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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 줌터뷰 일흔세번째 손님 junu님 인터뷰

title: Quasimoto공ZA2023.11.03 17:45조회 수 174댓글 0

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176345493

줌터뷰 배경사진 ep.84.jpg

 

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음악 관련 인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junu (이하 j) : 안녕하세요, 저는 만 15살이고 서울에서 비트메이킹을 하고 있는 junu입니다.

 

 

 : 비트메이킹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j : 제가 이전부터 음악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까 항상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 같은 게 있었어요.

2021년 12월 말 즈음에 제 친구가 FL 스튜디오 계정을 빌려주면서 '너 음악 하고 싶으면 한 번 해 봐'라고 이야기해줘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작업할 때는 FL 스튜디오 밖에 안 씁니다.

 :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하신 음악들도 들어보니까 붐뱁, 트랩, 전자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비트를 만드시더라구요.

이처럼 다양한 음악을 장르적으로 구현하는데 큰 무리는 없으셨나요?

j : 제가 워낙 한 가지 일에 집중을 잘 못 하고 이 음악 저 음악 번갈아가면서 듣는 스타일이거든요.

만약에 제가 비프리 님의 [FREE THE BEAST]를 들었다고 쳤을 때, 그건 멤피스와 트랩이 합쳐진 스타일이잖아요?

그걸 듣고 감명을 받아서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하고자 하죠.

관심이 가는 게 바뀔 때마다 자연스럽게 제가 관심있어 하는 사운드를 어떤 방식으로든 만들어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 저도 작업물들을 들어보면서 괜찮은 트랙들이 참 많았는데, 본인은 업로드하신 곡 중에서 어떤 트랙이 제일 마음에 드셨나요?

j : 딱히 어느 하나를 애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KING SOUTH G 형과 같이 한 음악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말 그대로 달리고 폭주하는 느낌이 나서 화 날 때도 많이 듣고, 곡 길이가 짧다 보니까 반복재생으로 틀어놓기도 했죠.

KING SOUTH G 형의 피처링은 2만원 이벤트를 통해서 받았고, 이 피처링을 통해 뉴웨이브/MOREMONEY/삼청교육대 관련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했어요.

이 인터뷰에 참여하신 madeinsouthkorea 형과 같이 <Orchestra+Trap..>이라는 비트를 찍기도 했는데, 고등래퍼 시즌 4에 나온 추현승 형이 자기 앨범에 쓰고 싶다고 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가져가기는 했는데 고등학교 3학년이라 입시 준비 때문에 바쁘다고 앨범이 조금 미뤄졌더라구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그 형이 제 비트를 디보 님에게 들려줬는데 좋다고 말씀해주셨다고 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고맙죠.

 : 안 그래도 작업물들의 퀄리티가 괜찮아서 충분히 그럴 반응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곡 제목들도 느낌이 특이한데, 어떻게 이런 제목을 짓게 되셨나요?

j : 보통 사운드클라우드를 보면 제목 오글거리게 짓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게 뭔가 꼴 보기가 싫은 거예요.

근데 프로듀서 핫산말릭 님이 정말 제목을 쿨하게 잘 지으세요. 그래서 그 부분에 영향을 받아서 저도 제목을 그런 식으로 짓게 됐죠.

핫산말릭 님을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해서 레슨도 받으려고 했었는데, 제가 감당하기에는 조금 비싸더라구요.

달에 40 정도였던 것 같은데, 한 25만원 정도면 충분히 받았을 것 같아요. 핫산말릭님은 한국에서 비트를 제일 잘 찍는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 레슨을 안 받아도 충분히 잘 하고 계신 것 같은데, 꼭 레슨을 받아야 될 이유가 있을까요?

j : 곡 내고 다음 스텝으로 가려면 레슨이라는 과정이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것 같아요.

다음 스텝이라고 한다면 제가 올해 목표를 두 개 잡았는데, 하나는 정식 음원 발표이고 다른 하나는 인터뷰 하기인데 후자는 지금 이뤘네요.

전자 같은 경우에는 기백이 형이 준비 중인 [KB 2] 디럭스 버전에 제 비트가 실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것도 현승이 형의 상황처럼 확실하지는 않네요.

제가 만든 곡을 프로를 통해서 정식 음원으로 발매하기까지의 과정이 생각보다 빡세더라구요.

 : 안 그래도 저에게 먼저 DM을 주셔서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 된 음악을 들어보라고 제안을 주신 게 이 인터뷰의 계기가 되었잖아요?

DM 주실 때 인터뷰 진행도 어느 정도 고려하셨던 걸까요?

j : 꼭 그런 건 아닌데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글을 보니까 음악 쪽에 조예가 깊으신 게 느껴져서 이 분이라면 내 곡에 대한 평가를 맡겨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DM을 드렸고 목표 중 하나인 인터뷰까지 진행하게 되었네요.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이적 - <Rain>

 

 : junu님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았고, 본격적인 인터뷰로 넘어가보도록 할게요.

오늘의 첫번째 질문입니다. 가장 최근에 들은 곡은 어떤 노래일까요?

j : 인터뷰를 진행하기 10분 전에 스피커로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이적의 <Rain>이라는 곡입니다. 최근에 비가 많이 와서 이 노래를 자주 듣고 있는데 분위기도 맞고 좋더라구요.

 

 

 

이 곡을 알게 된 계기는 제가 사운드클라우드로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즐겨 듣는데, 887이라는 한 래퍼 분이 이 곡을 기타로 커버해서 올리신 걸 우연찮게 듣게 되었어요. (근데 지금은 계정을 삭제하셨는지 구글링해도 이 분의 정보가 나오지를 않네요.)

처음에는 <Rain>을 커버한 노래인지도 몰랐고 좋아서 들었는데 아무래도 본인이 만든 곡 같지는 않은 거예요.

제목도 원곡이 아닌 <비광>이라고 올리셨던 것 같은데, 가사는 기억이 나서 검색해보았더니 이적의 <Rain>이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이적은 김진표와 함께 패닉이라는 팀으로도 활동했잖아요? 패닉의 2집 [밑]은 실험적인 음악을 했던 음반으로도 유명하구요.

1번 트랙 <냄새>라는 곡을 들어보면 냄새 맡는 소리를 비롯하여 각종 기괴한 소리들이 합쳐져 사운드를 만들고, 그 위를 김진표가 내레이션 형식으로 읽는 것으로 곡이 진행되거든요.

 

 

 

한창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듣다가 패닉의 [밑]이라는 앨범도 알게 되었는데, 들으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알던 익스페리멘탈을 이미 96년도에 한국에서 하고 있었다는 게 놀랍더라구요.

 : 지금 듣고 있는 <Rain>과 패닉의 앨범은 상당히 상반되는 분위기라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죠.

알고리즘을 통해 패닉의 [밑]이라는 앨범을 알게 되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스트리밍 플랫폼은 어떤 걸 쓰시나요?

j : 저는 유튜브 뮤직을 쓰다가 이용 기한이 만기가 돼서 옮기는 김에 애플 뮤직으로 넘어왔어요. 저희 아버지가 애플 뮤직을 사용하고 계시다 보니 가족 공유가 되거든요.

아버지도 음악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죠. 특히 솔리드의 <이 밤의 끝을 잡고> 같은 90년대 중후반 알앤비를 무척 좋아하세요.

저도 마찬가지로 한국 90년대 알앤비/소울의 정서를 리메이크한 베이빌론의 [EGO 90's] 같은 앨범을 좋게 들었어요. 피처링진이나 프로덕션이 말이 안 되거든요.

이현도, 업타운의 정연준이 프로듀싱한 노래도 있고, 피처링으로는 휘성이나 엄정화가 참여하기도 했구요.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IMSICKOFJUN - <473>

 

 : 또 파트 1, 2로 나뉘어져 있어 계절에 맞게 골라듣는 재미도 있는 앨범이기도 하죠.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로는 이적의 <Rain>을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할게요.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나요?

j : 최근에 저는 옛날 노래보다는 요즘에 나온 노래들을 즐겨 들었는데요.

IMSICKOFJUN이라는 한국계 미국인 래퍼라는 아티스트가 있는데, 미국 언더그라운드의 KanKan이라든지 Summrs 스타일의 플럭앤비나 레이지 같은 장르를 주로 하시는 분이에요. 이 분의 <473>이라는 곡입니다.

 

 

 

808 베이스 사운드도 귀에 꽂히고, 곡이 길지도 않다보니까 자주 즐겨들었던 트랙이에요.

IMSICKOFJUN은 생긴 건 완전히 한국인이신데 한국에서 레이지 장르를 하는 다른 아티스트들과는 다르게 완벽하게 소화하고, 이해도 자체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더라구요.

자기도 그걸 아는지 한국 아티스트들과는 작업 안 하고 미국 아티스트들이랑만 교류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미국에서 태어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전남 광주에서 태어났다가 이민을 갔다고 하더라구요.

이 곡 같은 경우에는 KanKan이나 Yeat 같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의 비트를 찍어주는 Sharkboy라는 프로듀서가 프로듀싱에 참여했어요.

앞서 말한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했던 BenjiCold라는 프로듀서도 IMSICKOFJUN과 함께 작업하기도 했구요.

좀 더 주목을 받을 필요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하는 아티스트인 것 같아 소개해보았습니다.

제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린 곡 중에 <pikachu rage>라는 트랙이 있는데, 이 노래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danji라는 분도 IMSICKOFJUN만큼이나 잘 하는 분이에요.

 

 

이 사람도 한국계 미국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BenjiCold에게 극찬을 받으면서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더라구요.

함께 작업하게 된 계기는 인스타스토리에 비트를 보내라는 식으로 올려서 보내보았더니 좋다고 두 시간 만에 Verse를 작업해서 보내줘서 성사되었죠.

그리고 danji가 김상민그는감히전설이라고할수있다와 같이 작업도 하고 친한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이 노래를 올리고 나서 하루 쯤 뒤에 김감전이 저한테 인스타그램 선팔을 걸기도 했어요.

지금 하입받고 있는 사람에게 먼저 팔로우가 온다는 게 무척 신기했죠. 그걸 받고 성공이 생각보다 멀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웃음)

 : 음악 작업을 열심히 하다보면 다양한 아티스트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이 생기는 것 같네요.

지금 추천해주신 IMSICKOFJUN이나 danji 같은 플럭앤비/레이지 장르는 최근에 흥미를 느껴서 자주 듣고 계신 걸까요?

j : 아예 최근은 아니고 한 두 세 달 전 쯤 즐겨 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장르라기보다는 Travis Scott의 [UTOPIA]가 발매된지 얼마 안 돼서 즐겨듣고 있었어요. 사운드 자체가 미래에서 온 것처럼 차원이 다르더라구요.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웻보이즈 - <파랑새에게>

 

 : IMSICKOFJUN, danji와 더불어 최근에는 Travis Scott의 새 앨범을 즐겨듣고 있다고 말씀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junu님의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나요?

j : 홈보이와 하루히라는 아티스트로 이루어진 웻보이즈의 <파랑새에게>라는 곡이에요. 정말 좋은데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2집의 분위기를 특히 더 좋아하는데, 보통 이모힙합이라고 하면 우울하고 자낙스하고,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많잖아요?

하지만 이 앨범은 약 이야기도 없고 실제로 옥탑방에서 사셨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가난한 청춘의 느낌이 많이 나더라구요.

기타가 많이 나오지도 않는데도 옥상달빛 같은 한국 인디 밴드 감성이 앨범을 들으면서 느껴졌어요.

또, 인터넷 방송인 브베의 <마음이 아픈 소년>을 샘플링해서 이 곡을 만들었거든요. 브베는 정말 과소평가된 것 같아요.

 

 

 

<마음이 아픈 소년>을 들어보면 굉장히 미니멀하거든요. 음도 거의 없고, 드럼 진짜 간소하고.. 목소리, 벨 소리, 드럼 이렇게 세 개로만 곡이 이루어져 있거든요.

하지만 어떠한 음악보다도 귀가 아니라 곧바로 마음으로 꽂히는 듯한 인상을 주었고, 음악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역량이 부족할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감성은 누구보다 뛰어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곡을 고급지게 리메이크함으로써 좀 더 듣기 좋은 트랙을 웻보이즈가 만들어냈죠.

스토리도 있고 실제로 주변에서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 추천해보았습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웻보이즈의 1집을 좀 더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선유도 공원>은 가끔 밖을 돌아다닐 때 듣기 참 좋더라구요.

이렇게 좋아하는 웻보이즈를 주변에 영업도 하고 그러셨나요?

j : 네, 효찬이라는 친구에게 이 곡을 추천하면서 들어보라고 했더니 좋다는 반응이 나오더라구요.

웻보이즈는 편안한 감성이 있기 때문에 듣는 데 큰 거부감이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힙합을 잘 모르고 르세라핌 좋아하는 친구에게 갑자기 '야, Nas 노래 좆되는데 한 번 들어봐'라고 하면 당연히 거부감이 들잖아요?

요즘에 싱잉 랩은 다들 좋아하기도 하니까, 웻보이즈의 음악은 이지 리스닝 하기에 딱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라이브 영상을 한 번 보니까 홈보이는 한국의 Swae Lee 같은 느낌이 있더라구요. (웃음)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Travis Scott - <TELEKINESIS>

 

 : 라이브 실력은 갸우뚱하게 되는 홈보이지만 음원으로 들었을 때는 힙합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매력을 가졌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니까 뉴웨이브 레코즈 공연에 가신 것 같던에 어떠셨나요?

j : 작년 연말에 헨즈 클럽에서 하는 공연에 갔다 왔는데 전 그런 곳을 난생 처음 가봤거든요. 간판도 없고, 지하라서 친구랑 같이 들어가면서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딱 들어가니까 공연 시작 전에 힙합도 아니고 재즈펑크 곡이 나오더라구요. 그런데 볼륨이 너무 커서 옆에 있는 사람의 말이 아예 안 들렸어요.

그래서 같이 온 친구랑 눈빛 교환하면서 잘못 온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뉴웨이브 레코즈와 어울리는 MC 꼴찌라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가 저를 번쩍 안아서 들더니 백스테이지로 데려간 다음에 KING SOUTH G, 태풍, 희라 님을 다 만나게 해주는 거예요. 실제로 만나기 전에 교류를 종종 했던 분들도 계셨는데 저를 처음 만나니까 못 알아보시더라구요. (웃음)

공연 자체는 굉장히 충격적이었죠. 모쉬핏이라는 관객들끼리 부딪히면서 노는 문화가 있잖아요? 그걸 그 공연에서 처음 경험했거든요.

안 그래도 덩치가 작은 편이라 성인 남성들이 미친듯이 관객석에서 날라다는 걸 보고 조금 무섭기도 했는데 되게 재밌기도 했어요.

최근에는 검정치마의 공연이 너무 가보고 싶은데 티켓팅이 너무 빡셀 것 같은 거예요.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도 그래서 <나랑 아니면>, <Flying Bobs>, <틀린 질문> 같은 곡으로 골랐었는데, Travis Scott의 앨범을 듣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SZA와 Future가 참여한 <TELEKINESIS>라는 곡으로 선정했고, Travis Scott이 앨범을 내기 전에 이집트 피라미드라는 유적지에서 공연을 하겠다고 이야기했었잖아요? 안타깝게도 연기됐지만 이탈리아 쪽에서 다시 공연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구요.

 

 

 

그런 유적지에서 Scott의 라이브를 들으면 레이지의 광란, 털ㄴ업이라는 느낌보다는 진짜 하늘로 올라갈 것 같은 holy한 분위기일 것 같은 거예요. 깜깜한 밤의 콜로세움에서 쏟아지는 조명이 Scott을 내리쬐는 이미지가 머릿 속에 삭 그려지더라구요.

[UTOPIA]는 제가 좋아하는 Kanye의 영향을 받은 듯한 holy한 사운드를 주로 들을 수 있고, Scott은 또 원조 Kanye의 Big Fan이잖아요?

아무래도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것 같고, 또 10년 전에 발매한 [Yeezus] 작업할 때 수록되지 않은 곡을 다시 작업한 트랙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Yeezus]는 지금 들어도 하나도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미래의 음악을 듣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 부분도 정말 미친 것 같아요.

2013년이면 한국에서 <빠빠빠> 같은 곡이 유행했을 시절인데, 그 곡을 지금 들어보면 상당히 촌스럽잖아요?

하지만 Kanye는 10년 전에 발표한 음악을 10년 후에 발표한다고 하더라고 전혀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너무 대단하고 [UTOPIA]가 그 정신을 잘 이은 것 같습니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SZA는 처음에 들었을 때는 표기가 안 나와있으니까 Beyonce인 줄 알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SZA더라구요.

이 곡도 무대를 본다고 상상했을 때 holy한 조명이 Scott과 함께 SZA를 비추는 게 떠오르더라구요.

처음에는 Beyonce인 줄 알았으니까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의 여신 헤라의 이미지가 연상됐어요. SZA는 그 급까지는 아니고 한 아테네 정도?

[UTOPIA]에서는 <TELEKINESIS>도 좋았고, <FE!N>이라는 곡도 기억에 남아요. Playboi Carti가 이 곡을 기점으로 다시 스타일을 한 번 더 바꾸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전작에서는 목소리를 아기 목소리처럼 높여놨잖아요? 그런 것처럼 항상 Playboi Carti는 스타일을 바꾸기 전에 피처링 Verse에서 예고를 했었어요.

예를 들면 Drake의 <Pain 1993>에서 아기 목소리를 처음 보여주면서 다음 앨범에서는 이런 스타일로 돌아올 것이라는 나름의 예고를 했는데, <FE!N>이 비슷한 역할을 하는 거 같아요.

피치 다운된 파트를 처음 들었을 때 Future나 Homixide Gang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Playboi Carti의 Verse였잖아요?

그래서 [Music]이 나온다면 이런 스타일을 적극 활용한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Playboi Carti는 현대 힙합 씬의 선구자 중 한 명이죠. 처음 들었을 때는 '이게 뭐지?' 싶지만 너무 앞서 나갔기 때문에 한 2~3년 뒤에 들으면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Whole Lotta Red]도 처음 나왔을 때는 Carti가 무슨 병 걸린 것처럼 랩 퍼포먼스를 한다고 조롱도 받았었는데, 지금은 레이지 장르를 이끈 수작/명반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구요.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GD & TOP - <Oh Yeah>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로 검정치마-Travis Scott-Kanye West-Playboi Carti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TELEKINESIS>를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여행과 관련된 노래인데요. 여행 가시는 건 좋아하시나요?

j : 여행 좋아하고, 얼마 전에 경주와 부산으로 놀러갔다 왔어요. 여행과 관련된 노래로는 GD & TOP의 <Oh Yeah>를 골라보았습니다.

 

 

 

밤에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는데, 이 곡을 들으면 너무 신나서 전혀 잠이 올 수 없어요.

물론 부모님과 함께 자동차를 타고 내려가는 길이라 스피커로 틀지는 않았고 에어팟으로 혼자 들으면서 둠칫둠친 댄스를 췄죠.

저희 아버지는 차에서 김현철의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 같은 음악을 들으시구요. 저희 아버지는 거의 음악 평론가 수준이시라..

이 앨범은 마지막 네 곡 정도만 빼면 모든 곡이 뱅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고, 1번 트랙 <Intro>부터 GD & TOP이 붐뱁을 하거든요.

옛날 Kanye West가 즐겨 쓰던 칩멍크 기법을 활용한 사운드 위에서 GD가 '88년도 8월 18일생/ 딱 봐도 뭘 가져도 너보단 많은 팔자'라는 라인을 내뱉는데 개쩌는 거죠.

그 다음으로 <High High>, <Oh Yeah> 같은 뱅어 트랙들이 계속 나오는 정말 신나는 앨범이죠.

제가 07년생인데, 요새는 GD가 잘 안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희 세대까지는 빅뱅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MADE]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발매되었었는데, 그 나이면 TV도 많이 보고 음악도 꽤나 듣잖아요?

TV 안에 연예인들의 연예인이었던 GD와 빅뱅이 자주 나오니 자연스럽게 빅뱅의 음악을 접하면서 자랐죠.

2015년에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GD와 태양이 광희와 함께 무대를 한 것도 생방송으로 봤으니 당연히 GD와 빅뱅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다고 생각해요.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Mall Boyz - <Higher>

 

 : 제가 97년생인데 07년생까지 빅뱅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무척 신기하고 빅뱅이 얼마나 대단한 아티스트였는지 실감이 되네요.

여행에 관련된 노래는 GD & TOP의 <Oh Yeah>를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취미와 관련된 노래인데요. junu님의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j : 제가 취미라고 할 게 딱히 없기는 하지만 음악 듣는 건 참 좋아하거든요.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음악을 깊게 듣는 사람들이라도 보통 미국/영국 힙합 위주로 많이 들으시지 일본 쪽의 음악은 잘 안 듣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제가 최근에 일본 힙합을 듣기 시작해서 Mall Boyz의 <Higher>라는 노래를 골라보았습니다.

 

 

 

여기서 Tohji라는 멤버가 있는데, 일본의 Lil Uzi Vert라고 할 수 있을만큼 선구자적인 면모를 많이 보여주더라구요.

레이지, 하이퍼팝, 드릴, 저지 클럽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면서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퓨처리스틱 스웨버와 콜라보하기도 했어요.

근데 이 곡에서는 Tohji가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은게 gummyboy는 파트가 한 3~40초 밖에 안 되더라구요.

Tohji는 Mall Boyz 활동뿐만 아니라 솔로로로 앨범을 발매했는데, Bladee가 피처링으로 참여하기도 하고 <Super Ocean Man>이라는 노래도 무척 좋았어요.

Mall Boyz에서는 트랩 위주의 스타일이었다면, 솔로 앨범에서는 일렉트로닉과 힙합의 경계선에 있는 느낌으로 작업했어요.

제 친구에게 자습 시간에 들려주면서 이 곡이 어느 나라 말일 것 같냐고 물어보니까 베트남어 같다고 하더라구요. (웃음)

저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봐서 그런지 바로 일본어라는 게 와닿던데 반응을 보니까 다른 사람들은 은근히 잘 모르는 것 같았어요.

후반부에 짧게 등장하는 사람이 gummyboy인데, 이 분도 충분히 잘하는데 Verse가 너무 짧아서 아쉬웠어요.

가사도 재치있게 써서 일본의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이 곡에서도 '우린 흥행 보장인데 왜 우리 얘기를 영화로 안 만들어?' 같은 라인도 있었구요.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로 이 곡을 소개할까도 하다가 IMSICKOFJUN이라는 아티스트를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에 취미와 관련된 노래로 바꿨습니다.

 

일곱번째 질문 :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과거) Jazzy Ivy - <AHWU>

현재) Pinkpantheress, Destroy Lonely - <Turn Your Phone Off>

미래) Star Boy - <Players Can Feel Heartbreak Too>

 

 : 취미와 관련된 노래로는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듣고 있는 일본힙합 트랙을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세 가지 테마 전부 골라주셨을까요?

j : 전부 골랐고, 과거부터 이야기해보자면 Jazzy Ivy의 <AHWU>라는 곡을 골라보았습니다.

 

 

 

재지 아이비는 이전에 각나그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도 했었는데, 그 시절에는 영어를 배제하고 한글로만 작업을 하다보니 억지스러운 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재지 아이비로 활동명을 바꾸고 나서부터는 영어를 섞어가며 랩을 정말 유려하게 잘 하더라구요.

이 노래를 알게 된 계기는 제가 기백이 형에게 붐뱁 스타일의 비트를 보냈는데 까였어요. 그러면서 <AHWU> 스타일로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링크를 보내줘서 듣게 되었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처음에는 이게 '아우'인 줄도 몰랐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아우를 발음 나는대로 영어로 적었더라구요.

이 영상에 저스디스가 대문자로 "THE BEST MC IN SOUTH KOREA NO DOUBT"이라고 강조해서 댓글을 달기도 했죠.


현재를 대표하는 노래는 Pinkpantheress와 Destroy Lonely의 <Turn Your Phone Off>라는 곡으로 골라보았어요. 이 곡이 엄청 좋다기보다는 어떠한 상징성 때문에 선정하였습니다.

 

 

 

Pinkpantheress가 드럼 앤 베이스 장르를 활용하면서 씬에서 급부상을 했잖아요? K Pop에서는 뉴진스가 이 사운드를 차용하기도 했구요.

대중음악의 흐름이 드럼 앤 베이스로 기울려는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Destroy Lonely는 옛날의 Lil Uzi Vert처럼 힙합 씬에서 초신성으로 등장했잖아요?

이 두 명의 하입받는 아티스트가 한 곡에서 만났다는 게 2023년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Destroy Lonely는 메인스트림을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본인의 스타일을 우직하게 밀어붙이고 있고, Pinkpantheress도 대중적이지 않은 사운드를 틱톡이나 릴스 같은 플랫폼에서 터뜨리면서 K Pop 씬에 많은 영향을 주었죠.

K Pop은 항상 유행하는 장르를 가장 빠르게 흡수해서 본인들만의 스타일로 각색하는 장르잖아요.

그런 면에서 Pinkpantheress가 시도한 장르가 한국의 음악 씬에 흘러들어와 현재 대중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뉴진스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 핫하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해요.

원래는 2020년대를 상징하는 곡인 <Miss The Rage>로 할까 고민했었어요. 그 곡에서 파생된 게 너무나도 많잖아요? 레이지나 뉴 재즈 같은 장르들이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레이지의 아버지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명이 함께했고, 레이지 장르를 대표하는 최고의 히트 곡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레이지라는 장르가 생긴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요즘에 <Miss The Rage> 같은 스타일을 OG Rage라고 부르더라구요.

옛날에 OG Trap이라고 하면 미국 남부 래퍼들이 즐겨하던 사운드처럼 이미 2023년에는 레이지가 이전의 장르가 되어버린 거예요.

레이지에서 파생된 뉴 재즈를 예시로 들어보면 재즈와 같이 복잡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뉴 재즈라고 불리고 있거든요.

원래 힙합은 루프 중심의 반복적인 형태인데, 뉴 재즈는 리듬의 즉흥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새롭게 떠오르는 장르죠.

이런 것처럼 유행이 너무나도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2023년을 기준으로 <Miss The Rage>가 현재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Turn Your Phone Off>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 말씀해주신 Destroy Lonely는 최근에 [If Looks Could Kill]이라는 앨범도 발표했잖아요? 이 작품은 어떻게 들으셨나요?

j : 솔직히 앨범 후반에 와서는 거의 잘 뻔 했어요. 히트메이커는 맞지만, 앨범 단위로서 제작하는 역량을 그렇게 뛰어난 것 같지는 않아요.

물론 <how u feel?> 같은 개별 곡 단위로 들으면 훌륭한 곡도 있고, 선구자적인 모습도 잘 보여주고 있거든요.

이번 작품에는 앰비언트 느낌을 내고자 긴 러닝 타임의 트랙 위주로 곡을 만든 것 같은데, 그게 청자에게 설득력이 있는 시도였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할 것 같아요.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는 방금 언급한 Destroy Lonely가 소속된 Opium 사단에 여러 아티스트들과 프로듀서들이 있잖아요?

그 중에 Star Boy라는 저스틴 비버 닮은 프로듀서가 있는데, 되게 특이한 음악을 하시더라구요.

<Players Can Feel Heartbreak Too>라는 곡을 듣고 충격을 받았는데, 이렇게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귀에도 좋은 사운드를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이건 힙합도 아니고, 레이지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니에요. 미국 사람도 아니고 유럽 어느 나라에서 태어난 걸로 알고 있는데 또 사는 건 일본이거든요.

얼굴에 커비 문신도 박았고 사람이 특이한 것처럼 음악도 굉장히 독특하더라구요. 제가 봤을 때는 일렉트로닉인데 듣기에 너무 좋지 않나요?

한 10년 뒤에 나와도 전혀 촌스럽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인데, 지금도 좋게 들리는 게 진짜 미쳤다고 할 수 있죠.

이런 음악이 미래를 대표할지는 모르겠지만 딱 들어봤을 때 미래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골라보았어요.

보통 평범한 트랩 비트는 비트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피아노 이렇게 했고, 스트링 깔았고, 드럼은 이렇게 했네와 같은 구성이 보이거든요.

다른 곡들은 DAW에 트랙이 쌓여있는 게 상상이 되는데, 이 곡은 대체 어떻게 만들었는지 전혀 모르겠고 짐작조차 안 가더라구요.

익스페리멘탈 느낌도 나고, 실제로 이전에 Death Grips나 Danny Brown 같은 익스페리멘탈 힙합 아티스트들의 음악도 즐겨 들었었거든요.

익스페리멘탈도 갈래가 여러가지 잖아요? 예를 들면 Earl Sweatshirt를 중심으로 한 앱스트랙트 힙합도 익스페티멘탈의 범주 중 하나구요.

그런 것처럼 Star Boy도 전자음악을 적극 활용한 익스페리멘탈 장르의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인생 앨범) Kanye West -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인생 곡) 오케이션 - <막지못해> / 비프리 - <불타>

 

 :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음악을 각각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어느덧 마지막 질문인데요. 본인의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을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j : 저는 인생 앨범과 인생 곡을 각각 준비해보았고, 인생 앨범 먼저 소개해보자면 피지컬로도 가지고 있는 Kanye West의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예요.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는 힙합을 그렇게 잘 알지도 못 했었는데 듣고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일단 인트로 트랙에서 가스펠과 함께 싱잉 파트가 나오고, 그 이후에 비트가 들어오면서 Kanye의 랩이 시작되는데 그것부터 이미 끝이 났다고 보거든요.

 

 

 

제가 이 때까지 들어왔던 힙합 음악은 대체 뭘까?라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들고, 다음 곡으로 넘어갈 때마다 충격의 연속이에요.

이 앨범이 발매된 시점이 2010년이면 제가 3살이었고, 한국에서는 소녀시대의 <Gee>가 유행했을 때인데 그 당시 나왔던 음악들보다 한 차원 위에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들어도 엄청 미래적이지는 않지만 웅장하고 좋잖아요. 오늘 나왔다고 해도 믿을 음악이에요.

지금은 덜 하긴 하지만 예전에는 Kanye의 광신도였거든요. 힙합 모르는 주변 친구들도 제가 하도 이야기를 해서 Kanye를 알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매해 1월 1일마다 보신각 타종이 아니라 이 앨범을 들으면서 다짐을 써요. 그걸 벌써 3년 째 하고 있네요.

올해 목표였던 정식 음원 발표를 꼭 이루고 싶은 게 제가 이런 성과가 있어야 부모님께서도 제가 음악 활동하는 걸 인정해주시고 더욱 밀어주시겠죠.

그리고 제 친구들도 제가 음악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잖아요? 그래서 맨날 '너 음원은 대체 언제 나와?'라고 계속 물어보더라구요.

아예 음악 모르는 친구들은 언급도 안 하는데 되게 애매한 선에서 아는 친구들이 특히 그래요. '너 AP Alchemy 김감전이랑 맞팔했다며~ 근데 너 음원은?' 이런 식으로 물어볼때마다 열받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제가 잘하고 자신 있는 음악을 오피셜하고 광범위하게 들려주고 싶은데 그게 아직까지 되진 않았으니까 아쉽죠.


인생 곡은 두 곡 정도를 뽑고 싶은데, 첫 곡은 오케이션의 <막지못해>예요. 이 곡을 들어보면 오케이션이 가사를 정말 잘 쓴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라인 하나하나가 촌철살인이고 '그들이 아니라면 나는 백수, 그들이 아니라면 나는 폐품 그들이 아니라면 이건 현실이 아니겠지'와 같은 가사는 정말 Real Talk이잖아요.

그리고 비트도 최근에 엄청 하입받고 있는 250이 작업했어요. 250은 돈을 쓸어담지 않았을까요? <Ditto>가 멜론 1위를 꽤나 긴 시간 동안 차지했으니까요.

힘들 때 듣기에도 좋고, '의심을 할 때조차 믿거든', '하지만 난 이제 시작이거든'와 같은 가사들도 동기부여가 많이 돼죠.

이동진 평론가처럼 오케이션의 <막지못해>에 대해 한줄 평을 하자면, '오케이션이 알려주는 인생 레슨'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저와 비슷한 시기에 힙합 음악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코홀트를 좋아할 수 밖에 없거든요.

지금은 음악도 안 내고 이상하게 변질이 되긴 했지만 [Orca Tape]이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코홀트의 간지를 따라올 사람들이 없었죠.

[Orca Tape]에서는 <Gang-Gook>을 제일 좋아하는데, 레디의 '우리 엄만 얘기해, 어릴 때부터 내 귀에 좋은 친굴 두라고, 내 주위에', '하나님은 어느새 외아들인 나에게 형제들을 주셨네'와 같은 가사를 썼지만 결국에는 갈라섰죠.


그리고 저희 아버지도 좋아하시는 비프리가 있었던 하이라이트 시절을 무척 좋아했었어요. 음악을 처음 들었던 진짜 잼민이 시절에는 하이라이트에 입단하고 싶었어요.

친구들이 <IMJMWDP>를 따라부르고 재키와이 <띵> 들어봤냐?라고 이야기할 때 저는 하이라이트를 우직하게 좋아했거든요.

[Orca Tape], [Korean Dream], [희망] 같은 앨범을 들으면서 '아 무슨 <IMJMWDP>야..'라고 생각하곤 했었죠.

그래서 다음 인생 곡으로는 비프리의 <불타>를 골라보았습니다.

 

 

 

[희망]과 [Korean Dream]을 모두 좋아하지만, 후자가 좀 더 클래식에 가깝죠. 마치 [FREE THE BEAST]와 [Free From Hell]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이 곡도 <막지못해>와 비슷한 이유로 좋아하는데,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내 안에 있는 불은 끌 수 없다라고 말하잖아요?

비프리의 음악적인 스타일이 바뀔 수는 있어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더라구요. 음악을 사랑하고 직진하는 느낌이 느껴져요.

저를 포함한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아마 다 비프리를 리스펙트할 거에요. 이전에 인터뷰하신 madeinsouthkorea나 KING SOUTH G, 레슨생 분도 다들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프리가 [FREE THE BEAST]를 작업실이 없는 상태에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봤었는데, 데이비드 게타가 다프트 펑크의 작업실에 놀러 갔던 이야기가 떠오르더라구요.

다프트 펑크는 세계적인 뮤지션이니까 당연히 큰 스튜디오에 엄청 좋은 장비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작업실에 갔는데 엄청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하고 있는 걸 보고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라는 걸 알게 된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더 좋은 환경에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그게 퀄리티와 비례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제가 브베를 리스펙트하는 것도 그런 부분 때문인 것 같아요. 미니멀리즘, 아마추어리즘의 끝판왕이잖아요?

장비도 없고 컴퓨터 하나로 만드는 데 기술이나 구성적인 측면에서 부족하더라도 진정성이라는 게 느껴지죠. 가사나 감성도 훌륭하구요.

그런 사람들은 곤조가 있는 거죠. 저스디스처럼 노선 안 바꾸고요. (웃음) 이건 소신 발언도 아니고 대부분의 힙합 팬들은 이렇게 생각할 거예요.

물론 랩이나 음악을 잘하는 건 인정하기 때문에 다음 앨범은 좋은 퀄리티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어요. '찢어졌다 붙었다 다시' 같은 건 안 내겠죠.

저스디스도 여기서 밀리면 끝이란 걸 알 거예요. 이 밑바닥에서 떨어지면 옛날 산이의 위치와 비슷해진단 말이죠.

왜냐면 힙합 씬의 GD라고 할 수 있는 빈지노가 간접적으로 디스했잖아요? 거의 왕 같은 존재가 디스를 했는데 작업물로도 증명을 못 하면 저스디스는 아티스트로서의 생명은 끝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앨범을 갖가지 핑계로 미루는 것 같아요. 턱 아프다고 미루고.. 라이브는 잘 하던데.

이 곡도 이동진 평론가처럼 한줄 평을 하자면 '1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꺼지지 않은 불'. 진짜 꺼지지 않잖아요?

바로 다음 앨범 [FREE THE MANE]이 얼마 뒤에 나온다고 예고하시기도 했구요. (8월 19일 발매)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및 내년 목표

 

 : 아니 한줄 평 잘하시는데요? 인생 앨범과 인생 곡들도 모두 소개해주셨고, 오늘의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인터뷰에 직접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j : 제 두 가지 목표 중 하나를 이뤄서 무척 기쁘고, 제 주변에 힙합 팬은 있어도 이렇게까지 깊게 듣는 분은 없어서 말할 기회가 많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저보다 10살이나 많은 분과 같은 주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충분히 많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 그럼 junu님의 내년 목표를 지금 미리 세워보신다면?

j : 일단 올해에 계획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정식 음원 발표를 못하게 된다면 다음 해 첫 목표도 정식 음원 발표가 될 것 같아요.

하지만 목표를 이루게 된다면 한 스텝 위의 목표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조금 더 유명한 사람들과 작업을 한다든지, 음악으로 돈도 벌구요.

음악하는 사람들의 최종 목표는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좀 더 유명해지고, 더 많은 돈을 벌고..

고등학교 1학년이지만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계를 천천히 밟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성인이 되기 전에 이런 기반을 미리미리 다져놓으면 좋잖아요?

 : 차근차근 단계를 거쳐 후에는 힙합 음악 씬에서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하는 junu님의 모습을 기대해보며 오늘의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무척 감사드리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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