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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포크의 세 가지 길 ; 송창식, 이광조, 오세은

ILoveNY2024.09.03 13:25조회 수 250추천수 4댓글 9

(1)

 

한국의 포크 음악, 달리 말해 통기타 음악은 굉장히 여러 갈래로 분화합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전통 음악, 즉 민요, 정가(가곡), 판소리, 범패 등등의 영향을 받은 포크 음악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2)

 

https://youtu.be/RSoBZhM3qhg?si=Db8kvjGevukOWP7k

 

송창식의 '에이야흥 술래잡기'입니다. 

80년대에 발표된 노래인데, 개인적으로 송창식의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생각합니다.

사실 이 노래가 '한국적'이라 느껴지는 이유는, 악기나 음악 때문이 아니라 송창식의 보컬 때문이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송창식은 한국어의 음율에 가장 적절한 '훵크'를 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덕분에 송창식의 포크를 한국에서 따라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굳이 선조를 뽑자면 신중현일 것이고 (마부타령이나 엽전들의 음악), 동시대 사람으로는 이장희가 있겠죠. 후대로는 산울림과 송골매 정도가 생각납니다. (하지만 뭐랄까....다들 어떤 이론이나 영향을 받았다기보다,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파고 들었더니 한 군데에서 만난? 그런 느낌입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신중현과 송창식, 신중현과 산울림 정도는 직접적인 영향 관계를 말할 수 있지 않을까....하네요)

 

(3)

 

https://youtu.be/YBuQaicobAQ?si=glf6Z-Ahb2Okln5g

 

이광조의 '이별가'입니다.

이 역시 80년대 음악인데, 송창식의 음악과 다르게 장단이나 이광조의 창법에서 한국 전통 음악의 향기가 물씬 납니다. 뒤에 들어간 드럼은 장구 장단을 따르는 느낌이고, 이광조의 보컬 역시 민요나 판소리의 느낌이 가득합니다. 뒤에 깔리는 현악기 소리도 실제 국악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국악기 특유의 끼잉끼잉 소리를 내기도 하고요.

 

선조로 치면, 김민기와 서유석, 양병집일 겁니다. 동시대 사람으로는 이정선과 정태춘, 후대로는 유한그루와 따로 또 같이 정도가 생각나네요.

 

(4)

 

https://youtu.be/I_yLgtb_Xuk?si=YvcfM4MJyvL-1r2i

 

윤복희의 '삶'입니다.

90년대 음악인데, 이광조의 이별가처럼 한국 전통 음악의 향기가 가득하지만 그 분위기가 다릅니다. 좀 더 종교적? 사이키델릭? 하다고 해야할까요. 무가와 범패, 창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들립니다.

 

이 음악의 반주를 넣으신 분은 김영배님인데, 엄인호와 함께 70년대부터 언더그라운드 씬에 계셨던 분으로 70년대의 시대적 경향을 따라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을 열심히 연구하셨다 하시더군요. (또 다른 핑크 플로이드 연구 그룹으로는 조동진과 이호준 등의 동방의 빛과 오리엔트 음반사가 있을 겁니다.)

 

사실 이런 사이키델릭한 한국식 포크는 산발적으로 들립니다.

가장 먼저가 누구일지는 모르겠지만, 70년대 후반 김태곤과 김두수, 80년대에는 (들국화의 멤버였던) 최구희 정도가 이런 느낌을 냅니다.

 

https://youtu.be/w-HsfL4ma5s?si=UhilOKnXL95---OX

 

이런 음악의 또다른 예는 이겁니다.

음악을 공양하는 사람들로 아티스트 표기가 되어있는데, 70년대 활동했던 포크 가수 오세은님이 주축이 된 그룹입니다. 

 

이것저것 쓸 말이 많았는데 그냥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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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1 9.3 14:50

    항상 글 잘보고있습니다

  • ILoveNY글쓴이
    9.3 15:00
    @파피루스

    감사합니다!

  • 9.3 14:57
  • 1 9.3 14:59

    제가 가장 모르는 분야를 잘 설명해주셔서, 항상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 ILoveNY글쓴이
    9.3 15:00
    @끄응끄응끄응

    아닙니다 ㅎㅎ

    좀 더 잘 설명하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

  • 9.3 16:19

    안녕하세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제가 접해보았던 분 중에서 가장 한국음악을 열심히 공부하시는 것 같습니다.

     

    혹시 탐구에 가장 근간이 된 도서나 논문, 혹은 영상 같은게 있으시면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주제는 1900년대 한국 음악이면 어떤 것도 좋습니다.

     

    다시 한 번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ILoveNY글쓴이
    9.3 16:38
    @dOntcrybOy

    (1)

     

    일제강점기 때부터 해방전 '대중 가요'(유행가/신민요/만요/재즈송)에 대해서는 장유정의 <오빠는 풍각쟁이야>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락과 포크, 알앤비 등 영미권 팝 음악의 수용에 대해서는 신현준의 <한국 팝의 고고학 1960-1990>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신현준님이 락이 대중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장르"라 여긴 락 중심 2세대 대중음악 평론가라는 사실을 알고 읽으시는게 좋을듯합니다. 어마어마한 업적이 있으시지만, 본인도 말하셨듯 책이 굉장히 락/포크와 작가주의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제 이 두 권의 책으로도 설명이 잘 안 되는 공백지대가 몇군데 있습나다.

    해방 후부터 아직 영미권 팝이 들어오기 전인 1950년대 대중가요와 1960년대부터 1970년대 대중 가요(속칭 "트로트"와 이들의 영향을 받은 락/소울/포크 음악)입니다.

    아쉬운대로 장유정의 <트로트가 무어냐고 물으신다면>과 <한국 대중음악사 개론>이 꽤 알찬 편입니다.

     

     

    (참고로 책에 나오는 거의 모든 음반/음원은 이제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유튜브로 들으실 수 있을겁니다.)

     

    개별 음반에 대해서는 weiv에 있는 평론들도 꽤 참조하는 편입니다.

     

    아마 본격적으로 디깅을 하신다면, maniadb와

    discog 그리고 여러 LP 판매 사이트를 통해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 보통 크레딧 확인할 때 쓰는 편입니다.)

    (다만 80년대 이전은 항상 대명제작을 염두해두시길 바랍니다. 대명 제작이 뭔 지는 제가 예전에 썼던 글에 있습니다.)

     

    한국 대중음악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9.3 16:58
    @ILoveNY

    와와 이렇게 길게 달아주시다니 참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책 꼭 주문해서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 9.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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