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 밀의 [Dreams & Nightmares]에 대한 이야기, 이 앨범, 좋은 걸까요 나쁜 걸까요?
아직 따끈따끈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믹 밀(Meek Mill)의 앨범이 나왔습니다. 앨범 제목은 [Dreams & Nightmares]이지요. 꿈과 악몽이라는 두 가지 공통되면서도 상반된 상징처럼 앨범 커버도 번쩍거리는 시계와 수갑으로 표현해 놓았네요. 나름 고민한 흔적도 보이고 좋습니다. MMG(Maybach Music Group)에서 최초로 밀었던 신인이자 이제는 많은 인지도를 구축한 만큼 앨범 발매 전 사람들의 기대 역시 컸습니다. 신인 한 명이 싱글과 믹스테입으로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후,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것은 최근 추세 중 하나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신인의 첫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런, 그런데 이를 어쩌죠. 믹 밀은 그간 보여준 것이 전부였나 봅니다. 앨범은 그간 믹 밀이 믹스테입에서 들려줬던 장점들을 축약하여 포함하고 있고, 이미 들려준 싱글도 존재합니다. 결정적으로 믹스테입과 퀄리티나 분위기에 있어서 크게 다르지 않네요. 물론 앨범 퀄리티 자체는 좋습니다. 전체적인 컨셉이나 완성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그간 믹 밀이 발표해온 믹스테입의 퀄리티가 좋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정규앨범에 대한 평가가 내려가는 셈이네요. 그러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앨범, 굉장히 익숙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식상합니다. 비트 없이 랩 하는 것도, 비장한 느낌의 곡을 랩으로 때리는 것도 말입니다.
그렇다고 내용에 있어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드러내는 것 역시 전혀 아닙니다. 꿈과 악몽이라는 컨셉에 걸맞는 랩? 글쎄요. 앨범은 서사성이라는 것도 빈약하고, 더불어 독특한 비유나 숨겨놨던 비장의 기술들을 맛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애초에 주제 자체도 추상적이기는 했지요. 세상에 꿈과 악몽을 동시에 지니지 않은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더욱이 이 바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서는 더욱.
왈레(Wale)가 두 번째 앨범을 발표할 때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굉장히 MMG의 색채를 많이 차용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믹 밀의 앨범은 그냥 MMG의 앨범 그 자체입니다. 수장 릭 로스(Rick Ross)의 색채가 전반적으로 강하게 풍기면서 믹 밀이라는 아티스트가 지녀야 할 메리트나 고유한 느낌은 찾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앨범은 누구의 앨범인 것일까요? 믹 밀은 이 앨범에 대해 속으로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요? 결국 이 앨범은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게 갈려 나갑니다. 그래서 평점은 저는 두 개를 주고 싶습니다. 2.5, 그리고 4.0. 전자는 믹 밀이라는 아티스트의 앨범이라는 이런 저런 것들을 놓고 보았을 때, 후자는 앨범 자체의 안정감이나 완성도만을 따졌을 때. 그러면 딱 중간 점수로 주면 되잖아. 라는 말에 대답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누군가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는 제가 펜을 들었든 이어폰을 들었든 섬세하게 생각해야 하는 거니까요.
오히려 같은 레이블의 아티스트인 스탤리(Stalley)보다 음악적 고민이 떨어지는 듯한 앨범은 저에게는 여러모로 충격입니다. 제가 믹 밀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일까요? 물론 정규앨범과 믹스테입이 명확하게 구분되어야 한다는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듣는 팬들이나 평단에게는 실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죠. 최근 [Starvation]과 [Body Bag 2]를 내놓은 뒤 ‘I need your love’라는 싱글을 내놓은 에이스 후드(Ace Hood)에게는 오히려 그래서 호감이 갑니다. 곡 자체도 마음에 들지만 그간 자신이 하고 싶어했던 스타일이면서도 단점이었던 사랑 노래를 두 개의 거친 믹스테입 뒤 첫 싱글로 던졌다는 것이 보기 좋아서이기도 하지요.
최근 많은 대형 신인 아티스트들이 믹 밀과 비슷한 전철을 아슬아슬하게 오가고 있습니다. ‘완성도가 높지만 대단한 지는 모르겠다’는 표현은 많은 앨범들이 듣는 이야기가 되었고, 많은 아티스트들의 고민 지점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믹 밀 이전에 옐라울프(Yelawolf)나 빅 션(Big Sean)의 데뷔 앨범이 그랬고, 그 이전에도 이러한 ‘데뷔 앨범’은 존재했는지도 몰라요.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는 메이저 앨범이라는 입장에 정신적인 부분보다는 음악적인 부분으로 본인의 정체성을 살렸고, 빅 크릿(Big K.R.I.T.)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지요. 물론 앨범을 볼 때 어떤 점을 가장 우선으로 치는가에 따라 의견이 달라지기도 하겠지요. 믹 밀의 앨범, 좋은 걸까요 나쁜 걸까요? 선택은 여러분의 자유이지만요.
글 | Bluc
이 앨범을 좀 더 명확히 즐길려면 2000~2006년 사이의 메인스트림 힙합앨범을 참고해야 될것 같아요.
믹밀 본인도 이 앨범을 그 시절의 앨범구성으로 나올것 임을 힌트도 날렸었구요.
뭐 솔직히 믹스테잎 으로의 모습이 더 멋있었지만, 딱히 하나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믹테는 아니였구요.
정규도 이런구성을 나올것 임이 너무 뻔한 상황이었어요. 저는 이 엠씨가 또 하나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 이상 롱런 할것 같진않아요. 싱글이야 터지면 좋지만, 싱글 노림수도 너무 단발적인 폭발만
일으키니까요. 다만 이 앨범은 딱 제가 생각하고 원했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던 앨범이었어요.
오히려 노골적으로 갈거면 더 노골적으로 들이대서 대박싱글 하나와 중박싱글 3~4 터뜨리길 바랬지만,
그정도는 아니었던것 같구요. 저는 Bad는 아니고
So So 정도 에요.
저도 한 두 곡 빼곤 별로..
기대치가 낮아졌어요
글에 나온 내용에 대부분 공감합니다
Stalley 되게 기대중인데 MMG에서 유일하게 기대
Maybach Curtain 이 곡만 무한반복
사실 앨범이라는게 개인차가 있는거니까요 ㅋㅋ
저는 진짜 너무너무 좋게들었어요
특히 첫곡도 엄청좋고요 ㅎㅎ
저도 stalley 뺴고는 별로....
메인스트림 힙합 앨범에서 놀라운 참신함을 바라는건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상투적이라도 때깔이 좋고 듣기 좋으면 좋은 음악이라고 봅니다. 메인스트림 음악이라고 전부다 k.dot의 데뷔앨범을 기대해야 하는것은 아니죠ㅋㅋ 그리고 때깔이 좋고 듣기 편한게 쉬운건 결코 아니구요.
그래도 Burn 이 큰 자리 를 차지하지 않았나 .. 생각을 해봄
좋긴 한데 기대에는 못 미친 것 같네요 솔직히 Dreamchasers 보다 떨어지는듯
식상함에 크게 공감합니다
때깔은 좋은데 두세곡 빼곤 릭로스 비트에 믹밀이 랩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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