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즈켄시 내한콘 후기[장문]

우선

‘ 켄시 한국 또 온대요. ’

‘ 한국이 지금까지 본 관객들 중 최고래요. ’

이 기쁜 소식과 함께 후기 시작하겠습니다.

1. 미흡하고 부실했던 주최사(라네코)

안좋은 소리 먼저 할게요.

이 공연의 주최사인 라이브네이션코리아(라네코)는 최악에 가까웠습니다.

우선 포토스팟이 없어요.

위에 찍은 저 아주 짤막한 전광판 만이 이 공연의 유일한 사진스팟입니다.

보통 사진찍으라고 조형물을 설치하든가 현수막이라도 걸어놓던가 하는데, 이 공연은 그런게 일절 없었습니다. 다들 저 작은 전광판에 대고 티켓이랑 같이 사진찍으려고 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습니다.

무능한건 이뿐만이 아닙니다. MD를 양일 물량을 미리 나눠서 배치를 해야 일요일에 간 사람들도 공평하게 구매기회를 부여받는건 기본 상식입니다. 그런데 그조차도 지켜지지못하고 심지어 MD의 구매수량제한을 두지 않았기에 토요일에 먼저간 사람들이 갯수제한없이 싹쓸어갔고 그 결과, 일요일에 오픈런을 뛴 첫번째 MD 입장자가 원하는 물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싹쓸어간사람 중에는 당연히 리셀러도 있었겠죠? 제가 본 사람 중에는 수건을 4-5장 사가는 사람도 본적이 있는데 가정에 수건이 그렇게 없나봅니다.

근데 쓸데 없이 잘한게 촬영을 참 쥐잡듯이

잡아요. 이건 좋은거 아닌가? 싶을 수 있는데 잡는 정도가 ‘지나쳤어요’. 저 ㅈ만한 전광판에 대고 티켓사진찍은게 진짜 제가 찍은 사진의 전부입니다. 왜냐면 공연 중도 아니고 시작 전과 끝난 후에도 공연장 안에서 사진을 절대 못 찍게했고요, 제 앞에 사람 공연 시작‘전’에 관중들 사진 찍었다고 와서 지우게하고 휴지통까지 열어서 삭제한거를 확인한뒤에 한번 더 사진찍는게 적발되면 환불없이 강제퇴장시킨다고 경고를 하고 갔습니다. 이렇게 빡세게 잡는거는 처음보네요. 근데 이해가 안가는게 공연중에 영상찍는것은 당연히 퇴장시키는게 맞습니다. 근데 사진 몇 장정도는 괜찮지않나요? 그것도 공연 시작 전과 끝난 후에까지 사진찍지말고 퇴장하게 하는건 너무 야박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공연장에서 좋은 기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 사진에 담긴 기억을 회상하며 몇년간 행복해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웃긴게 10명이 찍으면 7-8명은 잡히고 2-3명은 못 잡던데 잡을거면 정말로 ‘다’ 잡던가요. 불법으로 공연중에 영상찍는거 잡는거는 좋은데, 우리 본분을 상실하진 맙시다. 다 인생에서 즐거운 추억들 만들어가자고 하는건데, 사진 몇 장 정도는 괜찮잖아요? 파리 몇마리 잡겠다고 초가삼간 다 불태우진 말자고요.

2. 그럼에도 빛난 인스파와 켄시

열악한 공연장 시설들을 보유한 이 나라에 거의 유일하게 존재하는 공연전문시설 답게 인스파는 그 이름값을 톡톡히 잘 해냈습니다. 음향도 좋았고요, 전광판도 좋았습니다. 특히 해수의

유령때는 정말… 사운드 스케일이 다른 노래가 그를 맞춰줄수있는 공연장을 만났을때의 파괴력은 정말 제 예상을 초월했습니다.

그리고 켄시는 정말 지립니다. 노래 진짜 ㅈㄴ 잘해요. 제가 살면서 꽤나 공연 많이 보러 다녔는데, 켄시의 가창력은 제가 직접 들어본 가수 중에서는 최상위권이였습니다. 여러번 놀란 것 같네요.

음색도 음색인데 성량이 풍부합니다. 킹누내한도 가봤었는데 이구치가 음역대는 더 넓어도 성량은 켄시가 위인듯 합니다. 그리고 키크고 다리길고 얼굴도 작은편이라서 참 보기 좋더군요. 그리고 악기도 연주했다가 춤도 췄다가 랩도 했다가 근데 작사 작곡도 본인이 다 했잖아요? 사기캐입니다. 여러모로. 현 JPOP 시장에서 ‘천재‘ 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 같아요.

3. 괜찮았던 관중 호응도

켄시 본인이 한국이 가장 지금까지 본 관객중 가장 뜨겁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꽤나 괜찮았습니다. 근데 갠적으로 가봤던 제이팝 공연들이랑 비교하면 조금 부족했는데 다른 제이팝 밴드들이랑은 다르게 켄시의 무대는 이미 완성형인듯 해서 제가 감히 함부로 떼창을 못하겠더라구요. 어지간하면 저는 콘서트가면 최대한 떼창을 하는 편인데, 켄시는 그게 안되더라구요. 그저 이미 완성된 무대를 감상하는 느낌이랄까요. 아 물론 Loser-Kick Back-Peace Sign의 3연타때는 이성잃고 전부 떼창한듯.

4.마치며…

주최사만 빼면 꽤나 괜찮은 공연이였습니다.

가봤던 공연 중에서는 한 6등 정도?

자리가 괜찮아서 켄시랑 가까웠는데 사진 몇 장 만 좀 찍게해줬으면 인생샷 몇 장 찍었을거 같은데 아쉽네요.

그래도 켄시를 다시 한국에 오게한다는 약속까지 받아냈으니, 이번에 못 가신 분들도 꼭 다음번에는 갈 수 있기를.

“ さよーならまたいつか！”

가장 좋았던 노래 : LADY

가장 신났던 노래 : Kick Back

가장 놀란 노래 : 해수의 유령

의외로 좋았던 노래 : がらくた, 지구본, M87

그밖에 지금 기억에 남는 노래 : Lemon, さよーならまたいつか, LOSER, PEACE SIGN, 감전, 도넛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