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목표가 생겼습니다. RYM 올타임 차트 500위권에 있는 앨범들 전부 리뷰해 보겠습니다. (전에 적었던 한줄평을 많이 재탕했습니다..)
1. Kendrick Lamar - To Pimp A Butterfly
힙합의 근간에서 찾아낸 흑인과 미국 사회의 본질. 풍부하고 고급진 비트와 무거운 주제를 통찰력 있게 관철하는 켄드릭의 가사까지 어느 하나 빠짐없이 훌륭하다. 그 무엇이 이 대작을 넘볼 수 있겠는가? 본작은 힙합 음악 역사상 최고의 걸작이자 흑인 음악의 정수라고 말할 수 있겠다.
2. Radiohead - OK Computer
톰 요크가 던져놓은 차갑고 날카로운 현실과 미래에 대한 직시, 불안, 우울, 혼란. 난 변화를 좋아하면서도 싫어한다. 그때 멤버들의 생각들이 남일같지 않았다. 그리고 이 해괴한 내용은 그제서야 세상 그 무엇보다도 공감이 될 수 있었다. 세기말 세계의 정세가 어지러워지고, 로봇과 AI 등이 과연 21세기의 미래 모습을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지에 대해 라디오헤드는 꽤나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AI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지금, 라디오헤드가 오키컴으로 말하려 했던 메시지가 진해지는 순간이다.
3. Radiohead - In Rainbows
나는 방금 사경을 헤매다 돌아왔다. 무지개 속에서 역설적이게도 현실을 직시했다. 우주 속에서 소행성끼리의 충돌을 들여다 본 뒤 나의 한계와 가치, 그리고 나의 의미를 받아들였다. 언제나 동경해왔다. 그리고 만들어냈다. 찬란하고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빛을 내는 것. 7색이 다채롭게 섞인듯 형형색색의 음악이지만 원체 함께 있었던 듯 태가 없다. 마치 무지개처럼 말이지.
4. Pink Floyd - Wish You Were Here
75년의 어느 날, 핑크 플로이드의 스튜디오로 어느 남자 하나가 들어온다. 멤버들은 45분 동안이나 그를 알아보지 못 했지만 마음은 전해졌다. 비록 미쳐버린 채로 남은 여생을 보냈고 그의 행방을 알 수 없다지만 우린 안다. 그의 음악과 작품의 아름다움은 세상 그 무엇과도 비견될수 없었다. 시드. 네게 이걸 줄게. 이 장황하고도 공허한 연주. 우린 너가 그저 여기 있기 바랄 뿐이야. 여기 살아숨쉬고 잔뜩 생기를 띄며.
5. Madvillainy - Madvillainy
코믹스를 연상시키기도, 견고한 기술적 면모를 보여주기도, 감탄을 지아내기도 하는 매들립의 샘플 플레이. 그 위에 얹어지는 MF DOOM의 치밀하고 위트있는 랩. 최고의 비트와 최고의 랩이 만나는 순간이었다.
6. King Crimson -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크림슨 킹의 고함은 고리타분한 밴드와 그것들의 음악을 잔뜩 떨게 만들었다. 그리고선 록 음악을 현대예술의 기념비적인 한순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왕의 권력과 위엄 앞에서는 그 무엇도 감히 탐해낼 수 없었다.
7. Kendrick Lamar - good kid m.A.A.d city
이 놈의 망해버릴 도시. 선했던 소년 켄드릭은 점점 도시와 친구들에 의해 악과 약에 물들어갔다. 몇번의 총격이 지나간 이후 켄드릭은 반성과 고뇌 끝에 이 세상의 모든 물질들은 결국 무언가를 내포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야 말았다. 그리고선 랩을 도구로 이 세상을 표현하고 바꿔나가려 힘썼다. 가족 차에 올라탄다. 피식. 추억의 장소. 가사를 끄적이고 잔뜩 공상하며 또 피식 웃는다. 이 미친 도시, 아니 컴튼의 희망을 점치며 말이지.
8. Radiohead - Kid A
혁신을 바라던 라디오헤드. 음악에 있어서 기존의 밴드 대신 미래적인 일렉트로닉을 적극 수용했다. 자동차를 저기저 EMI 스튜디오에 주차해놓았다. 그들은 공상과학소설을 읽으며 비행기를 직접 개조해 우주선을 만들어 그 위에 올라탄다. 마침내 저 설산을 넘어, 오전층을 뚫고, 우주를 초월해 완전히 다른 시공간 속으로 넘어갔다. 잔뜩 끌어진 노트와 전자적인 음향과 함께.
9. my bloody valentine - loveless
매혹적이고 매니악한 몽환적임의 단초. 슈게이징이라 일컬어지는 극도로 앳모스페릭한 밴드 사운드는 록 음악의 새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슈게이징의 기념비라 불리는 본작은 음향과 보컬, 재즈마스터의 트레몰로 암, 앰프의 우연적인 왜곡에서 빚어나온 아름다움을 영원토록 박제시켰다. 영원토록 박제된 미는 무한한 가능성을 선보인다. 그저 앰프에서 뻗어나간, 예술과는 거리가 먼 이 노이즈가 우주의 끝까지 닿았다는 것이다.
10. Pink Floyd - The Dark Side of the Moon
빛이란건 그저 무언가가 아닌 스스로써 존재해 있는다. 프리즘은 백색광을 분산시켜 무지개를 만든다. 핑크 플로이드는 밴드 구성이나 록의 개념 자체를 비틀어 새로운 록 음악을 창조해냈다. 그 새롭고 아름다운 무언가를 말이지.
님은 뭔가 디디콘이 잘 어울림
님은 뭔가 위켄드콘이 잘 어울림
이거 ㄹㅇ이긴 함
수저님만의 미학적 표현이 돋보이는 글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토탈 자나키 나오려면 한 2974정도는 해야겠네요
토탈 쟈나키 0.88이라서 평생 들어도 안나옵니다
좋은 글이네요
500위권 내 라이브 앨범이나 사운드트랙 같은 앨범도 해주실건가요?
저는 안가리고 다먹는 잡종입니다
그렇군요.
다음 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소신) in rainbows >> OK Computer
Rym 랭킹은 투표 수에도 영향 받아서 인레가 밀리는게 아쉽..
둘다 제 인생 앨범이지만 솔직히 No Surprises 하나가 무지개 앨범 전체를 바름
씨발아
너무해
Rym 평점 순위대로 리뷰인가요?
네 근데 차트 봤는데 순위가 그새 바뀌었네요
이야 tpab 1위는 좀 기분이 high해지네요
오 마침 제가 힙합 차트 하던 중이었는데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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