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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 기념

Parkta19582025.02.14 17:17조회 수 111추천수 1댓글 2

으로 시나 읽어볼까요?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Thou art more lovely and more temperate:

Rough winds do shake the darling buds of May,

And summer’s lease hath all too short a date:

Sometime too hot the eye of heaven shines,

And often is his gold complexion dimmed;

And every fair from fair sometime declines,

By chance or nature’s changing course untrimmed;

But thy eternal summer shall not fade

Nor lose possession of that fair thou ow’st;

Nor shall Death brag thou wand’rest in his shade,

When in eternal lines to time thou grow’st:

   So long as men can breathe or eyes can see,

   So long lives this, and this gives life to thee.​


그대를 한여름 날에 비할 수 있을까?

그대는 더 아름답고 더 화창하여라

거친 바람이 오월의 고운 꽃봉오리를 흔들고, 여름의 기한은 너무나 짧아라.

때로 태양은 너무나 쬐고

그의 금빛 얼굴은 흐려지기도 하여라.

어떤 아름다운 것도 언젠가는 그 아름다움이 기울어지고 우연이나 자연의 변화로 고운 치장 뺏기도다

그러나 그대의 영원한 여름은 퇴색하지 않고 그대가 지닌 미는 잃어지지 않으라.

죽음도 자랑하지 못하리, 그대가 자기 그늘 속에 방황한다고

불멸의 시편 속에서 그대 시간에 합해지니

       인간이 숨을 쉬고 볼 수 있는 눈이 있는 한

         이 시는 살고 그대에게 생명을 주리



That time of year thou mayst in me behold

When yellow leaves, or none, or few, do hang

Upon those boughs which shake against the cold,

Bare ruined choirs, where late the sweet birds sang.

In me thou seest the twilight of such day

As after sunset fadeth in the west,

Which by and by black night doth take away,

Death’s second self, that seals up all in rest.

In me thou seest the glowing of such fire

That on the ashes of his youth doth lie,

As the deathbed whereon it must expire

Consumed with that which it was nourished by.

  This thou perceiv’st, which makes thy love more strong,

  To love that well which thou must leave ere long.


한 해 중 그런 계절을 그대는 내게서 보리라,

전엔 예쁜 새들이 노래했지만 이젠 황폐한 성가대석,

추위를 견디며 흔들리는 그 가지들 위에

누런 잎들 하나 없거나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계절을.

내게서 그대는 보리라, 해가 진 후

서녘에서 스러지는 그런 날의 황혼을,

만물을 휴식 속에 밀봉해버리는 죽음의 분신인

시커먼 밤이 조금씩 앗아가는 황혼을.

내게서 그대는 보리라, 불타오르게 해준 것에

다 태워져, 꺼질 수밖에 없는

임종의 자리처럼, 제 젊음의 재 위에

누워 있는 그런 불의 희미한 가물거림을.

그대가 이것을 알아차리면 그 사랑 더 강해져,

그대가 머지않아 잃을 수밖에 없는 그것을 더욱 사랑하게 되리라.



셰익스피어는 너무나 위대한 이름이어서 모든 것을 투과해서 볼 수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말 그대로 인간을 가장 정확하게 아는 작가였으니까요.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니까 그가 남긴 소네트를 읽어볼까 합니다.

 소네트 형식이나 이 소네트들이 만들어진 배경은 재밌으니 따로 찾아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ㅎㅎㅎ


많이 애독되고 사랑받는 시편들은 많지만 아마 18과 73은 그 중에서도 최고일 것입니다. 결혼서약서에도 많이 사용되는 18의 청자가 사실 남자라는 것은 덜 알려졌지만요.


시를 살펴볼까요. 셰익스피어는 계절을 시에 녹여냅니다.

그대를 여름날에 비할 수 있을까?

한국 문단이 눈에 있어서는 백석과 안개에 있어서는 김승옥과 별에 있어서는 윤동주와 경쟁해야 하는 것처럼 세계의 작가들은 사랑의 표현에 있어서 이제 계절을 비유할 때 셰익스피어와 맞붙어야 합니다.

 저 한 줄로 셰익스피어는 몇백년을 뛰어넘어 사랑의 감각을 일깨우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여름날이 지나가듯 그의 아름다움도 시들 것임을 시인은 압니다. 그래서 그는 시로써 그의 아름다움을 결박해서 영원히 보존하려고 합니다. 그를 시에 각인시켜 살아숨쉬게 하겠다는 거죠. 여기서 보이는 것은 순간의 박제, 영원성에 대한 열망입니다. 


소네트 73을 볼까요?

여기서 시인은 여러 비유를 사용합니다. 

노란 잎들, 황혼, 그리고 불.

이것들은 영원성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것들입니다. 


왜인지 시인은 18과 다르게 이 사라짐을 그대가 내게서 보리라 말합니다. 

 이 강렬한 세 이미지들은 시인의 늙어감을, 혹은 그들 사이의 사랑이 시들어감을 강렬히 함축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시인은 반전을 하나 심어놓습니다.

지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았으니 오히려 그 시간들을 그대가 소중히 여기리라는 것을요.



18번은 영원 속에 그대를 붙잡으려는 의지를

73번은 소멸을 향해가는 사랑에 대한 무상함을 

시인을 강렬하고 함축된 이미지로 표현합니다.


발렌타인 데이. 사랑을 나누는 날이죠. 그 대상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붙잡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에게서 끝을 봅니다. 그래서 셰익스피어는 말합니다. 사라져가는 시간 속에서 최대한 순간을 사랑하라고요. 작별이 다가오고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여름날같은 순간을 사랑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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