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앨범에서 가장 우려했던 일이 더이상 이 사람의 랩이 신선하지 않게 들릴지에 대한 것이었는데 예상대로 ap컴필, 월간 ap에서 들은 벌스 보다 신선한 벌스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윙스 앨범 중 업그레이드4 같이 담백하게 하는 랩을 선호하는데 컴필 때 side, chairman freestyle 같은 곡은 제 취향이 아님에도 분명 좋았습니다. 스윙스가 감이 떨어졌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 지금 업글5를 얘기하려면 사실상 컴필의 연장선으로 봐야되는데, 현재 ap알케미가 저평가 받는 이유(스윙스 행보 제외)는 컴필 이후에 신예들의 활약이 너무 없습니다. 노윤하 칠린호미는 원래 잘 하는 애들이니 제외하고 오카시 혜민송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냈습니다. 컴필에서 좋게 들은 듀티, 신지항, 밤샘, 김상민은 기대했는데 말이죠. 컴필 이후로도 스윙스가 월간ap 노래를 계속 내는 것도 아마 아티스트들한테도 부담이 가서 본인이 메꾸는 게 아닐가 싶습니다. 전성기 때라면 뭘 해도 박수쳐줬겠지만 지금 스윙스는 전성기도 아니고 휴식을 하면서 양보단 질적으로 본인 랩을 다듬었어야 했습니다. 결국 소재는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블랙넛 씨잼이 괜히 앨범을 안 내는 게 아닙니다. 할 얘기가 없어서 못 내는 겁니다. 스윙스는 자기 곁에 앨범을 미루는 사람이 많기에 그 반발작용으로 더 노래를 많이 낸 거일 수도 있습니다. 이게 다른 직업이었으면 그 점에서 가산점을 줄 수 있겠다만 음악은 기록으로 평생 남는 것이기에 질이 낮은 노래는 본인 커리어에 오점밖에 안 됩니다. 업글5 평에서 가장 많이 나온 얘기가 비트와 피처링은 좋은데 정작 앨범 주인의 랩과 가사가 올드하다였습니다. 경우는 좀 다르지만 제가 트레비스 스캇의 utopia를 처음 들었을 때 비슷한 감상이었습니다. 스캇은 신선함과 창의력이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했는데 유토피아의 화려한 비트에 비해 랩이 너무 진부했습니다만(물론 업글5가 더 구립니다) 그 전에 WLR를 낸 카티 때와의 감상은 정확히 반대였습니다. 카티라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현실에서 만나고 싶지는 않은 부류이지만, 그 사람 음악은 혼자 다른 세상에서 사는 것 같이 일반 사람의 상식을 아득히 초월하는 신선하고 창의적입니다. 오늘 카티의 sky를 듣고 magnolia를 들으니 상대적으로 구리더군요. 매그놀리아도 제가 군대 있었을 때 매일 들을 정도로 좋아했던 노래인데 어디 영상에서 들은 스윙스 님 말대로 힙합은 무조건 신선해야합니다. 사람들에게 그동안 사랑받은 만큼 자기 이름값 하는 노래를 내야합니다. 그리고 가사적으로도 너무 실망이었습니다. 제가 평소 외힙 위주로 듣고 가사를 신경 안 쓰는 사람인데도 끔찍했습니다. 컴필 p side에서자신에 빗대는 레인 메이커, 현대판 정주영.. 그 답습 그대로 였습니다. 그 동안의 성장을 말하고 싶은 건 알겠는데 그건 술마시면서 친구나 동료들하고나 하는 거지 언제까지 지겹게 노래에서 리스너들한테 강요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거 상당히 무례하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의 skit, 당신이 음악을 하지 않았고 일반인이었으면 저 따위 말을 수십 만명한테 들려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ap컴필 때는 실제로 대담한 시도이기도 했고 콘서트도 나름 성공적으로 끝마친 '서사'가 있었기에 허용되는 부분이었는데 그 자기자랑을 아직까지 가져온다? 이건 대중들한테 몰매 맞아도 할 말 없습니다. 결론은 제 생각에 스윙스는 현재 감이 죽은 건 아니지만 휴식기를 가져야되고 그러고도 신선한 무언가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본인이 한 말대로 은퇴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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