에도 박혀있는 고도다. 결국엔 고도를 기다리는 것으로 이 160페이지는 요약된다. 이 고도라는 건 누가 읽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가수에겐 차트 1위, 학생에겐 서울대, 게이머에겐 챌린저 등등등 말이다. 즉, 고도는 이 무의미함을 소설이란 의미로 있게 해주는 매개체다. 결국 이 160페이지가 고도를 기다린다에서 의미가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설에선 끝까지 그 고도라는 놈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소설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이 소설이 이러한 구성을 띄는 건, 결국 고도를 기다리며 맞이하는 무의미한 부조리의 세계에서 계속 기다리는 게 우리의 일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내가 고도를 온갖 희망의 상징으로 비유했지만, 사실 저 비유도 맞는 지 알 수 없다. 차트 1위를 하고나면 그걸 유지하기 위한 고통 또한 따르고, 서울대 가고나면 또 직장을 얻기위해 고통을 받고, 챌린저가 되면 현실에선 아이언이 되어서 고통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도는 이 부조리에서 탈출시키는 궁극적 목표이다. 라고 하는 것도 고도를 실제로 만나지를 못했기에 우린 모른다. 결국 이 소설은 정해진 것도 없다. 그렇기에 내가 처음 말했듯, 좋은 의미로 무의미하다고 하는 것이다.
오
그래피티가 일반적인 박자..? 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결국 큰 틀 안에서 벗어나진 않죠. 보컬 스타일로선 과도기에 있는 앨범이라 생각해요. 피치업다운을 시기각각으로 소화하고 보컬을 의도적으로 배속시킨다던지요. 저도 막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앨범은 아닙니다만, 후의 CMT에 초석이자, 나름대로의 가능성이 많은 앨범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힙합적인 색채도 꽤 돋보이죠. 예를 들면 본인 보컬을 직접 샘플로 따 인스트로 탈바꿈 시킨다던가.. (실제로 힙합 샘플들도 들리죠) 전 Above, Not Below 초반부분에선 꽤 놀랐었어요. 아이디어 자체가 막 특출나진 않아도 이만큼 앳된 감성을 재현해 낸 이들이 근래에 그리 많지는 않다 느껴졌거든요. 판타지아도 비슷해요. 아마 오션이 그를 선택한 이유도 이런 배경이 아닐지요.. 별개로 앨범은 좀 아쉽긴 합니다. 애초에 B사이드 데모라 못 박고 나왔다 보니 어쩔 수는 없는 듯요. 여담으로 하루만에 만든 앨범이라캅니다. 블로그 피셜로는.
CMT 나 들어보십쇼 그건 존나게 좋습니다
종게 진출 ㄷㄷ
토킹헤즈 리뷰 감사합니다 표현하기 참 어려웠는데
지옥변 읽어요
사놓은 거 다 읽고나서 생각해볼게요
로이블레이어 저거 공감가넹
깜짝놀래서들어왔잖아깜짝놀래서들어왔잖아깜짝놀래서들어왔잖아
ㅋㅋㅋ이거 밈됐나
어그로 끌기 딱 좋아서ㅋㅋ
고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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