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n Ra and His Astro Infinity Arkestra - Strange Strings
한달 앨범 일지(2025.12.05 ~ 20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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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두번 들었다.
내가 처음 이 앨범을 들었을 때 남긴 코멘트가 있다.
"아니 씹 무슨 바이올린이 양치질하는 소리가 나요. 그것도 분노의 양치질로요. 씨발."
앨범을 들으며 이 코멘트를 새삼 다시 보니 너무 정확하게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로 실이 실답지 않은 소리를 낸다. 그래서 이상하고, 그 자체로 이상하다.
분명히 이 앨범의 탄생 배경에 현악기 연주자들이 이 악기들을 제대로 다룰 줄 몰랐다고 한다.
근데 어떻게 이런 소리를 내는 법을 알았을까. 옆에 선 라의 가호를 받은 것인가?
극도로 날카로운 나머지, 마치 끔찍하게 조율된 피아노의 소리를 듣는 것 같다.
물론 피아노도 타현악기이지만, 그만큼 줫같은 소리가 난다는 뜻이다.
오늘 이 앨범은 여전히 줫같았다.
-2-
오늘 두번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번째 트랙, world's approaching은 좋은 곡이다.
그리 시끄럽게 굴지 않으면서도 곡예처럼 불안 불안 휘어지는 연주가 너무 매력적이다.
하지만 선 라는 이 트랙을 메인으로 잡지 않았다는 것 또한 느껴진다.
결국 이 트랙은 인트로 트랙이다. 제목에서 강조하는 현악기도 없으며,
빌드업 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고로, 이 앨범의 이름값을 다하는 본 내용은
strange strings와 strange strange 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래서 이 두 트랙이 비호감 스탯의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두 트랙에서 어디까지나 현악기가 주인공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결코 현악기에만 치중된 구성을 보이지도 않는다.
드럼은 대체 어떻게 쳐 녹음한건지 쩍쩍 갈라지는 소리를 내며,
심지어 strange strings 중간엔 누군지 몰라도 목으로 우아앙 거리는 소리도 있다.
선 라가 이런 기타적인 것들을 왜 넣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심지어 드럼이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하는 곳도 있는데 말이다.
재즈니까 넣어야한다고 생각했던걸까? 라기엔 선 라가 그런 사고를 할 리가 없다.
여튼, 나는 아직 왜 선라가 이런 형태를 취했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빌어먹을 현악기 소리를 듣다보니,
주변의 모든 선들이 사실 저런 소리를 내고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수없이 마찰하며, 단지 닿지 않을뿐.
오우, 너무 선 라적으로 생각한 것 같다. 우주적인걸?
그래서 이 앨범은 불안장애를 일으킨다.
으, 기분나빠.
- 3 -
오늘 한번 들었다.
일단 들으면서 오히려 이건 선 라의 음반이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다.
약간 클래식 쪽에서 총렬주의? 같은 걸 펼치는 인간들의 것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래서 프리 재즈가 서브장르이고, 프리 임프로비제이션인건가.
확실히 재즈라고 느낄만한 연주는 옛저녁에 갖다 버렸고,
재즈적인 악기도 버리고 뭔 이상한 현악기들을 매고있으니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근데 솔직히 이 앨범이 현악기를 표방했다곤 하지만,
이딴 소리를 쳐낼거면 왜 현악기를 골랐을까?
이딴 소리는 톱으로도 만들 수 있을 거 같은데.
선 라는 분명히 현악기에 특별한 힘이 있다고 믿어서 고른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그 빌어먹게 특별한 힘은 무엇일까.
아마, 내가 보기엔 진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악기가 현악기라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피아노는 암만 쳐도 귀만 막으면 아무 변화도 없어보인다.
관악기들도 마찬가지고, 드럼도 비슷하다.
근데 현악기들은 가까이에서 칠 때, 줄이 흔들린다.
그 줄의 흔들림을 상상하며 흥분한 선 라가 삘 받아서 그냥 녹음하지 않았을까 싶다.
선 라라면 특히나 탈 재즈적으로 다가갔을 것이고, 그래서 이런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그러면 색소폰, 드럼은 뭐지. 선 라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재즈의 자존심인가.
사실은 이상한 실이라는 제목이 훼이크적 목적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짜잔, 이 음반에서는 드럼과 색소폰도 현악기랍니다! 하는... 잠깐 미친 것 같다.
으윽, 점점 나도 이상해지는 것 같다.
- 4 -
오늘 한번 들었다.
오우. 이제 앨범을 틀기 전에 어떤 전개로 들어오는지 외워지는 것 같다. 어느 타이밍에 드럼이 ㅈㄹ할지 같은 거 말이다. 그만큼, 익숙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좋다는 건 또 아니지만.
이 앨범에서 초점 맞춰진 건 사실 string 보다 strange 아닐까 싶다. 세상이 이상하다는 것. 첫번째 트랙 이름이 world's approaching인 것과 막 트랙이 strange strange 인 것을 보면 선 라는 현악기를 제일 이상한 악기로 여겼나보다.
물론 선 라는 특별한 의도가 있을 것이다. 뭐, 그가 이름 지은 아케스트라의 형용사가 astro infinity인 것만 봐도 의미심장하다. 우주의 무한성이 이상함이라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주는 참 무서운 것 같다. 이딴 소리가 무한히 펼쳐지는 곳이라니.
들을수록 솔직히 말해 왜 현악기를 골랐는지 모르겠다. 기존에 하던 프리 재즈를 현악기로 한다면 거기에 의의가 있는 것일까? 관악기로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아, 설마 선 라는 관악기 여러대 살만큼의 지갑사정은 안됐던 것인가? 그렇다기엔 현악기도 비싼데... 흠. 잘 모르겠다.
여전히 strange strings는 익숙해졌을 뿐, 뭔가 좋다거나 하진 않다. 처음에 으악 충격 받았던 게 그냥저냥 해진 느낌이다. 오, 오늘도 바이올린을 줫같이 치고 있군 같은? 뭔가 의미가 퇴색되가는 것 같다. 그냥 자유즉흥연주다 이상의 뭔가가 없어지고 있달까...
약간 듣다보면 전쟁 같기도 하다. 뭔 현악기들이 칼싸움할 때나 나올 것 같은 소리를 낸다. 그리고 뭔가 방패로 막는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다.
확실히 좋아진 건 첫번째 트랙이다. 이거는 진짜 단독으로만 쳤을 때 4점은 줄 의향 있다. 들을수록 쿵쾅거리는 드럼과 차갑고 물이 툭툭 흐르듯 나오는 색소폰이 만드는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가 참 좋다. 반면에, strange strings, strange srrange 는 그런 분위기 조성 같은 게 줫도 없다. 그래서 프리 재즈지만, 아 그래서 이상한 건가. 이상한 거엔 이상한 분위기가 있으니까. 생각해보면 그래서 분위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여전히 이상한 실들이 내는 소리는 칼싸움 소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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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세번 들었다.
들으면서 느낀 건, 음악이 명상적이라는 거다. 계속 들어서 줫같은 연주질에 익숙해지고서 보면은 그저 무질서한 방출이라는 리듬적인 것이 제일 크게 들어오는 것 같다. 그래서 도리어 뭔가 집중하는 것이 이 앨범의 목적이 아닌 느낌이랄까. 그냥, 풀어지게 만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좀 혼란스러운 상황에 이걸 들으니 오히려 침착해진 것 같다.
이건 고도의 포크 음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기타도 현악기고, 이 앨범의 주체도 현악기니까 포크의 보컬 역할을 색소폰과 드럼이 한다고 생각하면 얼추 맞지 않을까? 이 뭔 미친 소리래 프리 재즈는 프리 재즈지. 잠깐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
선 라는 참 요상한 인물인 것 같다. 이 앨범을 듣다보니 떠오르는 것이, 연주되는 악기들 중에서 선 라가 연주하고 있는 게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찾아보니까 선 라도 같이 현악기를 연주했다고 한다. 근데 생각해보면 원래 재즈 아티스트는 본인의 악기가 있고, 선 라는 일단 건반악기를 다루는 사람이다. 근데 생각해보면 이 앨범에서 당최 건반악기 소리를 들은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면 선 라의 정체성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사실, 정체성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워낙 방대하기도 하고, 요상한 음악을 해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이 앨범을 들을 때, 뭔가 소리가 이상하게 녹음되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항상 받는다. 드럼에 왜 저딴 소리가 나지? 하는 의문 말이다. 자세히 들어보니, 무슨 화장실에서 녹음했는지 울리는 소리가 가미되어있다. 드럼소리만 나지 않고, 그게 울리면서 막 찢어지는 소리로 재조합되는 거다. 다른 현악기도 비슷한 게 적용되어 있다. 화장실은 아니고 교회 같은 장소인가? 음, 잘 모르겠다.
항상 앨범을 들을 때마다 의문인 것이, 중간 중간 들리는 정체 불명의 소리다. 드럼은 아니고, 현악기도 아닌 것이 뒤지게 노이즈를 만드는데 당최 모르겠다. 무슨 은박지 가지고와서 흠씬 두들겨팼나? 싶은 소리가 자꾸만 들린다. 설마 이것도 현악기이면은 나름대로 충격적일 것 같다.
여튼, 이상한 실들은 여전히 이상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뭔가 엄청 하드한 분위기가 아니라, 그냥 단색의 까만 분위기다. 거기에 위압감을 느낄 요소는 없으며, 오히려 아무런 아우라를 풍기지 않는다. 이상할정도로. 그게 소름 끼친다. 어쩌면 모르는 것을 만났을 때 내면엔 이게 연주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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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들었다.
그동안 듣지 않았는데, 그저 무기력이 너무 심해진 탓에 음악을 들을 마음의 틈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시험이 끝나고 학교 친구들과 놀고 오니, 마음이 좀 진정되는 것 같다. 역시 사람은 좀 놀아야돼.
사실 일요일 새벽에 나는 이 앨범의 lp를 주문했다. 도저히 뭔 생각이었는지 나조차 모르겠는데, 어쨌든 수수께끼의 이유로 앨범을 구매했다. lp인데 단돈 3만원짜리. 내가 사고나니 재고가 없어져있더라. 그만큼 이 앨범이 재고가 얼마 들어오지 않는다는 뜻이겠지. 그리고 무슨 한정판으로 나온 원본 앨범 버전이라한다. 그래서 딱 오리지널 3곡 들어있는데, 마음이 편했다.
그래서 턴테이블로 앨범을 들었는데, 솔직히 말해 좀 텀을 두고 다시 들어보니 그냥 좋았다. 1번 트랙은 여전히 좋았고, 그 이후의 트랙도 마냥 좋았다. 뭔가 시끄럽다기 보다, 그 떨리는 절정의 느낌이 진짜 좋다. 막 나오고, 분출하는 듯한 음악. 마치 갓스피드유 2집 처럼은 아니지만, 뭔가 수상한 절정이 느껴졌다. 뭔가, 전쟁통에서 달리는 느낌이라 해야하나. 막 주변에 폭탄 날아오고, 사람들 다 뛰댕기는 중간에 껴서 느끼는 바람 같은 그거. 그런 감상이 들었다.
솔직히 들으면서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많이 나왔다. 내가, 이걸, 좋게 듣고있다니. 시발ㅋㅋㅋㅋ 하는 어이 없음 말이다. 진짜로 시간을 먹일수록 음악은 좋아지는 듯 하다. 미치겠네...
근데 한편으로는 내가 어제까지, 아니 오늘 시험칠 때까지 덮고있던 무기력이라는 돌덩이가 이 앨범을 좋게 들리게 바꿔준 걸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런 혼돈이, 불안이 좋게 들릴 때는 자신도 불안할 때 말고는 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앨범을 들으면서 동시에 뭔가 감정적으로 감동을 받아서 좋게 들었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살짝 눈물이 맺힌 적이 있긴 하나, 결코 지금마저도 그렇게 감동의 힘으로 앨범을 좋게 듣고 있지 않다. 그냥, 좋게 듣고 있다.
이제와서는 일지에 이때까지 적어왔던 나름의 앨범에 대한 이성적 생각들을 적는 게 별로 의미있진 않은 것 같다. 선 라는 분명히 무언가 장엄하고, 끝 없이 뻗어나가는 리좀 같은 철학을 뒷배경으로 삼았겠지만, 나의 배경에 그 그림은 없다. 오로지, 음악에 음악이다. 그래서 우주적인 무언가는 이제 파악할 필요가 없다. 이제 음악이 좋게 들리기 때문이다. 그의 철학이 무엇이었던 간에, 결국 음악이 좋아졌으면 그만이다. 또 웃음이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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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두번 들었다.
계속 들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나는 더이상 이 앨범에 대한 말을 안하고 싶어지는 충동이 든다. 그리고 과연 이런 문자라는 것이 이 앨범을 담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든다. 여기에 프리 임프로비제이션, 프리 재즈 같은 상표를 단다고 이 음악을 설명할까. 아무리 저 두 장르 이름을 듣고 머리를 굴려봐도 이런 음악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 같은데. 어쩌면 선 라의 실이 만드는 끊어질듯한 소리는 사실 그렇게 음악이라는 진동을 버티고 있는 하찮은 문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자는 음악을 자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선 라는 자신의 음악을 결코 장르로 치환하지 않았다. 뭐, 우주의 음악 이런 식으로 자신의 음악을 말했다. 이것도 문자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장르와는 결코 다르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코카콜라에서 우주 맛이라고 신상품이 나왔던 적이 있는데, 그걸 본 사람들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우주 맛이 뭔데? 하는 반응 말이다. 이것과 동일하게 선 라는 자신의 음악을 설명할 때 조차 탈문자화했다.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문자를 썼지만 문자를 쓰지 않았다.
어찌보면 프리 재즈 라는 장르명은 되게 웃긴 것 같다. 무한 즉흥 연주로 풀어지는 해당 장르는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무한 즉흥 연주면 각자 다 다른 음악을 한다는 것 아닌가? 근데 어떻게 이게 한 유형이 되지? 프리 재즈라는 이름으로? 자유롭다매, 근데 왜 말로 옭아매는 것이지? 각자의 음악이 있는 것 아닌가? 결국에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앉혀놓은 것 말고 더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에 이런 음악 조차도 음악에 있기 위해서는 장르명을 붙여야만 하는 것이다. 장르명이 없는 음악은 음악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 4'33''에 마저도 장르명이 붙어있는데 뭐.
나는 이 음악에서 이제는 특유의 미학도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음악을 무엇으로 비유할 수 있냐면, 역시 우주로 밖에 비유할 게 없다. 마치 별이 블랙홀에 삼켜지는 순간 같다. 블랙홀은 별을 그냥 입 벌려서 먹는 것처럼 쏘옥 먹지 않는다. 별을 천천히 끌어당기며, 별 액체처럼 쑤욱 빨아먹는다. 그리하여 별은 모습이 해체되고, 구성요소가 해체되어 블랙홀 속에 빠져들어간다. 거기에서 무슨 소리가 날까 하면은 난 이 음악을 틀겠다. 우주의 얼마 없는 공기 속에서 전해지는 거대한 폭풍과도 같은 생명의 흐름에 우리는 압도될 것이다. 이처럼, 나는 이상한 실들이 전혀 인지할 수도 없을 정도로 높은 고도에서, 제대로 볼 수도 없는 위에서부터 그 마지막 태양의 파멸적 빛무리를 선사한다고 생각한다. 꿈꿀 수도 없는 저멀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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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세번 들었다.
근데 들을수록 인트로 트랙보다 두세번째 트랙이 메인디쉬라는 생각이 확고해진다. 물론 전에도 형식상으로 보았을 때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맛으로 그걸 판단할 수 있다. 그냥 인트로 트랙보다 후속 트랙이 더 좋다. 이제 world's approaching이 뛰어난 트랙은 맞지만, 이렇게 며칠 째 듣다보니 슬슬 단 맛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전에 매력적으로 느꼈던 키보드 부분도 이제는 그 매력이 덜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뭔가 이것만으론 배가 안차는 느낌이다. 쓰읍, 이게 다야? 하는 느낌. 그래서 후속트랙들이 더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후속트랙들, strange strings와 strange strange를 들으면서 느낀 건 그냥 이 선 라라는 인간이 소리를 어떻게 쓰는지 통달했다는 것이다. 우선, 이 음반에서 소리의 분류는 4가지라고 생각한다. 맥시멀, 미니멀 / 불편함, 안불편함(도저히 이걸 편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선 라는 이 4가지를 가지고 즉흥 연주를 한다. 미니멀하게 불편한 사운드를 만들기도 하고, 맥시멀하게 가져가면서도 오히려 안불편하게 비워낸 사운드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요소 요소들을 너무 맛있게 섞어놨다. 이것들을 조율해서 이 앨범만의 공간감을 만들어내는데, 이게 진짜 신비로운 체험을 시켜준다. 별이 꽉찬 우주를 나아가는 아이러니한 공간감이나, 마음 한 구석의 불안이 떨리는 것 같은 그 잔인한 공간감. 이 전체를 아우르는 공간의 체험은 이 앨범에 우주적이라고 붙일만한 이유를 만들어준다.
그래서 난 솔직히 말해 더 이상 이 앨범을 깔 말이 없다. 하하 ㅅㅂ. 어이는 며칠전에 이미 털렸으니 그냥 말해야겠다. 이제 더이상 이 앨범에서 구리게 들리는 요소가 없는 수준이다. 앨범 중간에 나오는 허밍? 그거 진짜 감초역할이다. 그게 싸악 이 앨범에 부족한 부드러움을 채우면서 특유의 울리는 공간감을 만들어준다. 이처럼, 난 더이상 이 앨범에서 별로라고 할만한 부분이 없다. 그냥 이 모든 게 결국에 좋은 것이 되었으며, 모든 게 설명이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게 대체 뭘까. 난 이제 모르겠다. 그냥 이 모든 요소 요소가 친구처럼 친근해져서 나도 그 악기들 중 하나가 된 것 같다. 이미 선 라와 이야기를 나눈 것 같고, 그에게서 처음보는 현악기를 받은 것 같다. 과연 내가 이 실험 이후에 이 앨범의 별점을 대폭 올린다면, 도대체 앨범 별점은 무슨 의미가 있던걸까? 이것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난 이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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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두번 들었다.
이 앨범만 들어야하다보니 오히려 최근 음악 청취량이 줄어드는 것 같다. 이 일지가 30개가 아닌 것도 그 이유다. 이딴 프리 임프로비제이션 음악을 듣기 적절한 때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그냥 음악을 안듣고 지나치는 날이 많다. 또한 앨범을 들었더라도 일지 작성하는 걸 깜박해서 안쓰고 자버린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오늘만큼은 일지를 써야겠다.
듣다보니, 이제 world's approaching이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수준까지 왔다. 현악기도 등장 안하는 이 트랙을 굳이 들을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좋기는 하다만, 약간 떨이상품 같은 느낌도 있다. 그러다보니 앨범을 다시 들을 때 이 트랙을 안듣고 바로 strange strings부터 튼다. 왜 이렇게 된거지?
오늘 자면서 앨범을 들었다. 정확히는 앨범을 틀고 눈을 감아 의자에 기댔다는 것이 맞겠다. 왜냐하면 이 앨범으로 숙면을 취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이 앨범을 틀고 숙면 자세를 취했다. 여튼, 그정도로 진짜 앨범이 일상화됐다. 이 앨범이 뭔소리를 내든, 당황하지 않는 지경까지 왔다. 눈 한번 뜨지 않은 채로 앨범을 끝까지 들었다. 한달 전의 나라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다.
오히려 이 시련에서 가장 큰 건 다른 앨범을 듣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남들이 새로운 엘범 계속 가져오는 반면에 나는 이걸 한달동안 내내 듣고있자니 뒤쳐진다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별로 남들에게 꺼낼 얘기도 없다. 앨범 추천할 것도 없으며, 공유할 것도 없다. 내가 전할 근황은 여전히 이 앨범을 듣고있다는 사실 뿐이다. 참으로 듣는 앨범 빼고는 조용한 나날이다.
앨범에 대해서 내가 새롭게 느낀 거라곤 내가 나름대로 이 앨범에 대해 파악을 했다는 것이다. 선 라가 어떤 걸 생각했고 지휘했는지 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선 라는 거인의 시대를 재현한 것 같았다. 제우스가 있기 전에 거인이 지배하던 세상 말이다. 거기에는 야만, 공격과 동시에 염세가 있었다. 이것은 발푸르기스의 밤과도 같은 개별화의 파괴이자 도취 그자체다. 선 라는 그 도취를 가져왔다. 그래서 앨범은 매우 염세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도취적이다. 그래서 이 앨범은 인간을 해체하고, 그 형상의 지하에 있던 몹시 우주적이고 종말적인 것을 꺼내온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즉, 인간의 음악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어쩌면 외계인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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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두번 들었다.
이제 15일 동안 이 앨범만 들으면서 막 뭔가 새롭게 말할만한 무언가는 다 떨어진 것 같다. 음... 그나마 말할 것이 있다면 내가 처음에 의문을 가졌던 드럼과 색소폰의 존재 이유다. 드럼과 색소폰이 존재하는 이유는 내가 생각하기엔 결국 선 라의 입장에서 이 둘의 존재가 있어야 완성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분명히 처음엔 현악기들 만으로 해보려 했겠지. 하지만 결국 수록된 건 드럼과 색소폰이 있는 버전이었다. 선 라도 최소한 음악가이기는 하니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기준에 음악적으로 균형잡힌 것이 드럼과 색소폰이 있는 구성이 아니었나 싶다. 여기에 무슨 초월적 의미는 없을 것 같다. 그저 있는 게 더 좋으니까. 그거 뿐.
오늘 친구가 strange strings에 호기심을 보이며 잠시 청취했다. 나는 당연히 친구의 표정이 점차 일그러지며, 이게 ㅅㅂ 무슨 음악이냐고 욕을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친구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평했다. 물론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라는 말이었지만, 이런 의견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원래 뒤지게 싫어하는 게 보통 아닌가? 요즘 현대미술도 까이는 마당에 자유 즉흥연주가 안까이는 경우가 있긴 했던가? 참으로 신기하다.
난 항상 이 앨범을 틀기 전에 조금의 긴장을 한다. 그래도 시끄러운 앨범이라는 인식이 존재하니까. 근데 또 막상 들으면 그냥 그렇게 지나간다. 이 소음들이 보통의 존재가 되어버렸다. 어찌보면 이 시점부터 선 라의 의도를 모르게 됐을지도 모른다. 선 라가 이렇게 연주한 건 흔하지 않은 내적인 것을 위해서기도 할 것이다. 근데, 이것이 생명력을 잃는다면 자연스레 겉치레처럼 된다. 그래서 나에게 지금 이 앨범은 놀라움이라기보다는, 익숙하지만 묻어둘 사실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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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세번 들었다.
아! strange strings는 우주의 앨범이다! 이 앨범은 당신이 어떻든 안아줄 것이며, 당신의 안에 있도다! 안에 있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아니, 아니 진정하라. 이것은 매우 단순한 사실로, 그저 당신이 strange strings일 뿐이다! 당신이 화가 났을 때, strange strings는 화가 나있을 것이며, 당신이 울고 있을 때, strange strings는 울고 있을 것이다! strange strings는 당신의 숨마저 담아냈다! 숨을 한번 삼키고 쉴때마다, strange strings는 이미 당신의 생명을 연주했다! 이미 거기에 원인은 strange strings이며, 또다른 원인은 당신의 변주 말고는 없다! 아, strange strings는 지구를 푸른 별로 보고 있다! 즉, 우주에서 마치 하나의 소설책을 펴는 것과 같이 지구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어떤 의문은 없으며, 도망치는 것말고는 방법이 없다! strange strings는 그런 당신을 쫓을 것이며, 무섭토록 당신을 존재로 잡을 것이다! 아, strange 했던 건 우리 아니었던가? 근데도 이 앨범에 strange 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투사적인 것이다! 사실, strange strings는 이상하지 않다! 선 라가 인간의 시선으로 뒤집어 씌워지는 누명을 고려해 지은 것이다! 우리가 연주하고 있다! 우리가 이상한 연주를 하고 있다! 숨을 왜 쉬는가? 너무나 이상한 일 아닌가! 실레노스의 말처럼, 숨은 이상한 것이다. 하지만, 쉬는 건 우리가 이 모든 영을 strange strings라는 형태로 보존해두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 라는 이것에 대해 일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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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두번 들었다.
저 위에 있는 일기는 내가 적은 게 아니다. 살짝 미쳐버린 나 자신이 적은 것이다. 그러니, 저 글은 되도록이면 읽지 말아야 한다. 무슨 이 앨범이 우주의 앨범이라느니 하는 건 개풀같은 소리다. 그냥, 이 앨범은 결국 지극히 자유자유한 프리 임프로비제이션 앨범이다. 난 결국 그렇게 결론 내렸다. 그 자유가, 그 프리 임프로비제이션에 대해 무얼 상상하든 간에 나는 이 단어를 써서 남길 것이다. 다들 이 장르명에 대해 가지는, 상상하는 이상한 것들이 있을 것이고, 나 또한 그 상상이 있다. 그리고 나는 이 앨범을 평균적인 이해로 남기게 되는 것 같다. 이 앨범만 십몇일 째 듣는 사람이 어떻게 평균적인 이해? 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오히려 이제 나에게 이 앨범만의 자유로움을 다 알게 됐기 때문에 감지하지 못했을 때와 똑같아지는 것이다. 즉, 하나도 못 보는 자와 모든 걸 볼 수 있는 자는 일맥상통한다는 얘기다.
솔직히 슬슬 이 실험을 쓸데없이 너무 길게 잡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30일 중에서 단 7일만에 좋다고 박아버렸는데 더 이상 이거를 길게 질질 끌 필요가 있나? 음... 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이런 것 까지도 실험의 결과 중 일부로 넣으면 의미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하고 있다. 그치만 새해가 뜰 때에도 이상한 현악기 소리를 들어야한다는 사실에 조금 눈에서 눈물이 나오려 한다. 엄. 그냥 2주일로 할걸. 아무래도 1달은 너무 무식한 판단이었음이 틀림없다.
이제 다시 음악에 대해 말하자면, 난 여전히 바이올린 양치질하는 소리 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때가 잠시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는 결국 이건 양치질에 지나지 않는다고 정했다. 그렇다고 이 앨범을 공격하는 방향으로 말하는 건 아니다. 무언가 긍정적인 것도, 부정적인 것도 없는 내 꾸밈이다. 어찌보면 양치질이라는 워딩을 쓴다는 것 부터가 여기에 어떤 부정적인 사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양치질 같다는 말 뿐이다. 어찌보면 양치질에 의도성을 다분히 넣는다는 것이 이 앨범의 의의 아니었을까. 마치 4'33''와도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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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들었다.
최근에 느끼는 건데, 앨범 들을 때 슬슬 집중이 안되기 시작하는 것 같다. 뭔가, 틀어져있든 말든 무상해진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요즘에 strange strings를 들을 때 그렇다. 그래서 더 딴짓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거의 재즈 배경 음악 틀어놓은 것 마냥 거리낌없이 잘도 그런다. 그래서 더더욱 빨리 내던지고 싶은 요즘이다. 듣고 싶은 앨범이 얼마나 많은데. 하하.
전에 나는 앨범 만개 들은 사람과 한 앨범 만번 들은 사람 중 누가 더 음악을 들었다고 할 수 있겠냐 하는 질문을 인스타에다 올린 적 있다. 거기서 앨범 만개 들은 사람이 우세했는데, 나는 그 당시에 그 반응에 살짝 반발하고픈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한 앨범 만번 듣는 건 무의미하다는 것을. 100번이면 몰라 만번은 시간낭비가 틀림없다.
뭔가 더 이상 앨범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거 라고는 이것 뿐이다. 현악기 초보자들이 모여서 없는 기술로 지휘를 따라 연주한 앨범. 그냥 이런 일반적 설명 뿐이다. 여기서 막 감정적으로 비하를 한다거나, 찬양을 할 일은 없을 듯 싶다. 그 정도로, 듣다보면 그냥 그래지길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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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세번 들었다.
진짜 날이 갈수록 앨범을 오히려 더 듣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이게 좋아서는 아니고, 그냥 앨범에 대한 감상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들어서 어떻게든 감상을 긁어모으기 위해 더 듣는 것 뿐이다. 그렇다고 뭔가 새로운 감상이 나오는가? 하면은 그닥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학교에서 엎드린채 자면서 앨범을 듣든, 방에서 앨범을 듣든 솔직히 말해 달라지는 건 없다. 진짜 이제는 놀랍게도 아무런 감상이 생기지 않는다. 진짜 막 불쾌하다? 아니면 엄청 좋다? 그런 감상 자체가 안생긴다. 지금도 들으면서 이 일지를 작성하고 있는데, 막 인상 깊다거나 하는 게 전혀 없다.
뭐, 그래도 살짝은 좋게? 들린 게 있다면 드럼이 들어오는 부분이다. 그냥, 드럼이 마치 가려운 등 긁어주는 듯한 기분을 줘서 살짝 시원하다. 거기서 조금 좋다는 감정을 다시금 느낀 것 같다. 물론 그 이외에는 정말 놀랍게도 아무런 인상이 없다. 분명히 선 라가 개지랄하는 소리는 들리지만, 마치 아침에 울리는 학교 종 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됐다. 아, 이 부분 들어왔네 정도? 그래서 솔직히 말해 그만 좀 듣고 싶다 시발. 이 무의미한 짓거리를 난 왜 하고자 했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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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들었다.
크리스마스에 이 앨범을 듣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줫같다. 뭔가, 크리스마스가 평일인 것 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오늘 들을 땐 기분이 썩 내키지 않았다. 저 꽝꽝대는 걸 집 안에 앉아서 듣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안그래도 외로운 사람에게 더 엿을 맥이는 것 같은... 이만 말을 줄이겠다.
오늘은 앨범을 lp로 들었다. 이왕 3만원이나 주고 lp 사왔는데, 함 들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lp를 들고 비어있는 아빠의 방에 들어갔다. 왜냐하면 아빠의 방에는 아빠가 직접 만든 스피커, 엠프가 즐비하고 하나 같이 성능이 몇천만원짜리인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튼 들고가서 틀었는데, 조금 현타가 왔었다. 이 잡음인지 기존 음악인지도 모르겠는 걸 이 좋은 것들로 틀고 있다는 게ㅋㅋㅋ 아빠의 정성들을 헛쓰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듣는데, 앨범이 내가 이때까지 듣지 못했던 음악이 연주되고 있는 듯 했다. 뭐지? 이 lp만의 뭐 다른 게 들어가있는건가? 했다. 근데 듣다보니, 뭔가 반복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황급히 턴테이블을 확인해봤는데, 턴테이블이 몇초동안 멀쩡히 돌아가다가 갑자기 뒤로 돌아가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 좀 웃었다. 그리곤 턴테이블을 멈추고 lp 상태를 봤는데, 역시나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다. 누가 lp를 실수로 몇초 설거지했나 싶은 스크래치였다. 그래서 좀 허탈했다. ㅅㅂ 3만원주고 산 앨범인데 돌릴 수도 없다니ㅋㅋㅋ. 그래놓고는 내 방으로 돌아와 내 방에 있는 허접한 턴테이블로 앨범을 다시 돌렸다. 그랬더니 이번엔 lp가 반복되지 않고 잘만 끝까지 재생됐다. 아빠의 턴테이블이 잘못됐던 것이었다. 최근에 lp를 잘 재생하지 않으셨나보다.
아빠의 스피커는 좀 큰지라, 문단속을 부실히 하면 사는 건물 온곳에 울린다. 그래서 엄마가 올라와서 이 앨범을 들었는데, 처음 했던 말이 '음악이 이상해!' 였다. 그리고 또 '깽깽이 소리가 난다'고 했다. 엄마의 반응에 그런 소리가 맞다고 인정을 해주었다. 엄마의 입장에선 인상적으로 다가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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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들었다.
아 뭐 쓰지. 크리스마스 때는 별일이 있었어서 그것들로 떼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진짜 쓸 게 없다. 그냥 들을 때 마다 느끼는 거라곤 이 부분 쯤에서 그 연주 나온다 정도 말고는 없다. 흐음... 뭘 쓰지. 전에 샀던 strange strings lp가 후회된다. 3만원을 이딴 걸로 밖에 쓸 수 없었나 하는 후회. 차라리 책을 더 사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나는 3만원을 써버렸고, 이 개똥 lp를 사줄 인간은 없다. 뭐, 그때 충동구매한 나를 때리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짓은 없다. 아 진짜 뭐 쓰지. 쓸 것이 없다. 이 앨범에 대한 이야기... 뭐 어쩔 수 없이 한번 더 들어야겠다.
뭐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단지 더 느낀 거라곤 피곤하다는 것이다. 최근에 나는 몸 컨디션이 정말 나쁘다. 뭐만 해도 피로하고 졸립다. 그리고 곧 잘 머리가 아프곤 한다. 시발 이 앨범 한달 들은 탓에 생긴 부작용인 것이다. 좀 정상적인 걸 쳐듣지 왜 하필 이딴 걸 들어가지고 몸을 망친건지. 불안장애를 떠나 이 앨범은 사람을 망치는 앨범이다. 아무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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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들었다.
와 진짜 듣는데 시끄럽고 뭐고 그냥 하품이 나온다. 진짜 이걸 언제까지 들어줘야 하는 거지 하는 현기증? 그것 말고는 딱히 느낀 건 없다. 어우, 피곤해. 더 쓸 얘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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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들었다.
오우 씻, 에반게리온 정주행 하느라 못들을 뻔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40분만 투자하면 다 들을 수 있어서 다 듣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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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두번 들었다.
왜 갑자기 또 두번이나 이 앨범을 들어줬냐 하면은 그건 일지를 무익하게 보내고 싶지 않은 나의 자그마한 열정이다. 첫번째 청취가 수많은 시덥잖은 잡일로 인해 흩어졌으므로 다시 들은 거다만, 뭔가 진지하게 생각해볼 부분이 떠오르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별로, 뭐 말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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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들었다.
흐음. 새해에도 이걸 쳐듣는다니. 꽤나 끔찍하다. 다들 인스타 보니까 좋은 것들 듣던데. 이래서 인스타를 하면 안된다는 건가? 음. 조금은 이해했다. 근데 뭔가 허망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막 평상시 같은 기분도 아니었다. 뭔가 초연함과 불안감과 조금의 허망감 그 사이를 맴돈달까. 뭐, 여튼 되게 신나지도 않고 이상한 기분이다. 아, 이거 strange strings 때문이구나. 얘 때문에 기분도 어정쩡해졌네.
뭐 새해니까 내가 기존에 즉흥적으로 치곤 하던 피아노를 strange strings를 틀어둔 채로 합주해보았다. 허나 피아노의 과하게 깔끔한 소리는 이 지지직 지지직 전파납치당한 사운드를 표방하는 strange strings에 너무나 어울리지 않았다. 내가 피아노를 칠줄 몰라서이기는 하지만 진짜 뒤지게 안어울렸다. 그래서 뭔가 최대한 불협화음을 내려고 했는데 내가 화성학 모르는 인간이라 그런진 몰라도 최대한 불협화음을 내도 저 지저분한 사운드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치는 피아노의 음량이 기존에 재생하던 컴퓨터의 음량에 비해 컸던지라 피아노 소리가 strange strings 소리를 묻어 버렸다. 그래서 strange strings를 더 크게 틀었는데, 막상 피아노 치는 게 귀찮아져서 그 상태로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strange strings를 좀 더 크게 들었다. 솔직히 볼륨 키우면서 깽깽이 소리 뭐냐고 엄마가 들어오지 않을까 조금 걱정했다. 근데 뭐 사실 키우든 말든 엄마는 자고 있었는지라 별 상관 없었다. 여튼, 크게 좀 들었더니 세부적인 소리가 더 자세히 들려서 뭔가 새롭게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치만 여전히 strange strings는 strange strings다. 뭔가 더 시끄러워서 우주의 기분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한데 이건 그냥 눈 뜨면 사라지는 유령과도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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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들었다.
두번은 듣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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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들었다.
사실 최근에 들을 때 1번 트랙 world's approaching 을 빼고 돌린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간만에 온전하게 돌렸다. 오랜만에 돌리니 world's approaching은 많이 심심한 트랙이었다. 별 특색없이 지나간달까.
슬슬 이 도전이 끝나가고 있다는 게 기쁘기도 하면서 또 두렵기도 하다. 1월 5일 이후엔 어떻게 음악을 듣지? 음악이라는 이 너무나 드넓은 나머지 알 수가 없는 이 곳을 또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디깅하던 시절이 어느새 한달 전이라 뭔가 음악을 찾아 듣는다는 게 실감이 안난다. 예전에 막 음악 찾아서 구리면 별점 낮게 주고 좋으면 좋게 주고 그랬던 것이 뭔가 낯설게 느껴진다. 자연스레 음악 듣게 되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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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들었다.
뭔가 들을 때 마다 내가 미비해지는 것 같다. 약간 뭔가 입에 음식을 쑤셔넣는데 거기서 맛이 하나도 안나는 느낌이랄까. 힘겹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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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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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들었다.
이제 나의 도전이 끝났다. 음. 뭘 위한 것이었을까. 마음이 불편해진다. 지금도 strange strings는 돌아가고 있다만, 전혀 이 마음을 풀어주지 못한다. 뭔가 그냥 그렇게 사는 사람이 된 느낌이랄까? 마치 아침에 샤워하는 사람이 아침에 샤워한다고 귀찮아 한다던가, 다시 침대에 누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안하는 것처럼. 아침에 샤워하는 사람이라는 호칭 처럼, strange strings 듣는 사람이라고 새로 이름을 적은 것 같다. 갑자기 처음 고등학교를 들어갔던 순간이 떠오른다. 고등학교는 그 당시에 엄청나게 낯설었고, 어지러웠다. 처음보는 건물 구조에서 오는 혼돈이 머리를 싸맸다. 하지만 지금 와서는 그냥 건물 내를 돌아다니고, 별 생각 없이 터벅터벅 학교를 온다. 그렇게 또 1년을 보내고나면, 나는 학생이라는 이름을 벗는다. 아마, 오늘 이후로 그렇게 학생을 벗은 졸업생들 처럼 strange strings를 벗겠지. 그러면 마치 새해가 바뀌는 순간처럼 잠시 웃어보였다가, 표정을 이내 굳힐 것이다. 시간의 흐름은 너무 강력하고 강력하여, 곧바로 새로운 옷을 짜내기 때문이다. 나는 새해를 그렇게 보냈다. 멍 때리며 인터넷을 보다가 12시를 지나쳤을 때, 2025년이 방금 끝났다는 것에 뭔가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2026년이고 뭐고, 다시 멍 때리며 인터넷을 보았다. 변한 것일까? 아마, 변했을 것이다. 단지, 자신은 자신을 보지 못하니까 그대로인 것으로 보일 것이다. 마치 우리가 지구에 눌러앉아 같이 공전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듯이 말이다. strange strings를 한달 동안 들은 나 또한 그럴 것이다.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는 수없이 이런 존재의 끝을 맞이한다. 어디가 끝일거라 생각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잘읽었습니다ㅋㅋㅋㅋ
내가 지금까지 본 글 중에 젤 웃김 ㅋㅋ
근데 이거 나름 엄근진하게 시작한 실험인데 왜들 그리 웃는지 난 아직도 잘 모르겠음ㅋㅋ
앨범을 점점 좋아하게 되고 요소 하나 하나에 선 라의 의도까지 파악하게 되며 미쳐가는 과정과 그걸 설명하는 표현 하나 하나가 너무 충격적이고 재밌음 ㅋㅋ 그 이후로 질려갈 때도 그렇고
아무리 좋아도 한 앨범을 몇일씩이나 들으면 너무 질리는데 심지어 싫어하는 앨범을.. 글이 몰입감있고 좋아요 잘 읽었습니다
근데 중간에 살짝 오타있네요 4'44로
고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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