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네요.
좋다는 감상을 넘어 크루? 멤버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크게 2가지로 더 발전되고 인상적인 개선점이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1. 주제의식과 스토리텔링
2. 샘플링에 대한 심리적 허들 완화 입니다
먼저 스토리텔링 면에서는 개인적으로 이전 앨범에서는 "우리 힙하고 다르고 새로워" 라는 인상이 강했고
그 외에 크게 느껴지는 이미지나 메시지는 없었는데요,
이번 앨범에서는 인트로부터 속된말로 "우리 추억팔이 할거야" 라는 쉽고 간단한 메시지를 빡 던지고
이후 트랙들도 이 주제를 중심으로 완결성있게, 유기적으로 곡이 전개됩니다.
앨범에서 가장 긴 트랙이자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곡에서 벅차오르는 감정이 극대화되는데
유치하다기보단 굉장히 왕도적인 전개의 마무리 구성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어쩌면 '유년기의 추억'이란 주제에 딱 맞는 분위기의 엔딩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두번째로 감탄했던 내용은 샘플링과 레퍼런스 관련인데요,
대중들이 가진 샘플링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완전 내릴 수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케이플립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도 샘플링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올해 가장 좋게 들은 앨범들의 공통점이 되어버렸네요
저같은 음악에 조예가 없는 범부 입장에서 이전까지는 샘플링이 조금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냐면
내가 잘 모르는 과거 어떤 곡의 숨겨진 부분을 비틀어서 최대한 숨겨놓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이게 모르는 곡을 알게 되었을 때 오 신기하다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긴 했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흠.. 그렇구나 정도에서 끝났거든요
근데 이번 앨범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 법한 레퍼런스를 활용했습니다.
소위 "와 이 노래 아시는구나" 의 초-흥분 상태로 들을 수 있었다는 거에요
사실 먼지는 이전에도 서브컬쳐쪽에서 대유행했거나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소스를 활용했던 적이 많거든요
이번에는 주제의식도 그렇고 특히 추억보정이 들어가서 그런지 이게 파괴력이 더 있었습니다.
시스템서울은 디지코어, 더 나아가서 서브컬처 소스 짜집기가 중심인 다리아코어 향기가 많이 나는 그룹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힙합에 익숙하신 분들은 좀 거부감이 느껴질 수 있다고도 생각하구요
근데 이 장르의 강점은 내가 평소에 들어봤거나 좋아했던 원 소스가 등장했을 때 극대화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케이플립이나 SSPop 시리즈처럼 앞으로도 대중적인 곡을 샘플링한 노래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앨범이 그 시발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진짜 너무너무 좋게 들었습니다.
락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이 파란노을 처음 들었을 때 이랬을까요
솔직히 아직도 기존 힙합팬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워보여서, 연말 수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 싶긴 한데요
조금만 씬에 정착하게 된다면 기존 힙합씬을 뒤흔들만한 잠재력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 베스트 트랙은 마지막 트랙 'aNYOnE - 나의어린시절-'
https://youtu.be/kBZGmuA5-Vs?si=o5d-BwskEG6N7aaJ
글 잘 쓰시네여 저도 마지막 트랙이 정말 좋았어요!!
저도 마지막 트랙이 최애인데 아쉬운건 통 샘플링이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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