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OMG, 뉴욕에 오다
지난 11월 15일,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공연장 Stage 48에서 AOMG의 미국 투어 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AOMG 소속 아티스트 제이팍(박재범), 사이먼 디(Simon D), 그레이(Gray), 로꼬(Loco), DJ 펌킨(DJ Pumkin)과 함께 미국 3개 도시를 도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또한, 빌보드 닷컴을 포함하여 미국 내 잘 알려진 온라인 케이팝 뉴스 매체인 올케이팝(Allkpop), 숨피(Soompi), 케이팝스타즈(Kpopstarz) 등에 보도되며 많은 케이팝 팬들을 들뜨게 했다. 주최는 미국 내에서 아시안 뮤직 페스티벌 시리즈를 열고 버벌진트(Verbal Jint), 범키(Bumkey), 도끼(Dok2), 빈지노(Beenzino) 등을 초청하여 미주 공연을 함께해온 시바 그룹(SIVA Group)이 맡았다.




이날 모여든 팬들은 한 블록 전체를 빙 둘러쌓을 정도로 인원이 많았다. 공연에 참가하는 관객들은 일반 관객(General Admission), VIP과 VVIP로 각각 나누어졌는데, 일반 관객석은 공연 며칠 전에 이미 매진되었고 많은 이들이 VIP 티켓 구매로 몰리는 바람에 당일에는 VIP 관객들도 줄을 서야 했다.

40분의 기다림을 뒤로하고 드디어 DJ 펌킨과 로꼬가 등장하였으며, "See The Light"등을 부르면서 가볍게 분위기를 달구기 시작했다. 이어 로꼬의 단짝 그레이가 등장하여 "꿈이 뭐야", "감아", "In My Head", "A Real Lady", "위험해" 등을 부르면서 관중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특히 "감아(Hold Me Tight)"와 "In My Head"를 부를 때는 모든 팬이 합창으로 화답하여 로꼬와 그레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처음엔 당차게 등장한 후 신 나게 뛰어다니면서 "푸쳐핸접!"을 외치던 이 둘이 노래가 끝나고 팬들과 대화를 나눌 시간이 되자 갑자기 극도로 수줍어하면서 "사실은 저희가…영어가 좀 서툴러요. 그래서 한국말로 할게요."하는 부분이었다. 그들의 말을 알아들은 한국 팬들은 그런 둘의 모습에 더 크게 반응했고, 못 알아듣는 주변의 외국 팬들을 위해서 바삐 통역을 해주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로꼬와 그레이의 무대가 끝난 후, AOMG의 또 다른 수장 사이먼 디가 등장했다. 그는 패로 먼치 (Pharaohe Monch)의 "Simon Says (Get the F down)" 리믹스와 자신의 시그니처 곡 "사이먼 도미닉", "Where U At", "Stay Cool" 등을 불렀으며,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뉴욕의 팬들에게 다가가 팬들에게 더 큰 환호를 받았다. 특히 힙합 스타들이 여러 곡에서 주로 사용하는 관용구들과 여러 단어를 이어나가며 미국 팬들과의 소통을 시도한 사이먼 디는 '정말 야가 부산에서만 나고 자란 아 맞나?' 수준으로 자신감 있게 팬들과 대화했다. 물론 나중에는 로꼬와 그레이처럼 "제가 영어가 좀…...여러분 사투리 알아요? 두유노 사투리?"하는 패턴으로 가긴 했지만….





사이먼 디가 들어가고 등장한 제이팍. 가히 아이돌 스타답게 관객석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는 2명의 댄서를 대동하고 나와 "Know Your Name", "Body 2 Body", "So Good", "Girlfriend" 등 자신의 팝 히트곡 메들리를 차분히 들려주었다.
팝 메들리가 끝난 후, 로꼬가 다시 나와 제이팍과 함께 "사실이야", "NaNa" 등을 불렀으며 이어 그레이와 사이먼 디도 모두 나와 함께 "메트로놈(Metronome)", "미친놈" 등을 부르자 팬들은 더욱더 열광하기 시작했다. AOMG 멤버들이 워낙 신 나게 무대 위에서 뛰고 있어 나중에는 그들을 한 앵글에 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였고, 심지어 DJ 펌킨까지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제이팍 2집 앨범에 수록된 곡 "Hot"을 앵콜로 부른 그들은 아쉬워하는 팬들을 뒤로 하고 훗날을 기약하며 무대를 떠났다.
전반적으로 공연은 성황리에 끝났다. 오후 3시부터 입장하는 VVIP 패키지는 물론, 공연 후 이뤄진 Meet & Greet, 애프터 파티 등으로 AOMG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이벤트가 다양하게 마련된 점이 특히 눈에 띄었고, 이러한 기획들로 AOMG를 보러 온 많은 팬이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다만 LA 공연의 여파로 보이는 아티스트들의 시차 적응과 피곤함에 대한 토로는 공연을 100%로 즐기러 온 팬들을 잠깐 어리둥절하게 했으며, 무대 세팅이나 영상, 소품 등 비주얼적인 부분들을 조금 더 치밀하고 다양하게 꾸몄다면 들을 거리만큼이나 볼거리가 더 많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결론적으로는 다양한 인종의 팬들이 이들의 히트곡 주요 후렴구를 따라부르며 다 함께 즐겼던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공연이었고, 나아가 랩 가사들도 다 함께 부르게 되길 기대해볼 수 있는 밤이었다. 공연 후 부디 짧은 시간이나마 AOMG 멤버들이 뉴욕을 즐기고 갔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글 | Kayla
사진 | Devin Ik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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