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ekLE (2015년 12월 2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12월 2주차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 – [Soul Cooke]
브라운 아이드 소울(Brown Eyed Soul)은 전략적인 측면에서 희소성의 매력을 지닌 그룹이다. 외모적인 강점을 가지지도 방송 출연을 하지도 않음에도 이들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다. 무엇보다 음악이 직관적이다. 이미 검증된 흑인음악 장르를 차용하고, 여기에 현대적인 색감을 더해 쉬운 감상을 이끌어낸다. 이는 듣는 이에게 굉장히 차별화되는 매력을 선사한다. 다분히 보편적인 취향의 음악을 감상하면서도 대중적인 스타를 좋아한다는 헤픈 느낌을 받지도 않기 때문이다. 때론 전략 자체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브라운 아이드 소울은 음악에만 전념한다. 그래서인지 [Soul Cooke]은 전작들에 비해 그리 새로운 구석이 없다. 필리 소울부터 90년대 보이즈 투 맨(Boyz II Men) 풍의 보컬 인터플레이를 중심에 둔 컨템포러리 알앤비로 이어지는 구성은 철저히 이전 작품들의 노선을 따르고 있다. 보컬이 먼저 등장한 뒤에 훵키한 기타를 포함한 다양한 악기 소리가 쏟아지는 구성이라든지, 네 명의 보컬리스트들이 만들어내는 아카펠라 화음, 금관악기를 세련되게 활용한 편곡은 이전 작품에서도 즐겨 사용했던 전략이다. 개성이 뚜렷한 멤버들의 목소리도 이제는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무려 열일곱 곡이나 빼곡히 수록됐지만 기시감이 느껴지는 건 단순히 몇몇 선공개 트랙들 때문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포만감이 느껴진다. 각 곡의 지향점이 분명하고 그 내용물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일단, 보컬리스트들의 성량이 뛰어나며 자신들의 목소리가 어느 지점에서 쾌감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분명하다. 제법 오랜 시간 활동해오면서 청자들이 좋아하는 악기 편성까지 꿰고 있다. 그렇게 그들은 늘 해오던 것을 다시 했지만, 제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여전히 만족스럽다. 알고 당하는 느낌이랄까.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음악은 기존의 팬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동시에 새 앨범 발매를 통해 새로운 청중들에게 자신들의 매력을 소개할 기회도 얻게 됐다. - greenplaty
45RPM - [Rappertory]
45RPM은 현재 자신들이 어떤 입지와 위치에 있는지, 혹은 세간에서 듣는 평이 어떤지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굉장히 자조적으로 표현하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발판 삼는다. 그러한 맥락에서 볼 때, 앨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버티기"와 "붐박스"다. 특히 "버티기"에서는 말 그대로 두 사람이 어떻게 버텨왔는지를 가감 없이 꺼내는가 하면 몇 구절에서는 통쾌함을 선사하며 괜스레 이들을 응원하게끔 한다. 또한 "붐박스"는 제이 플로우(Jay Flow), DJ 소울스케이프(soulscape), 기린 등과 함께 작품을 만들며 올드스쿨의 멋을 뽐내기도 한다. 이들의 지향점은 빠른 것, 좋은 것보다는 그들이 말하는 '우리 것'이다. 이는 한참 지난 곡인 "오래된 친구"부터 이번 EP 전체를 통해 명확하게 드러나는 바다. '우리 것'이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다기보다는 과거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먹힌다는 사실은 45RPM도 알고 있을 것이다. 같은 맥락이지만, 그래서 "Love Sign"과 같은 몇 곡은 재치있다고 느껴지지만, 애매하게 세련되었다는 점에서 조금 아쉽기도 하다. 물론 천천히 오래가는 그룹인 만큼 당장 무언가를 기대하기보다는 그저 지금의 독자적인 영역을 지키고 있다는 점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그 시절의 감수성을 더욱 멋지게 확보할 수 있는, 좀 더 나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괜히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 bluc
넉살 (Feat. DJ Wegun) - "Skill Skill Skill"
스킬은 영어로 기술을 의미한다. 그래서 스킬을 하나의 기술에 비유하는 건 흔한 일이고, 또 단순하기도 하다. 하지만 넉살(Nucksal)은 여기에 간단한 설정 하나를 넣어 주제와 곡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아버지가 기술을 배우라’고 해서 ‘나는 랩 스킬을 연마했다’는 것이다. 이 라인 덕분에 단순한 자기 과시 트랙이 될 수도 있던 “Skill Skill Skill”은 진지함과 유쾌함이 동시에 묻어나는 넉살만의 트랙으로 일순간 탈바꿈했다. 공장, 사무실, 주방 등 자기 과시의 코드와는 거리가 먼 곳들이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 쓰이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도 모두 그 덕분이다. 화가의 생각은 그림으로 드러나고 글쟁이의 생각은 글로 드러나듯, 래퍼의 생각은 곡으로 드러난다. “Black Ink”, “에디슨”, “눈먼 자들의 도시” 등에 이어 다시 한 번 넉살의 넉살 좋은 발상이 돋보인 곡이었다. - Pepnorth
글 | greenplaty, bluc, Pepnorth, Beasel
이번에 나온 붐박스는 완전 제 스타일이네요
좋은노래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뷰티 서플라이 사업에 많은 한인들이 진출해있는 건 맞지만...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