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쪽에서는 그런 척 해놓고 저스디스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듯한 글들이 조금 보여서, 그냥 제 생각을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LIT 자체에 '2'라는 숫자 자체가 굉장히 큰 상징성을 가집니다. 단순히 앨범 자체도 2CD로 나뉘어있기도 하고, 가사 내외적으로 보이는 주황과 파랑이라는 보색의 대비도 있고, 좀 더 파고들자면 앨범 내에 나타난 화자(자아)의 수로 볼 수도 있고요. 여기까지는 그래도 투명하게 보이게끔 의도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해석할 수 있는 양면성은 이 정도가 끝일까요?
많은 앨범에서, 해석의 방향성은 보통 첫 트랙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앨범을 해석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키가 있다면 가장 인상적인 부분에 넣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령 첫 소절이라던가, 마지막 소절, 혹은 반복적으로 나오는 후렴구 같은 것들이요. 그리고, LIT의 1번 트랙 LIT(...)의 훅에는 다음 라인이 나옵니다: "I’m lost in translation 걍 할 뿐이야 display를"
해당 라인에서의 display가 펀치라인이라는 사실은 다들 아실텐데요, 저는 그 펀치라인에서 노골적인 힌트를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Display(전시) = Diss-play(디스) = THIS-play(저스디스의 놀이, 혹은 저스디스가 재생하는 무언가).
저스디스는 대부분의 트랙에 이중적인 의미를 포함시켰습니다. 타 래퍼들,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 등 수많은 대상에 대한 분노(diss)가 그 중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본인의 이야기, 즉 저스디스의 play입니다. 그리고 저스디스는 이 모두를 그저 '전시'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말합니다.
따라서 LIT이란 앨범은 애초에 양면이 모두 읽힐 수 있게끔 설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쪽이 정답이 아니라, 디스도 자기 얘기도 모두 정답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Don't Cross만 봐도 빈지노 디스도 맞고, 본인의 힙합에 대한 은유도 맞습니다. (후에 THISpatch에서도 대놓고 "So cool 한척한게 최선" 라인을 인용했으니 디스가 아니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메시지의 공존 자체가 정답이니 "이 모든게 릿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이겠지요...ㅋㅋ
하여간 제 생각은 이랬습니다. 열려있는 여러 의견을 환영합니다! 꼭 제 해석에 대한 반박 뿐만 아니라, 이외에도 앨범에서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양면적인 요소가 있다면 재미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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