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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피치포크 리뷰 해석

title: Quasimoto따흙 Hustler 2025.03.01 23:15조회 수 131추천수 3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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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What's th Story) Morning Glory?는 오아시스의 절대적 정점이며, 이번 3CD 확장판은 기본 앨범에 28개의 보너스 트랙을 추가하여, 1995년 당시 그 밴드가 얼마나 절정에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리뷰

기억하긴 힘들지만, 1995년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가 발매될때, 오아시스는 패배자였습니다. 물론, 그들의 데뷔 앨범 Definitely Maybe가 1994년 발매되었을때 영국 앨범 차트 1위에 오르면서, 전세계적으로 수백만장이 판매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첫 번째 성공 이후 그들의 저력이 시험받는 순간이 오자, 오아시스는 더이상 전세계에서 가장 큰 록 밴드라는 타이틀을 주장 할 수 없게되었습니다. Morning Glory의 선공개 싱글인 Roll With It은 1995년 8월 14일날 발매되었는데, 이것은 우연이 아니였습니다, 같은날 그들의 라이벌 블러(런던 예술학교 출신으로 맨체스터 거리출신의 오아시스와 반대되는 밴드)의 싱글 Country House가 발매되었습니다. 1년에 걸친 두 밴드의 타블로이드(일반 신문보다 작은크기의 자극적인 기사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다루는 신문) 신경전은 절정에 이르렀고, 오아시스의 핵심 멤버 노엘 갤러거가 블러의 데이먼 알반과 알렉스 제임스에게 "에이즈에 걸려 죽어버려야 한다"라고 말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과는 오아시스의 패배로, Country House가 Roll With It보다 5만정 더 많이 팔리며 1위에 올랐습니다.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Roll With It은 그 누구의 오아시스 최애곡이 아니며, 밴드 최고의 노래 탑 20위에 들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물론 멜로디가 귀에 감길수 있겠지만, "그냥 받아드리고 흘려 보내"라는 무덤덤한 메시지는, 이전까지의 자기 신격화, 불멸, 그리고 헬리콥터에서 부유한 의사와 놀아나는 것을 예찬하던 밴드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였습니다. 그러나 겸손과는 거리가 멀었던 오아시스에게 Morning Glory에서 가장 약한 곡을 첫 번째 싱글로 발매 한것을 돌이켜 보면 그들이 보여준 가장 오만한 행동이였습니다. 그들은 첫번째 브릿팝 전쟁에서 선제공격을 감수할 정도로 자신만만했습니다. 왜냐면 결국 자신들이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릴 것을 이미 알고있었기 때문입니다.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는 블러의 동시기 앨범 The Great Escape보다 두배 이상 판매되었고, 이후 2년동안 영국에서 비공식적인 사운드트랙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중요한 성취는, 오아시스가 다른 브릿팝 밴드들이 원했던 기준, 미국에서 성공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 앨범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4위에 올랐고, 미국에서만 350만장이 팔렸습니다. (반면, The Great Escape는 빌보드 탑 200의 하위권에서 머물렀습니다)

그들의 일자 눈썹의 마초성과 파파라치에게 중지를 날리는 태도에도 불구하고, 북미의 영국 문화 애호가들의 감성을 자극할 만큼 강렬한 영국적인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이들은 Dairy Milk 초콜릿을 사러 영국 전문점에 가는 미국 팬들을 열광 시켰고, (블러와 달리) 너무 현지적이여서 미국 대중을 소외시키는 함정에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오스틴 파워 시리즈와 영국풍 펍 체인들의 기반이 된 요소입니다.

운좋게도 90년대 정중앙에 도착한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는 5년전 스톤 로지스와 라스의 레트로  록 르네상스로 뿌리를 내린 브릿팝 서사의 정점을 상징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오아시스의 절대적 최고점이기도 합니다. 만약 Definitely Maybe가 오아시스의 원재료인 60년대 사이키델릭, 70년대 글램과 펑크, 그리고 매드체스터의 그루브를 보여주는 앨범이였다면, Morning Glory는 그것들을 녹여내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낸, 오아시스만의 거대한 사운드를 구축한 앨범이었습니다. 앨범 전체를 감싸는 현악기의 웅장한 스윕은 결코 과시적이지 않으면서도, 곡들을 트로피에 달린 리본처럼 우아하게 장식했습니다. 하지만 Morning Glory의 진정한 승리는 오늘날 노래방 애창곡, 결혼식의 춤곡, 그리고 욕조에서 따라 부르는 필수곡이 된 대표곡들에서만 들어나는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차트 정상을 노릴 기회조차 없었던 뛰어난 앨범 수록곡들이야말로 이 앨범의 진가를 증명합니다. 예를들어, 전투기 같은 굉음이 돋보이는 Hey Now(개인적으로 싱글로 발매되지 않은 곡들중 최고의 오아시스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낙담적인 분위기의 Cast No Shadow같은 곡들입니다. 특히 Cast No Shadow는 당시 거의 무명이였던 더 버브의 리처드 애쉬크로프트에게 바친 곡인데, 아이러니하게 더 버브는 오아시스의 미국 시장 개척 덕분에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 오아시스가 불러온 영국 문화 열풍은 미국에서 스파이스 걸스의 성공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파이스 걸스는 이루 십대 취향의 팝 음악 흐름을 주도했고, 이는 결국 90년대 말 기타 중심의 록 밴드들을 차트에서 밀어내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를 다시 들어보면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오아시스가 전성기의 한가운데서도 이미 자신들의 몰락을 예감하고 있었다는 느낌입니다. 이 앨범의 분위기는 Definitely Maybe의 노동계급적 현실 도피주의보다 확연히 더 어둡고 성찰적입니다. 예를들어 오프닝트랙 Hello에서 반복되는 "이제는 예전과 같지 않을거야"라는 불길한 에언과, 타이틀곡 "Morning Glory"에서 약에 취한 에프터파티의 단상, 그리고 라이터 불빛 아래서 마치 숙취처럼 내려앉는 "Champange Supernova"를 통해 오아시스는 이미 자신들의 데뷔 앨범이 지닌 이상주의를 향한 향수를 느끼는듯 합니다. 물론, 리암 갤러거는 여전히 난해한 은유를 구사합니다. (대포알보다 빠르게 천천히 복도를 걸어간다는건 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하지만 이 앨범에서 형 노엘 갤러거의 건방진 허세보단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대척점으로 자리 잡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Don't Look Back in Anger"에서의 압도적인 리드 보컬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의 백보컬이 "Cast No Shadow"에서 더 깊은 절망감을 불어넣는 방식에서도 분명히 들어납니다.

이번에 확장판으로 출시된 Morning Glory?의 3CD 에디션은 오리지널 앨범에 28개의 보너스 트랙을 추가하여, 1995년 당시 노엘 갤러거가 얼마나 절정의 창작력을 지니고 있었는지 보여줍니다. 흔히 오아시스를 완벽에 가까운 록 앨범 두장을 발표한 후, 점점 창의력이 쇠퇴하는 긴 과정을 거쳤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실제로 오아시스는 최소 세 장 분량의 뛰어난 곡들을 만들어냈습니다. 단지 그중 한장이 싱글의 B사이드로 흩어져 있었을 뿐입니다. 그중 14곡은 1998년에 발매된 컴필레이션 앨범 The Masterplan (일명 오아시스의 Hatful of Hollow라고 불리는 작품)에 수록되었고, 그 절반은 Morning Glory 시기의 곡들로, 이번 확장판에 다시 포함되었습니다. 오래된 팬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이 B사이드 명곡들은 오아시스 최고의 순간들 중 일부로 손꼽힙니다. 예를들어, 콘서트 앙코르 단골곡인 Acquiesce는 리암과 노엘의 악명 높은 투쟁적이지만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그대로 사운드로 구현한 곡입니다. 리암의 비아냥거리는 듯한 버스와 노엘의 진심 어린 코러스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이들의 복잡한 형제 관계를 음악적으로 표현합니다. 또한 Rockin' Chair, 그리고 노엘이 직접 부른 발라드곡 Talk Tonight과 The Masterplan은 오아시스 정규 앨범에서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섬세함과 감수성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웸블리 경기장을 압도하는 듯한 폭발적인 사운드보다 오아시스의 멜로디 감각을 더욱 담백하게 즐기고 싶은 팬들이라면, 이번 확장판에 포함된 노엘이 기타 연주 하나로 연주한 어쿠스틱 데모 트랙들이 그의 송라이팅 역량을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증명해줄 것입니다.

이처럼 흔들림 없는 일관성은 오아시스 초창기 성공의 핵심적인 요소였지만, 돌이켜보면 이것이 결국 그들의 정체로 이어진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박스 세트를 통해 분명히 드러나듯이, 노엘 갤러거는 뛰어난 장인입니다. 그는 최소한의 재료만으로도 상징적인 멜로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그러나 그는 예술가형 뮤지션은 아니였습니다. 그가 아무리 "비틀즈만큼 위대한 밴드가 되고 싶다"고 외쳤어도, 오아시스는 비틀즈의 창작 과정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비틀즈가 밥 딜런, 모타운, 그리고 슈톡하우젠같은 동시대 음악에서 영향을 받아 진정한 모더니즘 팝을 창조하는 방식보다는, 그들의 문화적 절대권력에 더 집착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오아시스는 그 차이를 무시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즉, "스타디움급 후렴구만 쓰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나올 것이다"라는 믿음이었습니다. 오아시스와 비틀즈의 관계는 궁극적으로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1968년, 조지 해리슨은 자신의 음악적 실험 정신이 가장 자유롭게 발휘된 앨범 Wonderwall Music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7년후, 오아시스는 그 제목을 그대로 가져와 가장 단순하고 보편적인 찬가 Wonderwall에 붙였습니다.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는 오아시스를 정상으로 끌어올렸지만, 그들을 눈 덮인 산꼭대기에 남겨둔 채 시야를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반면, 새롭게 도약한 블러는 비틀즈의 실험 정인을 보다 충실히 계승하는 밴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Champangne Supernova의 마지막 순간, 리암 갤러거는 "우리가 취해있는 동안 너는 어디에 있었어?"라는 질문을 공허하게 던집니다. 마치 이미 좋은 시절은 지나가 버렸다는 사실을 암시하듯이. 그리고 결국 오아시스는 깨닫게 됩니다. 아무리 더 높이 올라가려 해도, 그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읽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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