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모추천.1-frail body

스크리모는 매력적인 장르이다. 적당히 멜로딕하면서 성난 역동적인 연주 사이로 메탈과 달리 깔끔하지 않게 악을 쓰며 꽥꽥대는 보컬이 흐른다. 뭔 ㅈ같은 장른가 싶지만 좋은 스크리모는 리프와 보컬이 조화를 이루어 마구 소리지르는 게 아닌 적재 적소에 보컬이 배치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특유의 역동적인 구조를 활용한 강렬한 연주와 깊은 가사로 카타르시스와 감동을 줄 수있다. 해서 더 많은사람이 스크리모를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간 날 때 마다 스크리모 밴드를 하나씩 추천하고자 한다.

첫번째로 소개할 건 frail body이다. 왜 첫번째 밴드로 뽑힌게 이 장르의 레전드급 초창기 밴드가 아닌가 할 수 있다. 특히 스크리모는 펑크인데 문화의 흐름을 따라가는 게 중요하니깐. 그러나 초창기의 diy 정신 가득한 날 것 그대로의 씹구진 믹싱의 노래들을 걍 리프는 좋고 원래 그런거니까 느끼라고 하는 것 보단 요즘 밴드 중에서 대중적이고 세련되면서도 너무 희망적이진 않고 예전 스크리모 고유의 매력을 그대로 가진 밴드를 소개하는게 맞겠다 싶었다. 

 꼭 옛날 것만이 옛것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듯, frail body의 1집 a brief memoriam(abm이라 부름 앞으로)은 역동적이고 변화가 잦은 리프와 어두운 분위기 등 상당히 전통적인 스크리모의 형식을 유지하고 있으나, 옛 것이 비해 깔끔한 음질과 가끔 포스트 락 적인 전개를 보여주는 등 위의 설명에 완벽히 부합하는 작품이다. 이런 포스트 락적이거나 메탈코어적인 곡을 대중적이고 깔끔하고 세련되게 해주지만, 과해지면 유치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요즘 범람하는 그런 과하게 깔끔한 스크리모 밴드들과 달리 abm은 그런 면을 딱 곡에 어울리는 만큼만 섞여냈다. 스크리모의 매력은 하나도 거세되지 않은 채 날것의 믹싱이 아니여도 날것 그대로의 느낌이 나며, 이는 frail body의 강점으로, 2집에서도 이어진다.

스크리모 밴드로서는 흔치 않은 2집 artificial bouquet은 포스트 블랙, 블랙게이즈적 요소가 가미되어 조금 더 메탈릭해지고 세련됨에 치중된 작품이다. 다소 고전적이라고 할 수 있던 전작에 비해, 요즘시대의 밴드에 걸맞는 세련미로 무장한 앨범이지만, 역시나 날것의 더러운 질감과 감정이 묻어나 있다. 현재의 세련된 메탈릭한 포스트 스크리모의 정점에 있지만 근본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2번트랙이나 군데군데에서 지루한 메탈릭한 느낌이 들고 곡단위로 좀 지루하고 감흥없는 부분도 있지만 앨범단위에서 구성이 잘 짜여진 수작이다

이렇듯 frail body는 적절한 세련미와 스크리모의 매력을 바탕으로 하였기에 스크리모 입문자가 스크리모가 뭔지를 아는 데에도, 스크리모를 즐기기에도 좋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2집보다 1집이 스크리모를 즐기는 데 좋다 생각하기 때문에 스크리모에 관심 있다면 1집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