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녹색이념
이 앨범은 제 머릿속 명실공히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앨범을 진짜로 이때까지 들은 앨범 중 가장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실은 이 앨범보다 좋은 사운드는 참고 넘치죠. 허나, 이 앨범이 아직도 제 머릿속 1순위인 이유는, 시간이 이 앨범을 구축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진짜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어리둥절 했습니다. 그의 랩은 심심하니 수면제가 따로 없었고, 사운드는 부실해 보였거든요. 그러나 가사가 진짜 와닿았습니다. 붉은 융단이나, 대마초 같은 곡들. 여기에 나오는 사회의 문제점, 가령 물질주의나 집단주의 같은 것들이 저도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 생각에 동참하게 되었고, 지금은 그 동참한 기억들이 아직 이 앨범을 명반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뽑은 이유가 이런 감성팔이식 이유 뿐만은 아닙니다. 이 앨범의 서사, 흐름이 아주 솔직하며, 그 솔직함만큼 전해지는 감정이 매우 낭만을 불러 일으킵니다. 특히, 사실상 마지막 곡이라 할 수 있는 "제자리"는 그 터널 끝의 빛을 보여주는 듯한 비트와 다 끝난듯이 내리 깔리는 김태균의 랩이 정말 거대한 여정을 끝마친듯 낭만을 줍니다. 뭔가 개소리가 쓸수록 많아지는 것 같으니 이만 끊겠습니다.
2. 2 MANY HOMES 4 1 KID
이 앨범은 아주 폭력적이며, 감정을 쏟아내는 느낌이 들지만, 정말로 솔직한 말과 서사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분노로 자신의 우울을 감싸는 듯한 기분을 받습니다. "motherfxxker"만 보아도, 자신은 컵라면으로 방 채우면서 살고, 자신은 엄마에게 돈 벌수 있다며 거짓말을 치며, 인관 관계를 거절해서 정말 혼자가 된 것, 등을 분노로만 말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비애로만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증명하듯 "아뜰리에"에서는 아예 술로인해 분열된 세 자아의 이야기를 하고 있죠. 또한, 이 앨범에서 또한 사회 비판이 등장하는데, 당연히 위에서도 말했듯 정말 폭력적이고, 감정을 쏟아내며 비판을 합니다. "씹XX"의 '그리고 똑같이 닥치고 있던
선생과 경찰도 문제인거지. 이 병신들 대학이 삶의 절반이란 선생 말 믿었네.' 같은 라인이 대표적이죠. 개인적으로, 이 앨범의 서사 표현은 특이하다 생각합니다. 곡 개개인은 서사가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지만, 이어 붙이면 서사가 되기 때문이죠. 여기에는 특히 home 스킷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home이라는 것은 앨범 소개에 따르면, 저스디스 본인의 생각들을 말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home 스킷은 저스디스의 생각의 전환점을 나타내고, 이것이 이 앨범 서사의 쐐기돌이 되면서, 중심이 되는 거죠. 이것도 쓰면 쓸수록 개소리가 되는 것 같으니 넘기겠습니다.
3. 밭
좀 놀랐을 수도 있습니다. 위에 앨범들은 어느정도 영향력있고, 인정받는 명반이지만, 갑자기 저게 왜 나오냐구요. 허나 전 이 앨범이 녹색이념과 동급까지 쳐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말해보죠. 우선, 전 이 앨범의 사운드가 아주 마음에 듭니다. 이 앨범의 사운드는 재즈랩인데, 이 사운드가 약간 짙게 안개낀 것 같은? 약간 평안하면서 불안한 마음이 내재된 상태같아서 마음에 듭니다. 그게 특히 들어나는게 인트로 "장미밭"인데, 비틀즈의 strawberry fields forever로 들어와서 유영하는 것 같은 비트로 떠돌다가 자리를 잡은듯 튀어나오는 오도마의 랩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그래서 본인은 밭의 후반 트랙을 많이 좋아하진 않습니다. 살짝 익페향?이 나는 탓에... 그래도 제가 녹색이념 동급까지 치는 이유는 가사입니다. 밭의 가사는 감정적 호소가 비교적 적은 대신에, 가사 내용 그 자체로서 깊습니다. 일단 밭의 가사는 야스퍼스의 유신론적 실존주의를 기반으로 두고 있는지라, 더욱 철학적이며, 정말 농밀합니다. 이런 가사 자체 만으로 고평가 받을 이유가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이제 할 말이 없으니 끝내겠습니다.
국힙 근본 3앨범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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