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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곁에 영원히 남아있을 그들의 메모리 카드 - Daft Punk : Random Access Memories

title: Daft Punk내눈을녹여미래를보시오2시간 전조회 수 234추천수 6댓글 23

Daft-Punk-Random-Access-Memories.jpg

Random Access Memories (2012)

by Daft Punk






https://youtu.be/I68bkhlK-Hc?si=8HAmNzrXx-q6yHtp


컴퓨터를 이용해 작곡한 최초의 노래, Daisy Bell을 아는가?


기계음을 사용해 흉내낸 인간의 목소리는 꽤 기괴하게 느껴지지만, 노래의 내용은 이러한 분위기와 정반대로 애인을 향한 진실된 사랑을 이야기할 뿐이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데이지 벨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괴하고 음산한 노래로 기억되고 있다.


인간의 목소리를 모방한 기계의 소리는 사람들의 귀에 설명하기 힘든 이질감을 주었을 것이고, 인간을 모방한 기계에 대한 왜인지 모를 두려움까지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프트 펑크는 이러한 기계음을 단순히 '모방'의 선에 그쳐서 이용하지 않았고,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을 이끌어내는 데에 섬세하게 이용하며, 기계음이 지니고 있었던 한계를 돌파해내었다.


이러한 그들만의 방식이 가장 잘 드러나는 앨범이 Random Access Memories로, 다프트 펑크라는 그룹으로서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이자, 전자음악 계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명반으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이전에 이미 하우스와 전자음악을 결합한 Homework, 대중적인 요소를 적극 활용한 Discovery, 직관적으로 차갑고 날카로운 기계음을 표현한 Human After All을 통해 전자음악을 통한 다양한 시도를 보여준바가 있는데, 여기서 더 보여줄게 무엇이 남았을까? 의문을 가질수 있다.


Random Access Memories (이하 RAM) 는 Discocery의 대중적인 요소는 이어가되, 보다 차분하고 안정된 사운드를 통해 감정의 표출 및 메시지의 전달을 극대화해낸 부분에서 다른 작품들과 큰 차이점을 보인다.


다프트 펑크의 대표작중 하나인 Discovery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디스코의 음악적 특징과 전자음악을 결합한 테마를 비치고 있는 작품으로, 작품 내 트랙의 대부분이 디스코의 밝고 흥겨운 사운드를 보인다.


이와 반대로, RAM의 테마는 Discovery보다 안정된 사운드의 결합을 통해, 사운드적 요소의 극대화 보다는 메시지 전달에 초점을 둠과 동시에, 앨범의 분위기를 일관성있게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외에도 RAM은 기타 루프와 최소한의 전자음 활용을 통해 보다 세련되고 정제된 듯한 깔끔한 프로덕션을 선보이며 이전작들에 비해 한층더 발전된 사운드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단순히 프로덕션이 깔끔하다 해서 고평가를 받는 것인가?

그렇기만 한것도 아니다.

RAM에서 특히 돋보이는 또다른 요소는, 프로덕션의 적절한 전환으로, 각 트랙마다, 혹은 트랙내의 전환점에서 프로덕션의 섬세한 조정을 보여준 것이다.


앨범의 사운드는 전체적으로 보았을 땐 소수의 트랙을 제외하면 일관성을 보이지만, 각 트랙별로 살펴보았을 때에는 서로 미세한 차이를 보이며, 개별 트랙의 메시지 전달 및 테마 구성을 중요하게 신경썼다는 부분을 알수있다.


이러한 디테일이 다소 잘 드러나게 된 트랙은 단연코, Giorgio by Moroder라고 할수있다.


https://youtu.be/zhl-Cs1-sG4?si=Hys-S7HZH5jDw2Wy


신디사이저의 활용을 통해 음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인물, 조르조 모로더의 나레이션과 함께 시작되는 이 트랙은, 초반부에는 기타를 활용한 가벼운 사운드와 함께 시작된다.


하지만 자신을 조르조라 소개하는 조르조 모로더의 나레이션이 끝나자마자, 이전의 단조로운 기타루프와 함께 복잡한 신디사이저가 재생되기 시작하며 조르조라는 인물이 음악계에 불러온 사운드의 혁신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후 조르조의 두번째 나레이션이 끝난후, 좀더 역동적인 드럼비트와 함께 융합된 신디사이저 샘플은 경이롭다 할수 있을 정도의 놀랍고 경쾌한 사운드를 조성하며 끝을 맺는다.


이 트랙이 놀라운 이유는 스토리텔링을 사운드에 있는 그대로 이전시켰다는 점에 있을것이다.


조르조 모로더라는 인물이 신디사이저를 통해 음악계에 끼친 변화를, 단조로운 기타 루프에서 시작된 사운드가 시간이 지날수록 신디사이저, 역동적인 드럼 등과 결합하며 점차 섬세하게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나타내며, 청자가 오직 귀로 듣는것만을 통해 곡의 의미를 이해할수 있도록 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 외에도 사운드를 통한 디테일을 구축해낸 트랙은 여럿있다.


팝 요소와의 결합을 통해 대중적인 사랑을 이야해낸 Instant Cursh, Fragments Of Time과 Doin' It Right, 전자음만을 활용해 보컬 사운드를 조성한 The Game Of Love, Beyond, 오직 인스트루멘탈만을 이용해 사운드의 다양성을 연출한 Motherboard 등등 여러 트랙들은 각각의 섬세한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 해서 이 트랙들이 앨범내에 섞이지 못했는가 라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RAM의 트랙들은 각자의 독자적인 사운드를 유지하되, 그 사운드가 다른 트랙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만큼의 적정성을 유지함으로서 전체적인 유기성을 유지하였기 때문이다.


이를통해 RAM은 각 트랙이 전하는 메시지와 앨범의 전체적인 테마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다프트 펑크가 보여줄수 있는 장르적 다양성 및 시도를 나타내게 된 것이다.


https://youtu.be/JI5noh4OyXc?si=gycYHcQUI8JHfiMc


RAM의 마지막 트랙 Contact는 아폴로 17호의 사령관이었던 유진 서넌과 지구의 교신을 담고있다.


우주선 안에서 우주 너머의 별을보며, '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 너머에 무언가가 확실히 있군요 ' 라고 말하는 교신은, 다프트 펑크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다프트 펑크라는 그룹은 전자음악계의 혁신을 불러온 그룹으로서 전설로 기억되지만, 이들이 전설로 남는게 끝이 아닌, 시대가 지나며 전설로 기억될 또다른 이들은 끊임없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설로 남게된 다프트 펑크는 또다른 전설이 될 이들이 나타나는 것을 지켜보며, 팬들, 그리고 음악계에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남긴게 아닐까?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쩌면 다프트 펑크의 해체는 RAM 발매 전후에 이미 정해져 있을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의미에서, RAM은 다프트 펑크가 후대 음악가들에게 미래를 부탁하는 교신임과 동시에, 팬들에게 고하는 작별인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다프트 펑크라는 그룹은 사라졌지만, Random Access Memories, 극 그들의 기억장치를 통해 우리 모두가 다프트 펑크를 잊지 않기를 소망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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