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y Of The Pharaoh, 제왕의 비트와 랩
※ 힙합 씬에 있어서, 언제나 슈퍼 그룹, 거대한 규모의 집단을 이루어 그 육중한 무게감을 드러내는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됩니다. 메이저에서 이름을 날리고 지금도 많이 언급될 수밖에 없는 우탱 클랜(Wu-Tang Clan)이 대표적인 예일 겁니다. 언더그라운드 힙합에서는 디아이티씨 크루(D.I.T.C. Crew)를 꼽을 수 있겠네요. 여기에 덧붙여 현재 나름의 스타일이 있는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필라델피아(Philadelphia, Pennsylvania)의 막강한 힙합 집단 아미 어브 더 페로우(Army Of The Pharaoh, 이하 AOTP)를 만나보시겠습니다.
1. 모든 것에 앞선 남자, 프런트맨 ‘비니 패즈(Vinnie Paz)’
이미 제다이 마인드 트릭스(Jedi Mind Tricks)라는 그룹에 관심이 있거나 그들의 음악을 들어본 힙합 팬은 비니 패즈(Vinnie Paz)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그는 여러모로 특이한 부분이 많다. 독특한 스타일의 제다이 마인드 트릭스라는 그룹의 대표 리리시스트(lyricist)로서 존재감을 갖고 있는 그는 특유의 반골(反骨) 정신이 흥미롭다. Ikon the Verbal Hologram으로 익히 알려진 그는 상당히 많은 예명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범하게 Odrama Vin Laden, Vin Jong Ill 등 ‘미국의 적’이 떠오르는 이름과 자신의 랩 네임을 섞은 예명을 공공연히 사용했다. 가톨릭 집안에서 성장해서 현재 이슬람교를 믿는 그의 종교관도 이러한 그의 ‘반항 정신’을 드러내는 듯하다. 가사적인 부분에서 그는 주로 종교, 전쟁, 정치, 신화, 음모론, 초자연적 현상 등에 주안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단단함과 거친 질감이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는 그가 이끄는 그룹들이 표방하는 사운드와 당연하겠지만, 궁합이 매우 좋다. 그의 수완과 능력은 이제부터 서술할 AOTP라는 그룹의 이름 아래 날고 긴다는 언더그라운드의 래퍼, 비트메이커를 결집한 점에서 빛난다고 할 수 있겠다.
2. 제왕의 군대처럼 존재를 드러내다
AOTP는 1998년 펜실베니아의 필라델피아에서 앞서 언급된 비니 패즈에 의해 결성되었다. 처음 시작은 비니 패즈, 치프 카마치(Chief Kamachi), 에쏘테릭(Esoteric), 벌츄오소(Virtuoso), 바하마디아(Bahamadia)의 래퍼들과 제다이 마인드 트릭스의 프로듀서 스툽 더 에너미 어브 맨카인드(Stoupe the Enemy of Mankind), 프로듀서이자 DJ인 쎄븐엘(7L of 7L and Esoteric fame)의 결집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1998년에 두 싱글 "The Five Perfect Exertions"과 "War Ensemble"을 선보인다. 이 두 곡은 차후에 제다이 마인드 트릭스의 [Violent by Design(2000)] 앨범에도 수록된다. "The Five Perfect Exertions"은 소니아 실베스뜨레(Sonia Silvestre)의 "Estabamos Juntos"에서, "War Ensemble"은 영화 “Apocalypse Now”,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All In Love Is Fair"에서 재료를 가져왔는데 스툽의 스타일이 잘 드러난 비트라 할 수 있겠다. 90년대 말 당시의 ‘있는 그대로의(Raw)' 느낌이 살아있는 비트가 진행되면서 벌츄오소, 에쏘테릭과 JMT 멤버들의 치밀한 워드플레이(Wordplay)가 펼쳐지는 두 곡은 이들의 ’발아기(發芽期)‘를 잘 보여주는 트랙들이다.
AOTP는 2005년까지 별다른 활동을 안 보이다가 벌츄오소와 바하마디아가 빠진 멤버 구성으로 돌아온다. 이 당시에 진용(陣容)이 조금은 더 막강해지는데 아우터스페이스(Outerspace), 애퍼띠(Apathy), 셀프 타이틀드(Celph Titled), 패즈 원(Faez One), 킹 사이즈(King Syze) 외 여러 명이 입대를 한 까닭이다. 그리고 대망의 데뷔 앨범을 공개하는데, [The Torture Papers]가 바로 그것이다. 이 앨범은 아무래도 국내의 힙합 팬에게는 랍티미스트(Loptimist)의 참여로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나 싶다. 수록곡 중 "Tear It Down"이 랍티미스트의 곡으로, 국내의 힙합 뮤지션에게 들려주었을 때는 반응이 별로였으나 AOTP 측에서는 선뜻 이 비트를 택했다고 한다. 이에 관련된 작업 후기나 인터뷰가 나와 있으니 한 번 찾아보기를 권장한다. 앨범 전반은 하드코어함이 두드러진 붐뱁 스타일이 주를 이룬다. 8-90년대의 드럼과 소리의 묵직함을 계승한 듯하면서도 센스 있는 샘플 운용을 놓치지 않아 ‘힙합 화석’의 느낌이 덜한 것이 미덕이다. 데뷔 앨범을 통해 인상적인 존재감을 보인 이들의 음악적인 진군(進軍)은 [Ritual of Battle(2007)], [The Unholy Terror(2010)]로 이어진다. 세 장의 정규 앨범을 통해 AOTP는 ‘격렬한 과격함, 촘촘한 사운드와 랩을 근거로 한 자기 과시, 언더그라운드를 표방하며 그것에 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호쾌함’을 능력 있게 보여준다. 이들이 본인들의 정체성으로 그 골격을 보여준 소리와 가사는 현재의 지배적인 힙합 팬의 취향을 많은 접점을 가지고 맞추지는 못할 것이다. 다만 이들의 소리에서 ‘무언가가 이어지면서 진화한다’는 느낌을 받는, 붐뱁 스타일의 취향을 가진 매니아에게는 확실히 이들의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프런트맨 비니 패즈를 통해, 다음 원정의 이름은 [In Death Reborn]이 될 것이며, 이 앨범은 2013년경 공개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AOTP의 팬들은 다시 한 번 그들의 ‘웅장한 소리’가 자신들의 귀에 주둔할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 Army of the Pharaohs - Tear it Down (prod by. Loptimist)
3. Next 'D.I.T.C.'? and Future
이렇듯 거대한 구조물(피라미드, 스핑크스)을 몇 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게 하는 막강한 전제 군주, ‘페로우(Pharaoh)’의 ‘군대(Army)’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힙합 집단의 소개를 하게 된 것에는 내 지인의 한 마디가 컸다. ‘디아이티씨 크루를 잇는 집단(Next D.I.T.C.)’. 참 와 닿는 말이었는데, 각기 다른 색깔의 소리를 던지고 있지만, 긍정적인 유사함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나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게 느끼는 부분인데, 한 때는 ‘흑인 음악이 극복하려고 했던 궁극적인 적’이었던 ‘백인’들이 오히려 시대와 소리의 변화에 거리를 두고 특정한 시대의 소리 흔적을 놓지 않고 있는 점이다. 이제는 ‘어떤 집단만 할 수 있고 낼 수 있는 소리’라는 것은 그저 촌스러운, 폐기해야 할 말인 거 같다. 그냥 이렇게 언급한 ‘굳이 식상한 구분’에 근거한 느낌은 사실 이들, AOTP의 디스코그래피를 계속 돌려서 듣는 지금 분명히 얘기할 수 있는데, 큰 의미가 없는 듯하다. 진부한 말싸움을 피하기 위해 하는 말은 아니지만, 확실히 어느 정도 정규 앨범을 쌓고 뚜렷한 커리어라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뮤지션, 집단은 ‘누군가의 음악’이라는 칭호를 수여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냥 AOTP의 소리일 뿐이다. 그리고 그들의 ‘귀에 익은 듯 신선한 비트와 랩’은 그들의 ‘매력 있는 격렬함과 웅장함’을 근거로 미래를 향해 흘러갈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AOTP의 과거, 그들의 지난 디스코그래피를 들으면서 생각이 단순해져서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들의 미래, 다가올 앨범 [In Death Reborn]의 면면이 그저 궁금하다는 것. 여러분도 이 이야기를 읽은 후, 좀 더 이 힙합 집단에 관한 호기심인 든다면 이들이 여러분의 귀를 점령하는 것을 허락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런 바람을 남기며 이만 글을 닫는다.
글 | Mr. TExt




aotp 정말 오랜만이네요 ㅋㅋ 에소테릭과 셀프 타이틀드 너무 좋아합니다.
우아 비트좋다 하고잇엇는데 랍티비트네
여기 진짜 구성원 다 사기캐;
완전 좋은 그룹 하드코어 최고 ㅋ
랍티!
근데 칲카마치형은 어케 된거임?
막 비니패즈 디스하고 뛰쳐나간거ㅜㅜ 슬프네
혹시 탈퇴한 멤버들에대한 정보는 없나요?
근데..애퍼띠...발으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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