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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Logic - Under Pressure

Melo2014.11.21 07:28추천수 9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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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ic - Under Pressure

Standard Version
01. Intro
02. Soul Food
03. I'm Gone
04. Gang Related
05. Buried Alive
06. Bounce
07. Growing Pains III
08. Never Enough
09. Metropolis
10. Nikki
11. Under Pressure
12. Till The End
Deluxe Edition
13. Driving Ms Daisy (Feat. Childish Gambino)
14. Now
15. Alright (Feat. Big Sean)


올 3월에 래퍼 JJK와의 인터뷰에서 그에게 물었다. “나 랩 잘해!”라고 하는 것마냥 과도하게 격했고, 심지어 부담스러웠던 당신의 예전 랩이 어느 순간부터 정제되어서 균형점을 잘 찾게 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그는 당시에 맨몸으로 씬에 뛰어들어 많은 사건을 거치며 억울함이 쌓였고, 피해의식과 보상심리으로 꽉 차 있어 그랬던 것 같다고 대답했었다. 그런 JJK와 같은 사례를 미루어보면, 랩은 투입될 수 있는 활자의 양이 많기에 일반적인 노래보다 더 화자가 가진 감정이나 생각, 더 나아가 성격, 성향까지도 온전하게 드러낼 수 있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더 본질적으로 파고들면 랩은 리듬과 운율을 더 극적으로 담고 있는 ‘사람의 말’이다. JJK는 인터뷰 당시에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말을 5시간여 동안 쏟아냈는데, 그의 억양, 톤, 의견 정리 방식 등에서 특유의 강단을 느낄 수 있었고, 마치 랩을 한다고 느끼기까지 했다. 물론, 모든 래퍼가 JJK처럼 평소 화법과 랩 스타일이 흡사한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만나본 래퍼 중 꽤나 많은 수가 그러했던 것 같다. 정리하면, 랩은 말의 음악적인 버전이고, 말이 그 사람을 담고 있으니 랩도 당연히 그 사람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라직(Logic) 역시 그렇다. 라직의 성격과 성향은 그의 랩 스타일로도 잘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번 앨범 [Under Pressure]라는 타이틀과 그 타이틀 아래 놓인 많은 이야기를 통해 극적으로 드러난다. ‘Under Pressure’, 압박이나 스트레스를 받음을 뜻한다. 라직은 메릴랜드(Maryland) 주 게이더스버그(Gaithersburg)에서 태어나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부모가 모두 마약과 알코올 중독이었다. 형 역시 마약 판매를 일삼았었다. 사실 빈민가에서 자란 래퍼들은 보통 그 상황에서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며 마약이나 폭력을 일삼고, 갱단과 함께하게 된다. 그러나 라직은 ‘멘탈갑’ 모드로 전철을 밟지 않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채로 본격적으로 랩을 시작한다. 얼마나 멘탈이 강하면 엄마가 자신에게 N 워드(Ni**a)를 서슴지 않고 썼음에도 지금까지도 랩을 할 때 N 워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유년 시절의 불우한 환경은 그에게 어떤 좋지 않은 기억 혹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이는 곧 자연스레 랩을 통해 빈민가를 탈출해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작용한다. “I’m Gone”과 “Gang Related”, “Growing Pains III”과 같은 트랙은 앞서 말한 그 압박감의 배경을 제공하고, “Buried Alive”, “Till The End”와 같은 트랙은 자신의 성공을 꼭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사실 내용적인 측면에서 그가 가진 ‘Under Pressure’를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 키워드를 앨범의 제목으로 쓴 목적 자체가 위와 같은 내용을 담기 위해서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저 ‘Under Pressure’라는 키워드가 랩적인 측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어떨까? 서문의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본다면 이 이야기는 그리 설득력이 없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라직의 랩은 그 누구보다도 타이트하고, 빈틈이 없다. 음절 하나하나를 뱉는 스피팅이 탁월해 기본적으로 한 마디에 많은 음절을 내뱉는 것은 물론, 순간적으로 더 많은 음절을 내뱉을 때도 무리가 없다. 그 천부적인 스피팅은 그의 랩을 통해 에미넴(Eminem)이나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될지라도 그가 단순 그들의 아류가 아니게 한다. 심지어 트랩 리듬에서 3음절씩 끊어 뱉는 플로우조차도 괴물 같은 스피팅을 통해 전형을 비껴간다. 참고로 이 전형의 비껴감은 빌 위더스(Bill Withers), 마빈 게이(Marvin Gaye)의 곡을 샘플로 활용하고, 러프한 드럼으로 고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프로덕션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이에는 DJ 다히(DJ Dahi), S1, 엠페이즈(M-Phazes)도 있지만, 라직의 레이블인 비저너리 뮤직 그룹(Visionary Music Group)의 인하우스 프로듀서인 식스(6ix)가 크게 공헌했다. 프로덕션이 최신의 리듬을 구현하면서도 그안에서 진한 색깔을 뿜어낸 점은 라직의 랩과 함께 이 앨범을 한층 안정적으로 들리게 한다.

♬ Logic - Under Pressure


다시 라직의 랩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나는 그가 어떤 롤모델이 있어 어떤 특정 대상에게 큰 영향을 받아 랩 스타일을 가꾸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에미넴, 켄드릭 라마가 떠오르면서도 스타일이 흡사하다는 말로 평가 절하하기 어렵고, 고유의 스피팅 기술을 꾸려낼 수 있었다고 본다. 대신 라직의 랩에는 그가 살면서 느껴온 압박감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가 여유 있는 환경에서 느긋한 마인드를 가지고 살았다면 이렇게까지 빡빡하게 열을 올려가며 랩을 하지는 않았을 거다. 하지만 라직은 빈민가에서 탈출해 랩으로 성공하기를 고대했고, 그 과정에서 마약에 손을 대거나 각종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웬만큼 이를 갈고, 의지가 투철하지 않으면 그러기가 쉽지 않았을 거다. 더불어 랩 안에 섹스, 마약, 돈에 취한 이야기를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도 어쩌면 가진 것 없는 채로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오로지 랩스킬이 자신의 최대 무기라 생각한 데에서 기인한 것 아닐까.

자신의 서사를 충분히 잘 담아냈고, 타이트한 랩까지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낸 라직은 앨범 전체구성이나 몇 가지 장치를 통해서도 능력을 발현했다. [Under Pressure]는 게토의 삶과 그 속의 자신을 묘사하고, 래퍼가 되기까지를 서술해놓은 켄드릭 라마의 클래식 [Good Kid, m.A.A.d City]과 비슷한 구성을 띈다. 그러나 영향을 받은 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라직의 이번 작품이 켄드릭 라마의 그것을 정확히 가져오지는 않았다. 켄드릭 라마는 완벽한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그 스토리를 세분화하여 각 곡으로 표현해낸 반면에 라직은 각 곡을 그렇게까지 긴밀하게 연결하진 않았다. 니코틴을 의인화한 니키(Nikki)라는 여자가 등장하고, 곡 마지막마다 탈리아(Thalia)라는 이름의 여자 목소리가 들리지만, 켄드릭 라마의 작품 속 쉐런(Sherane)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캐릭터라기보다는 단순 문학적 장치에 가깝다. 사실 그런 앨범 구성이나 장치보다는 오히려 훅이나 브릿지를 꾸리는 방식이 켄드릭 라마와 닮았다. 더불어 라직은 앨범 속의 전체 스토리를 한 편의 영화처럼 가져가기보다는 자기자신의 약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데에 집중한 편이다. 라직 '혼자' 고유의 이야기를 고유의 랩 스타일이나 몇 가지 장치를 통해 담아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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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 Pressure]는 모든 부분에 있어 상당히 고무적인 면모를 보이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라직의 경직된 랩 스타일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의문이기도 하다. 빈틈이 없는 만큼 그 자체는 완벽할지라도 변화하고, 적응하기에는 유연함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 서사의 유무가 현저히 차이가 나긴 하지만, 순전히 랩 스타일만 놓고 보면 라직도 제이다키스(Jadakiss)처럼 ‘복붙 랩’을 구사하지 말란 보장이 없다. 무조건적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시대의 흐름을 무시하고 언제나 같은 스타일의 랩과 음악을 구사하는 건 곧 뒤처짐을 의미한다. 그는 아마 이번 앨범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고 그간 느껴왔던 심리적 압박을 충분히 극복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환경과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Under Pressure’를 이겨낸 라직의 다음 음악이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하며 그동안은 이 멋진 앨범을 즐기려 한다.


글│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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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LEBest베스트
    3 11.21 09:21
    이봐멜로
    그래맞아
    다음 음악은 좀 느슨해질 수도 있겠지
    Keep It Trill할수도 있고
    그의 논리에 대한 의문은 잠시 접어두자구
    JustPlay
    그거면 충분해
  • LE
    3 11.21 09:21
    이봐멜로
    그래맞아
    다음 음악은 좀 느슨해질 수도 있겠지
    Keep It Trill할수도 있고
    그의 논리에 대한 의문은 잠시 접어두자구
    JustPlay
    그거면 충분해
  • 11.21 09:24
    @LE
    ㅋㅋㅋㅋ아 진짜 이분은 정말ㅋㅋㅋㅋㅋㅋ
  • 11.21 09:24
    잘 읽었습니다!
  • 11.21 11:12
    참고로 Logic의 저 형은 아버지에게 까지 약을 팔았다는...
  • 11.21 15:55
    . 하지만 동시에 라직의 경직된 랩 스타일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의문이기도 하다. 빈틈이 없는 만큼 그 자체는 완벽할지라도 변화하고, 적응하기에는 유연함이 없기 때문이다.
    굳이것만 보완될 수 있다면 더 좋을듯 지금도 너무 좋지만
  • 11.21 21:47
    잘 읽었고 전체적으로 공감이 됩니다만 로직의 랩스타일을 환경과 결부시키는 등의 성급한 추측은 조금 아쉽습니다.
  • 11.22 20:51
    1집으로써 성공적
  • 11.23 22:24
    랩이너무딱딱함
  • 11.25 13:55
    2집이 더 기대됨 포텐은 아직도 꽤 많아보임.. 음악뿐만아니라 다양한 예술분야로도 관심이 있어보이고 더 뜰 가능성은 높아보임
  • 2.28 10:06
    랩은 말의 음악적인 버전이고, 말이 그 사람을 담고 있으니 랩도 당연히 그 사람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말 좋은 말이네요 잘읽었습니다^^
  • 3.28 00:24
    전반적으로 노래 러닝타임이 긴 것 빼고는 비트가 좋고, 빠르게 쏘아대는 랩이 좋아서 1집은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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