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 Playlist] Wu-Tang Sound From Shaolin
우탱 클랜(Wu-Tang Clan)은 다소 과장하자면 ‘하나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그 세계에서 다섯 곡만 뽑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지는 의문이기는 하지만, 이 다섯 곡을 시작으로 우탱 클랜의 다른 명곡들을 찾아보는 이들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앨범당 한 곡씩을 꼽아 봤다.
1. "C.R.E.A.M." from [Enter the Wu-Tang (36 Chambers)(1993)]
우탱 클랜의 존재를 제대로 알린 "Protect Ya Neck"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곡이지만, "C.R.E.A.M."은 그 곡을 제치고 뽑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곡이다. "돈이 내 주위 모든 것들을 지배한다 (Cash Rules Everything Around Me)"라는 문장의 축약인 “C.R.E.A.M”. - 원래 동네에서 유행하던 말을 우탱 클랜이 공식화했다는 얘기도 있다 - 가히 우탱 클랜 최고의 유행어가 아닐까 한다. 멤버 각각의 투박하면서도 타이트한 랩도 멋지지만, 역시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멋진 훅(Hook)이 인상적이다. 메소드 맨(Method Man) 특유의 걸쭉한 목소리로 반복하는 "Cash Rules Everything Around Me, C.R.E.A.M! Get The Money, Dollar Dollar Bill Y'all!"가 중독적이다.
2. "As High As Wu-Tang Get" from [Wu-Tang Forever(1997)]
어쩌다 보니 훅이 강렬한 곡을 연이어 뽑게 된다. 올 더리 배스터드(Ol' Dirty Bastard)의 뭔가 나사가 빠진 듯하면서도 강렬한 코러스가 귀를 사로잡고, 즈자(Gza)와 메소드 맨의 견고한 랩이 곡의 구성을 책임진다. 특유의 드럼과 재기 넘치는 샘플 운용이 중독성 있다. [Wu-Tang Forever(1997)] 앨범 내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드럼 사운드가 흐르는 곡. 이 앨범에 앞서 여러 다른 멤버들의 앨범을 통해 ‘다양하고 복잡한 소리’의 실험을 해왔던 우탱의 연금술사 르자(Rza)의 감각이 그 당시 절정이었음을 잘 보여주는 짧고 굵은 곡이다.
3. "Let My Ni**as Live" from [The W(2000)]
나스(Nas)는 우탱의 세계에서 우탱과 관련된 가족이 아닌데, 최초로 우탱과 목소리를 같이 낸 랩퍼이다. 래퀀(Raekwon)의 [Only Built 4 Cuban Linx...]에 수록된 "Verbal Intercourse"에도 참여한 바 있는 나스가 다시 한 번 우탱의 식구들과 인상적인 작업을 한 것이 바로 이 "Let My Ni**as Live"이다. 이 앨범이 나오기 전에 르자는 짐 자무쉬(Jim Jarmusch)가 연출한 <고스트 독(Ghost Dog: The Way of the Samurai)(1999)>의 영화 음악을 맡았다. 그 작업의 영향 때문인지, 영화 <Short Eyes(1977)>에서 따온 대사로 시작되는 이 곡은 영화적 긴장감이 넘치는 곡이다. 거리에서 생존해낸 자신의 강함을 진술하는 랩이 래퀀, 나스, 인스펙타 덱(Inspectah Deck)의 실력 그대로 펼쳐진다.
4. "Rules" from [Iron Flag(2001)]
나도 많은 우탱 팬들처럼 [The W(2000)]에 실망한 이후 우탱 클랜에 관심이 줄어든 사람 중 하나다. 하지만 공개된 싱글 중 이 곡의 드럼 사운드에는 꽂혔다. 풍성한 스크래치 사운드를 좋아하기 때문에 더 마음에 들기도 했다. 특히, "Wu-Tang! Wu-Tang!"하고 외치는 부분이 참 좋았고, 메소드 맨의 찰진 랩도 인상적이었다. [Iron Flag]의 전곡을 다 돌려 들어도 결국 이 곡이 제일 좋았다.
5. "The Heart Gently Weeps" from [8 Diagrams(2007)]
이 곡은 비틀즈(The Beatles)의 "While My Guitar Gently Weeps"에서 따온 곡이다. 르자는 원곡을 작곡한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을 향한 존경심으로 그의 아들인 대니 해리슨(Dhani Harrison)에게 리듬 기타의 연주를 부탁했다. 곡을 관통하는 보컬에는 에리카 바두(Erykah Badu)가, 리드 기타에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의 전 기타리스트 존 프루시안테(John Frusciante)가 도움을 주었다. 사실 샘플링으로는 원곡이 아닌 블루스 기타리스트 지미 폰더(Jimmy Ponder)가 커버한 버전을 썼다. 곡의 뮤직비디오는 ‘일본의 게이샤’가 전면 배치되어 있는데, 그룹 이름부터 시작해 매번 이어져 온 그들의 동양 문화에 대한 관심과 오마주의 반영이라 할 수 있겠다. 곡은 서정적이고 듣기 편안하다. 투박함과 거친 느낌이 장점이었던 우탱의 음악이 상당히 변화했다고도 느껴진다.
이 정도로 우탱 클랜 앨범마다 나름의 추천곡을 뽑아 봤다. 주관적인 판단이 섞일 수밖에 없는 선곡이기에 '왜 이 곡이 없어?!'라고 하나하나 흥분하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 사실 우탱의 곡에서 몇 곡만을 뽑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처음에도 말했듯 이 곡들은 더 많은 곡을 찾아 듣기 위한 시작 리스트에 불과하다.




추려서 1cd로 나왔으면 엔터더우탱이랑 맞먹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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