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티스트 열전] Wu-Tang Clan

1. Wu-Tang Clan From Sholin
우탱 클랜은 자신들이 샤오린(Sholin, 소림(少林))이라고 부르는, 뉴욕의 스테이튼 아일랜드(Staten Island)를 근거지로 하는 힙합 그룹이다. 일일이 불러보자면, 르자(RZA), 즈자(GZA), 메소드 맨(Method Man), 래퀀(Raekwon),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 인스펙타 덱(Inspectah Deck), 유-갓(U-God), 매스타 킬라(Masta Killa), 그리고 고인이 된 올 더리 배스터드(Ol' Dirty Bastard)로 구성되어 있다. 언젠가부터 세상을 떠난 올 더리 배스터드를 대신하여, 초창기부터 긴 시간을 함께해 온 캐퍼도나(Cappadonna)가 활약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스테이튼 아일랜드 출신인 것은 아니지만(올 더리 배스터드, 즈자, 마스타 킬라는 브루클린(Brooklyn) 출신), 이들의 정신적인 고향으로 스테이튼 아일랜드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탱 클랜은 90년 초기에 핵심 멤버이자 걸출한 프로듀서인 르자에 의해 소집된다. 그룹의 이름은 <소림과 무당파(Shaolin and Wu Tang)>라는 영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추후에 붙인 'Wu-Tang'의 뜻이 참 재미있다. "우리는 보통 딴 녀석들 옷을 훔친다 (We Usually Take All Ni**as' Garments)", "재치 있고 예측 불가능한 재능과 타고난 실력 (Witty Unpredictable Talent And Natural Game)", "우주의 지혜, 깨달은 자의 세계를 위한 알라신의 진리 (Wisdom of the Universe, and the Truth of Allah for the Nation of the Gods)" 등의 약자가 우탱의 이름을 이룬다고 한다. ('Nation of the Gods'는 80년대 성행한 흑인 중심 이슬람 운동 단체다.)
우탱이 처음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1993년에 싱글 "Protect Ya Neck"을 공개하면서부터이다. 특유의 거친 사운드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고, 캣 누(Kat Nu), 사이프레스 힐(Cypress Hill) 등과 함께 진행한 투어도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멤버 각각의 앨범 계약이 속속 진행되지만, ‘우탱 클랜’이라는 집단으로서의 계약은 난항을 겪는다. 결국 Loud/RCA 레코즈가 나섰고, 드디어 1993년 11월, 그 전설의 데뷔 앨범 [Enter the Wu-Tang (36 Chambers)]이 발표된다. 힙합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앨범 중 하나가 공개된 것이었다. 팬들의 열광과 비평가의 찬사를 동시에 이끌어낸 앨범의 독특함과 탁월함은 우탱에게 90년대 힙합 씬을 지배할 강력한 힘을 제공했고, 이어지는 각 멤버들의 솔로 활동이 큰 파급력을 갖게 되는 밑받침이 되었다.

2. And Wu-Tang Saga Continues...
멤버들의 개인 활동은 저마다 훌륭했다. 팀의 프로듀서인 르자는 그레이브디거즈(Gravediggaz)라는 또 다른 그룹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호러코어(Horrorcore) 장르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리고 이미 우탱클랜 앨범에서 "Method Man"이라는 개인 트랙을 선보였던 준비된 스타 메소드 맨 또한 1994년 [Tical]을 발표하며 솔로 행보의 스타트를 끊었고, 앨범의 싱글 "All I Need"로 1995년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 수상까지 해낸다. 올 더리 배스터드도 데뷔 앨범 [Return to the 36 Chambers: The Dirty Version]을 통해 그의 괴상하지만 깊은 세계를 펼쳐 보였으며, 이어서 발표된 래퀀의 [Only Built 4 Cuban Linx...]는 래퀀 자신을 배우로 놓고 프로듀서인 르자를 감독으로 간주한 영화적인 연출 구조로 비평계의 극찬을 이끌어낸다. 즈자의 [Liquid Swords], 고스트페이스 킬라의 [Ironman] 등 솔로 활동들이 왕성하게 이어졌고, 당연히 이 모든 앨범에는 르자가 깊이 관여했다.
요란했던 데뷔작의 기대를 이어받은 두 번째 앨범 [Wu-Tang Forever(1997)] 역시 대성공이었다. 4백만 장이 넘는 판매량은 말할 것도 없고, 비평계와 힙합 팬들에게 모두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투팍(2Pac), 비기(Notorious B.I.G.), 나스(Nas), 스눕 독(Snoop Dogg), 닥터 드레(Dr. Dre)... 90년대를 대표하는 이름들 사이에서도, 90년대 중후반은 그야말로 우탱 클랜이 힙합 신에서 날아다니던 시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탱 클랜의 또 하나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확장성이다. 우탱은 그룹 멤버 외에도 점점 그 식구를 늘려가, 말그대로 문하생을 엄청나게 거느린 하나의 커다란 문파가 되었다. 정식 멤버 9명 외의 우탱 공동체 집단은 '우탱 킬러 비즈(the Wu-Tang Killa Beez)'라고 불리며, 때로는 '우탱 패밀리(Wu-Tang Family)', '우 팸(Wu Fam)'이라고도 일컬어진다. 이들은 우탱 멤버에게서 음악 활동을 위한 여러 형태의 지원을 제공 받으며, 우탱과 같으면서도 다른 음악적 색깔을 공유한다. 특히 프로듀싱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는데, 아메리칸 크림 팀(American Cream Team), GP 우(GP Wu), 킬러아미(Killarmy), 선즈 오브 맨(Sunz Of Man) 등의 그룹과 킬러 프리스트(Killah Priest), 샤이힘(Shyheim), 레머디(Remedy) 등의 솔로 아티스트가 대표적이다. 여성 보컬리스트인 블루 래즈베리(Blue Raspberry)와 테키타(Tekitha)는 우탱 클랜의 앨범과 우탱 멤버 각각의 앨범에서 보컬로서 활약하기도 했다. 이들은 우탱 클랜의 지원 하에서 활동하며, 우탱 클랜의 활동을 다시 지원하는 커다란 우탱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3. The Downfall Of Wu-Tang
2000년에 법적 문제로 활동을 할 수 없던 올 더리 배스터드의 빈자리를 캐퍼도나가 채우고 우탱 클랜은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The W]를 내놓는다. 하지만 평단과 팬들로부터 전과 달리 좋지 못한 반응을 얻는데, 실망의 여파가 다음 앨범인 [Iron Flag (2001)]에까지 이어졌는지, 앨범의 판매량과 화제성이 영광의 시절에 비해 반 토막이 나버렸다. 우탱의 이름이 빛이 바래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4년, 갑작스럽게 핵심 멤버 올 더리 배스터드가 세상을 떠난다. 독특한 언동과 캐릭터 덕분에 우탱 클랜에서 가장 주목을 끌던 멤버 중 하나였기에 우탱으로서는 큰 손실이었다.
이후 6년 만에 [8 Diagrams (2007)]이 공개되지만, 우탱 클랜의 하락세를 감추지는 못했다. 대표 싱글인 "The Heart Gently Weeps"는 풍성한 감성으로 평론가들의 긍정적인 평을 얻었으나 판매량이 매우 아쉬웠다. [Wu-Tang Forever] 시기에만 해도 첫 주에 61만 장을 팔아치운 그룹의 판매량이 1/1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으니 말이다. 중요 멤버의 죽음과 아쉬운 성적표, 이 시기 우탱은 어두운 시기를 겪고 있었다.

4. Still Wu-Tang
앨범 성적으로는 주춤했지만, 우탱 클랜은 의류 사업 우 웨어(Wu-Wear)를 비롯한 여러 사업에서 재미를 보았다. 이들의 독특한 캐릭터는 게임과의 접목까지 가능케 했고, 특히 르자와 메소드 맨의 영화/드라마 분야에서의 잔잔한 성공은 인상적이었다. [Wu-Tang Meets The Indie Culture]라는 인디 뮤지션과 함께하는 특색 있는 프로젝트로 유연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인데, 우탱은 이런저런 확장된 활동과 언더그라운드, 메이저를 아우르는 다양한 협력 관계를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점진적인 진화를 하고 있다. 계속하여 세븐엘 앤 에소테릭(7L & Esoteric)과의 작업을 이어가며, 양질의 작품을 생산하고 있는 인스펙타 덱의 경우가 좋은 예다.
그렇게 20년이 흘렀다. 2013 코첼라(Coachella)에서 올 더리 배스터드의 홀로그램을 포함한 멤버 전원의 재결합 무대는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고, 20주년 기념 전시회를 포함한 각종 행사, 관련 한정판 상품이 팬들을 열광시켰다. 후배 아티스트들은 저마다 경의를 표하며 축하를 전했고, 매체들도 앞다투어 관련 소식을 다루는 등 우탱 클랜의 20주년은 그야말로 축제다.
이 20주년을 앞두고 [8 Diagrams (2007)]에 이은 여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의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었다. 데뷔작 [Enter The Wu-Tang (36 Chambers)] 발매 20주년을 기념하여 2013년 안에는 나온다는 계획이었는데, 아마도 2014년이 되어야 그 실체를 만날 듯하다. 멤버들 간의 의견이 엇갈린다는 소식도 있지만, 앨범 진척 상황을 꾸준히 알리는 등 그 의지만은 확실해 보인다. 새 앨범의 제목은 [A Better Tomorrow]라고 한다. 우탱 클랜, 그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해 본다.
글 | Mr. TExt
편집│soulitude
[더 탐구해볼 이야기]
1. 래퀀의 [Only Built 4 Cuban Linx...]는 Mafioso Rap(마피아(특히 미국)와 조직범죄에 관련된 내용의 랩)의 선구자 격의 작품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이후에 많은 랩퍼들의 앨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죠. 탄탄한 묘사와 진술로, 어떤 평론가는 '우탱 클랜 내에서 최고의 스토리텔러'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거 안 들어보신 분은 꼭 들으시고, 좋아하시는 분은 다시 한 번 돌리시는 거 추천합니다.
2. 예고된 새 앨범의 제목인 [A Better Tomorrow]는 80년대를 풍미했던, 오우삼 감독, 주윤발, 장국영 주연의 영화 <영웅본색(英雄本色)(1986)>의 영어 제목입니다.
그리고 일찌감치 우탱의 최고 히트작 [Wu-Tang Forever(1997)]의 Disc one에 10번 트랙의 제목으로 등장한 바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추측되며, 공개될 새 앨범에서 영화와 어떤 연관성(샘플링 여부, 대사의 삽입 여부)이 있을지 참 기대됩니다.
우탱 클랜은 파고들수록 재미있는 무언가가 있네요.
얼른 신보나와주길
죄송합니다(성탄절엔 관용을)
위대함을 늦게 깨닳아서 반성중입니다.
[더 탐구해볼 이야기]
1. 래퀀의 [Only Built 4 Cuban Linx...]는 Mafioso Rap(마피아(특히 미국)와 조직범죄에 관련된 내용의 랩)의 선구자 격의 작품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이후에 많은 랩퍼들의 앨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죠. 탄탄한 묘사와 진술로, 어떤 평론가는 '우탱 클랜 내에서 최고의 스토리텔러'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거 안 들어보신 분은 꼭 들으시고, 좋아하시는 분은 다시 한 번 돌리시는 거 추천합니다.
2. 예고된 새 앨범의 제목인 [A Better Tomorrow]는 80년대를 풍미했던, 오우삼 감독, 주윤발, 장국영 주연의 영화 <영웅본색(英雄本色)(1986)>의 영어 제목입니다.
그리고 일찌감치 우탱의 최고 히트작 [Wu-Tang Forever(1997)]의 Disc one에 10번 트랙의 제목으로 등장한 바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추측되며, 공개될 새 앨범에서 영화와 어떤 연관성(샘플링 여부, 대사의 삽입 여부)이 있을지 참 기대됩니다.
우탱 클랜은 파고들수록 재미있는 무언가가 있네요.
왠지 모르게 더 큰 리스펙을 표하고 싶기도 합니다..우탱 클랜에 관한 글 감사드립니다.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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