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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호 이야기] “올해는 그늘에서 바라보는 여름.” 2024 [월간 윤종신] 6월호 ‘Give Me Summer’는 되돌아갈 수 없는 여름을 그리워하는 한 남자의 심상을 표현한 곡이다. 황홀함과 뜨거움, 짜릿함과 그을음은 모두 과거형이 되었을 때, 그때 그 여름을 더는 재현할 수도 흉내낼 수도 없을 때, 자꾸 자신의 마음이 갈망과 포기를 공회전하고 있을 때, 남자는 자신의 여름이 이제는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Give Me Summer’는 여름 노래의 관습을 따르지 않는 여름 노래이기도 하다. 현재형 속에서 감각되는 여름이 아닌 과거형 속에서 회상되는 여름. 경쾌한 설렘보다는 쓸쓸한 회한이 뒤덮은 여름. 선명하고 쨍하게 그려지는 여름이 아닌 꿈결처럼 아련하고 흐릿하게 뭉개지는 여름. 윤종신은 그런 여름 이미지를 발굴하고 구체화한다. 윤종신이 작사, 작곡을, 송성경이 편곡을 맡았다. “올여름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지치는 감이 있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가을과 겨울 내내 착 가라앉았다가 봄부터 다시 업되면서 그 기운이 여름까지 이어지는 그런 흐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의 저는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계절감과 제 마음이 더는 궤를 같이 하지 않는달까요. 계절이 주는 일정한 리듬이 더는 제 감각에 호소를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아마도 이건 나이와 관련이 있을 텐데, 제 안에 점점 더 많은 여름이 축적되다 보니 여름에 대한 단상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내년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이제 여름은 제게 마냥 흥겹고 들뜨기만 한 계절은 아닌 것 같아요.” 최근 윤종신의 여름 노래는 장르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다양한 방향으로 분화하고 있다. 누구보다 여름 노래 같은 여름 노래를 사랑해왔고 많이 만들어왔던 그이지만, 2023년 7월에 발표한 ‘모래’를 필두로 최근 그의 여름 노래는 여름하면 우리가 흔히들 떠올리는 선명하고 과장된 이미지를 배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그는 자신의 여름이 더는 그런 낭만적인 무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체감하는 계절의 인상이 미디어에서 재현하는 정형화된 이미지와는 확연히 멀어진 것 같다고, 그래서 그러한 이미지를 부러 연출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감정과 감각,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게 되는 것 같다고. 윤종신은 요즘 그달 그달 자신에게 찾아온 생각과 기분을 ‘월기’처럼 기록하겠다는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의 취지에 점점 더 충실한 작업을 하고 있다. “여름 노래는 일부러 더 밝고 신나게 만들곤 하는데요. 왜냐하면 날씨가 너무 덥고 힘드니까. 지쳐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업시키려는 지극히 실용적인 목적이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여름 노래가 유독 신남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할 거예요. 힘을 내라는 말에 더 힘이 빠지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필요한 여름 노래는 마냥 밝고 흥겹고 에너지가 넘치는 곡이 아닐 수도 있죠.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속에 있어도 우리의 마음에서 펼쳐지는 여름의 풍경은 또 다를 테니까.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보다는 석양이 내려앉는 여름, 멀리 떠나는 여름보다는 차분하게 생각하는 여름. 그런 여름을 나의 계절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노래에 귀 기울여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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