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xlznwThWWA
감성을 건드려보겠다고 밑도 끝도 없이, 설득력 없이 '세상에 밀쳐진 연약한 나'를 연출한다는 게 너무 싫어요. 그런 가사와 감성힙합 특유의 음악적 클리셰가 합쳐진 음악을 들으면 단순히 구린 음악을 들은 기분을 넘어서 비이성적일 정도로 불쾌함에 휩싸이는 느낌이에요. 듣고 나서 소감을 제대로 적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이성을 마비시킬 정도의 싫은 감정으로 꽉 차는 느낌이에요. 예술로 자신의 연약한 면을 드러내는 것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지만, 그런 데에도 다 기술과 깊이가 있는데, 그냥 무작정 세상에 치인 자신에 대한 연민을 뻔한 소재와 단어의 조합을 통해서 구걸하는 가사만 떠다니고 감각적 몰입을 이끌어낼 만한 요소는 전혀 없는 음악이 솔직하거나 감성적 가치가 있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 음악이 겸손하고 얌전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에 밑도 끝도 없이 화내고 자랑하면서 씬을 뒤집어놓은 척하는, 나르시시즘에 젖은 음악(예: 스윙스의 <업그레이드 5>)보다 나으니까 그런 음악에 대한 화를 아끼라는 반응도 보이는데, 그런 반응에 동의하기가 매우 힘들어요. 오히려 흔한 상황을 흔한 음악 안에서 흔한 단어들의 흔한 조합으로 대충 착하게 늘어놓으면 사람들이 그 식은 목욕물 같은 뜨뜻미지근한 흔함에 알아서 '공감'해줄 것이며, 그것이 그 음악의 힘이라고 여기는 태도에서 더욱 크고 복합적인 나르시시즘이 느껴지거든요. 그냥 저는 이 음악은 태도가 겸손하니 비판도 살살해야 하는 것 따위의 군더더기 없이 구린 건 구린 거고, 좋은 건 좋은 거라는 간단한 규칙을 따르는 것이 좀 더 음악에 건강하게 접근하는 태도라고 봐요.
혹시 예시 곡들을 몇개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일단, 당장 생각나는 것은 타임피버의 동창회와 오반 노래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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