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장만 놓고 봤을때 이게 한국 힙합에 대한 키워드인지 한국 자체에 대한 키워드인지 구분이 안된다는게 킬포........
어쩌면 피타입이 말했던 대로 한국 전체가 거대한 게토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 그럽니다.
이 문장만 놓고 봤을때 이게 한국 힙합에 대한 키워드인지 한국 자체에 대한 키워드인지 구분이 안된다는게 킬포........
어쩌면 피타입이 말했던 대로 한국 전체가 거대한 게토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 그럽니다.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332
스트릿 포에트리 나왔을때 힙합플레이야가 피타입과 진행했던 인터뷰인데, 현 시점에서도 나름의 시사점이 있는 것 같아 가져와 봤습니다.
힙플 : 그럼 이 기회에 ‘폭력적인 잡종문화’라는 말을 다시 정의해줄 수 있나
피타입 : 어쨌거나, 힙합이 폭력성, 내지는 잡종이라는 속성에 의해 태어난 문화라는 생각은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 혹자들이 비판하긴 하지만, 폭력이라는 걸 ‘경쟁적이다’라는 말로 바꾸면 과연 어떨까? 세상의 모든 경쟁은 폭력이다. 그리고, 힙합이 그런 폭력적인 속성을 갖고 있다는 건 변함이 없다. 일례로 배틀을 하는 건 여기밖에 없고, 그건 힙합의 중요한 속성이라고 생각 하거든. ‘잡종’이라는 말 역시 부차적의미로 낮춰 부르는 ‘잡놈’의 ‘잡’과의 동음이의어에 의한 혼동으로 생겨난 오해 같은데, 잡종은 하이브리드고, 두 개 이상이 섞여있으면 잡인 거다. 나는 실제로 도요다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잡종차를 타고 있다. 그렇다고, 그 차가 질이 낮다거나 상대적으로 낮춰 부를 수 있는 차는 아니지 않나. 그리고, 실제로 중국집에서도 잡탕밥이 짬뽕밥보다 비싸다!
(웃음) 잡이 반드시 비하를 의미하는 건 아닌데, 당시의 그 말 자체는 어쩌다 보니 비하발언이 되어버리더라. 물론, 아까 얘기한 것처럼 당시 얽혀있었던 힙합의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과 내 개인 신상에 얽혀있는 얘기들이 더해져서 네거티브한 늬앙스를 증폭시켰던 거기 때문에 분명 내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말 자체가 과연 틀린 것일까?’라고 생각해보면, ‘폭력적인 잡종문화라는 게 우리나라에서 가능할까요?’ 라고 하는, 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존재하고 여전히 유효하지 않나 생각한다.
힙플 : (웃음)재미있는 건, 그때의 화두를 이번 앨범에 다시 소환해서 직접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목화밭도 못 봤고, 피부 색깔 역시도 못 바꿔‘ 라는 한 구절로 앨범의 정체성을 못박고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느낀 건, 피타입이 말하는 한국힙합의 패러다임이 \'외국힙합 따라잡기\'에서 한 프레임 더 넓혀 봤더니, 결국 다시 오리지널 한국힙합으로 귀결됐다는 말로 들렸다.
’나는 목화밭도 못 봤고
피부 색깔 역시도 못 바꿔
코스프레 따윈 니년 오빠 거
이거부터 확실히 못 박고’ – 폭력적인 잡종문화 中
피타입 : 맞다. 다시 로컬라이제이션에 대한 이야기였다. 2008년도 당시, 발언했던 ‘폭력적인 잡종문화’ 라는 말의 핵심은 거듭 말하지만, 토착화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였기 때문에, 다시 그 단어를 꺼냈을 때는 당연히 그때의 얘기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정확히 로컬라이제이션에 대한 문제다. 흔히 우리가 하는 여러 논쟁이 있지 않나, 힙합씬을 둘러싼, 혹은 힙합씬 내에서 벌어지는 그 논쟁들은 결국 내 눈에 ‘로컬라이제이션이 되고 있는 거냐, 혹은 단순히 따라 하는 거냐’의 문제로 비춰졌다. 다양하다고 하는 스타일까지도 결국에는 외국 것에 대한 모방, 혹은 따라잡기로만 바라봐야 되는 건지에 대한 고민들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단 말이다. 애당초 내가 1집을 만들 때의 에티튜드 자체도 ‘제대로 따라 하자’ 였는데 ‘뭐 다를 거 있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소위 비판 받을만한 컨텐츠들이 나올 때마다 ‘어느 부분이 잘못된 건가’하는 딜레마에 빠졌는데, 곰곰히 들여다보니 여전히 딱 그 부분인 것 같았다. ‘힙합다운 힙합’을 시작하면서 말했던 그 내용들..
‘난 의문이다
가죽의 줄무늬가
같아질 수는 없음을
한 숨을 쉴 뿐이다 – 힙합다운 힙합 中’
적어도 우리는 흑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합은 그들이 만들었기 때문에 그들만의 속성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과연 우리한테 이 문화를 흑인처럼 따라 하거나, 아예 흑인들의 카테고리에서 완전히 벗어나버리는 것 두 개의 선택지 밖에 없는 걸까?’ 라는 생각들을 하게 됐을 때, 내 경우에는 그건 아닐 것 같았다는 거다. ‘대한민국 지금 충분히 참담한데? 반도 전체가 게토라고 설정하면 더 많은 얘기가 가능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까지 도달했고, 나는 그 부분에서 내 나름대로의 대안을 내놓고 싶었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이번 앨범이 전반적으로 힙합을 이야기하고, 세상을 이야기하고, 나를 얘기하지만 결국 그 귀결은 로컬라이제이션에 대한 시도로 갔던 이유다.
힙플 : 신인들에 관한 질문들로 이어가 보자. 힙합씬이 그리 꿈같은 동네가 아니라는 걸, 여러 랩퍼들이 간증하고 있는 상황에도 매년 랩퍼 지망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그 모든 지망생들은 랩스타를 바라보고 있겠지. 이 구절은 그런 상황에 관한 구절인 것 같다.
’랩퍼들은 마약 같은 성공 팔고
어린아이들은 꿈이란 이름의 마약 빨고
나는 목화밭도 못 봤고
내가 사는 현실 역시도 못 바꿔 – 이방인 中’
피타입 : 소위 차붐의 \'빨아삐리뽕\'이나 여타가사에서 진부한 클리셰라고 표현했던 얘기들. 결국에는 ‘이방인’이나 ‘광화문’같은 얘기들도 그렇지만, 힙합에 관한 얘기를 힙합얘기로 끝나지 않게, 내 얘기는 내 얘기에서 끝나지 않고, 세상에 대한 얘기는 세상 얘기에서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앨범의 미션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야기를 혼재시키고, 융합 시키려고 했던 시도가 몇 곡에서 있었는데, 특히, 이 곡의 가사가 그렇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가사를 쓰는 내 모습으로부터 시작해서 세대차이를 이야기하고, 전화기 속에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 하다가 나중에 가서는 씬의 얘기로 끝나는 그런, 혼재되고 뒤섞인 이야기 말이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 판에서 내가 가장 거부 반응을 가지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게 바로 정확히 짚어낸 대로 지금의 이방인 같은 상황에 관한 이야기였다.
모두가 성공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꿈을 좇았더니 성공했다’라는 이야기를 할 때, 아이들은 그걸 바라보고 랩스타의 대한 환상을 품으며, 랩씬으로 들어오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 상황은 결국 로컬라이제이션으로 연결된다. 로컬라이제이션을 얘기할 때 가장 핵심포인트로 짚어야 하는 부분이 ‘힙합을 직업으로 생각하고 달려드는 아이들이 많다’라는 거거든. 그 얘기인 즉, 아이들은 ‘힙합을 하나의 기술로서 인지하고 있다’라는 거고, 결국 그 시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다시 ‘힙합을 문화가 아닌 음악장르로 받아들인다’라는 이야기로 돌아간다. 그런데, 문제는 힙합이 일개 음악 스타일이 되어버린다면, 결국에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하는 어린 친구들은 이 문화를 ‘어떤걸 내가 쉬우면서 멋있게 할 수 있을까’라는 옵션으로만 판단을 하게 된다는 거다. 그랬을 때 이 문화는 하나의 직업 옵션에 지나지 않게 될 거고, 삶의 가치관으로서는 기능을 잃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쇼미더머니에 3~4천명이 몰리는 이유도 정확하게 이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초, 중, 고등학교에서 획일화된 교육을 받고, 대입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서 경주마처럼 살다가 대입자체가 존재 가치를 잃은 시대가 도래하니, 아이들은 새로운 직업에 눈을 돌리게 됐고, 그 옵션 중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가장 달콤하게 다가왔을 거다. 그리고, 그 연예인의 여러 옵션 중에 가장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게 힙합 뮤지션이었을 거라고 보는데, 그래서 결국, 이 꼬라지가 났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이 ‘너희가 뭘 하고 살건, 네가 행복하면 된 거야’라는 교육을 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란 말이다. 직업을 고민하게 되고, 그 직업 중에 하나로 힙합을 골라잡게 되는 상황이 된 거다. 그러니 당연히 그 시점에서 랩퍼들의 ‘나는 잘 살게 됐단다’라는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아이들에게 마약 같은 효과를 불러일으켰을 거다. 그건 마치, 모든 화이트 칼라들의 우상이 빌게이츠고, 스티브잡스가 되는 거랑 똑같은 논리다. 하나의 성공담을 시스템에 있는 노예들이 우상처럼 받아 들고 따라가게 되는 거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랩퍼들이 성공담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보는 건 아니다. 성공한 아이들이 성공한 이야기를 하는 게 뭐가 나쁘겠어. 다만, 그것으로 인해 이런 부작용이 일어나는 이 상황 자체가 굉장히 웃긴 거지. 결국, 원흉은 시스템일 테고 내가 포착한 부분은 그 부분인 거다.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332
스트릿 포에트리 나왔을때 힙합플레이야가 피타입과 진행했던 인터뷰인데, 현 시점에서도 나름의 시사점이 있는 것 같아 가져와 봤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본문에 쓰셨어도 괜찮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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