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상반기 결산 : 베스트 트랙 10
상반기가 정확하게 끝나는 시점인 6월 30일에서 7월 1일로 넘어가는 12시에 힙합엘이의 에디터들은 회의 후 피곤한 정신을 안고 모여서 상반기 결산을 해 보았다. 일부 에디터들의 취향이 다소 강하게 적용된 상반기 결산을 하고 나니 아직도 듣고 있는 곡들이 대부분이었다. ‘아, 이런 트랙들이 상반기에 나왔구나.’라기 보다는 하나의 플레이리스트 같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역시 힙합엘이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니까 가볍게 체크하시고 한 번 더 들어 보시라!
※ 베스트 트랙은 올해 상반기에 '싱글'로 발매된 곡들 안에서만 선정되었습니다.
10. Tyler, The Creator - IFHY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이하 타일러)가 10위를 차지했다. 그의 앨범 [Wolf] 역시 좋았지만, 특히나 "IFHY"는 ‘I Fucking Hate You’ 뒤에 붙는 ‘But I Love You’와 함께 굉장히 강한 인상을 심어줬으며, 격한 표현이 다분히 포함되어 있음에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뮤직비디오 역시 타일러의 센스가 크게 돋보였고 여러모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퍼렐(Pharrell)의 덕도 좀 보았고 말이다. 여러모로 타일러는 많은 사랑을 받는 캐릭터이니까 순위 안에 든 건 당연해 보인다.
9. Wale (Feat. Tiara Thomas) - Bad
왈레(Wale)의 이번 앨범은 사실 커버의 충격이 컸기에 과소평가되기가 쉽다. 그러나 뮤직비디오는 곡을 해치기는커녕 잘 살려주는 느낌으로 꽤 예쁘게 잘 나왔다. 부드러운 무드의 사랑 노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곡이 힙합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현실 속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꽤나 리얼하게 펼쳐놓으며 ‘현실’과 ‘관계’ 양쪽 모두 균형 있게 담아내는 왈레 특유의 가사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그러고 보니 10위도 9위도 모두 관계에 대한 이야기인데, 몇 명은 봄 좀 탔나 보다(?).
8. Juicy J (Feat. Big Sean, Young Jeezy) - Show Out
클럽 민심을 가장 잘 반영한듯한 이 트랙은, 주시 제이(Juicy J)가 뮤직비디오에서 보이는 ‘오스카 위너’와 같은 깨알 자랑부터 90년대부터 부자였다는 짬밥 스웩, 재간둥이 빅션(Big Sean) 특유의 플로우와 워드플레이가 살아있는 가사를 지나 영 지지(Young Jeezy)의 찰진 훅까지 신 나게 즐기기에는 더없이 적합한 곡이다. 대세중의 대세 마이크윌메이딧(MikeWillMadeIt)이 만든 비트에 주시 제이를 포함한 여럿의 추임새가 더해지니 그냥 신 날 수밖에. We Trippy Mane!
7. Pusha T - Numbers On The Boards
힙합엘이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밀었다. 이 곡은 그냥 미친 것 같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좋아하는 미니멀리즘이 오히려 푸샤 티(Pusha T)의 트랙에서 진가를 드러내는 듯하며, 제일 처음 선보였던 곡 “Pain”처럼 미국 사회나 문화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지능적 워드플레이들이 거친 면모들을 지니고 등장한다. 돈 캐넌(Don Cannon)과 칸예 웨스트의 합작 비트 위 푸샤 티만이 선보일 수 있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6. Kid Cudi - Immortal
키드 커디(Kid Cudi)의 싱글이 이토록 높은 순위에 등장할 줄이야. 사이키델릭 사운드에 거친 보컬이 가미된, 키드 커디 고유의 색채가 잘 드러나는 이 트랙은 MGMT의 곡 “Congratulations”를 리버스로 샘플링하여 오묘함을 더욱 잘 살렸다. 이 곡은 영화 <백만장자 빌리> 중 주인공의 대사를 가져왔다. 어딘가 모자란 빌리, 많은 걸 잃은 키드 커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밤 불멸을 느낀다는 그의 후렴구는 그 맥락만큼 복잡한 심경이 전해진다.
5. Ace Hood (Feat. Future, Rick Ross) - Bugatti
위 더 베스트(We The Best) 레이블의 첫 주자, “Hustle Hard”로 이름을 알린 에이스 후드(Ace Hood)는 그간 DJ 칼리드(DJ Khaled)와 캐쉬 머니(Cash Money)의 지원사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인기를 얻고 있었다. 하지만 뛰어난 믹스테입과 근육만큼 점점 커가는 실력으로 자리를 잡는 듯하더니 이번 “Bugatti”로 또 한 번의 큰 사랑을 받았다. 사실 마이크윌메이딧과 퓨처(Future)의 합작은 거의 100% 성공한다고 보면 되지만, 에이스 후드의 찰진 랩도 좋았다.
4. Lil Wayne (Feat. Future, Drake) - Love Me
앞에서 얘기한 마이크윌메이딧과 퓨처의 조합은 이 곡 역시 최고의 인기 곡으로 끌어올렸다. 물론 이 곡은 둘의 조합 외에도 드레이크(Drake) 특유의 저음 훅과 릴 웨인(Lil Wayne) 특유의 흥얼거림이 잘 살아서 더욱 좋은 곡을 만들었다. 세 명의 아티스트가 각자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였고, 프로듀서 역시 자신이 최근 장점으로 선보이는 부드러운 무드의 곡을 선사하였다. 벌스 자체가 훅과 동일하게 꽂혔던 릴 웨인의 리즈 시절이 조금 보였던 곡.
3. J. Cole (Feat. Miguel) - Power Trip
제이콜(J. Cole)이 이번 앨범을 발표하면서 다소 갑작스럽게 낸 첫 싱글 “Power Trip”은 그가 기존에 선보였던 곡들과는 약간 다른 무드이다. 좀 더 차분해진 목소리로 여전히 관계 속에 현실을 투영하여 선보이는 내용은 한층 나아진 프로듀싱과 미겔(Miguel)의 보컬을 통해 꽤 좋은 라디오 싱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제이콜이 발표한 곡 중 가장 자신의 음악을 잘 지켜냈으면서도 인기가 좋았던 싱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Drake - Started From The Bottom
‘나의 앤섬(Anthem)은 바로 이 곡이다’ 싶을 정도로 확 끌리게 지은 제목과 훅, 2집의 모습을 약간 탈피하여 짧고 강하게 어필하는 자신의 면모, 그리고 드레이크 특유의 멜로디가 감기는 구간까지, 젊은 피들은 꽤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구성들을 다 챙기고 있다. 힙합엘이(HiphopLE)야말로 “밑바닥에서 시작을 해서 이제 팀 전체가 여기 있어, 인마”라고 말할 수 있는 팀이 아닌가. 그래서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아직 듣고 있는 곡이며 일을 할 때도, 힘을 낼 때도 꽤 적절하다.
1. A$AP Rocky (Feat. Skrillex, Birdy Nam Nam) - Wild For The Night
애초에 버디 남 남(Birdy Nam Nam)의 곡에서 시작하여 스크릴렉스(Skrillex)의 손을 거쳐 에이셉 라키(A$AP Rocky)에게 가기까지는 나름의 긴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명곡이 되었다. 처음 스크릴렉스가 에이셉 라키의 앨범에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그리고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 곡은 귀에 많이 꽂혔다. EDM(Electronic Dance Music)과 에이셉 라키의 피치 다운 벌스의 자연스러운 조화는 에이셉 라키가 왜 트렌드 킬러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영광의 1위.
글 | Bluc
편집│soulitude
시간 빠르다
Tiara Thomas의 발견!
Numbers on the board 진짜 개짱
그리고 started from the bottom 리뷰에서 '힙합엘이(HiphopLE)야말로 “밑바닥에서 시작을 해서 이제 팀 전체가 여기 있어, 인마”라고 말할 수 있는 팀이 아닌가.' 이 말 왠지 소속감 들게 만드네요 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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