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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Stalley - Ohio

Melo2014.12.07 16:25추천수 7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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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lley - Ohio

01. Welcome to O.H.I.O.
02. Jackin' Chevys
03. Problems
04. Boomin’
05. What It Be Like (Feat. Nipsey Hussle)
06. One More Shot (Feat. Rick Ross and August Alsina)
07. Always Into Something (Feat. Ty Dolla $ign)
08. System On Loud
09. 3:30pm
10. Chevelle (Feat. Rashad)
11. Free
12. Navajo Rugs (Feat. De La Soul)


메이바흐 뮤직 그룹(Maybach Music Group, 이하 MMG)은 최고의 삼각 편대를 자랑하는 레이블이다. 워싱턴 출신의 ‘착했던’ 왈레(Wale), 필라델피아의 바이크 족 믹 밀(Meek Mill), 그리고 보스 이미지로 성공했고, 실제로도 MMG의 수장인 릭 로스(Rick Ross)가 그 삼각 편대의 각 축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음악적 성향을 보유하고 있어 각자의 앨범은 그 결을 달리한다. 하지만 한 앨범, 한 곡에서 뭉칠 때는 그 다름을 잘 어우러지게 해 시너지를 발휘한다. 문제는 이 셋만이 MMG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백업이 없고, 강한 주전만이 있는 스포츠 구단은 한 시즌을 잘 치르기가 어렵다. 음악이 스포츠처럼 정기적인 활동으로 체력이 소모되는 분야는 아니지만, 어쨌든 MMG는 릭 로스, 왈레, 믹 밀 셋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큰 타격을 입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왈레와 믹 밀이 트위터를 통해 격하게 싸웠을 때, 릭 로스가 허겁지겁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나선 걸지도 모른다. 또한, 릭 로스가 올해만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점도 믹 밀의 수감 생활로 인한 공백에서 기인한 걸 수도 있다.

그렇다고 MMG에 위의 셋을 제외하고 능력 있는 아티스트가 아무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얼마 전, 정말 오랜만에 새 정규 앨범 [Sex Playlist]를 발표한 '왕년 스타' 오마리온(Omarion)도 있고, 말썽쟁이 건플레이(Gunplay), 이름 그대로 신선함을 무기로 하는 라키 프레쉬(Rockie Fresh)도 있다. 그리고 계약 이후로 믹스테입을 꾸준히 발표해온 오하이오 출신의 수염 덥수룩한 래퍼 스탤리(Stalley)가 있다. 바로 그 스탤리가 자신의 첫 스튜디오 앨범 [Ohio]를 발표했다. 그는 이번 앨범으로 모든 사람의 높지 않았던 기대감을 보기 좋게 비웃으며 제대로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어쩌면 MMG의 삼각 편대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수도 있을 정도로 말이다. 축구로 치면 센터 포워드, 야구로 치면 ‘강한 6번 타자’에 스탤리가 자리하게 되는 셈이다.

앨범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스탤리는 오하이오 출신이다. 오하이오는 힙합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동네가 아니며, 힙합보다는 훵크, 개러지 락이 발전한 동네다. 또한, 백인이 절대적으로 많은 인구 분포를 보이고 있어 확실히 LA, 뉴욕과 같은 도시에 비해 힙합 음악이 성행하고 있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Ohio]는 확실히 뚜렷한 지역 색깔을 띠는 앨범은 아니다. 그보다는 스탤리가 어떤 지역의 힙합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고, 또 그것들을 자신의 음악 안에서 어떻게 융합해냈느냐를 관전 포인트로 지니고 있다. 그는 자신의 앨범을 통해 오하이오에 대한 자부심과 그 안에서의 삶은 물론, 서던과 웨스트 코스트의 영향을 받았음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더 고무적인 것은 그가 받은 어떤 영향도 그의 음악적 정체성을 지배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써 스탤리는 그 어떤 지역의 음악도 아닌 ‘스탤리의 음악’을 탄생시킨다.

스탤리의 이번 앨범은 곡 대부분을 믹스테입 [Lincoln Way Nights]을 함께 만든 라샤드(Rashad)가 프로듀싱했다. 라샤드는 대체로 서던 리듬을 베이스로 드럼 패턴을 구성했다. 그 위에 서던 힙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간을 꽉 채우고, 무게감 있는 특유의 신스보다는 비교적 가볍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신스를 중심으로 악기 구성을 하고 있다. 더불어 라샤드가 프로듀싱한 트랙은 아니지만, “What It Be Like”는 서던 리듬 속에서도 브라스를 통해 재지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빈티지 서던'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다). 앨범의 중반부는 독특한 바이브를 지닌 “What It Be Like”는 물론, “One More Shot”, “Always Into Something”로 채워져 있는데, 각 트랙은 사운드나 참여진을 통해 전, 후반부의 곡들보다 좀 더 튄다는 인상을 준다. 특히, “One More Shot”은 앨범의 수록곡 중 가장 트렌디한 면모를 띠고 있어 통일성을 해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고유의 악센트를 강점으로 하는 알앤비 보컬 어거스트 알시나(August Alsina)와 중후한 랩을 뱉는 MMG의 보스 릭 로스가 함께하고 있어 앨범에 없어서는 안 될 킬링 트랙의 역할을 한다. 더불어 전반부와 후반부를 정확히 반으로 가르는 한 지점이 되어 주기도 있다. 물론, 스탤리의 주제 의식은 그와 무관하게 유지되지만 말이다.

♬ Stalley (Feat. Ty Dolla $ign) - Always Into Something

앞서 언급했듯이 [Ohio]에는 웨스트 코스트 음악의 영향을 받은 흔적도 있다. “Jackin’ Chevys”와 “Always Into Something”는 그에 가장 대표적인 곡들이다. 스탤리는 “Jackin Chevys”를 통해 N.W.A의 멤버인 이지-이(Eazy-E)의 노래인 “Boyz –N- The-Hood (Remix)”의 한 구절을 직접 랩으로 소화하기도, 샘플로도 쓰고 있다. “Always Into Something”에서는 타이 달라 싸인(Ty Dolla $ign)의 후렴 가사를 통해 N.W.A의 명곡인 “Fuck The police”와 “Straight Up Out Of Compton”과 그들의 EP 앨범 [100 Miles and Runnin]을 언급하고 있다. ‘Dope man, Dope man, That’s What They Yelling’이란 구절은 N.W.A의 또 다른 노래인 “Gangsta Gangsta” 속 한 구절의 플로우를 차용하고 있다. 사운드적인 측면에서도 역시 N.W.A가 활동하던 당시 웨스트 코스트 힙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악기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부분들은 서부 힙합에 대한 존경의 표시라 해석할 수 있으며, 동시에 오하이오 빈민가에서 마약을 팔았던 과거 자신의 삶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스탤리는 단순히 과거의 삶이 어땠는지를 언급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 다른 특정한 주제에만 사로잡힌 모습을 보이지도 않는다. 대신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대표하는 지역인 오하이오 그 자체를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오하이오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상황을 논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힙합이 성행하지 않음에도 자신의 동네에 관해서 계속해서 이야기한다는 건 상당히 흥미로운 점이다. 그런데 이에 비해 그 이야기들을 표현해내는 스탤리의 랩은 적당한 타이트함만을 유지하고 있어 ‘어디 스타일, 어디 스타일’이라고 지칭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하이오만의 힙합 스타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이 점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생각해보면 MMG 소속의 래퍼들은 자신들이 대표하는(혹은 했던) 지역이 전부 다르다. 릭 로스는 마이애미, 믹 밀은 필라델피아, 왈레는 워싱턴, 그리고 스탤리는 앞서 계속 이야기했듯이 오하이오다. 최근 들어서 그 빈도수가 현저히 떨어지긴 하지만, 그들은 스탤리가 가사 속에서 오하이오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각자 자신들이 나고 자란 지역을 가사 속에 담아내 왔다. 하지만 MMG는 만들어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트렌드에 민감한 메인스트림 힙합의 최전선에 서 있는 레이블이다. 그래서 그들이 대표하는 네 지역의 음악적 특성은 각자의 음악에서 애초부터 찾아보기 어려웠거나 점점 희석되어 가고 있다. 그 점과 스탤리가 오하이오를 계속 외치는 점을 연계해보면, 그는 아티스트로서 가지면 좋을 약간의 특수성을 얻기 위해 자신의 지역을 활용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할 건 스탤리가 이번 앨범에서 여러 지역의 힙합을 섞어 보여준 고유의 스타일이다. [Ohio]는 스탤리가 그 자신만의 스타일을 바탕으로 지난 믹스테입에서 해냈던 몇 번의 증명을 뛰어넘는 더 큰 증명을 해낸 작품이다. 이로써 그는 MMG의 비밀 병기, 다크호스, 식스맨, 와일드카드로 거듭났다.


♬ Stalley - Jackin' Chevys


글│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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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12.7 16:32
    스탤리정말 기대됩니다 진짜잘뽑은 앨범
  • LE
    12.7 16:41
    MMG
  • 12.7 16:45
    잘봣습니다
  • 12.7 21:31
    제 생각과도 비슷하시군요 stalley 가 서부힙합에 영향을 많이 받은거 같은 느낌이 팍팍든거. 개인적으로 저도 군더더기없이 담백하게 리스닝한 앨범입니다. 넘치지 않는 트랙수나 곡 스타일이나 모두 담백한 느낌. 저도 별4개 앨범.
  • 12.7 22:24
    돈냄새 안나는 MMG라니 .. 쏘 푸뤠씌
  • 12.8 02:17
    제가 꼽는 올해 베스트앨범중하나... 굿굿
  • 12.8 12:45

    honest cowboy 듣고 빠졌는데,ㅋㅋㅋㅋㅋ1987 이란 곡을 엄청 좋아함.

  • 12.8 14:32
    굿 역시 라샤드랑 함께한게
    스탤리의 색깔을 담아내기에 베스트가 됬네요!
  • 12.9 11:44
    MMG 앨범들 중 가장 좋았음
  • 12.9 12:53
    전체적인 사운드가 너무좋은 stalley
  • 12.19 11:37
    기대치가 너무 높았는지 저는 그럭저럭 들었네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깔끔한건 인정! 별 3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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