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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소음 - 독백적 집단

title: Lil Uzi Vert (Pink Tape)JtotheLUNA13시간 전조회 수 63추천수 1댓글 1

안녕하십니까 엘이 여러분 ㅎㅎㅎ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번 리뷰는 행간소음이란 밴드의 '독백적 집단'이라는 앨범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좋게 들었던 앨범이네요

리뷰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남은 연휴도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parzival0604/223742414708 

 

 

행간소음, 대한민국의 4인조 밴드인 그들은 '하민(보컬/제2기타/키보드)', '규림(제1기타/코러스)', '하늬(베이스/코러스)', 그리고 '준영(드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로 서울 홍대를 기반으로 활동한다. 영어로는 'Noise Between The Lines'라는 이름처럼, 어디 사이에 끼어 쉬이 규정할 수 없는 불완전한 것들을 특정하며, 장르 역시 특정하지 않고 음악을 창작하고 있다. 2023년 9월 25일 발매한 싱글, '나에게 맺힌 수만 가지의 당신에게', 2024년 7월 26일 발매한 싱글 '플라나리아' 이후 2025년 1월 14일에 그들의 첫 정규 앨범, '독백적 집단'을 발매하게 된다.

 

 

모든 앨범 작업이 그렇겠지만,

확실히 쉽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그것을 밖으로 내놓으려고 합니다.

저희의 첫 정규 앨범이

안전하게 부화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행간소음, tumblbug 후원 소개글 中 (2024) -

 

 

 

 

독백적 집단 앨범아트.jpg

 

 

독백적 집단 (2025.01.14. / 12트랙 / 48분 41초)

 

-트랙

1. 집단적 독백

2. 아무것도 아니야

3. 이른 귀가

4. 미등

5. 오늘 밤은

6. 갈라지는 것들 사이에서 당신은

7. 술래

8. 새벽형 인간

9. 정동 23번에 대한 메모

10. 17시 <Title>

11. 느린 춤 <Title>

12. 나에게 맺힌 수만 가지의 당신에게

 

 

 

 

 

 

'독백적 집단'은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소리, 그 뒷편에서 들리는 드럼 사운드를 담은 '집단적 독백'으로 시작한다. 곡이 끝나며 드럼 소리가 사라지고 노이즈가 들려온다. 그 세기는 점점 커지다가 기타 사운드와 함께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아무것도 아니야'는 그러한 분위기에서 후반부로 향할수록 이른바 '폭주'의 형태를 보여주며 청자에게 속도감 및 청각적 쾌락을 준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지만 끝없이 생겨나는 생각과 고민이 마음을 헤집는 것을 표현한 것만 같다.

그 폭주는 잠잠해지고, '이른 귀가'가 재생된다. 어두운 밤, 쓸쓸한 거리를 비추는 가로등의 모습이 그려지는 이 곡은 덤덤하게 누군가가 '귀가'하는 상황에 대해 묘사한다. 그러나 이 곡 역시 곡의 중반부부터 분위기가 고조되더니 기타를 필두로 무아지경의 연주를 들려준다. 그 연주가 메인 멜로디와 매끄럽게 결합되며 새로운 느낌을 전달할 때는 소름마저 돋는다. 그 후, 인스트루멘탈 트랙, '미등'이 흘러나온다. 처음부터 들리는 FX 사운드는 마치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연상하게 한다. 몽롱한 흐름 속에서 웅얼거리는 말들이 점차 '뒤척인다'라는 단어로 뚜렷해지고 이가 반복되며 곡은 마무리된다.

 

 

기만하던 윗입술

돌아누운 식은 노을

그런 차가운 말을 두르고

한숨도 없이 집에 돌아가는가요

- 3번 트랙 - 이른 귀가 -

 

 

기타 선율이 귀에 들린다. '오늘 밤은'은 곡 제목인 '오늘 밤은'을 반복하여 가사에 적어내며 곡의 주제를 강조한다. 보컬이 엇박으로 들어가기에 그루브가 느껴지기도 한다. 후반부엔 고조되던 보컬이 포효하듯 노래하는데, 마치 청자에게 당신의 오늘 밤은 어떤지 물어보는 것만 같다. 누군가의 포효가 사그라들고, 감미로운 피아노가 귀를 간지럽힌다. '갈라지는 것들 사이에서 당신은' 또한 인스트루멘탈 트랙인데, 듣다보면 누군가가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잠이란 단어에서 오는 편안함이 곡 전체에 녹아 있지만 어딘가 외로움이 한 스푼 느껴진다.

연주가 끝나자 그 분위기를 뒤바꾸는 '술래'가 흘러나온다. 보이스 샘플과 여러 사운드들, 그리고 반복되는 가사는 혼란스럽다는 말이 생각나게 한다. 마치 어딘가 신비한 공간에 빠져있는 것만 같은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를 선보이며 청자의 흥미도를 다시 한번 끌어올린다. 그러나 다음 트랙은 다시 잔잔한 기타 사운드가 들려온다. '새벽형 인간'은 혼란스러웠던 하룻밤을 보낸 누군가가 일어난 후의 모습을 그린다. 이 역시 누군가의 독백이리라.

 

 

준비하지 못한 내일

제멋대로 시작하는데

날은 무심하게 흐르고

나는 매일같이 가라앉네

-  8번 트랙 - 새벽형 인간 -

 

 

네번째 인스트루멘탈 트랙 '정동 23번에 대한 메모'는 통통 튀는 소리, 여러 보이스 샘플, 노이즈 등을 통해 게임 BGM과 같은 느낌을 연출한다. 정동이란 일시적으로 급격히 일어나는 감정을 의미하는데, 이를 대변하듯 곡 역시 환각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러다 귀를 강타하는 통쾌한 밴드 사운드, '17시'의 등장이다. 우울하지만 역동적인 에너지를 보여주는 초중반부에서 곡이 잠시 멈추더니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삶에 대해 계속 물음을 찾던 화자는 질문의 답을 자신에게 말해주기를 바라는 듯 '나에게'를 반복하며 곡을 끝낸다.

과열된 분위기는 '느린 춤'을 통해 차분해진다. 폭주하고 달리던 앞선 트랙들과는 달리 서글프고 느리게, 그리고 사뭇 진지하게 화자는 이제 삶에 대해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울한 분위기지만 그의 태도는 부정적이지 않다. 덤덤하고, 낙관적으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모습은 청자에게도 은연중에 자그마한 위로와 격려를 건넨다. 그리고 마지막 트랙 '나에게 맺힌 수만 가지의 당신에게'는 한 사람의, 혹은 개개인의 독백을 당신으로 지칭하며 그 상황들과 감정들을 서술한다. 곡의 끝을 향할수록 흐려지고 몽환적으로 변하는 보컬과 분위기는 이 앨범 역시 독백이 되어 청자의 기억 속에 맺힐 것임을 암시하는 것만 같다. 여운이 남는다.

 

 

 

 

 

앨범아트에는 물결 앞에 서있는 남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흑백으로 되어있는 앨범아트는 고독감마저 느껴진다. 그의 머리의 절반은 주전자로 되어 있는데, 그 경계를 기점으로 앨범아트는 반으로 나눠진다. 주전자는 여러 액체를 담는 용도로 쓰이기에 집단을, 그 아래 쓸쓸한 남자는 개인, 즉 독백을 나타낸다고 생각할 수 있다. 둘로 나눠진다는 점에서 행간소음이란 팀명과도 잘 어울린다. 독백적 집단이라는 역설적 관계의 모호한 틈에서 청자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중간이 없는

성향의 팀에서,

유일하게 딱 중간지점을 정한 것

첫 정규 앨범의 이름인 셈이다.

- 행간소음, 앨범 소개글 中 (2025) -

 

 

앨범은 대체로 사이키델릭함을 띄며 청자에게 몽환적이고 환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정제되었지만 그들의 뜨거운 연주가 느껴지는 밴드 사운드가 그에 힘을 보탠다. 잔잔한 분위기에서 그 흐름을 잃지 않으며 광란의 연주로 넘어가고, 끝내 쌓아올린 감정을 터뜨리거나 혹은 다시 잠재우는 과정들은 듣기에 과하지 않으며, 너무나 부드럽다. 앨범에는 인스트루멘탈 트랙이 다소 존재하는데, 이들이 기름의 역할을 한다. 남은 여운을 매끄럽게 다음 곡으로 연결하면서도, 때론 흐름을 확 뒤바꾸며 환기한다. 또는 쌓아올려진 감정이란 장작에 불을 지펴 그를 타오르게, 즉 심화하는 촉발제의 역할도 한다.

 

 

요즘 트랜드의 갈래 중 하나가

구성력 보다는 사운드 디자인 …

물론 그런 방식으로

멋있게 하는 팀들도 많지만

다른 팀이 그런 음악을 잘 만든다면

그걸 내가 들으면 되지

우리 음악은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아요.

"어디서 들었던 거잖아!"라는

느낌이 강하면 또 싫고

- 하민, 유튜브 <치금시> '홍대 밴드 '행간소음' 인터뷰' 中 (2022) -

 

 

앨범의 화자는 한 사람일지도, 아님 앨범명처럼 다수의 이야기들이 모여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대인의 삶을 잘 그려냈다는 점은 확실하다. 지친 마음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던 화자(아무것도 아니야 ~ 미등)는 잠자리에 누워 뒤척이거나(오늘 밤은) 길몽 또는 흉몽(갈라지는 것들 사이에서 당신은 ~ 술래)을 꾼다. 이후 잠에서 깬 화자(새벽형 인간)는 여러 감정의 변화를 느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건네다 (정동 23번에 대한 메모 ~ 17시) 부정적이던 일상을 애써 위로하고 웃으며 긍정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느린 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인 하루지만 뛰어난 감정선 조절과 세밀한 묘사 및 비유를 통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이를 행간소음만의 독창적인 하루로 승화시켰다.

또한 앨범 속 숫자에 의미를 넣어 그 특별함을 증폭시켰다. 먼저 12곡의 트랙리스트에서 '12'는 한 주기의 완성 · 새로운 시작을 뜻한다. 이는 하루가 끝나 밤이 되어 잠들고, 다시 아침이 되면 우린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트랙 '17시'는 자신에게 질문을 건네며 답을 찾던 곡인데, '17'의 의미가 새로운 주기의 시작이자 영적 각성 및 성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듯이, 결국 화자가 새로운 다짐을 하며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함축하는 뜻인 것 같다.

 

 

앨범 [독백적 집단]의 곡 구성은

총 12곡이다.

음악에서 숫자 12가 갖는

의미에 대한 존경을 통해,

우리의 고민이 가벼운 장난과

무거운 진지함 사이에

잘 걸쳐 개어져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 행간소음, 앨범 소개글 中 (2025) -

 

 

 

 

 

앨범은 청자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상황들과 그에 대한 많은 생각과 고민들, 현대인이라면 한번쯤은 겪어봤을 일들에 청자는 앨범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담은 곡인 '느린 춤'에 다다라서는 눈물이 차올라 글썽이기도 한다. 그러나 앨범은 단순히 우리에게 하루를 묘사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존재'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살아가다 보면 지칠 시기가 오고, 뭐든 하기 싫고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다. 심하면 자기 혐오로 향해 자신감과 자존감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렇다고 당신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해서는,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반복되고 힘든 삶이라도 그 속에서 당신이란 존재는 밝게 빛나기 때문이다. 앨범은 이러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마음 한 편에 남겨놓는다. 모두가 힘든 매일을 살아가지만, 조금이라도 더 웃고 힘내보자고. 모든게 괜찮을거라고. 당신은 당신 자체로 소중하다고.

이 앨범 역시 하나의 독백이자 이야기가 되어 청자의 마음 속에 맺힐 것이다. 그리고 청자의 독백은 또 다른 사람에게 맺히며 독백적 집단이 형성될 것이다. 앨범을 듣는 사람들이 집단과 독백의 틈으로부터 자그마한 힘을 얻길 바라며, 앞으로의 그들의 행보는 어떨지 기대가 된다.

 

 

우리의 소음은 바깥이 아닌,

듣는 이의 마음 안쪽을 향한다.

그래서 팀 이름도 대충

속이 시끄럽다는 의미로 지었다.

- 행간소음, tumblbug 후원 소개글 中 (2024)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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