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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Theophilus London - Vibes

title: [회원구입불가]GDB2014.11.18 12:08추천수 6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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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ophlius London - Vibes

01. Water Me (Feat. Leon Ware)
02. Neu Law
03. Take And Look
04. Can't Stop (Feat. Kanye West)
05. Get Me Right
06. Heartbreaker
07. Do Girls
08. Tribe (Feat. Jesse Boykin Ⅲ)
09. Smoke (Interlude) (Feat. Soko)
10. Smoke Dancehall
11. Need Somebody (Feat. Leon Ware)
12. Figure It Out (Feat. Devonte Hynes & Force MDs)


Vibes[vaɪbz] : 1. (특정한 사람・사물・장소가 풍기는) 느낌   
2. = Vibraphone 

위는 'Vibes'의 사전적 정의이다. 2번은 제외하고 1을 살펴보자. '느낌'이란 단어 자체도 애매한데, 이를 정의로 사용하니 더욱 애매하다. 여기에 '특정한 사람・사물・장소가 풍기는'이 더해지니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하지만 대부분은 어떤 의미인지 느끼고 있을 것이다. 특히 음악에 대입한다면 더욱 그렇다. 게시판 등에서 "이 친구 바이브(혹은 분위기) 개쩌네요."와 비슷한 글은 자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하게 표현하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기 마련인데, 어쩌면 이런 모호함이 이 단어가 가진 매력 아닐까 싶다. 테오필러스 런던(Theophilus London) 역시 그렇다. 이 아티스트가 랩을 하는 건지, 노래를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그 모호함이야말로 테오필러스 런던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테오필러스 런던의 음악은 드럼 머신을 이용한 4비트 드럼 라인과 큰 변동이 없는 베이스라인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전자 음악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여기에 힙합과 알앤비 등의 다양한 스타일을 섞어내는 능력은 테오필러스 런던이 가진 큰 장점이며, 그에게서 프린스(Prince)나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가 연상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데뷔 앨범 [Timez Are Wreid These Days]의 평은 좋지 못했다. 자신의 앨범임에도 주도권을 프로듀서에게 넘겨주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장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란 점에 갇혀, 많은 것들을 담으려다 오히려 앨범을 겉돌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그의 데뷔 앨범은 방향성의 부재와 메인 아티스트로서의 무게감이라는 과제를 다음 앨범에 남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테오필러스 런던은 수많은 리믹스에 참여하고, 다양한 아티스트와 작업하며 경험을 쌓는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칸예 웨스트(Kanye West)였고, 그는 [Vibes]의 총괄 프로듀싱을 맡는다.


theophilus_electru_0.jpg

앨범은 칸예 웨스트의 지휘 아래, '전자음악'이라는 본질에 한층 가까워졌다. 이는 [Yeezus]가 힙합보다는 시카고 하우스에 가까웠다던 칸예 웨스트의 생각과 관련이 있을 것이며, 실제로 [Vibes]는 [Yeezus]와 비슷한 느낌을 선사한다. 드럼과 베이스는 시종일관 강하게 귀를 때리며, 어느 한 악기나 소스가 튀어나오기보단 주고받는 형식을 취한다. 이 때문에 곡 자체는 큰 변화가 없음에도 안에서 흐름을 생성한다. 예를 들어 앨범의 서막을 여는 "Water Me"의 벌스는 리버브가 강하게 걸린 신스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 이후 훅으로 넘어가는 순간 밀려오는 신스 배치는 제목처럼 '물'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런가 하면 "Do Girls"이나 "Can't Stop"과 같이 의도적으로 공간을 비우며 청자에게 쉬어가는 시간을 제공하는 곡도 있다. 이런 형식들은 믹스 셋이나 라이브 셋에서 기승전결을 만들기 위해 취하는 방법의 하나이며, 덕분에 [Vibes]는 난잡했던 전작들에 비해 훨씬 정돈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프로덕션이 정돈되자 테오필러스 런던 역시 더욱 안정되었다. 예전부터 다양한 장르를 섞어냈던 테오필러스 런던이지만, 곡 안에서 부드럽지 못하단 인상을 줬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의 그는 여유롭다. 앨범의 중반부를 담당하는 "Can't Stop"-"Get Me Right"-"Heartbreaker"가 각각 힙합-록-댄스의 박자를 취함에도 이질감 없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점이 그렇다. 앨범 전체가 아닌 곡에 한정해도 이런 장점은 눈에 띈다. 앨범의 유일한 싱글인 "Tribe"을 살펴보면, 테오필러스 런던은 빠르게 랩을 하다가도 훅이 시작하자마자 비트에 주도권을 넘겨주고, 훅이 끝나자 다시 주도권을 찾아온다.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분위기가 "Tribe"로 정점을 찍은 이후 천천히 하강함에도 지루하지 않은 점은 이러한 완급 조절 능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 Theophilus London - Tribe (Feat. Jesse Boykins III)

하지만 해결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일반적으로 앨범은 비슷한 주제를 반복하기에 듣는 이는 사운드와 리듬, 테오필러스 런던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한다. 이러한 집중이 계속된다면 듣는 이는 피로를 느끼기 마련이다. 이를 환기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앨범이나 곡에 서사를 부여하는 것이다. 서사는 사운드와 목소리 외에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앨범의 재생시간을 줄이는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Vibes]는 서사를 찾아보기 어려우며, 이 때문에 그의 랩이나 가사는 소리를 내기 위한 도구에 가깝단 느낌을 준다. 전작보다 신선한 비유나 재밌는 라임 구조가 많음에도, 전혀 빛을 보지 못하는 이유다. 이 점이 더욱 아쉬운 이유는 전반적으로 비슷한 곡들을 배치하고, "Smoke (Interlude)"와 같은 곡을 넣으며 전체적인 흐름에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예쁜 꽃이라도 좋은 흙에 심어야 꽃을 피우듯, 테오필러스 런던의 재능은 칸예 웨스트(Kanye West)나 리온 웨어(Leon Ware)와 같은 당대의 거장들과 손을 잡으며 만개한 듯싶다. 테오필러스 런던은 [Vibes]라는 그물로 디스코, 훵크(Funk), 일렉트로 팝 등, 다양한 장르를 낚아냈다. 단순히 가져오는 것뿐 아니라 각 장르가 유행하던 8~90년대의 느낌마저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그럼에도 [Vibes]가 주는 분위기는 세련됐다. 이는 아무리 좋은 프로덕션이 있었다 해도, 재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제 약 2달을 남긴 2014년에도 수많은 앨범이 나왔고, 또 많은 앨범이 발매되겠지만, 그중에서도 [Vibes]가 주는 'Vibes'는 가장 신선하다고 조심스레 이야기해본다.


글 ㅣ GDB/AN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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