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E (2014년 7월 1주)
한국힙합 신은 힙합엘이에 해외 뉴스가 올라오는 만큼 수많은 소식이 쏟아져 나오는 편도, 하루가 다르게 아티스트들의 결과물들이 마구 빗발치는 편도 아니다. 하지만 한국힙합 신에도 분명 주목할만한 소식들과 결과물들이 존재하며, 힙합엘이와 같은 저널의 역할을 하는 사이트라면 그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윅엘이(WeekLE)라는 콘텐츠를 시작했고, 매주 월요일마다 지난 한 주간의 소식을 꾸준하게 전해오고 있다. 놓친 게 있다면 체크해보시고, 이미 알고 있던 것이라면 힙합엘이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나 봐주시길 바란다. 윅엘이 2014년 7월 1주차다.
* <쇼미더머니 3>가 진행되는 동안 윅엘이는 각 회당 리뷰로 <쇼미더머니 3>를 다룰 예정입니다. 이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쇼미더머니 3> EP.1 : 1차 예선
지난 3일 스타트를 끊은 <쇼미더머니 3>. 어김없이 많은 지원자가 몰린 것, 무반주로 1차 예선을 진행한 것, 오디션장 밖에서 싸이퍼인지 아닌지 모를 애매한 무언가가 진행된 것, 황당한 지원자들의 모습까지, 시즌 3의 첫 회는 시즌 2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 1차 예선에서는 3,000여 명의 지원자 중에 96명이 살아남았으며, 본격적인 2차 예선이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다.
우선, 이번 회에서 참가자 쪽에서 중점적으로 바라볼 만한 부분은 대략 3가지 정도인데, 14년 차 베테랑 래퍼 바스코(Vasco)의 등장, 지난해 디스전을 벌인 졸리 브이(Jolly V)와 타이미(Tymee)의 신경전, YG 엔터테인먼트(YG Entertainment) 소속의 바비(Bobby)와 비아이(B.I)의 출연이 그 3가지다. 물론, 바스코가 저조한 컨디션으로 오디션을 본 점과 비아이가 실수를 당당함으로 무마해보려고 했던 점은 다소 아쉬웠지만, 앞으로도 이 둘을 비롯한 위에서 언급한 이들은 프로그램에 좋은 콘텐츠를 제공할 래퍼들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올티(Olltii), 기리보이(Giriboy), 타래, 뉴챔프(New Champ), 본 편에서는 '난 보여줄 테니!'만 외치고 보여주지 못한(!) 씨잼(C Jamm)도 앞으로의 선전이 기대되는 래퍼들이다. (씨잼의 1차 오디션 영상은 엠넷의 유투브 채널(링크)로 확인해볼 수 있다.) 여담이지만, VMC 소속의 오디(ODEE)가 어느 정도의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탈락했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반면, 프로듀서 진 중에서는 YDG와 일리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의 도끼(Dok2)와 더콰이엇(The Quiett)이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YDG는 실력을 기준으로 보편적인 판단을 하기보다는 다소 황당한 기준으로 참가자를 뽑는 모습을 보였고, 도끼와 더콰이엇은 대체로 자신들이 음악에서 추구하는 최신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참가자를 뽑는 것으로 보였다. 물론, 그런 모습이 어느 정도의 편집을 거쳐 만들어진 이미지라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판단 기준의 기저에 그러한 부분들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다소 황당할지라도, 혹은 다소 냉정할지라도 이 두 팀이 본 경연에서도 더 뚜렷한 색깔을, 더 완성도 높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살포시(?) 예상해본다. 오는 10일에 방송될 <쇼미더머니 3> 2회에서는 96명의 래퍼가 함께하는 2차 예선이 더 본격적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 Melo
버벌진트, 싱글 "반도의흔한랩퍼" 발표
브랜뉴뮤직(Brand New Music) 소속의 버벌진트(Verbal Jint)가 지난 6월 27일, 오랜만에 정식 싱글 "반도의흔한랩퍼"를 발표했다. 이번 싱글은 지난 3월 말 무료로 공개한 "Rewind"처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Go Hard] 시리즈의 신호탄 같은 역할을 하는 곡이다. 곡의 프로듀싱은 버벌진트가 직접 했으며, 브랜뉴뮤직의 식구이자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산이(San E)와 스윙스(Swings)가 참여해 힘을 보탰다.
"반도의흔한랩퍼"라는 제목만 놓고 보면 과거 큰 인기를 얻었던 싱글인 "기름 같은 걸 끼얹나"와 같은 곡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막상 곡이 담고 있는 내용은 앞서 말한 싱글과는 거리가 멀다. '가슴 따뜻한 사랑'같은 주제는 가사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그 자리에는 '흔한 래퍼'라는 키워드가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버벌진트, 산이, 스윙스는 각자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래퍼의 일상을 재기발랄하면서도 자신 있게 표현하며 '반도의흔한랩퍼'라는 다소 난해한 제목을 이유 있는 제목으로 탈바꿈시킨다. 이 같은 버벌진트의 태도는 근 몇 년 간 버벌진트가 구축한 이미지와 무척 동떨어져 있는데, 앨범으로 따지자면 [Go Easy]에서 [Favorite]이나 [누명]으로 회귀한 모습이다. 버벌진트의 프로듀싱 또한 [Favorite]의 수록곡인 "내리막"의 분위기에 "엉덩이가 닮았네"의 스타일을 어느 정도 합친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스타일은 앞서 무료로 공개했던 "Rewind"와 어느 정도 비슷한 느낌을 담고 있기도 하다.
버벌진트가 준비하고 있는 [Go Hard]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단 이 곡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그가 [Go Hard]가 [Go Easy]의 정반대에 위치한 앨범이라는 말을 절대 허투루 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피아노를 치며 보컬을 소화하기보다는 마이크를 잡고 랩을 하며 때로는 그가 자주 언급하는 '지진아들'에게 날이 선 말도 거침없이 내뱉는 흔한 래퍼. 물론 오랜 힙합 팬에게는 친숙한 모습이겠지만, 대중적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이미지도 구축한 상태에서 보여주는 이런 스타일의 음악은 같은 음악이라도 같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Go Hard]에서 만나 볼 버벌진트가 기대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 Pepnorth
* 본 링크 하단의 재생목록을 누르시면 1-1,1-2,2-1,2-2,3-1,3-2 순으로 이어서 감상이 가능합니다.
인사이트 TV, 래퍼들과 함께한 3편의 싸이퍼 영상 공개
CJ E&M의 온라인 채널인 인사이트 TV(Insite TV)가 지난 2일부터 4일에 걸쳐 가리온의 MC 메타(MC Meta)를 비롯한 다수의 래퍼들과 함께 촬영한 싸이퍼 영상을 유투브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 싸이퍼 영상 시리즈는 각 편별로 'Band Collaboration', 'Jazz Hiphop', 'Trap Hiphop'이라는 컨셉을 잡고 촬영을 했으며, 불한당의 다수의 멤버를 비롯해 지조(Zizo), 치타(Cheetha), 우탄(Wutan), 길미(Gilme),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딘딘(Dindin), 진돗개, 로꼬(Loco)가 싸이퍼를 함께 했다. 1편은 관객이 없는 로케이션에서 촬영됐으나 2편과 3편은 가로숫길에 위치한 바 쎄떼 7(Bar Sette 7)에서 관객들과 함께 촬영되었다.
우선, 각 래퍼가 싸이퍼에서 보여주는 자신들의 실력은 둘째치고, 자연스럽게 연출해보려 했지만 결국에는 인위적인 설정을 했다는 티가 많이 났던 싸이퍼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3편의 영상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약간의 불편함을 안겨준다.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래퍼들을 대거 섭외한 것과 싸이퍼의 주제를 계속해서 <쇼미더머니>로 가져가는 것은 물론, 출연하는 래퍼들과 크게 접점이 있어 보이지 않는 '여성 래퍼' 길미의 출연은 출연자들이 생각하는 의도와 그림보다는 인사이트 TV 측이 원하는 그림이 영상에 많이 반영되었음을 의미하기에 그렇다. 또한, 각 래퍼의 파트가 각양각색의(?) 음질의 사전 녹음물, 혹은 현장 녹음물로 구성된 것은 이 싸이퍼 영상이 애초에 어떤 의중을 가지고 만들어졌는 지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키기까지 한다. 그리고 인사이트 TV가 CJ E&M의 온라인 채널이라는 것, 싸이퍼가 공개된 시점이 CJ E&M의 방송사인 엠넷(M.Net)에서 방송하는<쇼미더머니 3>가 시작된 시점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것은 싸이퍼에 출연한 래퍼들이 좋은 의도로 참여하여 좋은 랩을 보여준 것과는 별개로 우리에겐 어딘가 모를 찜찜함을 안긴다. (그동안 인사이트 TV 유투브 채널에 올라온 다른 콘텐츠들을 살펴봤을 때 생겨나는 불편함은 보너스다.)
더불어 'Jazz Hiphop' 편의 싸이퍼 영상에서는 싸이퍼를 시작하기 전에 MC 메타가 '싸이퍼를 보여드릴 건데…'라고 하는데, 그 말과 함께 이 영상 시리즈 자체는 과연 싸이퍼라는 문화를 이렇게 단순히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특정한 콘텐츠로 규정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물론, MC 메타가 싸이퍼라는 문화가 가진 맥락을 모르는, 싸이퍼를 특정 콘텐츠로만 생각할 존재라고 생각하는 건 전혀 아니다. 그 역시 '특정 단체와의 합작'이라는 불가피함을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물리적으로 무언가를 더 할 수도 있는 시간인 총 30여 분에 달하는 영상 시리즈를 통해서 싸이퍼에 대해 문화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오로지 싸이퍼의 단편적인 이미지만을 제공하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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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TV 유투브 채널: 링크
MC 메타 트위터: @mcmetatronical
콸라, 뮤직비디오와 함께 새 싱글 "하히후헤호" 발표
크루 개릴라즈(Guereallaz) 소속의 래퍼 콸라가 지난 1일 새로운 싱글 "하히후헤호"를 발표했다. 이번 싱글은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앨범인 [Young & Great] 이후로 약 7개월 만이다. 싱글에는 메인 곡인 "하히후헤호"와 함께 187, 도넛맨(Donutman), 스타즈 오브 맨(Staz Of Man) 소속의 핼리 스텔라(Halley Stella), DJ 크로키(DJ Crokey)가 함께한 "Big Capital"도 수록되어 있다. 뮤직비디오의 촬영은 크루 리짓 군즈(Legit Goons) 소속의 A.E가 맡았다고 한다.
콸라는 2012년부터 싱글과 앨범은 물론, <쇼미더머니 2>에도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왔는데, 이번에 발표한 "하히후헤호"는 그간의 결과물들을 통틀어서 콸라 본인의 음악적 특징을 가장 잘 이해한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전에 발표했던 부드럽고 멜로디컬한 프로덕션이 주를 이뤘던 싱글 "요란이상해 (Hiccup)"와 [Young & Great] 때보다 훨씬 더 잘 맞는 옷을 입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다른 래퍼들에 비해 월등히 독창적인, 어쩌면 싸이코틱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는 자신의 보이스 톤을 적극 활용해 가사를 전달하는 데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의 랩이 가진 소리 그 자체에 집중한 것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전작들은 무게가 가볍든, 무겁든 간에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었는데, 사실 콸라 특유의 보이스 톤을 고려하면 그 내러티브가 청자들에게 거부감없이 온전히 전달될 수 있는가는 미지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그런 내러티브적 요소를 과감히 포기하고 자신의 독창적인 보이스 톤을 이전보다 더 극적으로 활용한 이번 싱글에 고무적인 편이다, 더불어 뮤직비디오 속 다양한 로케이션과 디테일을 주는 몇몇 아이템, 그리고 파마머리를 한 그의 개성 있는 모습은 이 곡을 더 재미있게, 정확히 말하자면 더 키치하게 만들어주는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이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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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히후헤호" 음원: 링크
개릴라즈 트위터: @Guereallaz / 콸라: @QWALAMAN
쿨키즈, 첫 번째 EP 앨범 [Cool Kids On The Block] 발표
스나이퍼 사운드(Sniper Sound) 소속의 송래퍼와 올해 초에 자신의 첫 앨범인 [틈]을 발표했었던 크루 에어플레인(Airplane) 소속의 키즈케이(KizK)로 구성된 팀인 쿨키즈(Cookids)가 지난 2일, 자신들의 첫 EP 앨범인 [Coolkids On The Block]을 발표했다. 앨범에는 얼마전 열다 크루의 두 멤버와 함께 돕멘션(Dopemantion)이라는 팀으로 앨범을 발표한 프랭크서울(FRANK$EOUL), 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Grandline Entertainment) 소속의 옐라 다이아몬드(Yella Diamond), 뉴메이즈(New Maze)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그외에도 타이틀곡 "SeeYa"에는 아스트로(Astro)의 제이비토(Jay Vito)가 참여했다.
앨범은 다섯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어 다소 단촐한 편이지만, 트랙마다 두 래퍼의 역할 분배가 적절하고, 그래서 각자의 파트에 있어서의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물론, 전반적으로 그들이 보여주는 랩과 훅이 정형화된 구조를 벗어나지 못해 어떤 신선한 한 방은 없지만, 한편으로는 정형화된 구조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앨범에서 드러나는 그 정형화됨은 테크닉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각 곡에서 논하는 주제까지도 적용된다. 그들은 앨범 전반에 걸쳐 가족, 친구, 사랑, 꿈과 같은 20대 초반이 겪는 삶의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이는 다소 식상한 소재들일 수 있으나 평범한 20대 초반의 두 래퍼가 나잇대에 걸맞은 평범한 이야기를 과장됨 없이 평탄하게 늘어놓는다는 건 오히려 공감대 형성과 현실과의 괴리감이 없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고 본다. 그런 보편성을 살리는 중에도 이 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어떤 특수한 지점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긴 했지만 말이다. 부담 없이 듣기에 좋은 짤막한 앨범이었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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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kids On The Block] 음원: 링크
스나이퍼 사운드 공식 홈페이지: http://www.snipersound.com/ / 트위터: @_Snipersound
송래퍼 트위터: @songtak94 / 키즈케이: @KizKo_o
글│ Melo, Pepnorth
이미지│ ATO
편집│Melo
콸라 후드 자켓 모자 맨투맨 전부 슈프림이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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